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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만에 부모님이 타고 다니시는 뉴체어맨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지난 4월. 체어맨에 대한 리콜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집으로 우편물도 날라왔고요. 반복적으로 키와 핸들을 동시에 돌리는 경우 키박스 내 열쇠 잠금잠치의 파손으로 핸들이 잠길 가능성이 확인되어 2001년 구형 체어맨부터 뉴체어맨 그리고 2011년 4월까지 생산되었던 체어맨H까지 총 18,465대를 리콜한다고 합니다.



분명 체어맨이라는 승용차가 2005년 한 해만 하더라도 1만 5천대가 팔려나갔고 매년 그래도 1만대 이상 판매되었던 쌍용자동차의 간판 승용차인데, 아무리 도로 위에서 근래들어 꽤 많이 사라졌다 느껴지긴 하지만 폐차장에 가고 수출을 나가고 남은 개체가 이거밖에 남지 않았나 싶어 의아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엔카에 올라온 수많은 뉴체어맨들의 번호로 리콜 조회를 해보니 어쩌다 하나정도 뜨고 맙니다. 아마 살아있는 차량들 중 그동안 무상수리를 받지 않았거나 일부 문제가 되는 차량들에 한해 리콜 통지가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종종 정차된 차량의 시동을 걸기 위해 키가 돌아가지 않고 핸들 역시 락이 걸리던 현상을 보긴 했습니다만, 굳이 리콜을 받지 않아도 된다 해도 종종 겪었던 문제이기에 리콜을 받으러 갔습니다. 미리 주중에 가까운 쌍용차 정비소에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 토요일에 방문했네요. 그래도 부품은 미리 쟁여놓고 있는 느낌이였습니다.



지금은 동네 양아치들도 줘도 안타는 똥차 취급을 받습니다만..

그래도 2000년대를 풍미했던 쌍용자동차의 대형세단입니다.


그래도 2003년부터 2011년까지 판매되었던 디자인이라 2010년대 중후반만 하더라도 크게 노티가 나거나 오래되었다고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물론 2020년대가 시작되는 지금은 확실히 오래된 차 티가 나긴 합니다만, 그래도 그 시절 벤츠의 기술을 받아 생산했던 대형세단으로 경쟁차종인 에쿠스보다 훨씬 더 좋은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08년 출시된 체어맨W로 명맥을 이어오다가 결국 쌍용의 대형세단 체어맨은 단종되었고, 상해기차에 빨려먹고 마힌드라에 빨려먹은 뒤 버림당하며 생존에 대한 걱정이 우선인 쌍용자동차의 상황상 앞으로도 이런 럭셔리 대형세단이 출시 될 일은 없을겁니다. 변방의 3류 브랜드인 쌍용자동차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럭셔리 세단에 준하는 자동차를 만들어 판매했다는 일 자체가 꽤나 상징적인데 안타깝게도 그 명맥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본격적으로 지하주차장을 나서봅니다. 

2007년형 차량으로 지금도 G4렉스턴에 사용되는 날개엠블렘이 최초로 사용된 차량입니다.


기존의 쌍용 엠블렘을 사용하다가 체어맨 전용 엠블렘이 등장한게 이 차량부터입니다. 물론 이 시기에 국화빵 모양의 휠이 처음 등장했고, 체어맨H의 부분변경 모델인 체어맨H 뉴 클래식의 등장 이전까지 일부 옵션 삭제를 제외하고 이와 같은 모습으로 판매되었습니다.


쌍용 수출형 로고의 날개보다 이 날개모양 엠블렘이 훨씬 더 정돈된 느낌이라 개인적으론 더 좋아합니다.



그렇게 도착한 쌍용자동차 당진서비스프라자.


뭐 대우로 치자면 바로정비코너, 현대로 치자면 블루핸즈, 기아로 치자면 오토큐와 같은 해당 차량 브랜드를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경정비업소입니다. 이미 신형 코란도와 코란도스포츠의 수리가 진행중이네요. 조금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니 차를 세워두고 잠시 기다리기로 합니다.


예전에는 당진 바닥에 쌍용 정비소라면 여기 하나 말곤 없었는데, 지금은 채운동 옥돌고개 근처에도 쌍용 간판을 달은 정비소가 생겼다고 하더군요. 티볼리가 생각보다 많이 팔려서 일이 없거나 그러진 않을겁니다.





작은 고객대기실입니다. 여러모로 규모가 크지 않다보니 고객대기실도 작은편이더군요.


신차 판촉물들과 여러 소모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TV를 시청하며 조금 기다리다 보니 신형 코란도가 있던 자리에 체어맨이 올라가고 작업이 시작됩니다. 대략적인 소요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정도로 안내하고 있는데, 3~40분 안에 작업이 모두 끝나는 분위기더군요.



