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도리의 자동차이야기/올드카 목격담'에 해당되는 글 188건

반응형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96년에 생산된 기아의 상용차량들입니다.

 

마침 두 차량의 번호판이 '서울80'으로 시작하고 비슷한 시기에 발급되었네요. 비슷한 시기에 발급되었던 번호판이지만, 아직 건재하게 고속도로를 달리는 모습으로 다시 목격했고 다른 한 대는 저감장치를 장착하여 적폐청산은 면했지만 폐차장 렉카가 걸고 가는 안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차량 특성상 폐차 분해보다는 수출길에 오르겠지만 여러모로 안타까웠습니다.

 

먼저 96년 10월에 최초등록된 프레지오 6인승 글라스밴입니다.

 

1996 KIA PREGIO VAN

2022년 10월 13일에 평택제천고속도로 남안성IC 인근에서 촬영했던 사진입니다.

 

왜 이 차량을 올드카 목격담에서 깜빡하고 넘어갔는지 저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 마쓰다의 3세대 봉고를 기반으로 하는 베스타의 후속으로 95년 11월 출시되었던 기아의 독자개발 모델입니다. 지금 봐도 세련된 유선형 디자인을 채택하였고 이 차량과 함께 개발했던 J2엔진이 적용되었습니다. 그렇게 자잘한 부분변경과 풀체인지급 부분변경 모델인 '봉고3 코치' 까지 약 10년간 생산된 뒤 단종되었습니다.

 

프레지오의 출시 이후에도 한동안 베스타와 15인승 롱바디 모델인 토픽이 병행하여 생산되기도 했지만 베스타는 기아자동차의 사정이 나빠지기 시작하던 97년 12월에, 토픽은 2000년에 부분변경을 거치며 프레지오의 롱바디 모델이 출시되며 단종되었습니다.

 

승합차 시장에서 벤츠제 파워트레인을 들고 나온 쌍용 이스타나, 현대 그레이스에 밀려 상대적으로 고전했던 차량이지만 2003년 단종되었던 두 차량보다 더 오랜 세월 살아남았고 초기형에는 남색이나 빨강색 그리고 이 차량에 적용되었던 청녹색을 비롯하여 다양한 색상의 선택이 가능했었습니다. 거기에 매우 보기 드물었지만 95년에 등록하여 한자리 지역번호판을 부착했던 차량들도 간혹 존재했었네요. 동네에 광동제약 도색이 된 프레지오 밴이 96년 이전의 한자리 지역번호판을 부착하고 2000년대 후반까지 돌아다녔던 모습을 봤던지라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1996 KIA PREGIO VAN

2023년 9월 19일 발안IC에서 다시 목격.

 

여튼 이 차량을 서해안고속도로 발안IC에서 약 1년만에 다시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서울방향으로 올라가던데 육안상 보이는 부식도 별로 없고 도장에서 광이 납니다. 휠커버도 분진이 조금 뭍어있긴 하지만 차령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깔끔하고요. 트렁크 도어에는 최대적재량 스티커까지 그대로 남아있을 정도로 사실상 교환이나 도장 없이 공장 도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경이로운 모습입니다.

 

대부분의 프레지오가 수출길에 오르거나 노후경유차를 적폐취급하는 정책으로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만, 서울이나 수도권에 차적을 두고 있는 이상 스티커는 없지만 높은 확률로 DOC나 DPF같은 저감장치를 장착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니 27년 가까운 세월을 버틸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아직까지 고속도로 운행도 가능한 모습으로 보아 앞으로도 문제 없을듯 합니다. 부디 오랜 세월 살아남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996 KIA JUMBO TITAN

다음은 2023년 8월 당진의 국도 32호선에서 목격했던 96년 8월 등록 점보타이탄입니다.

 

마쯔다의 초대 타이탄을 기반으로 71년에 출시된 기아 타이탄의 부분변경 모델인 점보타이탄입니다. 초기형 모델은 말소처리가 되지 않아 서류상으로만 남은 차량을 제외하면 사실상 잔존개체가 없다고 봐야 맞을테고, 후속 모델인 트레이드의 출시 이후의 후기형 모델들을 이렇게 간간히 볼 수 있습니다. 올드카 목격담에서도 수차례 다뤘었지요.

