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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용으로 타고 다니는 자전거가 있습니다. 좋은말로 띄워보자면 관용차 같은 존재죠. 


차를 타고 가기에는 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은행에 갈 때 이용하고 있습니다. 눈이 오고 비가 오는 날에는 이용 자체가 불가능한 자가 동력으로 움직이는 관용 자전거이긴 합니다만, 이 기관에서 일하는 약 3년동안 아주 잘 활용하고 있답니다. 


2009년 9월에 생산된 물건이라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기반으로 본다면 암만 늦어도 2010년 초 즈음부터 관용 자전거로 사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전거로 통학을 하던 시절에는 극한의 상황으로 타고 다니다 보니 아무리 새 자전거를 타고 다니더라도 2-3년을 버티지 못했는데.. 포장된 도로만 달리는 오늘 소개할 이 자전거는 그래도 준수한 상태로 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삼천리 2009 스파크 DX


스마트 코렉스 등등 이런저런 국산 자전거 브랜드는 많습니다만, 그 중 대표격 되는 삼천리 브랜드의 유사산악용 자전거입니다. 앞 뒤로 쇼바가 모두 달린 자전거인지라 DX 트림으로 분류됩니다. 물론 국산 브랜드라도 저가형 자전거는 죄다 중국산이고, 기어나 브레이크 모두 딱히 내세울만한 스펙은 아닙니다.


최근 저가형 생활자전거의 추세가 하이브리드 자전거로 옮겨가고 있기에 요런 유사산악용 자전거를 보기가 매우 힘들어지긴 했습니다만, 예전만큼은 아니여도 알게 모르게 신제품이 나오긴 하는듯 합니다.


차도 스파크 자전거도 스파크...빨래엔 스파크



여태 왜 이 볼품없는 자전거를 거창하게 설명했느냐 하면..


지난 목요일 업무차 은행에 들렸다가 당진장을 구경할 겸 시장으로 들어가다가 기어를 저단으로 바꿨는데 체인이 걸려버리고 그 상태로 기어에도 물리적인 충격이 가서 기어가 휘어버렸습니다. 조금 걸리긴 합니다만 체인이 돌아갈 수 있는 수준으로 대충 만져서 타고 오긴 했는데.. 계속 저러고 탈 순 없으니 정비를 하러 가기로 합니다.



보시다시피 이렇습니다. 다 썩어버린 삼천리 로고가 박힌 기어에서 체인이 이탈된 상태.


뭐 굴러는 가는지라 학교다니던 시절 같으면 가다 서버리지 않는 한 계속 타고 다녔겠지요. 뭐 시간적 여유가 없고 그런건 아니니 은행 업무를 마치고 근처 자전거샵으로 이동합니다.


불과 며칠 전에도 타이어에 바람을 채우러 갔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또 방문합니다.



당진초등학교 후문에서 시장오거리 방향으로 가다보면 자전거포가 하나 있습니다.



시내 곳곳에 자전거 전문점들이 많다보니 골라서 갈 수 있긴 합니다만, 가장 가까운 업소이자 사실상 이 자전거를 출고했으리라 추정되는 업소로 찾아갔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아주머니께서 전기자전거를 타고 오셔서 문을 열어주시더군요.



새 자전거들로 가득합니다.


새 타이어 냄새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들. 유아용 자전거에 어르신용 자전거 저렴한 유사산악용 접이식 여성용에 경륜용 등등.. 새 자전거들 사이에서 헌 자전거의 정비가 진행됩니다.



일단 거의 다 마모된 후륜 타이어 교체작업부터 진행합니다.


자전거포 경력 30년의 사모님께서 아주 능숙한 솜씨로 휠에서 타이어를 탈거합니다. 기어를 교체하고 이런류의 힘든 작업은 못하셔도 타이어 교체같은 비교적 간단한 작업은 직접 하신다고 하네요.



미세하게 공기압이 줄어드는 문제때문에 확인을 해봅니다만 주부는 이상이 없네요.


공기를 주입하는 주입구 무시가 다 터져서 그렇다고 합니다. 무시 역시나 앞 뒤로 확인 후 교환해줍니다. 아마 자전거 구입 이후로 이렇게 제대로 된 정비를 받았던 일이 단 한번이라도 있었나 싶네요.



타이어는 나름 명품 켄다(KENDA)타이어로 장착합니다.


스왈로우 골든보이 등등 많습니다만, 좋은 타이어로 달라 하니 켄다타이어를 꺼내서 보여줍니다. 생생한 트레드를 보니 열심히 타고 다녀서 다 닳아버리게 만들고픈 욕구가 하늘같습니다.



곧 사장님께서 오셔서 기어 탈거작업을 진행합니다.


체인을 풀러낸 뒤 새 기어를 가져와서 장착하면 됩니다. 브레이크 장력도 조절해주시고 앞 기어 역시 만져주시네요. 다 썩은 삼천리 기어는 제 수명을 다하고 자리에서 내려옵니다.