리프트 위에 올려졌지만 리프트를 띄우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운전석 주변 내장재를 뜯어내고 키박스를 분리한 뒤 부품을 바꾸는 작업입니다. 물론 공임은 비싼축에 속하겠지만 어짜피 내 돈 내고 교체하는게 아니니 그러려니 넘어가도 별다른 지장은 없습니다. 여튼 무상수리로 꽤 오래전부터 진행되던 사안이라는데 리콜 통지가 오고 알았으니 늦게 온 감이 없지는 않습니다.



한참 작업중인 모습입니다.


뭘 어떻게 해서 어떻게 교체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리콜정보 홈페이지에 교체작업을 사진으로 설명해둔 첨부파일이 있더군요. 뭐 봐도 모르겠지만 보긴 보고 왔었습니다. 



201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그리 오래된 차라는 느낌은 없었지만, 이젠 오래된 차 느낌이 납니다.


동네 양아치들도 안타는 차가 된지는 이미 오래. 2006년에 등록된 2007년식 차량이니 등록 당시 태어난 아이가 지금 중학생입니다. 물론 올해 11월이 지난다면 부모의 가입 동의 없이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이 가능한 만 14세를 넘기게 되는군요. 


차를 바꾼다는 얘기도 근래까지 여러번 나왔지만, 형편없는 중고차 값을 보고 얘기하니 몇년 타다 팔아도 그게 그거인지라 결국은 끝까지 타다 폐차하리라 생각됩니다. 속도를 올리면 차가 요동을 치니 판다고 쳐도 좋은 소리는 듣지 못할 상태이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고치자니 차값 이상 나와버립니다. 


다음(Daum) 자동차 뉴스 댓글란에 체어맨만 떴다 하면 타보지 않았음에도 맹목적인 현까 깨시민들이 무작정 찬양하는데 그들 앞에서 비싼 수리비 얘기나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하면 비추 폭탄을 먹습니다. 정작 자기들은 구형 현대차 겨우 굴려가면서 새차 하나 안사주고 무조건적인 쉐보레 쌍용 찬양을 이어가는데 말이죠. 여러모로 완성도 높고 좋은 차는 맞습니다만, 차량이 노후화된 현 시점에서는 쌍용차 자체가 유지비가 비싼 축에 속해서 완벽하게 고쳐서 타고 다니자니 차값을 상회하고 그냥 타자니 거슬리는 애물단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튼 리콜수리가 모두 끝났습니다. 오늘은 이 뉴체어맨을 가지고 볼일을 보러 다닙니다.



나름 그래도 좋은차라 순정 AV가 DVD도 지원합니다.


2007년형 모델인지라 당대 최신기술인 지상파 DMB 역시 수신됩니다. CD 안의 MP3 파일 역시 잘 읽습니다. 거기에 AUX 단자도 후석에 존재하긴 하지만 존재하고요. 물론 아날로그 TV 수신기능도 존재하지만, 아날로그 TV는 이미 전파 송출을 중단한지 오래되어 쓸모 없는 기능이 되었습니다.


그냥 하나하나 놓고 본다면 텔레매틱스를 제외하곤 크게 떨어지지 않는 편의사양들입니다.



돌아가는 길에 주행거리 13만km를 달성했습니다.


1년에 1만km도 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만 14년을 바라보는 차령임에도 이제 13만km를 달성했지요. 10년 전 처음 가져왔을 당시만 하더라도 7만km도 타지 않았던 차량이였습니다만, 그럭저럭 타다보니 13만km까지 달렸습니다. 파네 마네 차를 바꾸네 얘기를 해도 아마 앞으로 3~4년은 문제없이 타고 다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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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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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로 기억합니다.


집에 평범히 있는데, 동네 친구에게 연락이 오더군요. 오랜만에 보는 다른 친구와 함께 저희 집에 놀러오겠다고 합니다. 마침 피자를 주문해놨는데, 어서 와서 함께 피자를 먹자고 합니다.


여튼 친구들이 도착할 즈음 피자가 먼저 도착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피자를 먹었습니다.


그리곤 투싼에서 렉스턴스포츠로 기변한 친구의 차를 함께 시승해보기로 합니다.



지난 9월 명절 즈음에 새로 출고한 차량이라고 하네요.


유로6C 기준을 충족하는 요소수를 먹는 모델이라고 합니다. 렉스턴스포츠 프레스티지 스페셜. 차값에 이런저런 장착비용까지 해서 대략 4,500만원의 가격을 자랑한다고 하네요. 여러모로 개인적으론 쌍용 픽업트럭들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승용차는 명함을 내밀지 못할 가격대를 자랑합니다.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바디업과 함께 32세팅이 이루어진 차량입니다.

