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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월이 그리 흘렀습니다. 곧 대차를 앞둔 버스가 되었습니다.


시기는 2006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마 5월로 기억하네요. 당시 중학생이던 저는 자전거가 아닌 버스로 통학을 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사를 간 뒤론 터미널이 멀어진지라 자전거를 타고 통학했었지요. 그 당시 아침마다 타고 다니던 버스는 도시에서 사라진지 한참 된 프론트 엔진 버스. 즉 구동박식이 FR이던 버스 BF105였습니다. 


같은 운임을 주고 버스를 타는데 누구는 로얄미디(BM090)를 타고 누구는 BF105를 타던게 불만이던 그 당시, 충남77자5525호 BF105가 따끈따끈한 새 버스로 대차가 되었습니다. 그러곤 얼마 지나지 않아 노선 개편 이후로 합덕지역에서 자취를 감췄었지요.


그랬던 추억의 버스가, 곧 대차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너덜너덜해진 모습으로 다시 봤네요.



제가 알던 그 버스가 맞습니다.


비록 그시절 깔끔하고 광이나던 외관은 어디로 가고, 몬드리안 도색의 노란빝은 다 바랬고 라이트 부근으론 덧칠을 한번 했던걸로 보입니다. 10년동안 저도 많이 바뀌었듯이, 이 버스도 모진 풍파를 겪었겠지요.



측면으로는 부식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와서야 전착도장이 이루어지는 대우버스인지라, 이미 20여년 전 전주공장 생산 개시부터 전착도장을 시작해 온 현대상용차에 비해 심한 피부병을 겪는 차량은 훨씬 더 많습니다.



휠하우스 주변으로도 울퉁불퉁.. 


차내 역시 깔끔하던 그시절 모습을 뒤로하고 오래된 버스가 되어있습니다. 운전자가 쓰는 공간은 준수한 편이지만, 승객들이 쓰는 공간은 그렇지 않네요. 저상형 차량인지라 휠하우스 위 좌석이 꽤 높이 올라와 있는 차량인데, 저상형 차량임을 외부에서 알리는 엠블럼(BS106L) 역시 다 바랬습니다.



전면과 측면에 비한다면, 후면은 비교적 제칠 그리고 제 상태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걸로 보입니다.


요즘 여기저기 도시가스 공사니 하수도 공사니 갈아엎는 구간이 많은지라, 암만 깔끔히 세차를 하고 다녀도 더러워지는건 한순간이죠. 그런걸 감안하고도 10년 된 버스 치곤 외관 상태는 좋아보입니다. 



중문 상태는 영 좋지 않네요.


중문은 이미 썩을대로 다 썩은지라 구멍이 뚫렸고, 문 주위로도 심각한 부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문 상태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달린 센서 역시 제대로 작동할진 모르겠네요.



버스의 내구년한은 9년. 그리고 6개월씩 연장검사를 총 네번 받을 수 있습니다. 


2006년식인 이 버스는 시기상 지금쯤 마지막 연장검사를 받겠지요. 그리고 길어봐야 6개월 안팍으로 새 버스가 같은 번호판을 달고 시내 곳곳을 활보하겠지요. 그리 된다면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지거나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타국에서 제2의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비록 내구연한을 다 채워 사라진다 할지라도 10년 전, 새 버스를 타고 등교한다는 사실에 기뻐했던 그 기억은 영원할겁니다. 사진 역시 인터넷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이곳에 영원히 박제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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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한양고속의 본사가 있었던 신례원에 잠깐 갔습니다. 

지금은 회사가 서산으로 옮겨갔고 기존 정류장이자 사옥으로 활용되던 그 건물은 철거되었습니다.


나름 장항선 역도 있고 천안 출발 노선 차량들이 예산을 거쳐 남쪽으로 내려가느냐 합덕과 당진을 거쳐 태안까지 들어가느냐에 따라 분기하는 구간이고 예산발 천안경유 노선 버스들도 모두 정차하니 신례원은 사실상 교통의 요지입니다. 그동안 신례원에 갔던 일화는 이미 많이 있으니.. 함 골라서 보시지요.


철거된 구 신례원 버스정류소,추억의 03년식 그랜버드, 봉고기관차, 유선형 새마을동차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여튼간에 신호가 걸려 정차를 했고, 의도치 않게 나름 의미 있는 버스를 보게 됩니다.



사실상 뭐 삼거리 신호에서 정차를 하고, 바로 앞에 버스가 서 있으니 보이는건 버스 뒷모습이죠.


별 생각 없이 정차를 했습니다만, 유로4 스티커가 붙어있는 로얄시티가 벌써 저렇게 녹이 올라오는건가 싶어 봤는데 흥미로운 무언가를 발견해냈습니다. 스티커를 붙였다가 떼어 낸 흔적이 있네요.



자세히 보면 희미하게 '일 광'이라 써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회사 이름을 저런 형태로 쓰는 지역은 부산이고.. 빨간색이면 부산 좌석버스 도색인데..



비염치료는 코스텍(정관)한의원입니다.


광고를 보고 잽싸게 코스텍 한의원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를 봤습니다. 인천에 지점이 있긴 했었지만 부산지역에 기반을 둔 한의원이더군요. 정관점은 부산 기장에 소재하고 있더랍니다.


즉, 일광교통 역시 부산 기장에 본사를 둔 회사고.. 광고의 한의원 역시 부산 기장에 소재한 곳.


그럼 결론이 났네요. 부산에서 사온 중고버스입니다.



알아보니 지금은 일반버스 노선으로 전환된 307번 노선을 다니던 디젤버스라 합니다.


해운대에서 김해국제공항까지 다니던 노선이였는데.. 일반버스 노선으로 형간변경이 된 이후에 결국 필요 없어진 307번 공항좌석버스는 다른 노선으로  매각되어 저멀리 충남 예산의 예산교통까지 팔려 오게 된 상황이더군요. 정말 기구한 버스의 운명입니다.


학교 다닐 적 기억으론 당진여객도 01년식 BM090 로얄미디를 07년에 인천에서 구입해서 도색까지 마친 뒤 노선 투입을 했었고, 그래도 별 탈 없이 차령을 다 채운 뒤 대차되었습니다. 다만 예산교통 소속의 로얄시티F/L 좌석버스들은 본래 부산도색 그대로 운행중인 상황이네요.



출신지는 저 아래 부산이고 도색도 부산 좌석버스 도색입니다만 전혀 위화감 없이 돌아다닙니다.


뭐 분명히 알고 타는 사람도 있겠지요. 저런 도색이 된 차량을 출고한 적이 없는 예산교통인데 말입니다. 실내에 아직도 부산의 흔적이 남아 있을진 모르겠네요.



다시는 버림받는 일 없이 예산에서 퇴역하길 바래봅니다.


특수한 사정에 의해 해운대 도심을 누비며 공항까지 다니던 공항버스가 저 멀리 타지로 팔려와 잘 가봐야 아산급 중소도시고 한적한 시골로 들어가는 농어촌버스가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예산에서 버림받아 다른 동네로 가는 일 없이 퇴역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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