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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고 밖으로 나간지 어언 1년이 지났습니다. 


그냥 살 걱정에 1년 전 무작정 도로 위로 나가서 산전수전 다 겪었고, 시/군으로 따지자면 웬만한 동네는 거의 다 비집고 다녀봤습니다. 한국지리를 좋아하고 돌아다니는걸 좋아해서 예상 외로 적성에 맞았고 지금도 재미나게 전국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행도 다니고 돈도 벌다보니 아직 통달하기엔 멀었지만 지금은 웬만한 수도권 및 근교 요충지들과 지방의 주요 스팟은 어느정도 안다 자부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동만 들어도 대략적인 위치가 머리에 그려지기 시작합니다.


열심히 돌아다니던 중 직접 오더를 올리고 영업을 할 수 있는 지사창 개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단톡방의 한 기사님 소개로 지사창을 내게 되었습니다. 카카오드라이버같은 상담원을 거치지 않는 시스템을 제외한 거의 모든 대리운전 및 로드탁송 시스템은 전화로 오더를 넣은 뒤 상담원이 프로그램을 통해 오더를 등록하고, 그 오더를 주변의 기사가 배차받아 운행하는 형태로 운영됩니다. 


물론 당신이 으으리를 부르던, 좌우로정렬을 부르던 앞뒤가 똑같은 번호로 대리운전을 부르던간에 그 회사 기사가 배차되는 경우는 소수고 근처에 있는 제 3의 다른 회사 기사님이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의 귀가를 책임져 주실겁니다.


그런고로 자사 기사를 둔 업체들도 존재하지만, 소속기사 없이 지사를 내어 배차를 할 수 있는 지사창을 받고 전화번호 회선을 개설하여 명함을 뿌리며 영업하는 회사들도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그 중 다수는 기사 본인이 부업삼아 하는 경우이고요. 추천인 적립이 된다며 홍보하는 다단계 대리운전 어플 역시나 피라미드 최상단에는 지사창을 가지고 콜수와 수수료로 이득을 보는 누군가가 있습니다.



뭐 여튼 오랜 기다림 끝에 저 역시 오더의 공유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제 지사 상호는 '개꿀전국탁송대리' 전화번호는 '1666-8648'입니다.


스마트폰용 프로그램과 PC용 프로그램이 있는데, 상당히 복잡합니다. 몇번의 테스트를 통해 기본적으로 오더를 등록하고 배차하는 방법을 익히고 있구요. 1666으로 시작하는 대표번호는 저를 대신하여 오더를 등록해줄 콜센터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 본격적인 홍보가 필요하겠죠. 명함이나 홈페이지 그리고 영업과 관련하여 준비해야할 부분이 꽤나 많습니다만, 차근차근 시간이 날 때 하나씩 준비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지사창 개설로 큰 돈을 벌 수 있으리라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전국을 누비며 영업 역시 열심히 다녀봐야겠습니다. 열심히 다니는 만큼 성과가 있겠죠.


P.S 지사명을 뭐로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선택한게 개꿀. 두자리에 딱 달라붙는 단어. 급식체와 함께 나름 튀는 홍보를 할 수 있는 이름이다 싶어서 결정하게 되었음. 아 물론 다른 이름들이 많이 나왔지만, 결정된게 개꿀. '마일리지 10% 적립! 오! 개꿀 ㅇㅈ? 어 ㅇㅈ.' 물론 대리운전을 부르는 주된 연령층이 40대 이상인지라 어느정도 중장년층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형태로 방향을 틀어 저런식의 개꿀 마케팅을 활용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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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생각보단 일이 잘 풀리긴 했습니다만, 정말 오랜만에(?) 프레임이 썩어서 뒤뚱거리는 렉스턴과 유리가루가 들어오는 1.2톤 봉고트럭 이후로 길이 기억에 남을 차량을 타게 되었습니다.


