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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금산의 렌터카 물류센터에서 2개월 10일간 함께했던 스파크를 보았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은 아마 기억하시겠지만, 2018년 당시 쉐보레 엠버서더라는 시승행사에 당첨되어 당시 막 출시되었던 M400 스파크의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스파크'를 원없이 타고 다녔었습니다.



M300 스파크는 어머니 출퇴근용으로 드리고 대략 시승기간동안 동명의 레드벨벳 노래를 듣다 영감을 얻어 '빨간 맛'이라는 애칭을 붙여주고 열심히 타고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쉐보레에서 시승용으로 나왔던 이 스파크로 폐교탐방도 갔었고, 저 위에 보이는 포스팅 외에도 수많은 콘텐츠를 생산해내기도 했었습니다.


여튼 수동에 루프박스가 올라간 M300과 비슷하거나 좀 더 나은 연비를 내던 차량으로 경차에 적용되는 무단변속기도 꽤 수준이 올라갔음을 느꼈던 차량인데, 마지막 2018년 9월 9일을 마지막으로 다시 보지 못할 줄 알았던 차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반납차량이 있는 자리에 빨간 스파크가 보여 혹시나 싶어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같은 자리를 제가 가지고 나갈 차를 찾는다고 두어번 지나가면서는 보지 못했는데, 그 차를 가져가기 위해 다른 차를 빼다가 핸드폰을 놓고 내려서 핸드폰을 가지고 오던 길에 빨간 스파크가 보여 가까이 다가가 번호판을 보니 제가 탔던 그 차가 맞네요. 유채색 장기렌터카가 그리 많지 않아 눈에 띕니다. 


제가 타고다녔던 당시 붙어있던 쉐보레 엠버서더 데칼은 이미 다 떼어냈지만, 그래도 번호판을 보고 차대번호 숫자를 보니 제가 탔던 그 빨간 맛이 맞습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대략 604일만에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앞 유리창의 SK렌터카 스티커도 제가 붙여놓았는데 그대로 남아있네요.


45호 1368. 애초에 시승차로 공급되었던 차량인지라 최고등급인 프리미엄에 풀옵션을 자랑했었습니다. 그동안 어디서 어떤 차주와 함께 세월을 보냈는지는 제가 알 방법은 없지만, 그래도 반가운 마음에 잠시 그 시절을 추억하며 구경을 하고 가기로 합니다.



변함 없는 모습입니다.


직전에 타던 운전자는 아마 초보운전자가 아녔을까 싶습니다. 차량 컬러도 빨간색이니 여성운전자가 탔을 확률이 높을테고 초보운전 스티커가 붙어있으니 말이죠. 전반적인 차량 상태는 깔끔했습니다. 저도 깔끔하게 타고 반납했었고 이후 바뀐 주인들 역시 별다른 사고 없이 깔끔하게 타지 않았나 싶네요.. 



운전석 도어트림에는 하얗게 화장품이 묻어있네요.


주로 여성운전자가 타고 다녔던 흔적입니다. 뭐 저도 뒷 문 도어트림에 킥보드를 싣는 과정에서 기스를 만들기도 했습니다만, 여튼 닦아내면 쉽게 지워지리라 생각됩니다. 세차 과정을 거친 뒤 새 장기대여자를 찾아가겠지요.



그 외에는 깔끔합니다.


키는 하나밖에 없네요. 제가 처음 이 스파크를 받았던 당시만 하더라도 두개가 있었습니다만, 제가 항시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스마트키 뒤에 붙어있던 바코드 스티커가 일부 바랬던 그 키만 있었습니다. 



다시 운전석에 앉아봅니다. 지금까지 주행한 주행거리는 18,310km


제가 짧은 기간 타고 반납했던 주행거리가 9,817km인데 2년 가까운 세월동안 제가 탔던 주행거리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주행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차는 아직까지도 다른 운전자들보다 제가 더 많이 탔다고 봐야겠죠.


주인이 여러번 바뀌고 또 바뀌었다 한들 빨간맛 스파크도 아직까지는 제 손이 익숙할겁니다.



제가 적어놓았던 서비스 가이드 정보도 그대로 남아있네요.


그리 오래된 추억은 아니지만 차량 곳곳에 남아있는 제 흔적들을 보고나니 반가운 마음에 이어 감동까지 느껴집니다. 겨우 몇달 타다 반납한 렌터카에 오만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잠깐을 탔던 오래 탔던간에 애정을 가지고 탔던 제 차였습니다. 



53번째로 생산된 차라고 자랑하고 다녔었는데 바코드도 많이 바랬네요.


깔끔했던 바코드 역시 바래고 갈라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대략적인 차량 정보는 식별이 가능하지만 시간이 지난다면 떼어내거나 식별이 불가능한 수준까지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갈 길을 가야하고, 더 뉴 스파크도 다시 새 계약자를 찾아 가게 될 것입니다.


언젠가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나는 상상도 했었지만 예상치 못한 공간에서 다시 만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같은 자리를 여러번 지나치며 눈치를 채지 못하니 하늘에서 핸드폰을 놓고 내리게 만들어 차를 발견할 기회를 한번 더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도 반가웠고, 아마 말은 못하지만 빨간 맛 스파크 역시 반가웠을겁니다.


다음으로 함께 하게 될 사람은 누가 될지 알 수 없습니다만, 부디 좋은 계약자 만나 잘 굴러다니며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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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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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년이 지났습니다.


