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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이어집니다.



인적은 없고, 그렇다고 변변찮은 인도조차 없는 길을 쭉 따라 들어갑니다.


바람은 그저 매섭고, 과연 공원에 들어간다 한들 사람이나 있을련지 싶기도 하더군요. 그래도 이왕 온거 죽이되던 밥이되던 들어가보도록 합니다. 길은 구불구불. 차소리도 사람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막한 숲속.



올라가다 보니 이 무서운 길의 끝(?)이 보이는듯 합니다.


마침 두려움이 극에 달하던 이 시기에 한국에서 전화가 왔네요. 해외에 나가있는 줄 모르는 분이 주셨던 전화입니다. 그렇게 전화를 받으며 다시 심신이 안정되었고, 고지를 향해 캐리어와 함께 잘 걸어갔습니다.



휑.. 합니다만 주차장엔 드문드문 차량들이 보입니다.


곧 아주머니 한분께서 차량에 탑승하시곤, 시동을 걸어 제 갈길을 가셨습니다. 그렇습니다. 홋카이도 관광에서 제일 애매한 시기인 4월 초에 비록 아오바공원을 찾는 관광객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지만 치토세시  시민들은 간단한 조깅코스로 애용하고 있으셨습니다.



호시자키(HOSHIZAKI) 업무용 차량에서 시동을 건 채로 낮잠을 주무시고 계십니다..


처음엔 무슨 환경운동 단체인가 싶었습니다만, 찾아보니 세계적인 상업용 제빙기 브랜드라고 합니다. 창업 이후 제빙기와 빙삭기같은 얼음과 관련된 제품들을 만들어 왔고, 호프집에서 시원한 생맥주를 따라주는 디스펜서 역시 호시자키 제품이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알게 모르게 올 여름에 호시자키 제품에서 나온 얼음으로 만든 팥빙수를 먹었을 확률도 있겠습니다.


뭐 여튼 국내에도 지사가 있고, 나름 글로벌 대기업 사원분이신데.. 얼마나 과도한 업무가 저 아저씨를 괴롭혔으면 한산한 공원 주차장에 와서 짧은 낮잠을 자고 가는걸까요. 



아오바공원의 가이드맵입니다.


두군데의 야구경기장과 육상경기장 그리고 캠핑장을 비롯하여 공원 전반에 체육시설들로 가득합니다.



공원 중앙의 분수는 역시나 가동이 중단된 상태.


그냥 벤치에 앉아서 조금 쉬다 가기로 합니다. 착륙을 준비하며 공항 주변을 저고도로 비행중인 비행기들의 모습도 보였고, 그저 바쁘게 지나가는 아저씨와 유모차를 끌고 천천히 공원을 도는 젊은 아줌마도 볼 수 있었습니다.


분수대가 가동하는것도, 그렇다고 수풀이 울창한것도, 역사적인 유적지가 있는것도 아닌 이 공원에 찾아온 외쿡인 관광객은 저 혼자밖에 없었습니다. 아마 지금쯤 가면 정말로 다른모습이겠죠.



그래도 공원으로 올라오기까지 멀리서 본 사람의 수보다, 공원에서 본 사람의 수가 많았습니다.



휑한 농구장과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


요즘같은 시기라면 밖에 나와서 뛰어노는 아이들도 많겠죠. 다만 우리내 2월말~3월초 기후를 보이는 4월 초의 홋카이도에선 미친듯이 나와서 노는 아이들을 볼 수 없었답니다.



추천 산책로가 세가지가 있습니다.


공원을 넓게 한바퀴 돌고 오면 5km 코스가 완성된다고 하는군요. 공원으로 올라오기까지도 시내에서 꽤나 걸어왔지만, 상당한 면적을 자랑하는 공원인지라 넓게 한바퀴를 돌고 오는것도 무려 한시간 코스입니다.


다만 곧 비행기를 타러 갈 운명이고, 캐리어까지 끌고 굳이 걷고싶지 않기에 들어왔던 입구가 아닌 코스가 시작되는 길을 통해 다시 치토세 시내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아오바공원 내 육상경기장이 보입니다.


