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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목격한 무쏘입니다.

 

여러가지 이유에서 좋아하는 차량은 아닙니다만, 요즘은 최후기형도 상당히 보기 어려워진 무쏘입니다. 오래전부터 저감장치 장착이나 노후 경유차의 조기폐차를 지원하며 오래된 경유차를 줄여나가던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지난 정권 당시 노후경유차 규제가 더욱 강해졌음에도 지역번호판을 유지하며 그럭저럭 상태도 준수한 차량인지라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뤄보기로 합니다.

 

이전에 올드카 목격담에서 초기형 무쏘를 다뤘던 적이 있었죠. 그 차량과 외관은 거의 비슷합니다만, 오늘의 주인공인 이 무쏘는 96년 7월 최초로 등록된 차량입니다. 그냥저냥 코란도같은 지프차나 만들던 쌍용에서 벤츠와의 기술제휴를 바탕으로 고급 SUV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내놓았던 차량이지요. 지금 기준으로 국산 고급 SUV인 제네시스 GV80과 비슷한 포지션의 차량이 아닐까 싶습니다.

 

 

1994 쌍용자동차 무쏘 (1994 SSANGYONG MUSSO 602EL)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차량은 아닙니다만.. 오늘의 주인공은 홍성에서 목격한 94년 3월 등록 초기형 무쏘입니다. 무쏘스포츠한테 보복운전도 당했었고 정체의 원인이자 많은 무쏘 운전자들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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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보러 갔던 아파트 주민의 이야기로는 2대에 걸쳐 타는 차량이라 한다.

서울 31 지역번호판과 함께 주차장을 지키고 있는 수박색 무쏘입니다.

 

서울31은 중구에서 발급된 번호판입니다. 그리고 두 자리 지역번호판의 기호가 '가'인 것을 보면 96년 즈음 해당 번호판을 부착했다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겠죠. 이전에 등록된 차량인데 타지역으로 이사를 갔거나 중고차를 인수하여 번호판을 바꿨을 확률도 있겠지만, 96년 7월에 신조로 등록된 번호판을 그대로 유지중입니다.

 

사제휠이 장착되어 있습니다만, 휠을 제외하면 순정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보기 힘든 수박색 차량이네요. 픽업트럭 모델인 무쏘 스포츠는 은색도 많이 보였지만 그냥 무쏘는 구형이고 신형이고 유독 검정색이 많이 보였죠. 흰색도 가끔 보였고요. 그런 무채색 계열 말고도 이 차량처럼 흔히 말하는 수박색과 자주색도 존재했습니다. 많이 팔리지 않아서 보기 힘들었지만요.

 

1996 Ssangyong Musso 602EL

세월의 흔적이 보입니다.

 

오래된 썬팅은 다 바랬고, 순정 데칼 역시 바랬습니다. 휠하우스 몰딩이 떨어지기 시작하니 검정색 절연테이프로 붙여놓았고요. 그럼에도 차체는 아직까지 광이 번쩍입니다. 트렁크쪽과 측면의 색감이 약간 다르기도 하고 세월의 흔적은 보이지만, 26년이라는 세월 그래도 관리는 받고 살아왓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요.

 

I ♡ SsangYong

I ♡ SsangYong 스티커가 붙어있네요. 그리고 도색의 흔적도 보입니다.

 

처음 보는 스티커와 쌍용 레터링 부근을 보면 덧칠의 흔적이 보입니다. 그리고 뒷 유리에는 순정부품 홀로그램 스티커도 붙어있네요. 중간에 파손이 있었고 저렴하게 수리를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래서 측후면 사진을 보면 색감이 약간 다르게 느껴지기도 했던거고요.

 

MUSSO 602EL

직렬 5기통 자연흡기 엔진인 602 엔진이 적용되었습니다.

