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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옛 한자리수 지역번호판이 그대로 남아있는 복사 4.5톤 덤프트럭입니다.


최초등록은 1990년 4월. 물론 복사트럭 치곤 후기형 모델이지만, 쉽게 볼 수 없어진 만큼 모든 개체가 귀하게 느껴집니다. 여튼 오늘 목격한 차량은 4.5톤 덤프트럭이지만 나름 우수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2019년에는 한서대학교에서 사용하는 92년식 바큠로리 트럭이, 올해 4월에는 굴삭기를 싣고 이동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91년식 카고트럭이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뤄졌는데 이들 중 실내 상태만 놓고 본면 가장 뛰어난 상태로 보존된 차량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잘 아시다시피 마쯔다의 복서트럭을 기아에서 라이센스 생산 및 판매했던 것이고, 애초에 일본식 영어발음이 그렇듯이 복서(BOXER)복사(ボクサー)로 읽히다보니 차량의 공식 명칭이 복사가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복사 덤프트럭입니다.


물론 근래 생산되는 4.5톤 및 5톤트럭에도 이런 덤프형 특장차가 판매됩니다만, 대용량 덤프에 밀려 대부분 굴삭기 운반과 겸하여 적은 양의 토사 및 골재를 옮기는 용도 혹은 건재상에서 골재 및 모래를 구입한 소비자에게 배송해주는 목적으로 사용되어 그리 쉽게 볼 수 있지는 않습니다.


여튼 그러한 복사 덤프트럭이 골목길 한 구석에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계속되는 장맛비로 적재함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적재함을 살짝 들어놓은 모습입니다.


경사가 지면 빗물이 고이지 않고 땅으로 흘러내리겠지요. 여튼 철제 범퍼의 코너 플라스틱은 깨져 도망갔지만, 원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만으로 30년이 넘었는데, 7월부터 이 지역 역시 종합검사를 받아야 하기에 정권에 의해 적폐로 몰려버린 복사 덤프의 미래는 밝지만은 않습니다.


그동안 정기검사 기준으로 별 문제 없이 통과하던 시골의 노후한 경유차들 역시 대도시 수준의 정기검사를 받게 된다면 쉽사리 검사를 통과하기는 힘들테니 말이죠. 그래도 과태료 30만원을 내고 타고 다닌다면야 별다른 문제는 없겠지만, 조만간 주변에 보이는 오래된 디젤차들이 다수 사라지리라 생각됩니다.



마치 단순한 실내 에어덕트를 여섯개 붙여놓은 느낌의 그릴과 이어지는 원형 라이트입니다.


그럭저럭 지난 4월 목격했던 복사 카고보다는 훨씬 나은 보존상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유의 둥글둥글한 BOXER 레터링.


86년 이전 모델은 알파벳 'O'자리에 복서견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개 그림이 그려진 레터링을 여러번 보았던 기억이 있지만, 대략 10여년 전 부터 그런 레터링을 봤던 기억은 사실상 전무합니다.



그리고 복사트럭만의 특징. 휠볼트 보호 겸 발판으로 사용되던 철판이 휠에 말려있습니다.


뭐 이시절 트럭들은 다 이런 휠을 채택하곤 했었습니다. 지금은 대형차 역시 차량 탑승을 위한 스텝도 잘 설치되어 있고, 경제성을 위한 경량화가 진행되어 사라졌지만 여러모로 이 시절 트럭들의 특징 중 하나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요즘 트럭에 비한다면 상대적으로 매우 작아보이는 연료탱크와 공구함이 보입니다.


별다른 부식이나 누유 없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특히 공구함의 경우 현장을 자주 다니는 덤프트럭의 특성상 파손되거나 이미 부식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자물쇠까지 걸려있고 나름 정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적재함이 어느정도 올라가 있어 차량 프레임과 하체를 탐구하기에는 좋은 환경입니다.


프레임과 적재함 사이 각목을 붙여놓았고, 여러모로 세월이 세월인지라 부식과 누유가 보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이정도면 준수한 상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적재함에는 물은 다 떨어져 내려갔지만, 바로 위 나무에서 떨어진 잔가지들과 나뭇잎이 보이네요.


뭐 달리다 보면 다 날려서 큰 문제는 없겠지만, 긴 장마와 강풍으로 인해 떨어진 나뭇가지와 나뭇잎은 상당해 보였습니다. 움직이지 않은지 대략 보름정도 지났으리라 여겨집니다.



와이드봉고의 후미등에 철망이 더해진 복사트럭 순정 후미등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아직까지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차령 30년을 넘겨 진작 다른 메이커라면 폐차장을 수소문하여 어렵게 구하거나 신형 차량용으로 개조를 해야 할 이런 후미등이 부품자회사를 두고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현대기아차기에 아직도 생산 및 판매되고 있습니다.



4톤 이상 트럭 및 버스에 의무장착이 폐지된지 20년 이상 흐른 속도표시등 역시 부착되어 있습니다.


