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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밤. 화성휴게소를 거쳐 하염없이 떠돌고 떠돌다가 화성 어딘가에서 현대기아로라는 도로명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고는 이 길을 타고 쭉 가다보면 현대기아차 연구소가 나오겠지 하는 마음에 눈이 오던 새벽에 그냥 쭉 직진을 해 보았네요.


뭐 직진을 하니 나오긴 합니다. 가는 길목에 공업사 이름이 현기공업사.. 여튼간에 강남 봉은사로에 교회가 있는 애매한 상황처럼 현대기아로에는 다행스럽게 다른 자동차 관련 시설은 없었습니다.






늦은 밤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작디작은 모닝 그리고 i10부터 시작해서 엑시언트와 유니버스 그랜버드까지 죄다 이곳을 거쳐갑니다. 최근엔 MDPS 커플링 문제로 말도 탈도 많은 현대차 그리고 기아차지만 나름대로 국가를 먹여살리는 핵심산업 그 중심에 서 있습니다. 입구에서 더 들어가면 경비초소가 있는 정문이 따로 있긴 합니다만, 이 안을 대우차로 들어가긴 애매한 상황이니 그냥 앞에서 구경만 하고 맙니다.



여러분은 지금 대우차가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 주춧돌 앞에 선 상황을 보고 계십니다


눈도 내리고 인적도 없는 그곳에 남는건 대우차의 바퀴자국 그 하나 말고도 없을겁니다. 가끔 R&D 모터쇼를 비롯해서 기술연구소의 일부를 일반 대중에 공개하는 행사도 종종 있습니다만, 그런 시기가 아니고서 명절을 앞둔 밤에 갑자기 찾아오는 사람을 반겨 줄 일도 없겠죠.



찾는 이는 없지만, 가로등 불빛은 화려합니다.


차 한대도 지나가지 않고, 적막하고 고요한 늦은 밤. 근처 공단에서 불어오는 바람엔 화학약품 냄새만 가득합니다. 딱히 더 있을 이유도 없고 이상한 냄새를 맏고 싶은 생각도 없으니 빨리 빠져나가기로 하네요.



바로 위를 지나가는 송전탑에서는 노이즈가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지지지지지직직직직지깆기........ 화학약품 냄새 그리고 지지직 거리는 소리가 듣기 싫으니 어여 빠져나가기로 합니다.



현대기아로를 타고 종점까지 갔습니다. 고목 한그루와 잘 지은 마을회관이 보이는군요.


당진에도 같은 지명이 있는지라 그냥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합니다. 장안면 석포리입니다. 당진 관내에도 송악읍 석포리가 있지요. 이주단지 기지시등으로 땅값이 핫한 송악읍 지역 내에서도 이전과 같은 촌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네이긴 합니다만, 여기 석포리도 뭐 비슷하긴 하네요.


늦은 밤 고속도로엔 교통량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1차선 정속주행을 일삼는 사람들도 보이구요.



그렇게 집에 오던 길, 십만 일천키로의 벽을 넘어섭니다. 약 일주일만에 천키로를 탔습니다.


천키로던 만키로던 앞으로는 부디 멀쩡하게 타고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슬슬 차가 돈을 달라 하는 부분이 생기고 미세누유도 여기저기서 보이기 시작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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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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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 그리고 눈구경이 힘든 일부 경상도지방에는 눈이 얼마 내리지 않았다 합니다만, 수도권 이남으로는 눈잔치 그 이상의 눈잔치를 보여줬었죠. 호남권 최대 도시인 광주 역시 폭설로 도심이 마비가 되었고, 서천에는 30cm 가까운 눈이 쌓였다고 합니다. 당진은 그정도라 명함은 내밀지 못하겠습니다만, 그래도 참 많이 왔습니다.


울릉도 제주도처럼 섬 전체가 마비되는 수준은 아녔지만, 이 작은 동네 역시 폭설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설작업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 아파트 진입로..


경비아저씨 혼자 치우기엔 상당히 버거운 수준입니다. 그렇다고 막상 염화칼슘을 뿌려대고 치워봐야 금방금방 쌓이는 상황이니 손 대봐야 득될게 하나 없습니다. 화요일 오늘도 오전엔 내내 눈이 내리긴 했으니 아직도 진입로 위엔 눈이 쌓여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꽤 녹았습니다.



골목길은 더 심각하더군요. 

나름 제설차 빙의해서 차도 사람도 지나간 흔적이 없는 골목길로 들어왔습니다만..


차가 그냥 푹푹 빠집니다. 결국은 밀고 온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차가 그냥 서버리네요. 어느정도 사람이 다닐만큼 눈을 치워둔 다음에야 차가 움직입니다. 그렇게 서너번 골목길로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했네요.



30cm까진 아니고, 약 20cm정도의 적설량을 보입니다. 발이 푹푹 들어갑니다.


보통 눈이 오면 신나서 날뛰는 동네 개들이 보일법 합니다만, 백구급 중형 대형견이 아닌 동네 발바리들이 다니기에는 눈이 꽤 많이 쌓였습니다. 발은 푹푹 들어가고 신발 안은 다 젖어버렸습니다. 그냥 장화나 부츠같은 목이 긴 신발이 아닌이상 답이 없어보이네요.



저러고 집에 돌아오니 휠도 눈으로 뒤덮였습니다. 쿡쿡 눌러서 빼자니 빠지지도 않네요.


여튼 신개념 휠튜닝은 생각보다 볼만 합니다만, 연비저하와 밸런스 불균형으로 인한 고속주행시 떨림현상을 불러옵니다. 자연적으로 놔두니 화요일 오전 출근길까지 붙어있더군요. 결국 화요일 오후에 다 녹은걸 확인하긴 했습니다.



사실상 아무도 오지 않는 화물차휴게소라 쓰고 공터라 읽는 곳에서 열심히 굴렀네요.


미끄러지기도 하고 드리프트 놀이도 해보고 급하게 풀 브레이킹을 해서 드드드드득 소리와 함께 작동하는 ABS 기능을 재미삼아 느껴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약 30분정도 놀고 지하주차장에 박아뒀습니다.



그러곤 오후 아홉시가 다 된 시간에 잠시 시내에 나왔습니다만, 굴삭기로 눈을 퍼냅니다.


사실 시내 구석구석은 암만 상인들이 자기 가게 앞 눈을 쓸고 해도 답이 없었거든요. 결국 늦은 밤에 굴삭기가 진입해서 눈을 쓸어담고 있습니다. 다른 방향으로 돌아서 들어오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굴삭기가 한번 쓸고 간 자리는 깔끔하더군요.


2016년 초, 다시 겨울이 찾아오기 전까지 눈이 내릴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찜통같은 여름엔 아마 1월 어느 주말, 굴삭기로까지 눈을 퍼내던 오늘날을 그리워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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