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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도서부원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도서실의 책을 관리하는 서고부원이라 하는게 좋을듯...

필자가 다니는 서야고등학교에서는 매주 첫재주 토요일에 전일제(하루의 수업을 클럽활동으로 대체함)를 시행하여, 각각의 클럽활동을 하게되는데, 도서부의 경우에는 선생님의 특별한 지도로 버라이어티한 활동이 계속된다.


이번에는 "책에 등장하는 요리를 직접 만들어보는 요리실습" 이라는 주제로 특별활동 시간을 가지게 되었는데..  현실은 냉정할 뿐이였다.. 책은 커녕 간단한 요리를 만들기위해 경쟁하였으니..

우리는 (2학년 4명, 1학년 7명. 필자는 2학년이다.) 각각 세개의 조로 나누어 요리를 하게 되었는데..
2학년 네명중 필자 혼자만 남자이고 (필자는 男도서부원의 집단 탈퇴로 스카웃되었다.) 나머지 셋은 여자...

요리를 잘 할것이라는 생각은 꿈을 깨버릴정도의 전교 1등을 다투는 L과 S..(그들도 요리와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너무 남성스러운 또 한명.. H(그녀는 축구를 즐기고 남성스러운 반면에 그녀의 남동생은 여성스럽다)


그들이 챙겨온 재료는 다 인스턴트식 뿐이다. 저기 목적을 알수없는 "어묵국용 어묵"은 무슨 영문에서 사왔는지..


그들이 아닌, 1학년 후배들이 준비해온 재료다. 떡볶이를 만들때 사용하려는 재료들.. 비교적 자연위주의 식품들이다.

기존에 실습을 하게 될 요리는 "스파게티, 떡볶이, 샌드위치" 였으나, "옥수수 치즈구이(초기만해도 이름을 몰랐다), 떡볶이, 샌드위치"로 변경되었고.. 결국 각자 팀에서 만들 요리를 팀장이 정하고, 우리팀은 "샌드위치"를 만들게 되었다.

*팀원들의 실명보호를 위해(?) 팀장들의 성만 이니셜로 분류해보았음
 팀장  만드는 요리
 S   옥수수 치즈구이
 L  샌드위치
(필자의 팀 P.S:
 필자는 팀장이 아니다.)
 H  떡볶이


우리팀의 요리재료는 정말 간단하기 짝이 없었다.. 식빵 한봉지와, 이미 준비해온 샌드위치 속 양념(?)..

공부는 반대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이런 활동은 대충이아니라 섬세하고 꼼꼼하게 하는 1人....

재료가 이것뿐인걸 안 나는 무슨 이걸로 요리를 만드느냐고 팀장 L에게 반발하였고, 팀원인 1학년 A는 가만히 보고있었을 뿐이였다.

"무슨 이거 하나만 넣고 샌드위치를 만들어? 떡볶이 만드는데에서 양배추라도 가져와서 그거라도 집어넣던지, 아님 빨리 슈퍼가서 햄이나 슬라이스 치즈라도 하나 사오는게 낫지..."

그럼에도 꿋꿋하게 L은 속만 들어간 뭔가 부족한 샌드위치를 계속 제조해나갔고..

즐거운 실습활동을 기대하던 필자에게는 실망이 앞서고 있었다..

그와중에 떡볶이팀에서 양배추를 약간 가져와서 양배추를 넣어보려는 시도를 했으나, 팀장겸 부장L과 1학년 A의 솔직한 답변으로.. 그냥 입을 즐겁게 하는 의미에서 생으로 먹고 조금은 남겨두었다.,.

그렇다면 다른팀은 그와중에 어떤 활동을 했었을까??

S의 팀은 비교적 우리보다 순조로웠다.


그나마 유일하게 레시피를 보면서 요리를 제조하는 팀이였고, 이때까지만해도 무슨 요리를 만드는지도 몰랐다.


깡통에 들은 옥수수를 일일히 따서 뜰채에 담는다..


그래도 이팀은 뭔가 제대로 나올듯 하다... 

그렇다면, H의팀은 얼마나 진행이 되었을까??

↑ 1학년이고 우리학년이고.. 모자이크 안시켜주면 난리난다.. 

H는 사진 밖을 벗어났다.. 1학년들을 시켜놓고 칼질을 하러 간건가.....
이들은 먼저 떡을 삶은뒤 조리를 할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신선한 재료로 조리를 하는 팀..


이미 삶은 떡을 찬물을 넣고 식히는중.......