 

 

아시아자동차 AM420CS 견인차, 기아 점보타이탄 피견인차.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한 운전학원에서 사용중인 견인차와 피견인차가 그 주인공입니다. 아시아자동차의 AM420CS 8톤 렉카트럭과 피견인차로 이용중인 기아자동차의 점보타이탄. 물론 시골에

www.tisdory.com

 

1991 기아자동차 점보타이탄 1.4톤 (1991 KIA JUMBO TITAN 1.4TON)

당진시와 예산군의 군계. 신촌이라 부르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목격한 점보타이탄입니다. 지난해 여름에는 아시아자동차의 AM420CS 견인차와 함께 피견인차로 사용되던 후기형 점보타이탄을 짧게

www.tisdory.com

 

이 차량은 이전에 목격했던 차량들과 달리 95년에 그릴의 형상이 약간 변경된 최후기형 모델입니다. 93년까지는 소하리 공장에서 생산되었지만 이후 단종시까지 광주공장에서 생산되었으며 이 차량은 광주공장 생산분이지요. 잘 보면 적재함에 저감장치 혹은 LPG 개조 스티커가 붙어있던 흔적이 있습니다. 저감조치를 마친 차량인지라 더 달릴 수 있을텐데 폐차장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깔끔하다.

적재함 문짝 하단의 일부 부식을 제외하면 27년 가까운 세월을 달렸음에도 상당히 깔끔합니다.

 

데칼도 살아있고요. 온갖 폐차를 견인하며 칠이 벗겨지고 녹이 생긴 견인차보다 더 깔끔합니다. 확실히 대도시에서 차생을 보낸 차량들이 시골에서 농업용으로 이용하는 차량들 대비 준수한 상태를 보여줍니다. 이렇게 깔끔한 차량이 저감조치까지 마쳐 더 타도 큰 문제가 없음에도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잘 가 점보타이탄

한참을 같이 달리다 헤어졌습니다.

 

차생의 마지막을 낮선 지방에서 마무리하게 되는군요. 높은 확률로 부품 혹은 완차로 수출길에 오르겠지만, 승용차도 아니고 짐차인 타이탄의 마지막 가는 모습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저 말곤 없었습니다. 타국에서 새 삶을 살아갈지 분해되어 제강소로 향할지 모르겠지만 그간 고생했던 타이탄에게 수고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서산의 한 마트에서 목격했던 94년 12월에 최초등록된 현대자동차의 스포츠 룩킹 카(SLC) 스쿠프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처음 양산한 쿠페형 차량으로 당시 절찬리에 판매되던 엑셀의 차대를 기반으로 90년부터 96년 티뷰론의 등장 이전까지 약 6년간 판매되었습니다.

 

1세대 2세대 할 것 없이 엑셀의 차대가 1세대 미쓰비시 미라지를 베이스로 하고 초기에는 미라지와 엑셀에 적용되었던 1.5L 오리온 엔진이 적용되었으나 알파엔진의 개발 이후 알파엔진이 적용되었으며, 알파엔진에 터보차저를 올려 현대차 최초로 터보차저가 적용된 가솔린 엔진 차량이기도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가솔린엔진에 터보차저를 적용했던 차량은 아토스와 비스토였습니다.

 

지금은 고성능 모델인 N 라인업도 존재하고, 모터스포츠 팀 창단 이후 WRC에서도 성과를 거두는 현대차의 야망은 빠르지도 않았고 쿠페 스타일의 그럴듯하게 생기기만 했던 스쿠프에서 시작됩니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도 그럭저럭 보이던 스쿠프는 이런저런 튜닝을 거치거나 험하게 탔던 차량들이 대다수라 도로 위에서 빠르게 사라졌고, 약 10년 전 흰색 초기형 모델이 시골 한 농가에 버려져 있었던 모습을 목격했던 이후로 언제 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의 아주 적은 개체만이 살아있습니다. 그냥 구경만 해도 감격스러운 일인데 구경하던 중 차주 어르신을 만나 차량에 관련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1994 HYUNDAI NEW SCOUPE

우연히 마트에 들어갔다가 지역번호판에 순정상태인 뉴 스쿠프를 목격했습니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차량을 구경합니다. 당대 함께 라인업을 구성하던 엑셀 엘란트라처럼 구형대비 유선형 디자인을 대거 차용한 부분변경 모델이자 후기형인 뉴 스쿠프입니다. 90년대 초중반 현대차들은 죄다 이런 느낌이지요.

