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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게장을 좋아하거나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만, 월요일 점심에 식당에서 간장게장이 나왔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꽃게를 간장에 넣고 절인게 간장게장인데.. 그래도 나름 식당 사장님께서 다른 손님들한텐 내놓지 않고 챙겨주신 별미가 나왔으니 다리 하나를 열심히 잡고 먹었습니다. 그렇게 많이 먹진 않았지요. 그렇게 그냥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만,


결과는 생각보다 참담했습니다..



새벽에 갑작스러운 복통을 호소하며 화장실에서 살았습니다.


아래로도 나오고, 위로도 구역질이 올라옵니다. 단순 장염이라 보기엔 수준이 심각합니다. 사실상 장청소 수준으로 공복이 되고 난 뒤에야 조금 정신이 들어 병원에 다녀왔네요. 손아귀에 힘도 없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하루종일 기운없이 보냈습니다. 사실 간장게장을 먹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특별하게 의심가는 먹을거리가 없다 싶었는데.. 링거를 다 맞고 출근하니 간장게장 얘길 하네요.


저말고 다른분들도 비슷한 사태를 겪으셨습니다. 같은 상에서 게장을 드셨던 계장님 역시나 같은 증상으로 고생을 하고 계시단 사실을 알았고, 심지어 식당 사장님도 이 사태로 새벽에 입원을 하셨다고 합니다.



뭐 여튼 속은 부글부글 합니다만, 약을 먹기 위해선 죽을 먹어야죠..


밥이고 뭐고 다시 또 위아래로 배출해낼까봐 먹고싶진 않았지만 식당으로 가진 못하고, 비스토 거래로 인연이 있는 죽집에 가서 야채죽을 하나 사왔습니다. 단순히 대충 배 채우고 약을 먹기 위한 목적으로 말이죠. 평소같으면 맛을 음미하면서 즐겁게 섭취했을텐데 그러하지 못하고 그냥 살살 떠서 먹었습니다. 



먹다 보니 뭐 반이상 먹긴 하더군요.


어느정도 먹고 냉장고에 넣어두었습니다. 내일 점심도 여기다 물타서 먹던지 해야죠. 여튼간에 해열제 지사제 소화제 등등 알약만 여러개 삼키고 또 삼킵니다. 자주 오시는 민원인이나 주변 사무실 사무장님들이 오늘 왜이리 기운이 없냐고 물어봅니다만 이 복잡한 상황에 대한 설명도 해주고 하니 다들 이해를 하시곤 하더랍니다.


여튼간에 지금은 어느정도 안정세에 접어들었네요. 아직까지 완벽하진 않지만 말이죠..


특정 업소에서 배달시킨 초밥을 두번씩이나 먹고 장염에 걸린 일 이후로 초밥은 손도 대지 않았는데.. 이젠 간장게장도 손도 대지 않게 생겼습니다. 점점 먹지 못하는 음식만 늘어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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