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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구아방이라 불리는 차. 그 차의 흔치 않은 왜건 모델을 보았습니다.


불과 5~6년 전만 하더라도 그럭저럭 흔히 보였지만 그 개체수가 감소하여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차량이 되었습니다. 20년이 넘긴 했어도 올드카 목격담에 들어가기는 애매하다 느껴집니다만, 그냥 구아방도 아니고 스테이션 왜건 모델인 투어링은 쉽게 볼 수 없기에 올드카 목격담으로 분류했습니다. 


현대자동차 준중형차 계보의 1세대 모델은 코드네임 J1 엘란트라. 물론 수출형 아반떼에도 엘란트라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내수 기준으로 엘란트라의 후속인 2세대 준중형차부터 아반떼(AVANTE)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박카스로 알려진 동아제약의 창업자인 동아쏘시오그룹 강신호 명예회장이 작명하여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에게 선물했다고 알려진 아반떼라는 이름은 현대자동차가 고려청자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과 자체 개발한 전륜구동 플랫폼 그리고 파워트레인까지. 국산화율 99.88%를 달성하여 엑센트에 이어 두번째로 현대자동차의 자체 기술로만 만들어진 차량입니다.


여튼 이러한 아반떼는 내수 시장에서도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해외 시장에서도 아직까지는 싸구려 이미지가 강했지만 그럭저럭 가성비 좋은 자동차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정말 눈에 치이게 보이던 이러한 아반떼에도 스테이션 왜건 모델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아반떼 투어링'입니다. 



군산역 주차장에서 본 아반떼 투어링입니다. 


엘란트라의 후속모델로 출시된 아반떼의 스테이션 왜건 모델로 컨셉카로 공개된 이후 1995년 8월 양산형 차량이 출시되었습니다. 세단형 모델과 함께 1.5 알파엔진과 1.8 베타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 및 5단 수동변속기의 선택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아반떼 세단을 인위적으로 늘려놓은듯한 매우 못생긴 모습과 세단형 모델 대비 훨씬 비싼 가격으로 판매량이 매우 저조했습니다.


1.5리터 엔진으로는 버겁고 그렇다고 중형차에 들어가는 1.8 베타엔진은 유지비 문제 탓에 여러모로 애매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죠. 이후 기아자동차의 파크타운과 대우자동차의 누비라 스패건과 라세티 왜건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그 중 그나마 팔렸던 누비라 스패건을 제외하면 모두 처참히 망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후 2000년대 중후반 GM대우의 라세티 왜건과 사실상 구아방 투어링의 직계후손인 i30CW가 등장했고 유럽형 왜건인 i40가 등장하며 나름 의미있는 판매고를 올리나 싶었지만 모두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망했습니다. 이후 국내시장에 왜건은 씨가 말라버렸지만, 해외에서는 i30 왜건 모델을 비롯하여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왜건모델이 성황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상태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고려청자에서 영감을 얻은 둥글둥글한 곡선형 디자인은 나름 우아하게 느껴집니다만, 여기저기 부식과 파손된 부분들. 그리고 폐차장에서 주워다 끼운것으로 보이는 쥐색 범퍼에 그마저도 여기저기 긁힌 모습은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1998년 3월 등록된 차량으로, 린번엔진이 적용된 올뉴아반떼가 98년 2월 출시되었으니 끝물 재고할인을 받고 출고된 차량으로 추정됩니다. 



실내 역시 특유의 패턴이 담긴 도어트림과 직물시트의 모습이 보입니다.


당시 가격으로 천만원. 지금은 뭐 경차 깡통모델이나 살 수 있는 가격이지만 티코가 300만원 하던 시절이였고, 아주 조금만 보태면 쏘나타3 1.8을 살 수 있는 가격입니다. 당시 투어링은 ELS와 디럭스팩이 적용된 ELS 디럭스 그리고 GOLD RV 세가지 트림으로 판매되었습니다.


역시나 디럭스팩의 상징인 2din 이퀄라이저 오디오의 모습도 보이니 당연히 ELS 디럭스 모델이겠죠.



DELUXE 스티커.