 

1994 HYUNDAI NEW SCOUPE LS 1.5 A/T

경기 46 지역번호판과 함께 레터링 스티커도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경기 46은 고양시에서 발급된 번호판이네요. 번호판 주위로 공간이 넓은 것으로 보아 이 차량은 자연흡기 모델입니다. 터보 모델의 경우 여유공간 없이 후미등과 반사판이 이어지고 좁은 공간에 번호판이 들어갑니다.

 

SCOUPE LS

SCOUPE LS α-12V

 

고급형 트림과 LS 트림으로 나뉘는데, 고급형이 상위 트림이 아닌 LS가 상위트림입니다. 자연흡기 고급형/LS 및 터보 고급형/LS 총 네 가지 트림으로 운용되었습니다. 지금은 딱히 자랑거리가 아니지만, 4기통 SOHC에 흡기밸브를 두 개씩 넣어 12 Valve가 적용된 엔진은 당시로선 자랑거리였던지라 α-12V 레터링도 함께 부착되었습니다.

 

기사를 찾아보니 이 알파엔진의 개발 기술이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의 주요 사례로 지정되었다고 하네요.

 

 

과기부, 현대차 알파엔진 ‘국가과학기술자료’ 사례로 선정

▲현대차 스쿠프 알파에 얹었던 알파 12V 엔진이 국가과학기술자료 선례로 꼽혔다. 본격적인 등제를 마치면 역사에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

www.etoday.co.kr

 

순정 스포일러

LS라 보조제동등이 포함된 스포일러도 함께 존재합니다.

 

LS 기본사양으로 적용되었던 리어스포일러와 보조제동등입니다. 90년대 초반 차량들의 경우 상위차량용 사양으로 이런 스포일러를 달아주곤 했습니다.

 

스쿠프

전반적으로 깔끔한 모습입니다.

 

휠의 분진이나 자잘한 기스를 제외하곤 완벽한 상태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쉽사리 볼 수 없는 순정휠과 지역번호판까지 충분한 보존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고양 현대 모터 스튜디오에 가면 92년식 뉴 스쿠프가 한 대 있다고 합니다. 물론 메이커의 전시를 위한 복원을 거친 차량에 비한다면 아니겠지만, 순수하게 굴러다니는 차량들 중 최상급의 상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14인치 알루미늄 휠

불가사리 모양의 14인치 알루미늄 휠입니다.

 

스쿠프의 순정휠은 그나마 차가 보이던 시절에도 쉽사리 볼 수 없었는데 순정휠까지도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경차에나 들어가는 14인치 휠입니다만, 당시만 하더라도 중형차에도 적용되던 나름 고급사양이곤 했습니다. 휠캡은 쏘2 엘란트라등과 함께 공유하는 듯 보이네요.

 

감탄사와 함께 차량을 구경하고 있는데, 차주 어르신이 오셨습니다. 차주 어르신께서 실내를 보여주시고 아직 엔진소리도 좋다며 시동을 걸어주셨습니다.

 

우드그레인과 오디오 빼곤 다 순정

1.5 LS 오토입니다.

우드그레인과 사제오디오 및 시트커버를 제외하면 순정이네요.

 

아들이 새 차를 내려 타던 차를 받아서 약 25년간 타고 계시다고 합니다. 부분칠은 일부 있어도 도장도 모두 순정상태이고 아직까지 에어컨도 잘 나오고 엔진 상태도 좋다며 차량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아드님도 최소 50대는 되셨을 겁니다. 

 

협소한 뒷좌석

역시나 쿠페형 차량답게 뒷좌석은 협소합니다.

 

뒷좌석엔 인조가죽 시트커버가 덮여있었고, 사실상 타기 위한 자리라기보단 구색을 맞추기 위한 자리에 가깝습니다. 차주 어르신께서 시동을 걸어주셨는데, 머플러에서 새는 소리는 있어도 엔진소리는 준수했습니다. 앞으로 운전을 몇 년 정도 더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운전을 그만하실 때까지 타실 거라 이야기하시네요.

 

마트를 떠나는 스쿠프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어르신의 스쿠프는 마트를 빠져나갑니다.

 

부드럽게 주차장을 빠져나와 도로로 합류합니다. 도로 위에서도 오랜만에 보는 스쿠프가 반가워서 따라오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갔더라면 지금껏 생존하지 못했을 텐데, 어르신의 자가용으로 살아 지금껏 생존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달려오며 크게 속 썩이지 않았던 스쿠프가 앞으로도 어르신과 함께 무탈히 잘 달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