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1부에서 이어집니다.




대전 67km, 유구 8km


낡은 이정표만이 고갯길을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물론 차동터널의 개통과 직선화 공사로 인해 이정표상의 거리보다 최소 2~3km 이상은 단축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보통 이렇게 구길이 된 고갯길엔 타이어자국이 많습니다만..


그렇습니다. 보통 이렇게 구길이 된 고개에는 늦은 밤 와인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열심히 비비고 다닙니다만, 그렇게 높지도 험하지도 않은 고갯길인지라 그들의 놀이터가 되진 않았네요.


뭐 여튼 타이어자국이 보입니다만, 아스팔트 포장공사시 생긴 자국이 아닐까 싶습니다.



잘 올라가다가 차선을 막는 아카시아 나뭇가지..


차가 많다면 나뭇가지가 차선 안쪽으로 자라지도 않았을테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안된다는 이야기겠죠.



선형개량공사로 한참 전 구길이 된 갓길에 잘 보이진 않습니다만, 누군가가 차를 세워뒀습니다.



구길에서 바라본 새로 개통된 국도 32호선 터널(차동터널)과 그 위에 보이는 고속도로.


같은 목적지. 대전을 향해 가는 길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차도 사람도 없는 한적한 고갯길.  


덩쿨은 도로를 침범한지 오래고, 아카시아 나무 역시 차도 안쪽으로 자란지 오래입니다.



또 오십시오. 예산군입니다.


한쪽으론 예산사과, 한쪽으론 덕산온천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이상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에 저런 이정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새 고개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360m 수준의 언덕입니다.


차동이란 지명은 옛날 불왕골에 살던 효성이 지극한 차서방이 병든 어머님의 약값을 구하기 위해 산에서 나무를 하다 자던 중 꿈속에 하얀 할아버지가 계시한 산삼을 캐서 늙고 병든 어머님께 달여 드려 병을 낫게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러합니다. 차서방이 산삼을 구해왔던 그 산의 고갯길을 차동고개라 부른다고 하는군요. 이 주변 마을에 차씨가 많이 거주하는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여튼 차서방의 효심이 수백년 혹은 수천년이 흐른 지금의 세월까지 지명으로 굳어져 기억되고 있습니다.




휴게소는 이미 철거되었습니다.


고속도로의 개통 이후 폐업한 휴게소는 약 5년간 방치되어 있다가 최근에 와서 철거작업을 진행한걸로 확인됩니다. 이 길을 지나갈적마다 호두과자를 사먹었던 그 휴게소는 현재 건축폐기물 더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었습니다.



주유소 역시 철거되었습니다만, 주유소 사무실은 남아있네요. 


철거 예정인지 싶어 봤습니다만,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자연의학연수원이라는 현수막을 달고 있는걸로 보아 현재도 사용중인 건물로 보입니다.



주차장의 차선은 흔적조차 찾기 어려워졌고, 틈에서 잡초가 자라납니다.


당연히 고개 정상에서 쉬어갈 차량도 없을테구요. 휴게소마저 철거된 상태니 굳이 들릴 사람은 없어보입니다.



공주방향으로 다시 내려갑니다.



이쪽도 관리상태는 뭐..



조금 내려가다 보면 터널에서 내려오는 새 도로 그리고 고속도로와 마주합니다.


터널에서 내려오는 길도 험한 고개 수준은 아니지만, 급커브가 하나 있습니다.



가장 높은 교각이 고속도로, 그리고 그보다 낮은 교각 두개가 국도 상/하행선.


고속도로 고가도로 공사로 고갯길 선형이 조금 바뀌긴 했었습니다만, 국도 확장공사로 구 고갯길은 두 고가를 돌고 돌아서 넘어가는 형태로 변경되었네요.



그렇게 구 고갯길은 녹천1교차로를 통해 새 도로와 연결됩니다.



기존 2차선 구간의 대부분이 확장되어 현재도 도로로 이용중이지만, 이렇게 통제된 구간도 보입니다.



살짝 공간이 있기에 기어들어가 봅니다.



완전히 버려딘 도로 위에 차 한 대.


저 넓은 길을 달리는 사람들이 보곤 대체 뭘 하는 사람인지 싶겠죠.



아스팔트 포장 역시 끊겨버리고, 전봇대가 폐쇄된 도로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더이상 가고싶어도 갈 수 없는 도로가 되어버렸네요.



아쉬움을 뒤로하고 2014년 12월 개통된 차동터널을 거쳐 집으로 옵니다.


총 연장 560m 수준의 터널입니다. 고갯길과 비교하자면 최소 5분 이상의 시간이 단축되리라 판단됩니다.



- 끝 -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


일반국도 제 32호선은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의 만리포에서 시작하여 대전광역시 한복판인 서대전네거리까지 이어지는 국도입니다. 본래 경북 문경(점촌)까지 연장하려는 계획이 있었으나 예산부족으로 대전-문경 구간은 국가지원지방도로 지정되어 각 시,도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태안에서 문경까지라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동에서 서로 횡단하는 다른 동서축의 국도에 비교하자면 꽤 짧고 전국적인 인지도는 거의 바닥수준인 국도입니다. 그래도 고속도로 개통 이전에 충남 서북부 권역에서 대전으로 가기 위해선 필히 거쳐야 하는 국도입니다.