그렇다면, 우리팀은 그와중에 뭐를 하고 있었는가??


L은 본격적으로 샌드위치 제조에 들어간다...... 이건 빵보다도 속이 더 많아보이는 느낌... 중간중간에 몇개 집어먹기도 했었으니... 속은 3/1이나 썼었나..;;;


양배추를 샌드위치에 넣는 시도는 과감히 실패하고, 회생방법을 찾던중 냄비를 구해와서 물을 넣은뒤 스프 분말을 넣은고, 1학년 A에게 눌러붙지않게 천천히 휘저으라 한뒤.. 잠시 순례길에 오른다. 


L이 제조중인 샌드위치와, 1학년 A가 제조중인 크림스프,,, 빵을 깔끔하게 자르고 남은 잉여분은 이후에 퐁듀처럼 찍어먹기로 결정했다..

다시, S팀

도무지 무엇을 하려는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멤버들이 다 칼을들고.... 무엇을 하려는걸까?



팀장 S는 양파를 까고, 1학년 H(팀장과 성이 다르나, 이니셜은 겹친다.) 그옆에 1학년 K...

한명은 반죽을 풀고있고, 한명은 칼을 집고있고, 또 한명은 양파를 까고있는........ 무엇을 하려는건지..;;

H팀은.. 냄비가 포화상태이다..;;ㅎㄷㄷ

결국 이들은, 특단의 조치로 냄비를 바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커다란 전골냄비로 옮겨담는다.... 빨간 국물에 하얀 떡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니... 인생은 허망하다는 생각이......(?)


다시 우리팀으로 돌아와서,

아래 사진상에서 스프 옆 왼쪽에 보이는.. 도무지 소속을 알수없던(가도 떡볶이로 갔어야 했을것이다..) 어묵을 끓이고.. 어느정도 걸쭉해진 스프를 확인한다.


스프는 맛있게 조리되어있었고, 다른팀들에게 맛을 보라고 나누어줄 준비를 한다.


그와중에 팀장 L은 샌드위치를 다 만들었다.. 속은 잔뜩이나 남았는데.......................
속의 활용방안을 찾아야한다. 절대 버리는음식은 없어야한다는 내 철칙이니라...


그릇을 구해와서 맛깔나게 스프를 담는다.. 그래도 우리팀이 조리속도가 제일 빠르구나!@!@!!!!!

S팀은.....

좀처럼 알수없는 음식을 만들고있다. 교무실 냉장고에서 안먹은 우유를 꺼내와서 붓고, 피자치즈와 양파를 함께 볶고있으니.. 이게 뭔지를 알아야.......


그들의 행진은 계속된다..  저 아래 남겨둔 반죽은 뭐하는건가??


반죽은 반죽대로, 우유와 양파 피자치즈는 그들대로 따로 조리가 되는데... 정말 무슨요리로 탄생할지...

H팀..

여기는 얼추 모습을 갖춰간다.. 역시 떡볶이는 라면스프로 간을 맞춰야한다는 말이 있듯이, 라면스프가 중대한 임무를 맏고 떡볶이로 투하되는중이다.

이제 좀있으면, 떡볶이 맛도 볼수 있겠구나!!

반대로 1학년에게 떡볶이를 맏기고, 팀장 H는 저 멀리에서 라면사리를 따로 삶고있었다.
이후 떡볶이와 함께 합방할 라면사리들....ㅋ

우리팀은 그동안 뭐를했나..


남은 샌드위치 속의 활용방안을 두고 논의하다가, 결국 샐러드(?)를 만들기로 결정하였다. 그냥먹어도 좋지만, S팀에서 남겨놓은 옥수수 조금과 아까 떡볶이팀에서 가져왔던 양배추를 썰어넣는다..

역시 내 아이디어는 대단하구나!! 자화자찬을 하고.. 금방 또 하나의 요리가 완성된다.

S팀! 드디어 뭐하는지 알겠구나!!

요리책에 나오는 그릇과 비슷한 그릇을 찾은 그들은, 오븐이 있다는 말에(관리자인 가정선생님은 없다고하셨다.) 오븐을 꺼내왔다.(L*전자의 냉장고브랜드를 달고나온 출시한지 얼마 안된 오븐이였다. 선생님조차 존재를 모르고계신  오븐이었던 것이다.)

↑"신기하다~!!"

