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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나왔습니다. 슬슬 호텔에 들어가서 체크인을 해야지 싶은데, 뭔가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길 건너편에서부터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한번 들려보도록 합니다.



빨간 지붕을 가진 하얀 목조건물. 그리고 우뚝 솟은 시계. 시계탑 건물입니다.


처음엔 이게 그렇게 유명한 건물인 줄 몰랐습니다만, 삿포로시의 상징. 더 나아가 홋카이도 전체를 상징하는 상징물 중 손에 꼽는 시계탑이랍니다.



旧札愰農學敎演武場 (時計台) [구 찰황농학교연무장] (시계대)


그렇습니다. 본래 이 건물은 삿포로농과대학 연회장으로 이용되던 건물인데, 현재는 삿포로역 북서쪽의 국립 홋카이도대학 삿포로 캠퍼스로 옮겨가면서 구 농학교 건물 중 이 시계탑만 남았다고 합니다. 일본 내에서도 나름 최고로 치는 구 제국대학중 한곳으로 명성을 날리는 학교지요.


여튼간에 시계탑으로 유명한 이 건물은 무려 140년 넘는 세월을 이곳에 서 있었습니다.



시계탑은 그냥 아무나 들어갈 수 없습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합니다.


그럼요. 저 오래된 건물의 유지보수 그리고 시 재정의 확보를 위해선 입장료를 받는게 당연하겠죠. 입장료는 그래도 다른 사설 기관이 관리하는 박물관이나 문화유적에 비해 저렴한 편 입니다. 


고등학생 이하는 무료. 단체관람객은 180엔, 일반 관람객은 200엔입니다.



입장합니다. 비록 가난한 티스도리지만 그래도 200엔이라는 거금을 낼 여력이 있습니다.


돈을 건네니 매표소에서 카와이한 처자가 입장권과 안내 팜플렛을 받아옵니다. 비록 한국어 안내는 전무하다시피 해서 빈약하다만, 그나마 일본어보다 조금 더 알아듣기 편한 영어 문장을 보고 의미를 유추해보곤 합니다.



Fannie Pio


사연이 많은 인형입니다. 물론 이 글을 보고 있는 우리보다도 나이가 많고 말이죠. 미국 뉴저지주에 거주하던 Sidney Lewis Gulick(시드니 루이스 글릭)이라는 선교사가 일본에서 약 20여년을 지낸 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뒤, 매년 히나마츠리(일본의 여자어린이날) 행사를 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행사를 개최하며 미국과 일본의 친선을 목적으로 자원봉사자와 기금 모금을 통해서 옷을 입히고 잘 가꾸어서 일본 각지의 학교와 유치원에 배부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 인형도 그렇게 일본에 오게 되었답니다.


여권과 함께 이런저런 살림살이도 일본으로 넘어왔는데.. 1989년 와키바 유치원 원장이 삿포로시에 기증을 해서 약 28년 가까운 세월을 시계탑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영원히 시계탑에서 살겠죠. 비록 인형을 가꾸고 꾸미던 사람들은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겠지만, 인형은 영원합니다.



시계탑 입장권과 연혁이 소개된 팜플렛입니다.


한국어 설명은 없어서 그냥저냥 훑어 읽는 수준으로 어렴풋이 보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ㅠㅠ


시계탑 1층에는 인형과 함께 삿포로시의 역사와 다른 문화재에 관련된 소개 그리고 시계탑과 삿포로 농업대학의 연혁에 관련된 소개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찰황의 역사. 이런식으로 열람이 가능한 다양한 장르의 역사책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삿포로의 양사라고 적힌 책 옆에 저연령층 상대로 제작된 역사책으로 보이는데 말이죠..


역사책에도 네코미미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그렇습니다. 여긴 일본입니다. 자각하고 있었네요.



오랜 세월을 견뎌낸 시계탑과 꽤 오래되어 보이는 책걸상입니다.



창들 역시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누군가가 창문을 통해 물건을 주고받다가 난 흠집일 수 있을테고요. 옷에 스쳐서 혹은 무언가에 스쳐서 생긴 흠집일수도 있을겁니다.



자취를 감춘지 꽤 오래된 CRT 모니터가 있습니다.


나름 시계탑의 역사와 사진을 계속 보여주는 모니터인데 이래저래 교체할만도 한데 고장이 나지 않는건지 계속해서 쓰고 있더군요. 매일같이 켜놓아서 수명이 다 되었을 법도 한데 오래오래 버티고 있습니다. 



구 삿포로 농학교 연무장. 그리고 국립 홋카이도 대학교 농업대학 건물들..



북해도내 다른 문화재에 대한 설명도 있습니다.


우리내 아저씨들과 비슷한 복장(등산복)을 입고 관람을 오신 스시남 아저씨들도 자기가 여길 가봤다 저길 가봤다 하면서 이야기를 하시던데 말이죠. 저도 4일을 내리 돌고 돌면서 이렇게 사진으로 전시된 건물 중 몇군데를 가보고 들어가보기도 했답니다.


6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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