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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사단 신병교육대(훈련소) 보충역 13-2기 6일차 [2월 23일]


- 12생활관 해체, 번호 변경 [12→9생활관/464번→410번]

- 역사관 탐방 취소, 군대식 침구류 정리

- 점심으로 우동, 초대형 군대식 물청소 (복도의 소화전 이용)

- 더 좋은 침낭으로 교체해 온 줄 알았으나 아니였음

- 10시 다 되어서 생활관 이동, 9생활관으로는 5명 이동. 나머지 각 3/2명씩 이동

- 드디어 집에 처음으로 편지를 씀




[6일차 일기]


12생활관 마지막 날이자 첫 주말이였다. 날이 참 추웠고 주말없이 훈련만 하고 일찍 집에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부터 예정되어있던 역사관 탐방이 취소되더니 이불 침낭을 다 들고 나오라고 해서 그냥 밖에 사열대 앞에 널고 물청소를 한게 하루 일상이였다. 참고로 사열대 앞에 널은 침구류는 먼지를 털고 오전에 널어두었지만 오후에 다시 가지러 가면 서로 좋은 물건을 가져가려고 난장판도 아니였고 먼지를 머금어서 사실상 살균효과가 미미했다. 그리고 물청소는 복도에 있는 소화전 물을 틀어서 그 물을 쓰래받이로 각 생활관으로 퍼가고 생활관 안에서는 홍수 난 것 처럼 물바다를 만든 다음에 치약을 풀고 빗자루나 발로 비비면서 살균을 하는 방식이였다. 참 비효율적인 방식이라는 생각이다.


그동안 읽을거리들은 모두 사회물품이라면서 안주더니만 토요일에 와서야 육군잡지와 국방일보를 볼 수 있도록 나누어주었고 육군잡지에서 악랄가츠님의 성함과 정겨운 문체를 봐서 참 정겨웠고 반가웠다. 그리고 신경오 분대장님께 이분 블로그에 내 얼굴이 나온적이 있다며 자랑도 했었다. 읽을거리의 기쁨을 누린 다음에는 편지를 쓰라며 편지봉투와 편지지를 나누어주길래 처음으로 집에 편지를 썼다. 알고보니 주말마다 편지를 쓰라고 편지지와 편지봉투를 준다고 하더라. 쓰고싶은 말은 참 많았는데 말로는 정말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여서 큰 내용은 없던 편지를 썼었다. 집에 가고픈 마음과 낮선 타지에서 낮선이들과 생활하는게 얼마나 힘든지 참 미칠 것 같았다.


편지를 쓰고 난 뒤에 밤늦게까지 소대장님의 상담이 있었다. 당직사관이 우리 소대장님이셨는데 상담을 통해 생활관을 해체시키고도 4소대에 남을 5명의 인원과 다른소대로 보낼 인원들의 윤곽을 잡는다고 했었다. 물론 나는 뒤에서 두번째로 느린 464번이다보니 마지막에서 두번째로 상담을 했었다. 물론 상담 내용은 가족관계나 뭐 기타 이런저런 내용들이였는데 나같이 아직도 병원을 다니는 애들은 다른소대로 넘기면 자신이 욕먹는다는 말을 들었다. 생활관 친구들은 랜덤이니 누가 남는지는 모른다느니 말을 들었는데 나는 4소대에 남는다는 이야기를 확실히 듣고 온 것이였다.


상담이 모두 끝났고, 12생활관의 본격적인 해체는 상담이 끝나고 한참 이따가 오후 10시가 다 되어서 진행되었다. 나를 짐도 일주일밖에 머물지 않았는데 참 많은편이였고 방탄모의 위장포나 총기맬빵도 다 다시 매느냐 참 고생했었다. 아픈 사람들 위주로 4소대에 남았는데, 감기약이라도 한번 타러 의무대에 간 사람들이 4소대에 남았다. 나머지 인원들은 좋은 소대장님을 곁에 두고 떠난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다른 소대로 전출을 가서 새롭게 적응해야만 했다. 물론 생활관이 바뀌니 같은 소대에 남아도 적응을 다시 해야했지만 말이다.


참고로 1소대 1생활관으로 셋, 2소대 4생활관으로 둘, 3소대 7생활관으로 셋이 이동했고 4소대 9생활관으로 나를 포함한 다섯명이 이사를 가서 열세명은 뿔뿔히 흩어지게 되었다. 내일 종교활동은 다 같이 기독교로 가기로 했으니까, 다시 만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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