결국 스파크 대신 삼각떼를 타고 다니게 된 주된 원인이였고, 너무 갑작스레 보내버린 상황을 회상한다면 지금도 어이가 없습니다. 그렇게 새차를 타게 되었고, 계약하고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차를 받았으니 새 차를 타면서도 크게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여튼 지나간 1년 전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합니다.



2018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제가 뭐 교회나 성당을 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니고. 일이나 있나 싶어 집을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집에서 나가기 전 복귀를 하며 수원에서 사 온 스파크용 리어와이퍼를 교체하고, 간단히 포스팅을 한 뒤였습니다.


물론 이 와이퍼는 교체된지 대략 두시간만에 사고가 나 제대로 사용조차 하지 못했답니다. 물론 각개를 보내면서 스파크를 타는 분께 교체하고 한번도 돌리지 않았다고 가져가라고 떼어주었지만 말이죠.


대략 어두워질 즈음.. 집 밖으로 나왔습니다.

스파크의 기름탱크는 가득 차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아깝네요.


그리고 어느정도 지나온 이후, 갑자기 서는 확인하고 느지막에 브레이크를 밟아 박고 말았습니다.



생전 처음 에어백이 터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차 안은 화약연기로 난장판이 펼쳐졌습니다. 화약이 터지며 발생한 연기로 인해 더이상 차에 있을 수 없었습니다. 문을 열고 나와 앞차를 확인합니다. 앞차 운전자는 60대 중반정도 되어보이는 노인. 배우자가 보조석에 동승하였습니다. 여튼 본인은 멀쩡하다고 괜찮답니다.


가입된 보험사에 출동요청을 합니다. 상대 차주는 경찰을 부릅니다. 덕산에서 세워져있던 모습을 봤던 렉카들이 달려오더군요. 경찰도 왔습니다. 음주를 하지도 않았고, 별다른 논쟁의 요소가 있는것도 아니니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보냈습니다.



사방으로 널린 잔해들..


대인과 대물 접수에 이견이 있던것도 아니고, 출동기사가 접수를 위해 인적사항을 받으려 하니 상대 차주의 40분 넘는 일장연설이 시작됩니다. 


"나는 앞차가 정차해서 섰는데 뒷차가 박았다. 잘못이 없고 2년 탄 차인데 어쩌고 저쩌고......"


"선생님! 그래서 차 고치고 병원 가시게 접수해드린다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어쩌고 저쩌고...."


이 상황이 40분 넘게 이어집니다. 암만 내 일방과실이라 해도 알았다고 드러눕고 차 렉카로 띄워가면 원만하게 해결 될 사고처리를 가지고 같은 얘기에 특유의 꼰대같은 소리를 하고 앉아있으니 출동 직원이나 그걸 지켜보고 있는 저나 슬슬 한계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이래서 사고도 겪어봐야 처리를 합니다.


곧 엠뷸런스가 도착합니다. 피해 차량의 동승자가 엠뷸란스를 타고 홍성의료원으로 향합니다만, 병원으로 가기 전에도 병원을 가니 마니, 엄한 구조대원을 잡고 출동직원에게 하던 얘기와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얘기를 그대로 하면서 출동기사는 잠시 제쳐두고 이번엔 구조대원의 시간을 잡아먹기 시작합니다. 구조대원 무전기 너머로 들리는 이야기를 듣다보니 출동을 필요로 하는 곳들은 점점 쌓여가는 느낌입니다.


결국은 20여분간 구급차를 붙잡아 놓고 배우자만 태워보내고 출동직원과 한참을 입씨름을 합니다.


그렇게 한시간 넘는 입씨름이 진행되는 와중에 렌터카 직원이 사고대차용 차량을 가지고 도착했습니다. 결국은 사고 대차를 위해 온 렌터카 보조석에 얻어타고 렌터카 직원이 운전하여 홍성의료원에 가셨다 합니다.


보험사 대인 담당자의 말로는 두분 다 CT촬영을 비롯하여 수많은 검사를 진행하였으나, 크게 다치지 않았고 입원 3일만에 생각보다는 적은 합의금에 합의를 했다고 합니다.


상대 차량의 수리 역시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었답니다. 


사실 제 스파크나 크게 망가졌지, 렌트 포함 200만원 즈음에서 대물처리도 끝났습니다.


여러모로 일방가해였고, 마지막까지 죄송하다 했지만 저한테 안다쳤느냐 병원 가봐라 이런 얘긴 하나 없었고 끝까지 본인 잘났다는 얘기만 했습니다. 내가 쳐박았던지라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참 피곤한 사람이였습니다.


저는 에어백이 터지며 핸들을 잡았던 왼쪽 엄지손가락 인대가 늘어나 아팠던거 말곤 멀쩡했고, 약 3개월이 흐르니 자연치유가 되었습니다.



스파크 기준 만 3년 무사고를 채운 시점. 차량가액은 대략 300만원대 중후반대.

10만원을 가지고 고민하다 무사하겠지 싶어 자차보험을 가입하지 않은것이 실책이였습니다.


에어백 두개가 터졌고, 대략 눈에 보이는 견적만 본다면 300만원대 초중반. 차량을 수리하거나 전손처리를 하여 그 돈을 보태어 새차를 살 수 있었을텐데, 결국 각개와 차량 통 판매로 약 100만원의 자금만 회수하여 삼각떼를 구입하는데에 보탰습니다.


1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크게 실감은 나지 않습니다. 악몽과도 같았던 크리스마스 이브. 그래도 올해는 별 탈 없이 지나가는 느낌인지라 다행입니다.


내년에도. 다가오는 2020년대에도 부디 무탈하게 보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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