로드프리라는 이름도 처음 듣는 브랜드네요.


뭐 어짜피 선런(SUNRUN)같은 회사에서 제조하는 중국제 기어라는 사실은 동일합니다만, 위에 붙은 브랜드 로고가 처음 보는 브랜드입니다. 그래도 뭐 기어도 잘 들어가고 당분간은 속 썩을 일이 없으니 만족스럽게 타고 다니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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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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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닷컴 '추억팔이' 시리즈는 다음 클라우드 서비스 종료로 인해 백업된 폴더에서 발굴된 고전 사진들을 기반으로 추억을 다시 구성해 보는 '제목이 곧 내용인' 문서입니다.



포스팅거리 고갈을 해소할 그때 그시절 추억팔이 시리즈! 



지난번 첫 이야기는 어떠셨는지요. 근 한달만에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번 이야기 주제는 자전거 폐차.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지금 저 위 이상한 차가 탄생하기까지 많은 변천사가 있었답니다. 비스토 이야기는 이미 잘 아실테니 넘어가구요.


고등학생 시절에 타던 자전거가 있었는데, 동네 건강달리기 행사 행운권 추첨으로 받아오게 된 자전거입니다. 약 3년간 주행 후 폐차를 결정하고 부품을 탈거한 뒤 고물상까지 가져다 주었습니다. 부품은 부품대로 탈거해서 창고에 박아두었는데.. 아직도 몇몇 부품들이 창고에서 자고 있네요.


여튼간에 이번엔 세 글을 모두 보셔야 이해가 되실겁니다.




잡설은 길었습니다만, 폐차를 결정하게 된 요인은 잦은 고장입니다.


3년 내내 타면서 남들 잘 교환하지 않는다는 허브베어링을 무려 두번씩이나 갈고 탔습니다. 요즘이야 저가에 하이브리드나 픽시같은 가벼운 자전거들도 많이 찾아 볼 수 있지만 저 시절만 하더라도 대부분 저가자전거는 저러한 21단 기어가 장착된 철티비. 유사산악용 자전거였습니다.


당시 글을 조금 참고하자면 2010년 11월에 교환했던 허브베어링이 2011년 3월에 또 나가버렸기에 이렇게 야마가 돌아 폐차를 결정했을겁니다. 허브베어링 교환이 상당한 난이도를 가진 작업이기에 당시 공임도 4만원 이상 나왔던걸로 기억하고, 또 돈을 들이기엔 정이 떨어졌던 것이죠.


처음에는 아무래도 바퀴만 다시 달아 고물상에 가져다 주자는 생각으로 앞 뒤 바퀴부터 탈거하지 않았나 싶습니다만, 마지막엔 그냥 수레에 싣고 고물상으로 다녀왔습니다.



그시절 글을 잠시 인용해보겠습니다.


2008년 4월.. 동네 달리기행사 행운권 당첨으로 그때 당시 1년을 타고다녔지만, 지금의 이 자전거 상태와 비슷한 자전거를 창고에 들여두고 이 자전거와의 인연이 시작되었고, 몇달만에 대형사고로 변속기계통 다 갈아버리고.. 그동안 이리저리 교체하고 또 갈고 또 사고나고 또 부셔지고 또 고치고 또 돈을 붓고 또 고치고 또 열심히 꾸미고를 반복하여 수명을 다하고 폐차를 하게 되었네요..

여태까지 부었던 돈으로, 사실.. 중급 MTB 새걸로 한대 뽑아도 됬던 값이군요....

그마만큼 자동차로 치자면, 차량가액 100만원밖에 안나오는 똥차의 몸값보다 더 비싼 돈을 주고 고쳐가면서, 그 몇배에 달하는 돈을 부어서 꾸몄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그만큼 나름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자 나의 유용한 교통수단으로서 큰 일을 해주었었는데....

그리고 몇가지의 일화도 생각납니다.작년에는 이거 끌고서 신창역에 가서 직접 전철도 태웠었는데
.. 특유의 무광블랙 도색과 일본 번호판이 사람들을 압도하고 다니던게 당장 1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저기 '차량가액 100만원도 안나오는 똥차의 몸값보다 더 비싼 돈을 주고 고쳐가면서라는 내용이 지금 봐서는 조금 거슬리네요. ㅋㅋ 저 글을 작성한지 딱 2년 뒤에 그런 행위를 했으니 말입니다.


신창까지 끌고 가서 자전거를 전철에 태웠던 일.. 그리고 특유의 무광블랙 도색과 밤에 진가를 발휘하는 LED 그리고 일본 번호판으로 나름 튜닝의 맛을 알아가던 이야기.. 한번 더 상기해 봅니다.



어느정도 분해하고 이상태로 두고는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다시 도색을 해서 살릴지 말이죠.


