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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쓸 거리라고 힘들게 모터쇼가서 찍어온 사진도 많은데 귀찮고 그냥 글이 쓰기 싫다.

그렇다.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슬럼프에 빠진것이다.



하드에 저장된 사진은 웬만해서 대부분이 3월 이전이다. 

거동이 불편해지니 왕성한 활동은 둘째치고 그냥 카메라 하나 메고 휴일마다 이리저리 다니던 이전의 내가 아니다. 그냥 휴일이면 뭐 하나 배달음식 시켜놓고 그걸로 아침점심저녁 떼우고 오직 집밖을 나갈땐 학교갈때랑 병원갈때밖에 없는 사람이 되어있다.


나는 이리저리 책을 내시는 분들처럼 누가봐도 인정해줄만한 양질의 글을 쓴것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고등학생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대학생의(입학 일주일 후 병원신세덗에 이 역활은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일상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게 바로 이곳이다. 이곳의 그러한 재미에 고정적으로 찾아와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나름 나도 그러한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최대한 '티스도리 스러운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루라도 쓰지 못하면 손가락에 가시가 돋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소소한 일상과 왕성한 활동력은 2011년 말에 티스토리 생활부분 우수블로그 선정이라는 타이틀이라는 결실로 찾아오게 되었고, 그러한 결실은 나에게 조금 과분한 타이틀이라는 자괴감에 잠시 빠져있었을때도 있었지만 지금껏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던 뱃지였다.


그렇지만 내 모든 생활패턴을 3월 어느날 찾아온 병이 바꿔놓았다. 활발한 블로거는 조금씩 소극적으로 변해갔고,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 감정기복만 더 심해져갔다. 지금은 그래도 다리상태가 많이 호전되었지만 아직도 난 이전의 패턴을 되찾으려면 최소 1년은 걸릴거라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안서동으로 짐을 옮기던 날.. 

그리고 이곳에서 벌어질 즐거운 일들을 작년 재작년처럼 별일 없이 기록하고 또 즐길것이라고 생각해왔지만 그렇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병원을 거치기 전 다시 그런 생각을 하던때로 돌아가보고 싶기도 하다.


그냥 현실속에서 절망하고 있다. 그러다가도 희망을 갖는다. 변덕스러운 감정기복으로 인해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혼자 갈팡질팡 하고 있다. 이웃분들께는 조금 죄송한 발언이지만 요즘 이웃분들 블로그에 들어가기도 굉장히 귀찮아졌다. 당장 내 블로그 하나도 좌지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웃분들까지 챙기기가 참 힘들어진게 병원을 거친 지금의 나다. 사실 육체적인 불편함이 딱히 이와는 관련없는 머리와 손으로 하는 간단한 블로깅까지도 영향력을 끼치는것 자체가 아이러니하지만 그냥 의욕이 없다.


기네스북에도 오를정도로 학교가 가장 많은 동네로 기록된 안서동의 흥미진진한 일상과 새내기의 즐거운 일상을 누리지도 블로그에 기록하겠다는 계획까지도 모두 다 없던일이 되어버렸다. 어느날 갑작스럽게 찾아온 병은 약간의 정신적인 성숙은 보여줬다 할지라도 한 학기를 날리고 천문학적인 병원비를 날리고, 그동안 굳어온 생활패턴에 금이 가게 만들어주었다.


휴일에는 그냥 하는일없이 집에 누워서 잠만 자다보니 당연히 평일에 잠이 없게 되고, 그냥 밤을 새는날도 꽤 늘었다. 그렇게 생활패턴은 뒤죽박죽 엉망천지로의 가속화를 이루게 되었고 지금은 많이 되찾았다고 하지만 아직도 휴일만 하루 끼면 그 기질을 보이고 있으니 참말로 큰일이다.


가장 중요한것은 다리가 나아서 빨리 이전처럼 출사도 다니고 근심걱정없이 사는 블로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마저도 장기화가 예상되니 더 혼란스럽다. 그러한 혼란스러움 속에 안그래도 단순한 일에도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몸 상태가 회복되는데에는 척도가 있는것인데 정작 현실성없게 무작정 기대치만 높게 잡는것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데다가 복합적인 이런저런 요소가 매 외래진료때마다 겹치니 아무리 마음을 다잡고 샆고싶어도 안될 뿐이다.


새벽에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어졌다. 

금요일부터 9월까지 방학이다. 제발 이전의 블로거 철/서로 돌아가고 싶다. 제발......


P.S 애석하게도 내 병으로는 병역 면제는 거의 꿈도꾸지 말라고 한다. 동기들도 날 참 안타깝게 여긴다. 일단 뭐 신체검사에 가봐야 알겠지만, 뛰지도 무릎을 꿃지도 발을 돌리지도 못하고 조금 오래 걸으면 무릎이 깨질듯이 아프고 왼쪽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는다. 도대체 이런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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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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