파란 트랙 그리고 작은 관중석. 아직은 뛰어다니기 이른 계절이지요. 그나저나 우리나라는 육상부가 존재하는 학교와 육상선수들은 꽤 많이 보이는데, 신체조건의 한계인지 다른 종목에 비해 지원이 그리 많지 않은건지 대한민국 육상은 마라톤을 제외한 종목의 세계대회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진 못했습니다.


다만 우리와 신체조건이 비슷한 일본은 이번 리우올림픽의 4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얻었고, 언젠가 우리나라 선수들도 육상경기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을 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다만, 경기장 건너 길은 비포장입니다.


전날 눈이 내렸었고, 곳곳에 물웅덩이와 진흙탕이 보였기에 다시 왔던길로 되돌아가기로 하는데.. 어느 일본인 할아버지께서 뭐라고 말을 거십니다.


말을 이해하지 못하니 외쿡인인걸 눈치채시고 영어와 핸드폰의 번역기 어플로 대화를 이어갑니다.


이래저래 "저는 한쿡인 관광객이고, 길이 좋지 않아서 돌아가려 합니다."


라는 내용을 전달했고, 할아버지께서는 캐리어 가방을 보시더니만 공항에 가는 길이냐 물으십니다.


다음 일정은 공항이라고 하니 할아버지께서는 "조또마떼 wait a moment"라는 말을 남기십니다.



아까 봤던 육상경기장에 부속된 건물입니다. 


치토세시 육상협회 사무실과 공원 관리사무소가 소재한 이 건물에 들어가셔서 여성분과 뭐라뭐라 대화를 하시더니만 곧 나오십니다. 가방을 트렁크에 싣고, 차에 타라고 하십니다ㅠㅠㅠ


전말은 그렇습니다. 


육상협회 사무실에 찾아오신 할아버지께서, 협회 사무실 앞을 캐리어를 끌고 지나가는 관광객이 불쌍해 보이셨는지 공항까지 태워다 주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동안 여행을 다니며 이런 은혜를 입는 일은 사실상 처음입니다.



할아버지께서 타고다니시는 차량은 작은 소형차였습니다.

미쯔비시 6세대 미라지 해치백입니다.


번역기의 TTS 기능을 활용하여, 사진 촬영에 대해 양해를 구한 뒤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곤 정말 하고싶은 말들을 번역기에 입력하여 들려드리고, 잘 이해하시지 못하는 부분은 다시 한번 더 들려드리곤 했네요.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는 이미 입이 닳도록 했고 번역기를 통해 전달한 내용은 '친구도 미쯔비시 차를 탄다' '그동안 대마도와 큐슈지방 여행을 다녀봤는데, 어르신이 베푸신 은혜덗에 홋카이도가 가장 기억에 남을것이다.' 등등이였습니다.



차는 도로를 달리고 달립니다. 어르신께서는 안전운전을 하고 계십니다. 


라디오에서는 한시를 알리는 시보음이 흘러나오고, 모닝구무스메의 노래가 흘러나오더군요.


그렇습니다. 그저 한사람의 선행일지 몰라도, 이 경험담을 보는 수많은 사람들에겐 치토세시 더 나아가 홋카이도와 일본의 위상을 드높이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르신께서 저를 공항까지 태워다 주시는 모습을 보고 내가 사는 지역 그리고 국가의 위상을 드높이는 일은 아주 작은곳에서 시작한단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물론 저도 이 이후로 이런 일이 생긴다면 외국인들을 목적지까지 모셔다 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사는 동네가 동네인지라 일을 하러 와서 자리잡은 외국인들 말고는 보기가 힘드네요.



공항까지는 승용차로 약 15분.


어르신께서는 7.4km나 되는 먼 거리까지 차로 태워다 주셨습니다. 작은 친절을 베풀어 주셨을지 몰라도 제겐 이 여행기에 핵심이라 생각될 정도로 4일간의 여행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손에 꼽습니다.


최근 오사카의 '시장스시 난바점' 직원들이 한국인 관광객들과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지나치게 와사비가 많이들어간 초밥을 주고, 그 초밥을 먹으며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며 웃고 즐긴다는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어회화가 현지인 수준만큼 가능한 관광객들은 대판 싸우고 나온다지만, 그렇지 않은 관광객들은 속절없이 와사비 테러를 당하고 바가지요금까지 덮어쓰고 온다고 하는데 이 문제가 일본의 TV프로그램에서 다뤄지기까지 했다고 하는군요.