결국 뭐 없던 일이 되어버렸고, 아파트 복도에 이런걸 오래 두기도 뭐하다보니 며칠 세워둔 뒤 시간이 나던 토요일에 마무리 겸 분해를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요 아래 몇가지는 미공개 사진입니다만, 짐받이를 탈거하는 모습입니다.


뭐 탈거라고 해봐야 거창한건 아니고.. 그냥 볼트 풀고 해체해서 옆에 잘 쌓아두는게 탈거라면 탈거였습니다. 몇가지 품목은 자출사 카페에 올려서 무료분양을 했었던걸로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나네요. 나름 학생시절에 비싼돈 주고 사서 장착했던 시마노 기어도 탈거를 하려 생각했지만, 약 2년간 혹사당하면서 이가 다 나갔기에 탈거하진 않았습니다.



사이드미러 시마노 기어래버 그리고 밤에 불도 들어오던 속도계와 LED바..


속도계는 친구가 기변을 하면서 타라고 줬던 자전거에 옮겨달았습니다만, 다른 친구 자전거로 전국일주 한다고 빌려줬다가 거기서 가던길에 폐차. 저는 그 자전거 상태 안좋다고 얘기를 해 줬는데도 그거 빌려달라고 가져갔었는데 뭐 크게 미련은 없었습니다.


방금 생각나서 찾아보니 아직도 저 속도계를 판매하긴 하는군요. 괜히 추억돋습니다.

+ LED 바는 그동안 책장 위에 신문지에 돌돌 말린 상태로 있다가 작년 말에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당시 약 3~4주전에 펑크로 바람이 빠지고 질질 끌려서 새 타이어를 교환했었는데..


결국 트레드가 많이 남은 타이어는 버리기 아까운지라 그대로 탈거해서 창고에 박아두기로 합니다. 휠 같은 경우에는 도색을 한다고 무광블랙 락카를 칠한게 다 까지기 시작하고 어느정도 휘어진 부분도 있어 딱히 재탕은 못하겠더군요.



고물상으로 가져다주던 날 마지막으로 부품 탈거를 진행하던 사진입니다.


한동안 대형사고 이후로 전륜 브레이크 없이 다니다가 폐차 한달 전 시마노 V브레이크 세트를 사서 교환했었습니다만, 이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탈거됩니다. 그와 함께 플라스틱 브레이크 래버의 파손으로 함께 사서 교환했던 스테인레스 재질의 브레이크 래버와 고무재질의 핸들바 손잡이까지 같이 수거합니다.


기어래버는 나름 소프트하게 변속되는 일제 시마노社 제품입니다만, 손잡이 고무가 다 헤지고 원터치에 비한다면 그리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물건도 아니였던지라 탈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저냥 수확품은 여기 보이는 물건들에 사이드미러 타이어 짐받이가 전부.


그 당시엔 몰랐습니다만, 생각해보니 썩 많이 건져낸 느낌도 아니네요. 일부는 무료분양을 보냈고, 일부는 아직도 신발장이나 할머니댁 차고에 아직도 잘 있을겁니다.



집에 좀 있던 파지들과 함께 손수레에 적재를 마칩니다.


지금이라면 뭐 차에 대충 집어넣고 차타고 갔겠지만.. 저시절 유일한 교통수단인 자전거가 저 상태로 있으니 당연히 뭐 타고 갈게 없지요. 걸어서 갑니다. 예나 지금이나 걷는거 참 싫어했네요.



그래도 걸어가면서 파지나 철사를 마저 더 주워서 갑니다. 어짜피 고물상으로 가는 길이니 말이죠.


당시 글을 다시 보자면 질질 끌고가는데도 상당히 무거웠다고 기록을 해뒀습니다. 그래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한 서너번 쉬었다가 다시 끌고 갔었답니다.



지금은 사거리 대신 원형교차로가 생겨 어느정도 도로의 선형이 변경되었습니다만,

4년전 그시절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건 없다 느껴지는군요.


고물상은 저기 차가 지나가는 자리 바로 건너편에 있습니다.




결국 고물상 앞까지 겨우겨우 도착. 열심히 끌고 가서 3000원을 받았습니다.


신품 가격이 못해도 5만원 이상은 하던 유사산악용 자전거의 마지막 몸값은 파지와 함께 삼천원 수준으로 책정되었습니다. 뭐 고물상이라는 사업이 고물을 저렴하게 구매해서 원자재값이 비쌀때 판매하여 시세차익을 남기는 사업이지요. 겉으로는 허름할지 몰라도 고물상 사장님들 웬만큼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날 이후로 자전거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낡은 경운기 적재함 엔진오일 깡통 그리고 전축등과 함께 철스크랩 운반차량에 실려 용광로에 들어갔겠지요. 지금쯤이면 아마 다른 용도의 물건으로 다시 탄생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지금쯤 무슨 물건이 되어 있을까요. 조금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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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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