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오늘은 그간 목격했던 지역번호판 부착 차량들의 사진을 모아 올려보려 합니다.

 

아직도 영업용은 지역번호판의 형태로 발급됩니다만, 최근 건설기계 번호판이 영업용과 관용을 포함하여 모두 전국번호판으로 바뀌며 영업구역 때문에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영업용 자동차 번호판도 언젠가는 전국번호판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2004년 1월부터 전국번호판이 발급됨에 따라 지역번호판을 그대로 유지 중인 차량들은 대부분 차령 20년을 넘겼고 그간 주인이 바뀌거나 타 지역으로 전입하며 전국번호판으로 교체된 차량들이 다수기에 지금은 하루에 한 대 볼까 말까 한 수준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올드카 목격담 카테고리에서 간간히 이런 지역번호판 차량들을 기록으로 남겨볼까 합니다. 지역번호판 부착 차량이라 하더라도 현재 생존한 차량들은 대부분 2000년대에 출고한 영타이머 차량들입니다.

 

1997 HYUNDAI AVANTE

먼저 97년 12월 등록 '구형 아반떼' 흔히 말하는 구아방입니다.

 

린번엔진이 적용된 올 뉴 아반떼가 98년 2월에 출시되었으니 구아방치곤 끝물인 차량이네요. 당시 기준으로는 고려청자에서 영감을 얻은 곡선을 디자인에 대거 차용하여 상당히 세련된 느낌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그런 만큼 한때 도로 위에 정말 흔히 보이던 차량이었습니다.

 

지금은 부분변경 모델인 올 뉴 아반떼의 단종도 20년이 넘어가는지라 이렇게 어쩌다 하나 보이는 수준이네요. 범퍼의 상태라던지 사이드스텝의 부식이 보이지만 연비스티커와 바코드가 그대로 붙은 상태의 구아방을 보게 되는군요. 서울 영등포구에서 등록된 '서울 48' 지역번호판과 함께 고속도로를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1992 HYUNDAI GRANDEUR 2.4 AUTOMATIC

92년 6월 등록.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목격했던 '각 그랜저 2.4 오토매틱'입니다.

 

2세대 모델인 뉴그랜저가 92년 9월 출시되었으니 사실상 끝물 모델이라 봐야 맞겠죠. 잘 보이지는 않지만 '서울 3'으로 시작하는 한 자릿수 지역번호판을 부착하고 있었습니다. 상당히 준수한 상태로 30년의 세월을 보내왔고 서울에서 좀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잘 달려왔습니다.

 

정체구간에서 이 차량과 거리가 멀어져서 자세히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여튼 2023년의 고속도로를 달리던 지역번호판이 부착된 각 그랜저였습니다.

 

2003 SSANGYONG CHAIRMAN 500S

2003년 3월 등록. 쌍용 체어맨입니다.

검은색 고급 세단에 지역번호판은 언제 봐도 위엄이 느껴집니다.

 

뉴체어맨이 2003년 9월에 출시되었으니 구형 체어맨치곤 끝물에 속하는 모델입니다. 트렁크의 외장안테나의 유무와 쌍용 엠블럼의 형태에 따라 대략적인 연식 구분이 가능한데 이 차량은 리어 글라스 안테나가 적용되고 원형 배지 속 쌍용 엠블럼이 적용된 모습만 봐도 후기형임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죠.

 

일개 달구지나 만들던 쌍용이라는 아시아 변방의 3류 자동차 메이커가 벤츠와의 기술제휴로 후륜구동 기반의 럭셔리카를 만들어냈고, 독일차보다는 한수 아래의 일본차 기술을 받아오던 시절에 다른 국산 대형차를 모든 면에서 능가하던 차량이었습니다. 물론 체어맨의 개발비를 충당하기 위해 상용차를 포기했고 결국 회사를 대우그룹에 넘겼지만, 아시아 변방의 브랜드가 구닥다리 벤츠 기술로 당대 최신형 벤츠에 준하는 럭셔리카를 만들어냈다는 사실만으로 박수받기 충분합니다. 체어맨 역시 비싼 수리비로 동네 양아치들도 안타는 차가 되었다가 지금은 다시 가치를 인정받아 가격이 오르는 추세에 있더군요.