90년대 중후반부터 왕복 2차선인 국도의 시내구간은 우회하고 4차선으로 확장하기 위한 공사가 꾸준히 진행되어 왔습니다. 현재는 공사가 진행중인 만리포 종점 일부구간을 제외한 전 구간의 왕복 4차선 확장공사가 끝났습니다.



이러한 국도 32호선을 대표하는 고갯길이자 

가장 최근에 확장공사가 끝난 '차동고개' 구간이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차동고개는 예산군 신양면 - 공주시 유구읍을 잇는 작은 고개입니다. 산을 타고 올라가는 약 10km 구간이 2014년 12월 29일자로 확장 개통되었습니다. 험하다는 여타 다른 고개에 비한다면 선형개량도 비교적 잘 된 편인지라 명함도 내밀지 못하지만 그래도 완만한 선형을 가진 이 국도 구간에서 손에 꼽는 난코스입니다.



국도 제 70호선과 분기되는 칠성암 삼거리에서 출발하여

산 정상의 차동휴게소를 거쳐 확장구간에 편입된 녹천교차로까지가 이번 탐방 구간입니다.


사실 차동1이니 녹천1이니 교차로 이름에 아라비아 숫자를 붙여두었는데, 2교차로는 없습니다. 대신에 터널에서 이어지는 교량에 2교라는 이름을 붙였네요. 고로 중요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겠죠.



칠성암 삼거리에서 대덕교차로 구간은 이미 2008년에 국도에서 폐지된 구간입니다.


2008년 4차선 확장공사 개통 이후 신양면 소재지를 외곽으로 돌아서 나가기에 구길이 되어버렸죠. 그럼에도 국도시절 주요 경유지별 거리를 나타내주는 이정표는 별 탈 없이 서 있습니다.


지나가는 차도, 사람도 없습니다. 그 흔한 경운기 하나 없는 적막한 도로입니다. 



'대전'이 종점인 고속도로가 저 하늘 높이로 지나갑니다.


물론 국도 제 32호선이 확장공사 이후로 선형도 괜찮아지고 고속도로나 별반 다를게 없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되었습니다만, 험난한 차동고개는 그대로였기에 고속도로 개통 이후 대전 혹은 그 이남으로 내려가는 차량들은 거의 대다수가 고속도로를 이용하게 됩니다.


그나마 유구읍에 거주중인 주민들이나, 고속버스 노선으로 전환되고 겨우 몇개 남은 대전 혹은 공주로 향하는 노선을 타는 시외버스 혹은 하루에 몇회 운행하는게 전부인 농어촌/시내버스가 이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의 전부가 되겠지요.



대덕교차로에서 구길의 흔적은 사라집니다.


확장된 4차로에 종전에 차량 통제를 위해 그려두었던 중앙선과,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키고 있는 주유소가 존재하긴 합니다만, 그 시절 그 모습은 더이상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뻥 뚫렸습니다.


사실상 고속도로 개통 이후 고속도로로만 대전 혹은 그 이남을 다니다 보니 차동터널 개통이후로는 사실상 처음 방문하게 되었네요. 종전에는 고갯길을 넘어다니던 시외버스 역시 요즘에는 터널을 이용하는걸로 보입니다.



2010년 5월. 다음 로드뷰.


저 멀리 보이는 높은 교각만이 같은 장소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름드리 은행나무도 모두 잘려나갔고, 저 옆에 보이는 창고는 현재 길바닥이 되어있겠죠. 



바로 옆. 차동리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 나름 번듯하게 확장 그리고 포장이 되었습니다.


평범한 마을 진입로가 교차로로 승격된 모습을 여러분께서는 보고 계십니다.



그냥 작은 다리를 건너서 진입하던 마을 진입로는 상당히 복잡해졌습니다.


기존의 도로는 확장구간에 편입되었고, 은행나무가 있었던 자리. 그리고 그 옆에 붙어있었던 논이 매립되어 지금 제가 서 있는 도로가 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을 이야기 하자면, 확장 전에 과속 단속용 카메라가 설치되어있던 그 자리에 교차로가 생겼고, 그 교차로에 신호위반까지 같이 잡아내는 단속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옛 고갯길 진입을 위해 특별히 새로 깔아준 도로입니다.


비록 본인처럼 취미생활로 구길을 타는 경우가 아니라 단순히 이동을 목적으로 이 길을 다닐 사람은 없더라도 산 중턱에 거주중인 신양면 차동리 주민들이나 유구읍 녹천리 주민들에게는 꼭 필요한 도로겠죠.


이정표 이후부턴 기존의 2차선 도로가 계속 이어집니다. 옛 로드뷰 이미지를 확인한 바 기존 도로 우측으로 성토를 해둔 모습이 확인됩니다.



고갯길 구간에 진입합니다.


확장공사 마무리 직전 포장을 새롭게 한 듯 보입니다. 이 도로가 폐쇄되기 전까지 앞으로 새롭게 포장공사를 할 일은 없겠지요. 노면만 깔끔할 뿐 수풀이 가드레일을 다 집어삼킨지 오래고 나무도 막 자라버린지라 그냥 노관리 그 자체입니다. 


2부에서 이어집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