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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기만 한 명절 연휴. 올해부턴 뭐 사실상 콩가루고 개판 직전입니다. 그래도 뭐 성묘는 다녀오긴 했지만 할아버지께 송구스럽기만 하더군요. 길고 긴 연휴, 그냥 막연히 신평 시골길로 쭉 들어가 보니 저수지가 하나 나옵니다. 당진시 신평면 초대리에 소재한 초대저수지입니다.


reservoir에 invite 해서 초대저수지가 아닙니다. 지명이 草垈라 초대저수지입니다.


당진시 홈페이지에 게시된 지명 유래에 따른다면 '새내(草川) 아래쪽에 새로 터를 잡아 이룩된 마을이라 새터 즉 초대리라 하였다고 함'이라 기재되어 있습니다. 순 우리말로 억새가 많은 개울가를 새내라 불렀고 그 의미 그대로 한자를 조합해서 초천(草川)이라는 한자어로 부르기도 했다 하더군요.


초천(草川)이라는 한자어가 우리나라에서는 지명으로도 두루 쓰이고, 중국에서도 지명으로 두루 쓰이더군요. 일본에서는 성으로도 흔히 쓰이고 있다 합니다.





날이 추운지라 저수지는 꽁꽁 얼어있습니다.


따로 관리인이 나와서 좌대를 팔거나 하는 그런류의 저수지는 아닙니다만, 당진ic에서 매우 가깝다는 이점때문에 낚시를 즐기는 아저씨들이 주로 찾는다 합니다. 그 이외에 특별한 용도는 없고 사실상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저수지로 활용중인 지극히 평범한 저수지입니다.



약간 그늘진 곳이라 근처 지면에도 얼음이 얼어 있습니다.


내려올땐 크게 미끄러지거나 이런건 없었는데, 차로 다시 올라가기 힘들었네요. 자갈이 튀는 소리를 들으며 겨우겨우 올라왔습니다.



작은 나룻배의 일부는 뭍에 나와있고, 일부는 물에 잠겨 얼어버렸습니다.


뭐 얼음이 꽁꽁 얼은 겨울철에는 모터가 달린 보트도 당연히 탈 수 없겠지만 동력장치 하나 없는 나룻배를 딱히 탈 일이 없겠죠.



며칠 날이 좀 풀리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무서우니 뭍 근처에서만 돌아다녔습니다.


만약에 저수지 한가운데까지 갔다가 얼음이 깨지기라도 하면.. 소리도 소문도 없이 가는겁니다. 가자면 갈 수 있겠지만 무서워서 근처도 얼씬대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함선모양처럼 생긴 구조물이 궁굼해서 저수지로 내려왔었습니다.


과연 이게 뭘 하는 물건일까 싶었습니다만, 여름철 녹조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물벼룩을 배양해서 방류하는 그런 장치라 합니다.



정확한 시설명은 천적생물 배양장치.


농림축산식품부 그리고 농어촌공사와 개발업체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랍니다. 녹조. 즉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어버리는 물벼룩을 배양해서 저수지에 방류하는 시스템인데 100만톤급 저수지인 초대저수지에서 과연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냈을지 모르겠습니다.


효과가 있다면 가카의 4대강에도 한번...



적막한 시골 한구석에 소재한 저수지.


다만 바로 옆 서해안고속도로와 32번국도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엔진소리 그리고 타이어의 노면 마찰음만이 적막함을 깨고 있습니다. 어느 누군가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고속도로를 타고 목적지를 향해 가지만, 목적지 없이 떠돌던 저는 이 초대저수지에서 또 다른 무언가를 얻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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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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