 

4기통 엔진인 601보다는 그나마 낫다지만, 논터보 95마력 자연흡기 엔진으로 이 무겁고 육중한 차체를 움직이게 하기엔 당연히 벅차겠지요. 그래서 항상 도로 위 정체를 유발하던 차량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죄다 조기폐차를 당해 보이지 않지많요.

 

등화관제등

90년대 중후반 생산 차량까지 의무적으로 장착되었던 등화관제등입니다.

 

전시 징발을 목적으로 일반 민수용 차량들까지 이런 등화관제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했었는데, 국민의 정부 시절 평화 무드 조성과 함께 설치 의무가 폐지되었습니다.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차주들은 이 등화관제등을 켜보지 않았을거고 순정으로 등화관제등이 달려 나왔던 차량의 대부분이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바코드

순정 바코드가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벤츠의 OM602엔진을 사용했다며 자랑스럽게 602 레터링이 붙어있긴 하지만 쌍용에서 라이센스 생산하며 붙은 코드인 662가 적혀있습니다. 변속기는 4단 오토매틱이고요. 오랜 세월을 버텼음에도 바코드의 변색은 있었지만 식별 가능한 수준까지 남아있었습니다.

 

순정상태의 실내

실내 역시 깔끔한 순정상태를 유지중이였습니다.

 

순정 4스포크 핸들과 특유의 직물시트와 오래된 방석. 그리고 오디오도 순정입니다. 세월은 흘렀지만 당시 꽤나 신경쓰고 판매했던 고급차의 느낌이 물씬 느껴집니다.

 

얼마나 살아있으려나.

운전석 문짝 스티커만 색이 살아있네요. 아마 중간에 도색을 하고 새로 붙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튼 서울에 지역번호판을 부착하고 별다른 저감조치 없이 살아있는. 지금 기준으로는 매우 귀한 축에 속하는 차량입니다. 과연 얼마나 더 서울땅에서 살아남을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부디 무탈히 잘 달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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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차량은 아닙니다만..

오늘의 주인공은 홍성에서 목격한 94년 3월 등록 초기형 무쏘입니다.

 

무쏘스포츠한테 보복운전도 당했었고 정체의 원인이자 많은 무쏘 운전자들이 자신이 정체의 원인인 줄 모르고 마이웨이로 다니기에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론 무쏘 차주가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호감이 가는 차량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올드카 목격담 카테고리에 부합하는 차량임에도 그동안 다루지 않았었고 초기형 무쏘는 꽤 보기 힘들어진지라 다뤄보기로 합니다.

 

무쏘는 쌍용자동차에서 1993년 8월에 출시하여 2006년 1월 까지 생산했던 SUV입니다. 이전부터 SUV의 명가로 이름을 날렸던 쌍용자동차가 90년대 초반 현대정공의 갤로퍼, 아시아자동차의 록스타 등 경쟁사 SUV의 등장으로 자사의 간판 차량이던 코란도 훼미리 판매량에 큰 타격을 입자 벤츠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출시했던 당대 고급 SUV였습니다. 고급스러운 내외관과 함께 벤츠의 파워트레인이 적용되었음을 강조하는 고급화 전략으로 다시 SUV 명가 쌍용의 위엄을 보여주곤 했습니다.

 

비록 상용엔진이지만 벤츠에서 얻어온 OM601,602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였고 아직까지도 무쏘와 코란도를 고집하는 충성고객인 일명 쌍빠들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물론 화려했던 과거는 30여년 전 이야기고, 지금은 그저 부족한 출력으로 도로 위 정체를 유발하는 차량들이지만 수입차도 지금처럼 쉽게 볼 수 없던 그 시기에 2020년대의 GV80 그 이상의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잘 팔리던 무쏘는 대우자동차의 쌍용차 인수 이후 부품의 국산화를 이룩했고, 2001년에는 픽업트럭 모델도 탄생했습니다. 13년을 판매했으니 당연히 신형이고 구형이고 흔히 보였지만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사업을 통해 꽤 많이 사라졌고, 이젠 적폐 취급까지 당하니 근 1~2년 사이에 꽤 많이 사라진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아직도 간간히 무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994 SSANGYONG MUSSO 602EL

'충남 1 오' 지역번호판과 등화관제등까지 온전히 살아있는 무쏘의 모습입니다.

