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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의 한 철길 아래 공영주차장.


눈에 띄는 트럭이 한 대 보입니다. 라이노처럼 생겼지만 좀 더 작은. 기아자동차의 2.5톤급 준중형 트럭인 트레이드입니다. 1988년 흔히 알고 있는 타이탄의 후속 모델로 출시되었으며, 80년부터 89년까지 생산되었던 일본 마쯔다의 2세대 타이탄을 2000년 현대 마이티 기반의 파맥스가 출시될때까지 무려 12년간 판매되었습니다. 12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판매되었음에도 2000년대 중반 이후 죄다 수출길에 올라 무척 보기 힘들어진 차량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루게 될 차량은 90년 5월 등록되어 곧 만 30년을 바라보는 초기형 트레이드입니다. 중국몽 정권에 의해 노후경유차가 적폐로 몰려 운행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된 지금 이 시점까지 30년 된 트럭이 살아남아있다는 일은 정말 경이로운 일이라 여겨집니다.


아무래도 인구 50만이 넘어가는 천안시 역시 조만간 대도시와 같은 노후경유차 규제를 받게 될테니 30년 된 이 트럭 역시 안타깝지만 조만간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지겠지요. 안타깝습니다.



그 시절 특유의 동그란 원형 라이트. 덧칠의 흔적이 보이지만 매우 깔끔한 상태입니다.


굴뚝 공장기아 엠블렘. 그리고 본넷 우측 하단 그 자리에 그대로 살아있는 레터링까지. 차주분께서 직접 붓페인트로 칠하신듯한 덧칠을 제외한다면 그래도 모든 요소가 그시절 그 상태 그대로 살아있었습니다. 지역번호판 역시 96년 개정판으로 바뀐 상태입니다만, 천안의 지역번호 충남80. 거기에 첫 문자인 '가'임을 확인하면 96년에 바꿔 달은 번호판이 아닌가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멀리서 본다면 그럭저럭 괜찮아 보입니다만, 가까이에서 여러번 덧칠한 흔적이 보입니다.


도색이야 다시 하면 될 일이고, 깨지고 찌그러진 부분이야 전국을 뒤지면 부품정도는 나올테니 복원을 한다면 큰 애로사항은 없으리라 여겨집니다. 일단 30년이라는 세월을 살아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하니 말이죠.



캡은 뒤 여유공간이 없이 다량의 적재에 최적화된 일반 싱글캡. 실내 상태도 꽤나 준수합니다.


주행거리는 대략 17만km수준. 30년 된 차량 치곤 많이 달리질 않았으니 시트가 조금 뜯겨나가고 오디오를 이퀄라이저 버튼이 있는 조금 더 좋은 제품으로 교체한것을 제외하면 그 상태를 그대로 유지중입니다. 



적재함 역시 도색의 흔적은 보입니다만, 부식으로 떨어져 나간 부분은 보기 어려웠습니다.


아무래도 도심지에서만 타던 차량이라 그런지 몰라도 눈에 보이는 부식 없이 매우 준수한 상태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흙받이는 점보타이탄용으로 나온 물건을 가져다 달아놓았고, 발판 겸 승용차가 트럭 아래로 들어가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되었던 보조범퍼는 기다란 쇠파이프가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반대편 흙받이는 현대. 적재함에 용접의 흔적인 스팟까지 그대로 남아있네요.


타이어는 못해도 20년 전에나 사용했던 튜브가 들어가는 물건입니다. 연료탱크는 신형 기아 로고가 찍혀있고 상대적으로 깔끔한것으로 보아 근래에 교체된것으로 보이네요. 도색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상태는 우수합니다.



조수석 방향에서 바라본 모습.


캡 내부로 물이 새어들어왔는지 실리콘으로 보수한 흔적이 보입니다. 운전석 시트가 조금 뜯어진것을 제외하면 상당히 깔끔하고 준수한 상태를 유지중이네요. 조금만 손을 댄다면 완벽하리라 생각됩니다.



오래된 안테나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용도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대략 20년 전 어릴적 타던 세피아에도 같은 안테나가 붙어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아버지에게 물어본 기억으로는 카폰용? 핸드폰용? 안테나라고 하던데 선이 붙어있는것도 아녔으니 잘 알고 계신 분들은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책임보험가입 스티커.


99년에 동부화재에서 보험을 가입하고 받은 책임보험필증 스티커입니다. 스티커 반대편 차량 안쪽에서는 대인 대물 등 가입된 내역과 긴급출동 전화번호가 적혀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아직도 일본에서는 비슷한 스티커를 차량에 붙인다 합니다만, 대한민국에서는 이러한 보험 가입 스티커가 어느순간부터 사라진 이후 온전히 붙어있는 차량을 보기 드물지요.