 

경기 33은 성남시에서 발급된 번호판입니다. 1기 신도시이자 강남 이남 최고의 부촌인 분당구가 소재해 있습니다. 물론 다른 지역에 살고 계신 차주분일지도 모르겠지만, 경기 33으로 시작하는 고급차가 많은 이유도 분당구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2003 HYUNDAI EQUUS JS350

2003년 1월 등록. 현대 에쿠스 3.5입니다.

역시 체어맨과 같은 경기 33. 성남 번호판입니다.

 

체어맨보다 약 2개월 먼저 등록된 차량입니다. 당시 자가용 번호판의 용도기호는 ㅏ-ㅓ-ㅗ-ㅜ 순서로 가~마, 거~머, 고~모, 구~무까지 사용되었기에 2003년 초에 '모'에서 '구'로 넘어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에쿠스도 체어맨의 부분변경에 맞춰 2003년 12월에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았기에 이 차량도 전기형 끝물에 가까운 모델입니다.

 

이전 세대의 그랜저처럼 미쓰비시와의 공동개발로 탄생했던 차량입니다. 물론 이전 세대들과 마찬가지로 현대의 에쿠스는 출시 이후 10년간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대형차 수요도 적은데다가 브랜드 가치도 빈약했던 미쓰비시의 프라우디아는 소수 판매되고 단종되었습니다. 이후 현대는 기술 독립을 이루었고, 지금은 제네시스라는 럭셔리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요 근래 보이는 각쿠스들은 대부분 후기형 모델에 엔진까지 변경된 최후기형들인데, 초기형 모델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느낌입니다. 역시 부자 어르신께서 20년 넘게 몰고 계시겠지요.

 

간단히 요 근래 목격했던 지역번호판 차량들의 사진을 기록으로 남겨보았습니다. 차령 20년이 넘어가는 현 시점에서 앞으로 얼마나 더 생존해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차량들이 부디 오랜 세월 무탈히 달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


흔히 구아방이라 불리는 차. 그 차의 흔치 않은 왜건 모델을 보았습니다.


불과 5~6년 전만 하더라도 그럭저럭 흔히 보였지만 그 개체수가 감소하여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차량이 되었습니다. 20년이 넘긴 했어도 올드카 목격담에 들어가기는 애매하다 느껴집니다만, 그냥 구아방도 아니고 스테이션 왜건 모델인 투어링은 쉽게 볼 수 없기에 올드카 목격담으로 분류했습니다. 


현대자동차 준중형차 계보의 1세대 모델은 코드네임 J1 엘란트라. 물론 수출형 아반떼에도 엘란트라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내수 기준으로 엘란트라의 후속인 2세대 준중형차부터 아반떼(AVANTE)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박카스로 알려진 동아제약의 창업자인 동아쏘시오그룹 강신호 명예회장이 작명하여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에게 선물했다고 알려진 아반떼라는 이름은 현대자동차가 고려청자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과 자체 개발한 전륜구동 플랫폼 그리고 파워트레인까지. 국산화율 99.88%를 달성하여 엑센트에 이어 두번째로 현대자동차의 자체 기술로만 만들어진 차량입니다.


여튼 이러한 아반떼는 내수 시장에서도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해외 시장에서도 아직까지는 싸구려 이미지가 강했지만 그럭저럭 가성비 좋은 자동차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정말 눈에 치이게 보이던 이러한 아반떼에도 스테이션 왜건 모델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아반떼 투어링'입니다. 



군산역 주차장에서 본 아반떼 투어링입니다. 


엘란트라의 후속모델로 출시된 아반떼의 스테이션 왜건 모델로 컨셉카로 공개된 이후 1995년 8월 양산형 차량이 출시되었습니다. 세단형 모델과 함께 1.5 알파엔진과 1.8 베타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 및 5단 수동변속기의 선택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아반떼 세단을 인위적으로 늘려놓은듯한 매우 못생긴 모습과 세단형 모델 대비 훨씬 비싼 가격으로 판매량이 매우 저조했습니다.