G4렉스턴은 7단 벤츠제 자동변속기가 적용되었으나, 렉스턴스포츠에는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됩니다. 


일본 토요타 계열사인 아이신AW에서 제작한 6단 자동변속기입니다. 여튼 핵심부품에 일제가 적용된 차량인데 왜 노재팬을 붙였냐 하니 쌍용차라 괜찮다 합니다. 할 말은 많지만 친구하고 그런 얘기로 더이상 옥신각신 하기 싫으니 넘어갑니다.


여튼 생각 이상으로 차량의 승차감은 부드러웠습니다. 


오프로드라고 하긴 뭐하지만 승용차로 찾아오면 극한을 맛보는 원효봉 중계소에 올라가기로 합니다.



근처에 누군가가 올 때 마다 찾는 공간입니다.


확실히 승용차에서 느끼던 감각과는 다릅니다. 해발 700m 고지에 올라오니 바람도 매우 거세게 불어옵니다. 대략 가야산 야경을 감상하고 내려가던 도중 아쉽게 느껴지는지라 정통 오프로드를 느껴보기 위해 내포신도시 내의 개발되지 않은 유휴지를 향해 갑니다.


정글과도 같은 숲에 난 험난한 길을 타고 넘어갔다 돌아오니 재미나긴 합니다. 그렇게 돌아가려는 찰나에 밭처럼 보이는 트랙터가 지나간듯한 공간이 있었습니다. 저기 한번 들어갔다 오자고 하기에 들어갔습니다만...



빠졌습니다.


평범한 밭처럼 보이던 땅은 안쪽 깊숙히 들어가니 그저 뻘밭이였습니다. 아무리 악셀을 밟아도 점점 더 깊숙히 빠질 뿐 나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렉카가 들어와도 당연히 뻘밭에 빠진 차량이 두대가 될테고요.. 큰일이 났음을 직감하고 구난을 요청합니다.



전동윈치가 달린 차량에 구난을 요청하고 대략 한시간을 기다립니다.


기다리면서 주변에서 커다란 나무를 가져와 바퀴 앞뒤로 대어보기도 했지만 역부족. 여러모로 이럴 줄 모르고 들어왔지만 평범하게 오프로드 체험을 하려 했던 세 사람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결과물이였습니다.



바로 길 건너편에는 아파트도 보입니다.


건너편에 아파트가 보이는 도심 한복판에서 뻘밭에 빠져서 나오질 못한다고 하면 믿을 사람이 있으려나요..



이곳은 사방팔방에 도깨비풀로 가득한 도깨비풀(도깨비바늘) 밭이였습니다.


무릎 아래로는 도깨비풀에 점령당한 상태. 아무것도 없는 밭이 아니라 사방에 도깨비풀이 널려있는 도깨비풀밭이였습니다. 거기에 드문드문 보이는 물웅덩이에 발이 빠지기도 하고, 구난을 기다리며 차에 앉아 도깨비풀을 하나씩 떼어내는게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를 이 구렁텅이에서 탈출시켜 줄 코란도스포츠가 왔습니다.



윈치까지 달고있는 33세팅이 된 코란도스포츠입니다.


친구보다도 오프로드 경력이 더 있으신 분이신지라 혼자 빠진 상황에서도 영리하게 빠져나오시더군요.



뒤로 가서 윈치로 잡아당깁니다.


처음에는 렉스턴스포츠가 훨씬 더 무게가 나가는지라 잡아당기는 코란도스포츠가 밀렸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니 렉스턴스포츠가 뒤로 밀려옵니다. 어느정도 밀려온 시점에서 자세를 바꾼 뒤 다른 각도로 잡아당깁니다.



하필이면 왜.... 비까지 내립니다.


도깨비풀이 가득한 뻘밭에 빠진것도 억울한데 비까지 내리고 있습니다. 차를 꺼내는 작업에 혹시 문제가 생길까 밖에 나와있었습니다만, 비가 내리니 차에 탑니다. 그리고 마침내 차를 빼는데 성공했습니다. 물론 차를 꺼내주기 위해 들어왔던 코란도스포츠 역시 위기의 순간이 있었지만, 다행히 바로 빠져나오더군요.



엄청난 똥덩어리들이 차체에 묻었습니다.


비는 내리고.. 그렇다고 이 상태로 주행을 할 순 없으니 바로 세차장으로 이동합니다. 세차장에서 한참동안 흙덩어리를 털어낸 뒤 집에 들어가니 새벽 한시 반.... 늪지대에 빠진 시간이 아홉시 조금 넘었던 시간이였음을 감안한다면 네시간을 고생하고 왔습니다.


이날의 고생은 아무래도 영원히 잊혀지지 않고 만나서 얘기를 할 때 마다 계속 생각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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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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