여튼 그렇습니다. 지나온 30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트레이드. 10년 안에 사라지리라 생각됩니다만, 부디 오랜 세월 살아남아 귀중한 역사적 사료로 활용되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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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중형 트럭'이라고 말하면 조금 어렵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2.5톤 그리고 3.5톤급 적재중량을 가진 트럭을 의미합니다. 도로 위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마이티가 대표적인 차종입니다. 수십년 전 시점으로 얘기하자면 기아자동차의 타이탄 역시 이 범주에 속합니다.


이러한 준중형 트럭 시장은 기아자동차 파맥스의 단종 이후 15년 넘는 세월동안 현대자동차의 마이티 홀로 시장을 독식하고 있었습니다만, 근래들어 중국 포톤자동차(FOTON)의 아오마크(Aumark)와 일본 이스즈(ISUZU)의 6세대 엘프(ELF)가 연이어 국내 시장에 상륙하면서 모처럼만에 시장이 경쟁체제로 굴러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 흐름에 힘입어 타타대우상용차 역시 2018년 출시를 목표로 준중형 트럭인 울트라(Ultra)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인도시장에 전반적인 모습이 공개된 차량인데, 위장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이고 지나가더군요. 흥미롭게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군산ic를 향해 가던 길. 엉성한 프레임만 보인 채로 달리는 트럭이 있었습니다.


혹시나 싶어 가까이 가 보았더니 군산시장 명의의 철제 임시번호판과 함께 위장용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있더군요. 타타대우의 기대작 준중형 트럭이 맞습니다. 이미 타타의 울트라는 공개가 된 상태인데, 그리 큰 변화 없이 출시될게 분명한 상황에서 왜 얼룩무늬 스티커는 잔뜩 붙여놓았는지 모르겠네요.


현대중공업 군산공장의 가동중단, 한국GM 군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올란도의 단종과 크루즈의 판매부진으로 군산 경제가 큰 위기에 봉착한 상황인데 이러한 군산에서 바로 이 트럭을 생산하기 위해 새로 공장을 짓고있다는 사실은 군산시민 입장에서 꽤나 반갑게 들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갑니다.


190마력의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커민스엔진에 6단 수동변속기 조합으로 출시 될 확률이 높다는 내용의 글을 검색을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만, 아직까진 이렇다할 스펙에 대해 공개된 부분이 없으니 섣불리 판단하긴 이르니 논외로 치고 넘어갑니다. 그 외에 쉽게 볼 수 있는 부분으로는 휠은 8홀이고, 요소수 주입구가 보이는걸로 보아 SCR 방식으로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한 엔진이 적용되지 않았을까 추정합니다.



속도를 조금 더 내어 추월해 봅니다.


운전중인지라 사진촬영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위장스티커로 덕지덕지 붙어있는 차량의 모습은 인도에서 판매중인 타타 울트라와 본넷 위 카울의 디자인을 제외하고 크게 다르진 않아보였습니다.



위 사진속 차량 중상단의 TATA 영문 엠블럼이 붙은 그 카울과 범퍼가 조금 다릅니다.


사진 속 차량과 달리 신형 프리마처럼 안쪽으로 들어간 형태의 조금 더 역동적인 스타일로 추정되는 카울이 붙어있습니다. 거기에 안개등 자리에 안개등이 박혀있고 번호판 플레이트가 유럽형 번호판 크기에 맞춰져 있네요. 아래는 2014년 공개 당시의 홍보영상입니다.





캡의 형태입니다. 2014년 이후 웹상에서 볼 수 있는 사진들과는 다른 특이점이 눈에 보입니다.


일반캡 모델입니다만 뒤가 툭 튀어나와 있네요. 슈퍼캡이라 불리는 쪽문 수준의 작은 뒷창문과 함께 캡의 약간의 공간이 존재하는 모델도 이미 공개된 타타의 울트라에는 존재지만, 저렇게 일반캡 뒤로 볼록 튀어나온 형태의 캡은 어딜 뒤져봐도 쉽사리 찾을 수 없었습니다. 특장 장착시엔 핸디캡이 될게 분명할텐데요.



현 주행시험장 자리에 새 공장을 짓거나 한국GM 군산공장을 인수한다는 설도 있었습니다만,

삼진산업이라는 부품업체에서 위탁받아 생산한다 합니다.


마치 기아자동차의 모닝과 레이를 동희오토라는 회사가 위탁하여 생산하듯이 타타대우의 새 준중형트럭도 삼진산업이라는 회사에서 위탁받아 생산한다고 합니다. 모닝과 레이를 생산하는 동희오토가 열약한 임금과 노동환경으로 언론에 오르내렸던 전례가 있던 바 제 2의 동희오토가 되지 않을까 싶은 우려가 있긴 합니다만, 마이티에 질린 수요자들에게 한줄기 희망과도 같은 존재가 되어 시장에서 선전하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차량이 시장에서 선전하여야 현대도 더 나은 마이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테고, 두 수입업체도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중국산의 핸디캡을 이겨낼 무기를 꺼내틀테니 말이죠. 더 나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타타대우의 1톤 소형트럭 시장의 진출까지 만들어 낼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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