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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오펠의 카데트를 다듬어 출시했던 차가 대우의 르망.


그 르망을 약 10여년동안 지지고 볶아가며 팔던 대우는, 르망 차체에 편의사양을 추가하여 1994년 5월에 4도어 세단 모델은 '씨에로'라는 이름으로 3도어 및 5도어 해치백 모델은 '넥시아'라는 이름으로 정체불명의 차량을 내어 놓습니다. 


물론 씨에로와 넥시아 역시 르망의 페이스리프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모델인지라 엑센트 아벨라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했고 1996년 11월 라노스의 출시로 약 2년간의 짧은 판매를 마친 뒤 사라졌지요. 그 이후로 최근까지도 우즈베키스탄의 라본(RABON)에서 생산하여 판매했지만, 여튼 국내에선 듣보잡 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녔습니다.


물론 많이 팔리지도 않았고, 대다수가 수출길에 오른지라 씨에로와 넥시아는 정말 포니급으로 보기 드문 차량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렇게 보기 힘든 넥시아를. 그것도 3도어 모델을 우연히 목격했습니다.



경기59 지역번호판을 달고 좌회전을 대기중인 넥시아 3도어.


번호판 상태도 양호하고, 크롬몰딩이 조금 벗겨진걸 제외하곤 관리상태가 매우 양호합니다. 씨에로/넥시아치고는 끝물인 1996년 6월에 등록된 차량이더군요. 22년 넘는 세월이 무색한 수준입니다. 



나이 좀 있으신 아저씨께서 운행을 하고 계셨습니다.



저랑은 방향이 다르니 잠시동안의 만남을 뒤로하고 제 갈길을 갔네요.


부디 오래오래 주인아저씨 사랑을 듬뿍 받으며 대한민국 땅에서 달려주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180515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진사리 기남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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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에서 울산. 울산에서 다시 청주로 올라가던 길이였습니다. 눈물램프로 유명한 후기형 SM525V를 이끌고 경부고속도로 구미근방을 지나고 있던 때 입니다.

2차선을 유유히 달리고 있던, 뭔가 익숙하지만 보기 힘든 차 한대가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르망입니다. 97년까지 생산되었던 뉴 르망도 아니고 오리지날 구형 르망입니다.


사실상 독일차. 90년대 중반 중고차 수출 붐에 의해 사라진 르망.

눈을 의심하고 다시봐도 르망이 맞습니다. 거기에 구형 지역번호판도 어디 하나 훼손된 흔적 없이 잘 보존되어 있더군요. "서울 1 쿠 6***"이란 번호판을 단 구형 르망은 서른살이 넘은 노장임에도 고속도로를 자랑스럽게 달리고 있었습니다.

차주분은 분명 나이가 지긋하지 않으실까 싶어 보니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정도로 보이더군요. 여튼 그러했습니다.


오펠의 카데트 E형을 기반으로 탄생한 월드카 르망.

팬타-5, 밴, 이름셔와 같은 다양한 파생모델들. 그리고 우즈벡에서 2015년까지 생산되었던 씨에로 역시 르망의 부분변경 모델 수준인 차량이였으니 80년대 탄생한 명차는 2010년대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었습니다.

물론 91년 이후 부분변경 모델인 신형르망을 보는 일도 얼마 팔리지 않고 단종되어버린 씨에로와 넥시아를 보는 일도 사실상 로또급 확률을 자랑합니다만, 과연 박물관이나 일부 소장용 차량을 제외하곤 살아있을까 싶었던 초기형 르망이 엠블럼 하나 성한곳 없이 살아있다는 사실은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비록 갈 길이 멀었던지라 르망과 오래 달리진 못하고 헤어졌지만, 건강하게 고속도로까지 올라오는 노장께서 오래오래 보존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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