복사트럭도 최후기형의 경우 후속모델인 라이노의 속도표시등처럼 직사각형으로 된 램프가 적용되었지만, 구형모델은 이런 원형 램프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50km/h 이하에는 좌측 녹색 표시등만이 들어오고, ~80km/h 구간에는 양쪽 녹색 표시등이 들어오며 그 이상으로 달릴 경우 가운데 적색 등이 들어옵니다.


이 역시 원본 모델인 일본의 트럭들이 의무적으로 장착하여 나오던 사양인데, 어느순간부터 일본에서도 이런 속도표시등의 의무장착이 폐지되어 지금 출시되는 신형 일본 내수용 트럭들 역시 이런 속도표시등의 흔적을 볼 수 없습니다.



실내 상태는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가 일부 갈라진것을 제외하면 매우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습니다.


도어트림도 그렇고요. 대시보드 상단 역시 따로 갈라지거나 부러진 부분이 없습니다. 30년의 세월을 버틴 차량 치곤 매우 준수한 상태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모로 앞으로의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만, 부디 제 임무를 마치는 그날까지 무탈히 달려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비록 적폐로 몰려 그리 머지 않은 시일에 사라질 운명이지만, 사진은 영원히 남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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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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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와 예산군의 군계. 신촌이라 부르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목격한 점보타이탄입니다. 


지난해 여름에는 아시아자동차의 AM420CS 견인차와 함께 피견인차로 사용되던 후기형 점보타이탄을 짧게나마 보고 갔었고, 올해 2월에는 점보타이탄의 후속모델인 트레이드를 목격했었죠. 안타깝게도 천안에서 목격했던 2.5톤 트레이드는 얼마 전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그 자리를 2012년식 마이티가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여튼 이번에 목격한 점보타이탄은 동명의 마쓰다 타이탄을 기반으로 제작된 차량입니다. 기아자동차는 1세대 타이탄을 1971년 출시하여 판매하였고, 처음에는 사실상 마쓰다 타이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기아자동차의 독자적인 부분변경 움직임에 의해 1987년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점보타이탄이 탄생했습니다. 이후 자잘한 변화를 거쳐가며 후속모델인 트레이드의 출시 이후로도 1997년까지 생산 및 판매되었습니다.


물론 트레이드 역시 2세대 점보타이탄을 기반으로 생산된 차량이지만, 장축 및 고급형 차량으로 후속모델인 트레이드를 판매하면서 6년 이상 1세대 타이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구형 모델인 점보타이탄을 병행하여 판매하였습니다. 지금도 현대자동차에서 신형 마이티(WQ)를 판매하면서 폭이 좁은 내로우캡 전용 2톤 모델로 구형 차량을 판매하는것과 같은 상황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한적한 시골 도로변에 세워진 점보타이탄 1.4톤 모델입니다.


물론 지금은 봉고 기반의 1.4톤 트럭이 생산되고 있습니다만, 이 시절만 하더라도 타이탄의 고유 영역이였습니다. 아직 마쓰다의 색채가 강하게 남아있던 초기형 타이탄과 슈퍼타이탄을 시작으로 일본에서 2세대 모델의 등장으로 사실상 구형모델을 판매하게 된 시점부터 동명의 마쓰다 타이탄과는 다른 독자적인 디자인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지금 도로 위에 보이는 타이탄들은 위와 같은 87년 이후 생산된 점보타이탄입니다. 점보타이탄 역시 기아자동차 로고가 바뀌기 전의 초기형과 타원형 로고가 적용된 중기형 그리고 그릴의 형상이 변경된 후기형으로 나누자면 나눌 수 있는데, 이 차량은 1991년 8월 최초로 등록되었으나 그릴은 타원형 로고가 박힌 그릴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적재함은 예전에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다가 덧칠을 올린건지 옛 칠의 흔적드이 보이기도 하네요.


여러모로 시골에서 농기계를 옮기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점보타이탄입니다만, 지금의 임무를 부여받기 전에는 회사 도색을 하고 돌아다녔으리라 유추가 가능합니다. 적재함의 형태와 구조는 같은 년식의 2.5톤 트레이드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등화관제등은 우측만 살아있네요.


물론 정상적으로 작동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래도 우측 등화관제등만이 살아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차령 30년을 바라보고 있는데다가 누가 보더라도 등화관제등이 작동하는게 신기하게 여겨지는 상태이니 말이죠.



이미 다 부식된 휠과 하체. 시골에서 굴리는 낡은 트럭들의 상태가 뭐 다 그렇지요..


생각보다 시골에서도 차를 오래탑니다. 물론 농번기에 여러 농기계를 수송하는 목적으로나 사용하고 별다른 주행이 없다보니 큰 고장이 나지 않는 이상 차를 바꿀 이유가 없지요. 도시에 비한다면 검사 기준도 느슨하고 진짜 최소한의 차량관리만 된다면 굴러다니는 상황입니다.


