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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한지도 벌써 5일차에 접어듭니다. 수술실에서 있던 일들을 한번 정리해볼까 합니다.

P.S 3G 핫스팟 이용중이고 유동ip라 하고싶은 말은 많아도 다른 블로그에 댓글을 달지 못합니다ㅠㅠ


2012/12/24 - ["진잡" 세상살이/학교일지] - 청량리 병원 재입원기 (1) 다시 또 병원으로...

2012/12/28 - ["진잡" 기획연재] - 청량리 병원 재입원기 (2) 수술실 카운트 다운...



수술실에는 예정된 시간보다 굉장히 늦게 들어갔습니다. 
예정시간이 한시 반이였는데 세시는 되어서 수술실로 가는 침대에 탔으니깐요. 

생전 처음해보는 전신마취이다보니 혼자 떨고 긴장하다보니 시간 가는게 시간가는 것 같지 않았지요. 옆에서 밥먹는것만 봐도 부러워서 미치고 환장했던 것 같았습니다. 차라리 일찍 들어가거나 제 시간에 들어갔더라면 이만큼은 떨지 않았을겁니다. 컴퓨터도 귀찮고 어디 돌아다니기도 언제 날 부를지 모르다보니 부담되는 일이였습니다. 그래서 딱 TV를 켜는 순간! 동물농장 재방송을 하고있더랍니다.


아니 꼭 나와도 틀어도...... 왜 하필이면.....

SBS TV동물농장 595회 '엉덩이에 혹 달린 견공 미르'라는 제목으로 혹달린 개의 수술모습이 재방송되고 있었습니다. 이 영상은 제 두려움을 가중시키기 충분했습니다. 혹달린 미르라는 개는 외적으로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고, 저는 내적으로 석회병변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러 가게 되었으니깐요.

이런 내용까진 괜찮았습니다. 가장 중요한건.... (동영상 4분 14초부터 보세요)



(내레이션)이제 깨어나 주기만 하면 되는데.. (강아지) 켘 깨개개개앵....

얼마나 저 작은 강아지가 아팠더라면ㅠㅠ 아.. 나도 저렇게 아프겠지..


딱 봐도 고통스러워하는 저 작은 강아지를 보고 지레 더 겁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방송상에서 강아지의 수술은 잘 되었고 그렇게 동물농장이 딱 끝나는 순간 우연의 일치인지 수술실로 가는 끌차가 왔습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처럼, 단두대에 올라가는 사형수처럼 혹떼러 가는 강아지도 그랬을까 하는 오만 생각을 가지고 수술실로 가는 끌차에 올라탔습니다. 수술실은 4층. 사람많은 엘리베이터에 몸을 올려놓고도 고통스러운 강아지가 생각났습니다.


그렇게 일반인 출입금지구역으로 들어가고.. 드라마같은데서 보던 수술실 주변 배경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인 통제구역 내 수술실 입구 앞에서 대기중이고, 막 수술이 끝난 간호사 및 전공의들은 왔다갔다 카톡을 하기 바빴습니다. 마취과 의사였는지 간호사였는지 가물가물한 사람이 와서 몇가지 물어보고 체크하고 개그맨 정태호 닮았고 말도 정태호와 비슷하게 하던 오늘도 소독해주고 간 전공의(당시는 간호사로 알았음)가 SKT 4G LTE 로고가 선명한 하얀색 갤럭시S3으로 카톡을 하며 또 몇가지를 물어봅니다.


집도의는 제 담당 한**교수님 그리고 병원장 경력이 있는 최**교수님 두 분이 들어가셨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오시더군요.


막 수술을 끝낸 열두살짜리 아이랑 할아버지 한분이 나오시고, 내 뒤로는 전립선암 수술을 하러 오신 47년생 할아버지 한분이 또 대기하십니다. 이제 진짜 수술실로 출발합니다.


여러 수술실을 거칩니다. 수술실이 꽤 많습니다. 어디는 의료진이 급히 움직이기도 하고, 어디는 저같은 환자를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참 기분 오묘합니다.


사진은 인터넷에서 구한 자료사진인데, 대충 기억상 저 비슷하게 생긴 것 같습니다. 대신에 의자가 무슨 산부인과 수술대처럼 다리를 벌리게 되어있었고 끌차에서 내려서 직접 다리를 대고 누웠던 것 같습니다.

여러 간호사 및 의사들이 돌아다닙니다. 마취사로 추정되는 타블로 닮은 한 사람이 우유주사 비슷한걸 링겔과 연결된 T자 파이프에 꼽고 넣습니다. 가뜩이나 떨리는데 이상한 약이 그것도 양산되는 여러종류의 주사기중 가장 큰 주사기를 꽉 채운 액체가 들어가는 모습을 직접 보니 이게 마취제인지 아닌지 물어보아야겠지요.. 그래서 물어보았습니다.

"이거 우유주사(프로포폴)에요??"

"아닙니다"

그때 소량의 약물이 투여 된 상태였고 약간 어질어질합니다.

"맞잖아요. 왜 아니라고해요. 우유주사 맞는데 왜 아니락러ㅑ댁허ㅑㅐ...하ㅣㄷㄱ........"

왜 아니라고 하느냐는 이야기와 동시에 피스톤을 누르는 타블로닮은 그분의 손길은 빨라졌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기억은 없습니다. 제가 수술실 앞에서 대기하다가 들어갈때 의료진이 얘기하던 시간이 3시 15분이였고, 보호자 문자로 온 시작시간은 4시. 수술이 완료되었다고 문자로 온 시간은 약 6시 30분경. 중환자실에서 깨었던게 6시 50분 즈음이였습니다. 예정시간은 두시간이였는데 두시간 반의 수술이 되었지요.