1.5리터 엔진으로는 버겁고 그렇다고 중형차에 들어가는 1.8 베타엔진은 유지비 문제 탓에 여러모로 애매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죠. 이후 기아자동차의 파크타운과 대우자동차의 누비라 스패건과 라세티 왜건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그 중 그나마 팔렸던 누비라 스패건을 제외하면 모두 처참히 망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후 2000년대 중후반 GM대우의 라세티 왜건과 사실상 구아방 투어링의 직계후손인 i30CW가 등장했고 유럽형 왜건인 i40가 등장하며 나름 의미있는 판매고를 올리나 싶었지만 모두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망했습니다. 이후 국내시장에 왜건은 씨가 말라버렸지만, 해외에서는 i30 왜건 모델을 비롯하여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왜건모델이 성황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상태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고려청자에서 영감을 얻은 둥글둥글한 곡선형 디자인은 나름 우아하게 느껴집니다만, 여기저기 부식과 파손된 부분들. 그리고 폐차장에서 주워다 끼운것으로 보이는 쥐색 범퍼에 그마저도 여기저기 긁힌 모습은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1998년 3월 등록된 차량으로, 린번엔진이 적용된 올뉴아반떼가 98년 2월 출시되었으니 끝물 재고할인을 받고 출고된 차량으로 추정됩니다. 



실내 역시 특유의 패턴이 담긴 도어트림과 직물시트의 모습이 보입니다.


당시 가격으로 천만원. 지금은 뭐 경차 깡통모델이나 살 수 있는 가격이지만 티코가 300만원 하던 시절이였고, 아주 조금만 보태면 쏘나타3 1.8을 살 수 있는 가격입니다. 당시 투어링은 ELS와 디럭스팩이 적용된 ELS 디럭스 그리고 GOLD RV 세가지 트림으로 판매되었습니다.


역시나 디럭스팩의 상징인 2din 이퀄라이저 오디오의 모습도 보이니 당연히 ELS 디럭스 모델이겠죠.



DELUXE 스티커.


물론 최고사양으로 유도하는 신형 아반떼는 아니지만 AD PE. 삼각떼만 하더라도 중위트림에 가성비 옵션을 패키지로 넣은 차량을 주력으로 판매했었듯이 이 당시도 지금과 주력 판매차종이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투어링의 경우 세가지 트림으로 판매되었고, 이 차량은 디럭스팩이 적용되었다보니 디럭스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일반 구아방 역시 대부분 GLS에 디럭스팩을 넣어 출고했던지라 디럭스 스티커가 붙은 차를 쉽게 볼 수 있었지요. 



애초에 디럭스에는 스포일러가 적용되어 출고되지 않습니다. 이후 따로 부착한듯 보입니다.


올뉴아반떼 투어링은 1.5와 1.8 엔진의 차이를 제외하곤 단일트림으로 정리되어 스포일러가 기본적용되었지만, 당시 구형 아반떼 투어링은 골드 RV 모델에 한해 스포일러가 부착되었습니다. 이후 차주가 따로 구해 부착한듯 보입니다.



매우 촌스러운 후미등과 1800cc 모델임을 알리는 1800E 레터링.


어릴적 전반적으로 못생긴 모습과 특히 저 이상한 후미등 탓에 아반떼 투어링을 싫어했습니다. 부분변경 모델인 올뉴아반떼 투어링 역시 비슷한 형태를 유지했으나 후미등의 배치가 조금 다릅니다. 여튼 상태는 매우 좋지 않습니다만 흔치 않은 왜건모델인 투어링. 거기에 1800cc 모델입니다.



아무래도 시골에서 그럭저럭 막 굴리는 용도로 굴려지다가 폐차장에 가겠죠.


부식도 심하고, 여기저기 긁히고 찍히고 상태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22년 넘는 세월을 달려왔지만 앞으로 5년 안에 사라질 확률이 매우 높겠지요. 사실상 국산 왜건의 시초격인 아반떼 투어링이지만, 못생긴차라는 오명 아래에서 막 굴려지고 있었습니다. 


부디 마지막 그 순간까지 별 탈 없이 굴려지길 기원합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