물론 이러한 낡은 농업용 트럭들 역시 근 1~2년 내에 대다수가 폐차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올해 7월 1일부터 충청남도는 금산군을 제외한 모든 시/군이 대기관리권역에 포함됩니다. 다른 도에서는 주요 공업도시와 그 주변의 군단위 지방자치단체만 대기관리권역에 포함되지만, 충청남도만 내륙 오지인 금산군을 제외하고 모든 지자체가 대기관리권역에 포함된다고 하네요. 


물론 대기권리권역에 포함된다면 수도권과 광역시 그리고 인구 50만 이상의 특례시에 적용되는 부하검사 방식으로 훨씬 엄격한 기준의 종합검사를 통과해야만 합니다. 검사비용은 두배 수준이고, 여러모로 어지간히 매연을 뿜는 차가 아닌이상 대부분 합격 기준 안에는 들어오는 정기검사 허용치의 절반 수준인지라 시골의 관리 안된 대다수의 차량들이 부적합 판정을 받으리라 생각되네요. 


중국발 미세먼지에는 별다른 언급이 없고, 국내 요인만 휘어잡다보니 중국하고 바다를 두고 맞닿은 충청남도의 시골까지도 수도권 및 광역시 수준의 까다로운 검사기준을 요구합니다. 노후경유차는 아니 저감장치가 달린 요즘 나온 경유차까지도 적폐이자 미세먼지의 주범취급을 당하고 있습니다.



번호판은 '충남80 가'

위에 링크를 걸어놓은 천안에서 목격했던 트레이드와 같은 기관에서 발급된 번호판입니다. 


천안에서 대략 96년 즈음에 발급된 번호판인데, 아마 그 즈음에 번호가 변경되어 대략 25년을 같은 번호판을 달고 운행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릴의 기아자동차 엠블렘은 타원형인 신형입니다. 와이퍼암 한쪽은 도망간지 오래고 캡 역시 흰색으로 재도장이 된 상태인데 그 위로 부식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매우 노후된 상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타이탄 1.4톤 모델의 모델명인 K2500. 그리고 낡은 사이드미러.


백색 도장이 벗겨진 상태를 보아하니 캡도 한번 더 도색이 된 상태로 보입니다. 아마 적재함과 짝을 이룬 도색이였을건데 세월은 흐르고 흘러 덧칠 속에 숨어있는 본래의 색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골에서 농번기에나 사용되는 목적으로도 20년이 넘었으니 상대적으로 주행거리는 짧고 실내의 노후화는 도시에서 매일같이 주행을 하는 차량에 비한다면 덜 되었겠지만, 외관은 매우 험합니다. 



낡은 휠과 트레드가 얼마 남지 않은 낡은 타이어. 

현재도 생산중인 타이어 모델인 한국타이어의 AH03이지만 옛 로고가 박혀있습니다.


한국타이어의 로고가 소문자로 표기된지도 10년이 넘어습니다. 그 이전에는 한국타이어의 영문 상호를 대문자로 표기하였는데 OO자리를 타이어 모양으로 표기하게 된 것은 대략 20여년 전 일입니다. 그런고로 최소 15년정도 지난 타이어라는 이야기겠죠. 타이어의 트레드도 거의 다 닳았습니다만, 아마 새 타이어로 교체되는 일은 없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내부 상태는 농업용임을 감안해도 깔끔한 축에 속합니다.


후속모델이자 병행 생산되었던 트레이드와 같은 핸들이 적용되었습니다. 그 외의 차이점이라면 1971년 출시부터 97년 단종시까지 핸들컬럼식 수동변속기가 적용다는 부분입니다. 실내 디자인 역시 그 당시의 기아차와 별 차이 없는 형태로 디자인 되었고, 여러모로 70년대 초반 출시되어 부분변경만 여러번 거친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수준의 내부 인테리어입니다.



가죽 아니 비닐시트와 도어트림의 상태도 30년 된 차량 치곤 준수했습니다.


시트 아래가 조금 찢어진것을 제외하면 순정상태의 시트와 도어트림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물론 얼마 타지 않더라도 시트가 찢어지거나 도어트림이 갈라지는 문제가 생기는 차량도 많은데 암만 시골 농업용 트럭이라 한들 그래도 그늘이나 차고같은곳에 세워 상대적으로 온전한 실내상태를 보이지 않나 싶네요.


못해도 1년 안에 최소한 충청남도 안에서는 이러한 시골 트럭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정기검사 대신 종합검사가 시행된다면 검사에 합격하기 위해 큰 돈을 들여 차를 고칠 확률보다 검사를 포기하고 폐차를 하게 될 확률이 높으니 말이죠. 시골에 숨어서 단거리만을 움직여 잘 포착되지 않는데다가 승용차가 아니라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저같은 사람들이나 주목하는 이런 낡은 트럭들 역시 금산을 제외하고 모든 시/군이 수도권 및 광역시와 동일한 기준에서 검사를 통과해야 하는 충청남도에 한해서는 대부분 자취를 감추리라 생각됩니다.


30여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떠나갈 점보타이탄의 명목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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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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