대충 감이 잡히는데... 횟집가면 빠짐없이 나오는 스끼다시(반찬)중 하나인 바로 그것!!
횟집가서 몇번이고 시켜먹는 바로 그것이었다!!!ㅋ

H.. 라면 한가닥까지도 깔끔히...!

라면 한가닥의 소중함을 알고있는 그들이 진정한 요리사입니다.. 완전히 완성이 되었다. 제일 후외되는것은 난데없는 객들의 유입으로 모두 다 털리고 (좋은말을 씁시다^^) 잃게되고,  나는 저 알도 못먹었다는것이다.

S팀 반죽의 정체!!

오븐에 들어간 "그것" 말고, 또다른 반죽의 실체가 밝혀졌다.. 바로 부침개인데.... 이들에게는 계획에 없었으나, 누가 쓰다남은 부침가루가 발견되어 또다른 메뉴가 하나 생긴것이다.

초대받지않은 불청객, 客과의 전쟁,
사실 조리과정 중간에도 이런 사람들은 있었지만.. 완전히 습격될줄은 몰랐었다.
공식적으로 초대한사람은 3학년 선배님들에 각자가 부른 친구나 지인이 전부라고 보면 되겠지만, 온갖 음식냄새와 지나가면서 보게 된 사람들이 유입되면서(도중에 문을 잠궈버렸지만 금새 풀려버렸다.) 재난사태가 선포되었었다.

한두명이 있는걸 보고 들어오는 불청객부터 막무가내 뭐하나 밀치고 들어오는 불청객까지.. 그곳은 아수라장... 교무실에 가져가고, 선생님들께 드리려고 남겨둔 음식들까지 모두 습격을 당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일부가 음식을 숨겼지만, 역부족이였다.


초대받은손님과 초대받지않은 손님 그리고 도서부원까지 서로 얽히고 섥혀있다. 실제 인파는 이보다 더 많았다.

재난사태 속에서 지켜낸 음식들,

우리가 만든 샌드위치다.. 원래 이렇게 세개정도씩 네그릇정도가 있었으나, 초대받지않은 불청객들에게 습격당하고 이 한그릇만이 남았다.
1,2,3학년이 어우러진 재난사태가 도서부 선생님과 학생회장인 도서부 선배님에 의해 어느정도 통제가 된 후에는 딱 하나만 남아있었으니...(도서부원들이 건네준것도 있긴 하지만.. 심각한 수준이였다.)


비교적 잘 지켜낸 음식.. 맛이 없게보였나(나는 이걸 제일 맛있게 먹었다.) 제대로 사수한 양배추 콘 샐러드...
아까 만들던 스프도 잘 지켜냈었다.


이것을 조리하는 과정을 제대로 촬영하지 못했다는게 정말 아쉽다.. 어묵국.... 이것도 객들이 어느정도 떠먹었었으나, 비교적으로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있었다.


원래는 치즈가 위를 덮고있었으나, 습격해온 객들에 의해 다 파헤쳐진 잔상이다...

그렇게 S팀의 옥수수치즈구이도 성황리에 조리되었다.


그러나.. 잘 안닦이는 치즈때문에 설거지당시 고생했다는 후문이...


H팀의 먹음직스러운 떡볶이이다.. 객들에게 제일 인기가 좋았던것 같았는데.. 그래서그런지.. H가 교생선생님을 드린다고 남겨둔 이 그릇이 제일 온전했었다.


S팀의 세컨드메뉴 부침개.. 당근과 양파 옥수수가 어우러진 맛깔난 음식이다.. 세장정도가 생존해있어서 초대받은손님들과 함께 맛있게 먹을수 있었다.

도서부원과, 초대받은손님들을 위한 만찬.
어느정도 사라지긴 하였다. 그래도 서로 모여서 먹으니 그만한 특별식이 없느니라..

양배추와 옥수수를 넣은 샌드위치 속 처리용 샐러드도 모두의 찬사를 받았다.


습격을 당해서, 배불리먹기는 부족한 양이였지만 나름 만족스럽게 먹고 뒷정리를 합니다. 가사실을 담당하는 가정선생님이 참 꼼꼼한성격이라.. 특히나 정리에 신경을씁니다..


총 첨부된 사진 무려 44장, 포스팅하는데 걸린시간 2시간...
(역시 용량무제한의 티스토리다운..)
요리시간만큼이나, 글로 옮기는시간도 오래걸렸네요..;;

빼먹었던 사진...↓

S팀에서 쓴 계란이 쌍란이였다고 호들갑스럽게 저를 부르더군요(카메라..)

긴글 읽으시느냐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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