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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리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비록 전쟁으로 인해 민통선이 그어지고 선로가 다 유실되어 폐역이 되었지만 온전히 보전된 역사를 관람하던 중 '펑'하는 굉음이 들렸습니다. 예고도 없이 사격훈련을 하는건지 아니면 북에서 갑작스러운 도발을 해서 마치 포탄 터지는 소리가 났는지 싶었습니다만, 일행분이 바닥에 떨어진 새 한마리를 가리키며 말씀하시더군요.


새가 유리창에 머리를 박았답니다.



막혀있는 유리창에 머리를 박은 작은 새는 그렇게 누워있었습니다.

혹시나 순간의 실수로 세상을 떠난게 아닌가 싶어 지켜보니 잠시 후 정신을 되찾았습니다.


상당히 고통스러운지 몸을 부르르 떨더군요. 부디 다시 일어나서 날아 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가다가 살짝만 치여도 아픈건 아픈건데 참새만한 작은 새가 견디기에는 큰 시련인데 말이죠. 처음에는 털 색상도 그렇고 뱁새로 알고 있었습니다만, 뱁새가 아니라 박새라네요. 그냥 박새도 아니고 쇠박새라고 합니다.


몸을 떨다가 날개를 추스리고, 결국 다시 자세를 잡는데까지 성공했습니다.



눈만 똘망똘망 뜨고 있는 쇠박새ㅠㅠ


아직 다 크지 않은 새인가 싶었습니다만, 다 큰 새입니다. 그럼에도 귀엽습니다. 카와이합니다. 빨리 날아가라고 주변의 솔잎으르 치워보기도 했는데 날아가지도 않고 그냥 똘망똘망한 눈으로 제 손을 바라보기만 합니다. 주변에 다른 맹수의 접근을 막기 위해 쇠박새가 날아갈 때 까지 지켜보기로 합니다.


눈만 그냥 똘망똘망하게 뜨고 갸우뚱한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더니만 어느정도 정신을 추스렸는지 근처 나뭇가지 위로 날라가더군요. 죽지 않고 다시 날아가 다행입니다. 부디 유리창에 머리를 박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앞으로는 유리창에 머리를 박는 일 없이 오래오래 무탈하게 살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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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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