수출을 위해 송도유원지로 가는 차량치곤 생각보다 단가가 좋아 오더를 잡고 출발지로 이동했는데, 차종이 그레이스라는 사실과 차량이 있는 주소지만 알고있던 제 눈에 보이는건 멀리서 봐도 크게 망가진 현대의 원박스형 승합차 그레이스였습니다. 저거말고 다른 그레이스는 없었습니다. 



어... 이걸.. 타고가라구요?


그렇습니다. 이 차라고 합니다. 미리 시동을 걸어두셨더군요. 이 그레이스가 맞다고 합니다. 이런 상태로 갈 수 있느냐 물으니 사고가 난 뒤 여기까지 큰 문제 없이 끌고 왔다고 합니다. 뭐 그래요. 다시 돌아갈순 없으니 타고 넘어가야만 합니다. 나름 그래도 뉴그레이스 후기형입니다. 거기에 85마력짜리 터보엔진이 올라간 15인승 투어 모델입니다.


등록증을 보아하니 2002년 12월식이고, 2003년 1월 2일에 등록했던 차량이더군요. 15인승 승합차가 비교적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고 있다보니 고쳐서 계속 타거나 중고로 내다 팔아도 큰 문제는 없어보이는데, 결국 한국땅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운전석 문짝과 차체의 도장이 다르긴 한데.. 차체도장은 제치인가 연비스티커가 붙어있네요.


뻥연비이긴 하지만, 연비스티커도 아주 온전한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따진다면 복합연비가 한 7km정도 나오려나 모르겠네요. 보통 수출을 위해 매입하는 승합차들의 경우 노란차들은 얼마 이상 감가후 매입하고 다른 색을 칠해서 나가는걸로 알고있는데, 아마 다른 색상의 도료가 칠해진다면 곧 떨어질 운명의 연비스티커입니다.



뭐... 앞유리도 크게 깨져버렸고. 본넷 역시 우그러들었으니 와이퍼 역시 따로놉니다.


그리고.. 우측 사이드미러도 깨져서 도망갔네요.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동그란 보조거울이 있어 저 보조거울에 의지해서 갔습니다. 주행중엔 크게 문제될건 없었습니다.



다행히 겉에만 저럴뿐이지 주행하는덴 아무런 문제가 없네요.

나름 후기형이라지만 깡통모델이라 계기판에는 RPM게이지가 없습니다.


조수석 문까지 살짝 접혀서 바람이 새어 들어오는 소리와 잔해물 무언가가 차체를 탁탁 차체를 치는 소리가 나긴 합니다만 그거 말곤 달리는데 전혀 이상이 없습니다. 그나저나 주행거리도 이제 겨우 13만km를 넘어가고 있는데, 정말 수출로 떠나보내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계는 죽었고.. 오디오는 다른 차량의 2din 데크를 올려놓았습니다.


오디오 역시 비슷한 시기에 나온 승용차종에 달려있던 물건으로 보입니다. CDC 버튼까지 있는걸로 보아 나름 고급 오디오가 아닐까 싶네요. 당연하게도 히터도 잘 나옵니다. 신기하게도 도어트림에 붙은 윈도우 스위치는 우드그레인이 적용된 부품이 달려있는데, 계기판부터 센터페시아까지 이어지는 대시보드 판넬은 그냥 싸구려틱한 검디 검은 물건입니다.


우려와는 달리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확인해보니 방향지시등 전구 소켓이 소리의 원인이더군요.


저 배선과 깨져버린 방향지시등 일부가 바람에 의해 차체를 툭툭 치면서 나던 소리였습니다. 딱 봐도 성하지 않은 모습 빼고는 다행스럽게도 멀쩡한 차량이였습니다. 유리가루가 들어오던 차도 아니고, 그렇다고 뒤뚱거리며 가는 차도 아녔습니다.



동그란 볼록거울에 의지해야만 했기에 주차가 조금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그레이스와의 작별인사를 나누고 돌아갑니다. 한국을 떠날 시점에서는 깔끔하게 고쳐져 있을테고, 색도 바뀌어 있겠지만 말이죠. 부디 타국에서 만날 새 주인과 함께 오래오래 별 탈 없이 굴러다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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