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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28일 오전 05시 19분 즈음.


비도 내리고 아직 잠에서 깬 사람도 별로 없는 이 시간대에 있었던 일입니다. 잠을 설치고 일을 한 뒤 복귀하는 시점인지라 제정신이 아닌 상황에서 열차가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이 보여 제대로 미쳤나 싶었습니다만, 평판 트레일러 위에 실린 적재물은 바로 상아색과 녹색 도색이 어우러진 서울지하철 2호선 전동차 한량이였습니다.


당진시 신평면 도성리 국도 제 34호선 신당교차로. 서울 순환선인 2호선 전철이 다니는 구간도 아니고, 차량기지와도 상당히 떨어져 있었습니다. 비록 유리가 깨지고 빗물이 유입되는 상황이긴 했습니다만, 실내 좌석이나 손잡이는 온전히 보전되어 있는 모습으로 보이네요.



저 녹색 전동차. 서울 시내를 돌고 또 돌던 그 2호선 전동차가 맞습니다.


다만 한편성 열차 전체를 나란히 운반하는 것도 아니고 한량의 열차만 이리 운반되는지 자세한 속사정은 모르겠네요. 혹시 신차의 시범운행 영상이 여기저기 퍼졌던 신 206편성이 본격적인 운행에 나서고 대차를 앞두고 있던 1989년식 쵸퍼저항 206편성(2906)의 일부가 아닌가 싶어 찾아봤더니만, 해당 차량은 7월 29일 현재까지는 잘 달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일부 창문은 아예 창틀만 남아있거나, 유리가 깨진 상태로 보였습니다.


지금은 서울교통공사로 합병되어 이름을 바꾼 서울메트로의 로고도 붙어있습니다. 마침 신호에 걸려 나름 세세히 여기저기 살펴보고 있었습니다만, 곧 신호가 바뀌더군요. 고철로 용광로에 들어 갈 운명은 아닌걸로 보이고 아마 전시 목적으로 누군가가 매입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문이야 없으면 만들어 달면 되는 일이니 말이죠.


그렇게 서울과는 멀리 떨어진 지방을 달리던 전동차와 멀어졌습니다. 어디로 가던간에 부디 오래오래 그 모습 유지하면서 잘 보존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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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 혹은 열차를 타게 만든 임시승강장이라 하면 20세기에 만들어진 오래된 역을 연상합니다만, 오늘의 주인공 운천역은 2004년 개설된 역입니다. 문산 시내로 가기 위해선 인도도 없는 위험한 길을 한참 걸어나가야만 하는 문산읍 운천리 주민들을 위해 개설된 작은 정거장인데, 개설 당시엔 통근열차가 정차했지만 현재는 'DMZ train'이라 불리는 통근열차를 개조한 관광열차가 정차합니다.


그냥 한적한 시골마을 철길 위에 지키는 사람 없는 버스정류장같은 시설이 하나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이곳이 역임을 알려주는 작은 간판.


도라산 방향으로 올라가면 민통선 이남 최북단인 임진강역이고, 서울방향으로 내려가면 문산역이 있다 합니다. 그러니까 문산역과 임진강역 사이에 있는 작은 정류장이란 이야기겠죠.



뭐 그냥 간단합니다. 버스정류장 대기소 가건물을 여러개 가져다 놓은 느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하루에 두번 운천역에 열차가 섭니다.


이마저도 관광열차인 DMZ train인데, 이 근처 주민들은 신분증을 제시하면 문산~임진강 구간은 저렴한 가격에 이용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뭐 여튼 역무원이 없으니 이 역에서 열차를 타기 위해선 코레일톡 애플리케이션으로 예매를 하거나 승차 후 여객전무에게서 발권을 받아야 합니다.



사실상 승강장이 하나뿐이라 요런 안내는 의미가 없어보이긴 합니다만...



도라산 방면.


봄이 오고, 주변에 꽃이 핀다면 아름답겠죠. 찾는이 별로 없는 이 역도 조만간 전철화가 될 예정이라 합니다. 우연찮게 찾아온 운천리에서 이런 분위기 있는 21세기 수도권에 마지막 남은 임시승강장을 볼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기만 합니다.



서울방면.


역광탓에 사진이 그리 잘 나오진 못했습니다. 서울방향으로 내려가고 싶은 사람이긴 한데, 서울방향 열차는 오후 4시가 넘어야만 볼 수 있으니 아쉽지만 이 역에서 열차에 타는 기쁨을 누릴수는 없습니다.ㅠㅠ 


수도권에 단 하나 남은, 21세기에 생겨난 임시승강장. 운천역.


비록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고 오랜세월 운천리 주민들의 발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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