물론 최고사양으로 유도하는 신형 아반떼는 아니지만 AD PE. 삼각떼만 하더라도 중위트림에 가성비 옵션을 패키지로 넣은 차량을 주력으로 판매했었듯이 이 당시도 지금과 주력 판매차종이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투어링의 경우 세가지 트림으로 판매되었고, 이 차량은 디럭스팩이 적용되었다보니 디럭스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일반 구아방 역시 대부분 GLS에 디럭스팩을 넣어 출고했던지라 디럭스 스티커가 붙은 차를 쉽게 볼 수 있었지요. 



애초에 디럭스에는 스포일러가 적용되어 출고되지 않습니다. 이후 따로 부착한듯 보입니다.


올뉴아반떼 투어링은 1.5와 1.8 엔진의 차이를 제외하곤 단일트림으로 정리되어 스포일러가 기본적용되었지만, 당시 구형 아반떼 투어링은 골드 RV 모델에 한해 스포일러가 부착되었습니다. 이후 차주가 따로 구해 부착한듯 보입니다.



매우 촌스러운 후미등과 1800cc 모델임을 알리는 1800E 레터링.


어릴적 전반적으로 못생긴 모습과 특히 저 이상한 후미등 탓에 아반떼 투어링을 싫어했습니다. 부분변경 모델인 올뉴아반떼 투어링 역시 비슷한 형태를 유지했으나 후미등의 배치가 조금 다릅니다. 여튼 상태는 매우 좋지 않습니다만 흔치 않은 왜건모델인 투어링. 거기에 1800cc 모델입니다.



아무래도 시골에서 그럭저럭 막 굴리는 용도로 굴려지다가 폐차장에 가겠죠.


부식도 심하고, 여기저기 긁히고 찍히고 상태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22년 넘는 세월을 달려왔지만 앞으로 5년 안에 사라질 확률이 매우 높겠지요. 사실상 국산 왜건의 시초격인 아반떼 투어링이지만, 못생긴차라는 오명 아래에서 막 굴려지고 있었습니다. 


부디 마지막 그 순간까지 별 탈 없이 굴려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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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올드카 목격담입니다.


오늘은 내포신도시의 한 관공서 뒷편 주차장에서 발견한 1993년 6월에 최초 등록되었던 매우 준수한 상태의 뉴 엘란트라의 이야기입니다. 내수 판매용 아반떼가 해외시장에서는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아직까지도 판매되고 있으며, 최근 7세대 모델까지도 시장에 내놓았지요.


여튼 코드명 J1으로 개발된 현대의 준중형 세단인 엘란트라는, 당시 현대차의 수출 주력차종이던 스텔라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되었는데 준중형차라는 개념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시킨 차량이자 지금까지도 30년 넘는 세월동안 여러 세대에 거쳐 현대차의 대표 차종으로 자리매김 하였습니다.


당시 기술 제휴관계에 있었던 미쓰비시의 3세대 미라쥬의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활용하였습니다만,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디자인으로 하여금 현대자동차가 지금처럼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 줬던 원동력이 되었던 차량입니다.


그동안 엘란트라와 관련된 목격담 혹은 운행담을 애독자라면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지난 2017년 연말에는 직접 대전에서 93년 11월식 뉴 엘란트라를 타고 고양시까지 꽤나 먼 거리를 달렸던 일도 있었고요. 2019년 2월 설 연휴에는 극심한 정체를 겪던 고속도로에서 같은 93년식이나, 부분변경 직전에 구입하여 등록했던 구형 엘란트라를 목격했던 일도 있었지요.


여튼 이후로도 간간히 보기는 했던 차량입니다만, 세월이 무색할 수준으로 매우 준수한 상태를 가진 엘란트라를 목격하여 사진으로 남겨보았습니다.



뉴 엘란트라입니다.


엘란트라의 부분변경 모델이 93년 4월 출시되었고, 이 엘란트라는 93년 6월에 최초로 등록되었으니 아마 그 즈음에 계약하여 출고된 차량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 27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하게 매우 준수한 도장상태와 관리상태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번호판은 0번대 전국번호판이였는데, 0번대 번호판이 등장하기 시작했던 2015~16년 즈음에 번호판이 변경되지 않았을까 추정해봅니다. 높은 확률로 지금의 차주가 그 당시에 이 차량을 인수했으리라 생각됩니다. 대략 2017년부터 말소된 번호를 재탕하여 던져주기 시작했고 지난해 9월부터 유럽형 번호판 규격이 적용된 차량들은 세자리 번호판을 달 수 있지만 혼합형이나 짧은 번호판을 달아야 하는 구형 차량들에는 아직도 두자리 재탕 번호가 부여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무래도 도장을 새로 올렸던 차량으로 추정되어 외관 관리상태는 매우 우수한 축에 속합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들도 보였습니다.