 

예산군에서 발급된 번호판입니다. 물론 이 차를 몇년 전 보긴 봤었습니다. 스파크를 타던 시절 그리 기분이 좋지 않던 상황이었는데 저 무쏘가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저를 추월하려 하더군요. 무쏘 따위한테는 따이기 싫어서 3단으로 풀악셀을 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튼 홍성에서 볼일을 보고 가시는 모습으로 보이네요.

 

대부분의 시골 무쏘가 시골에서 막타는 차 취급으로 그리 상태가 좋지 못하지만, 이 차량은 꽤나 준수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매연도 나오지 않더군요. 10년 뒤에 나온 렉스턴도 매연을 뿜는 차량들이 다수인데 관리도 그럭저럭 잘 된다는 얘기겠지요.

 

1994 SSANGYONG MUSSO 602EL

오토매틱용 데칼은 색이 좀 다른지라 602EL 수동변속기 모델로 보입니다.

 

이 차량이 출고되었던 94년 당시 기준으로 무쏘는 2.3리터 4기통 OM601 디젤엔진이 적용된 601 수동과, 2.9리터 OM602 디젤엔진이 적용된 602EL 수동, 거기에 자동변속기까지 추가한 602EL 오토까지 총 세 개의 트림으로 판매되었습니다. 이후 프레스티지와 체어맨에 적용되던 3.2리터급 가솔린 엔진이 추가되며 라인업을 늘렸고 두 디젤엔진에 터보차저를 장착하며 트림명이 변경되었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602EL에 50만원짜리 팩키지 옵션만 추가한 차량으로 보입니다. 가격은 1740만원. 이 차량이 30년 전 출시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지금 기준으로 4천만 원이 넘어가는 차량입니다. 당시 평균적인 소득 수준을 봐도 지금보다 훨씬 낮았으니 체감상의 가격은 그 이상으로 느껴지겠죠.

 

구할 수 없는 몰딩도 데칼도 다 제치로 온전히 살아있습니다. 휠만 흔히 연탄휠이라 부르는 15인치 머드락 휠로 교체했지 전반적인 순정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외장부품을 구하는 게 사실상 드래곤볼 모으기 수준인 구형 쌍용차인지라, 큰 사고 없이 27년 가까운 세월을 버텼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1994 SSANGYONG MUSSO 602EL

그렇게 무쏘를 뒤로하고 먼저 갈 길을 향해 나아갑니다.

 

외장부품 구하기 참 어려운 구형 쌍용차입니다. 경쟁차량이던 갤로퍼가 빈티지룩 튜닝카를 만드는 관종들이 주도하던 리스토어 열풍 속에서 중고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마당에, 부품값도 비싸고 더군다나 외장부품의 수급도 어려운 쌍용차 무쏘는 갤로퍼에 비하면 형편없는 가격에 거래되곤 했었지요. 중국몽 정권 들어 노후 경유차 자체를 적폐로 몰아버려 갤로퍼 중고값도 어느 정도 주춤하긴 했지만, 무쏘는 조기폐차를 보내버리지 매물 자체도 거의 올라오지 않는 실정입니다.

 

27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온 무쏘의 앞날 역시 밝지만은 않습니다. 매연도 나오지 않고 그럭저럭 관리가 잘 된 차량인지라 종합검사도 충분히 합격하리라 생각됩니다만, 이젠 아예 노후경유차를 넘어 저감장치가 장착된 최신형 경유차까지 탄압의 대상인지라 결국 규제 속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마지막 그날까지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오래오래 버텨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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