말을 하다가 마취가 되어버렸으니 당연히 깨자마자 말이 나옵니다. 동물농장에 나왔던 강아지의 고통처럼 아프다는 소리가 입에서 나옵니다. 당연히 산소호흡기가 껴져있고, 입에 관을 삽입했기 때문에 이도 조금 아픕니다. 깨어나자마자 하던소리중 마취사가 프로포폴 넣고도 프로포폴 안넣었다고 얘기했어가 아마 주제였고 아파 뒤지겠으니 무통주사나 진통제라도 놔달라가 부제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사실 회복실 직원들이 퇴근해서 중환자실로 들어가서 회복을 했었습니다. 

목은 타들어가고, 간호사는 진통제를 갖고와서 놔줍니다. 어느정도 사람이 안정이 되고 난 뒤에 다시 병실로 올라왔지요. 중환자실 환자들은 다들 자고있습니다. 참 이상했지요.

헛소리의 주제가 마취사가 우유주사 놓고도 안놓았다였다보니 듣던 간호사가 얘기를 해줍니다. 프로포폴은 나중에 투약되는걸로 알고있고 처음엔 마취유도제를 놓는다고 말이지요. 근데 그 마취유도제가 우윳빛갈 우유주사였는데 과연 어떤것이였을까요?


그렇게 병실로 올라왔습니다. 병실에서는요? 어땠냐구요? 수술 내용과 경과는요?

궁굼하면 500원이 아니라 3G 속도도 제대로 나오지도 않고, 다들 자는시간에 이러기도 뭐해서 다음편으로 넘겨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나 우윳빛깔에 마취유도제를 아시는분이 있으시다면 댓글좀 달아주십시오. 그 우유주사가 프로포폴이 아니면 뭐였는지는 정말 궁굼해서 미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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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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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병원으로 들어왔습니다.

민자역사와 롯데백화점의 위엄을 느낄 수 있지만 의외로 물가가 매우 싼 곳.

하지만 뒷편으로는 사창가가 펼쳐지는 청량리...

대로변 지하철 6번출구 앞 초 역세권 노른자위땅에

세개의 중형건물이 이어져 이루어진 대학병원...


올 초 병원으로 시작해서 한 해를 병원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처음엔 수술 이야기까진 나왔지만 지난번처럼 크게 아픈게 아니라 검사를 위해서 병원에 있는것이다보니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이렇게 2012년의 마무리는 병원에서 하게 되어버렸군요. 제발 2013년에는 병원과 사이가 멀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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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여부는 x-ray상에서 발견된 하얀 물체에 대해서 정확히 판독을 해 본 뒤 판정 될 것이고, 정밀한 판정을 위해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고 합니다. 사실 지난번처럼 죽네사네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당시 문제가 되었던 부위가 다른때에 비해 쑤신것도 생겼고.. 이건 검사 결과로 판독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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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달에 아파서 환장했던때 한달은 버텼던 그 병실로 들어왔습니다.

물론 다시 찾아야 할 일은 없어야겠지만 다시 찾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번엔 문과 가장 먼 곳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바로 앞에 창문이 있는 곳이지요. 검사 및 재활치료과정에서 1주일정도의 짧은 입원이 될 것이니 그냥 조용히 머물다 가렵니다. 워낙에 3월에 와서 임팩트가 컸으면 벌써부터 기억하는 병원 직원도 많았고, 딱히 좋은건 아니지만 몇개월만에 다시 보는 사람들은 반갑기까지 했습니다. 한번의 만남으로 족했을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 이거 참 난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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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였지요? 때가 때인지라 선물도 받았습니다.


물론 청량리 4구역 재개발이 최종적으로 승인되었고 청량리에 있는 건물들이 다 고만고만한데다가 성바오로병원도 30년이 넘었지만, 엄연히 가톨릭대학교 중앙의료원 소속의 대학병원입니다. 70-80년대를 살으신 4-50대만해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 당대 몇 안되는 큰 병원이였지만 지금은 그냥 500병상정도의 대형병원으로 분류됩니다. 잡소리가 길어졌네요. 여튼 가톨릭(천주교)를 재단으로 하는 곳이다보니 아기예수의 탄신일인 성탄절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신부님 수녀님들께서 쿠키를 가지고 쭉 돌으셨습니다. 물론 사회적기업에서 만들고 국산 원재료를 이용한 쿠키였네요.


점심 밥에도 성탄을 축하한다는 문구가 붙어왔었고, 이렇게 성탄절을 기념할 수 있던 소정의 선물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7시쯤에는 성탄절 기념 미사도 열렸다고 하고 오전에는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하는 노래자랑도 열렸다더군요. 여튼 천주교 병원에서의 성탄은 하루하루가 같은 환자들에게 조금은 특별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시기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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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지나갑니다.. 그리고 많은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습니다.


오히려 다시 만나지 않는게 서로에게 좋은 일이지만 3월달의 추억도 새록새록 피어나고, 아파서 밤을 지새우던.. 진통제를 여러번 맞아야 겨우 잠이 들었던 그때를 또 다시 생각해봅니다. 그때의 내가 있고, 지금의 기본적인 생활은 내가 있으니.. 항상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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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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