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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 이 책을 얻게 되었는데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 아닐까 싶다. 


당진시의 수백 수천가지의 도로명에 대한 설명이 빼곡하게 들어 가 있는 책인데, 별 의미만 없고 이름만 길다고 느껴지던 도로명 주소의 위치와 작명 유래에 대한 내용이 비교적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기존의 지번주소를 대체하는 새 주소라고 도로명주소를 열심히 홍보하곤 했는데, 오히려 주소만 더 길어지지 않았나 싶다. 애초에 계획적으로 도시가 형성된 서구권 국가의 주소체계를 비 계획적으로 구불구불하게 시내와 도로가 형성된 우리나라에 도입하는 것 자체가 실정에 맞지 않는 일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일제가 100여년 전에 만들어 둔 주소체계의 개혁은 필요하다. 다만 지번주소를 대체할 수단이라며 열심히 홍보하면서 건물에만 도로명 주소를 붙이고 토지는 기존 지번주소를 그대로 사용한다는 사실은 따로 알리지 않아 아직도 혼선이 계속 된다. 여튼간에 따로 노는 반쪽짜리 도로명 주소는 과연 지번주소를 완벽히 대체 할 수 있는 신주소라 부를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


여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책을 보자.



깔끔한 표지 디자인. 당진시에서 제작하여 배포한 비매품 도서이다.


시청과 관공서 위주로 배포가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작년에 등기소 리모델링 하기 며칠 전에 어떤 민원인 아저씨가 계장님께 주고 간 걸 가지라고 해서 집으로 가져와서 나름 재미나게 보고 있다.


도로명의 의미와 주소체계부터 시작해서 고속도로 그리고 각 지역별 도로 순으로 정리가 되어 있다.



이렇게 도로명 약도 또한 수록이 되어 있어 약도를 통해 전반적인 위치 확인이 가능하다.



로(路)자가 붙는 큰 길부터 짧은 길 순으로 수록이 되어있는데 시점과 종점은 지번으로 표기되어 있다.


도로의 폭과 길이 역시 기재 된 상태이며 큰 의미가 없다고 느껴질만한 호말작골길은 옛 지명 두개를 붙여 만든 길 이름이라고 한다. 물론 실제 도로명이 사용되는 지역에 거주중인 사람들이야 쉽게 이해가 가능하겠지만 외지인이 오히려 길을 찾기엔 어려운 이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시골지역은 대부분 옛 지명이나 자연마을명을 사용한 길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700m 남짓한 작은 골목길마다 다 저렇게 길 이름을 붙이는게 훨씬 머리아프지 않을까..


지번주소가 아무리 분할 합병을 거듭하며 난장판이 되었다 하더라도 그 지역엔 특정 지번대가 자리잡고 있어 지역의 역사를 잘 모르더라도 그 지역에 조금 살았다면 대강 유추가 가능하다. 다만 도로명은 지역의 역사와 자연취락명을 다 알고 있다면 충분히 유추가 가능할지라도 명확하게 집어내기가 어려울 뿐이다.


흥덕길에서 흥덕초등학교에 대한 언급을 하는 것 처럼 길 이름의 의미를 풀어주면서 부가적으로 마을에 주요 장소에 대한 설명도 같이 부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도로명에 붙이는 설명으로 부족하다면 '알아보고 가기'라는 코너를 통해 자세히 풀어 둔 경우도 있다.



당진 최초로 세워진 교회가 있는 도로 근처에서는 교회 이야기가 나온다.


교과서에서는 볼 수 없는 지역의 소소한 역사에 대해서도 배우고 갈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이 가진 장점이라면 장점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공단이 들어서고 지가가 크게 상승한 석문면 삼화리에 약 110여년 전 교회가 생길 당시 에피소드를 과연 어디서 알아 볼 수 있을까...


책 자체는 도로명 사전이라는 컨셉을 두고 있지만 이렇게 도로의 유래가 된 지명 혹은 주요 장소와 도로 근처의 지역사(史)를 서술해 둔 모습을 보면 학생들의 학습자료로도 상당히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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