도어 몰딩에 피스를 박아놓은 흔적이 보이네요. 물론 보기도 흉하고 차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몰딩의 크롬 라인이 광이 바래거나 벗겨지는 현상은 없었습니다.



반대편 몰디은 따로 피스를 박은 부분이 없이 깔끔했습니다.


간간히 문짝 끝부분이나 휠하우스 안쪽으로 빨갛게 부식이 보이긴 합니다만, 겨우 10년 굴린 차도 저 이상의 부식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30년 가까이 된 차에 이정도 부식이면 애교 수준으로 넘어갈만 합니다.



175/70R13 타이어와 깨끗한 깡통휠, 그리고 깨끗한 휠커버의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도색을 하는 과정에서 새 휠과 휠캡을 구해 끼워놓은것으로 추정됩니다. 


휠캡은 쉽게 구하기 힘들다고 쳐도 깡통휠이야 도처에 널려있으니 쉽게 구할 수 있었겠지요. 여러모로 나 리스토어요 올드카 복원하는 사람이요 나불대면서 이상한 빈티지 튜닝카를 만들고 어디 방송이나 한 번 타보려고 기웃거리는 관종들이 하는게 리스토어가 아니라 이런식으로 본질을 훼손시키지 않고 차량을 신차에 준하는 상태로 되돌리는 행위가 진정한 복원이고 리스토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모로 깔끔한 상태. 트렁크에 살짝 들어간 부분이 보이네요.


간간히 옥의 티가 보이긴 합니다만, 전반적인 상태는 우수했습니다. 따로 DOHC 레터링이 없는걸로 보아 SOHC 엔진이 적용된 모델로 보이네요. 간간히 DOHC 혹은 당대 슈퍼카로 이름을 날리던 1.8 DOHC 엔진이 적용된 차량의 사진이나 매물이 올라오기도 합니다만, 그 당시 가장 흔했던 SOHC 엘란트라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스테프 부분에는 녹이 보이네요.


앞으로 더 오랜세월 가지고 계시려면 언젠가는 대대적인 부식수리도 필요해 보입니다. 세월이 세월인지라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당시 형편없던 현대의 방청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엘란트라로 30년 가까이를 이정도 상태로 버텨왔다면 꽤나 잘 버텼습니다.



실내 상태도 순정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매우 준수한 상태의 직물시트와 도어트림. 그리고 주행거리도 이제 겨우 11만km.. 차령을 생각한다면 사실상 차생의 대부분을 주차장에서 보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니 차 상태가 이렇게 깔끔하지요.



다만 30여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핸드폰 충전기와 송풍구형 핸드폰 거치대의 모습이 보입니다.


뭐 그 외에도 이 시대의 필수품인 마스크도 보이네요. 물론 오디오 데크에는 카세트 테이프가 들어가 있고, 요즘은 쉽게 보기 힘든 이퀄라이저까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카세트 테이프라는 구시대 유물과 현시대를 대표하는 핸드폰 충전기와 거치대 그리고 마스크가 어울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차량 뒷좌석 시트 뒤로는 여러 서류들이 놓여져 있었는데, 흥미로운 서류들이 보였습니다.


자동차 사용설명서로 보입니다만, 혹시 엘란트라의 사용설명서가 아닐까 유심히 들여다 보았는데 엘란트라의 것은 아니였고 비슷한 시기에 나온 중형트럭용 사용설명서로 보였습니다. 그 당시 현대자동차의 중형트럭이면 뭐 안봐도 91A겠죠.



6세대 엘란트라인 아반떼 AD와 같은 자리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물론 AD가 뒤로 바짝 붙이지 않아 조금 앞으로 나와있는 상태이지만, 차량의 크기만 놓고 보더라도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물론 얼마 전 출시된 7세대 아반떼의 경우 20년 전 중형차인 EF 쏘나타에 비해 전장을 제외하고 더 커진 모습으로 출시되었지요. 나란히 세워놓고 보니 시대의 변화가 직접적으로 보여집니다.


약간의 부식이나 아쉬운 부분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순정의 준수한 상태로 유지중인 엘란트라가 오랜 세월 주인과 함께 도로 위를 누비고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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