오사카의 시장스시집이나,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터무니없는 바가지를 씌우는 우리나라 상인들 역시 자신의 접객매너 그리고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외국인 관광객에겐 그 지역 더 나아가 그 나라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일이니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렇게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잠시 정차할 곳을 찾지 못해 두바퀴를 돌았네요.


그렇게 정차할 공간을 찾은 뒤, 어르신과 작별인사를 나눕니다.



어르신께서는 왕년에 마라톤 선수로 활동하셨고, 코치생활도 꽤나 오래 하셨답니다.


현재는 육상협회 간부로 계시다고 하시더군요. 짧은 시간, 그냥 헤어지기는 아쉬운지라 어르신께서 명함을 건네주십니다. 저도 티스도리닷컴 명함을 건네드리고, "프레젠또!!"라 외치며 캐리어 가방을 잽싸게 열어 하코다테에서 사왔던 다과 선물세트 하나를 건네드렸습니다.



치토세육상경기협회 사무국장 노다 요시사토.


사무국장 명함을 주셨습니다만, 홈페이지에 들어가 조직도를 확인해보니 총무와 재정위원장 업무까지 수행하고 계셨습니다. 어르신께서 전자기기에 익숙한 자녀분을 통해 티스도리닷컴에 들어오셨을지 아니면 한국인 관광객을 태워주고 명함을 교환했다고 주변 지인분들께 보여드리며 자랑을 하셨을진 모르겠습니다만, 아직도 저는 이 명함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홋카이도에 다시 찾아간다면, 꼭 다시 한번 뵙고싶습니다.


40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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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이어집니다.


시계탑에서 호텔은 그냥 한블럭 거리에 있습니다. 쉬엄쉬엄 걸어서 호텔로 들어가 체크인 절차를 밟은 뒤 방을 배정받는 형태더군요. 11층에 1120호를 배정받았습니다.


작년 후쿠오카 여행 당시엔 한국어가 어느정도 가능한 직원분이 계셨고, 한국어로 번역된 안내문도 있어서 이해가 쉬웠습니다만 이번에 묵은 네스트호텔에는 일어 아니면 영어 능통자 말고는 없었답니다.



방은 조금 협소합니다.


그래도 뭐 혼자 묵을 방인데.. 딱히 넓던 좁던 상관 없지요. 비흡연자임에도 흡연실만 빈 방이 남아있어서 흡연실로 들어왔네요. 뭐 여튼 담배냄새가 어느정도 쩔어있긴 했습니다만, 딱히 참지 못할 수준은 아녔습니다. 


속 창문을 열면 굉장히 환하답니다. 정말 골때리는게 밤에 저 문을 열어두고 자다가 창밖이 환해서 일어나니 오전 4시 56분.. 그렇습니다. 동경 표준시보다 최소 한시간은 빨라도 될 것 같은데 말이죠.



침대에 카메라 가방부터 제쳐두고 일단 짐을 풀어봅니다.


핸드폰도 잠시 충전을 시켜두고요. 티비 채널도 이리저리 쓱 한바퀴 돌려 본 뒤, 다시 객실 밖으로 나섭니다. 푹 쉬고싶어도 쉴 수 없지요. 한가지라도 더 보고 오는게 목적이니 말입니다.



엘리베이터에 탑승합니다.


히타치에서 제작한 80년대 스타일의 엘리베이터입니다. 아니 80년대에 제작된 엘리베이터겠죠. 나름 컴퓨터로 컨트롤을 한다고 자랑스럽게 적어둔 걸 보면 당대엔 먹어주던 승강기가 아녔나 싶네요.


요즘 엘리베이터는 도착 알림음으로 음성 혹은 경쾌한 멜로디나 효과음이 이용되는데, 이 시절 엘리베이터는 조금은 소름끼치는 종소리입니다. 어릴적 살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대해 영 좋지 못한 추억이 많아서 엘리베이터에서 나는 종소리는 뭔가 듣고싶지 않습니다.



삿포로역 남쪽출구 방향으로 잘 가다가 방향을 틀으면 뭔가 웅장한 건물이 보입니다.


호텔에서 약 5분거리에 구 홋카이도 도청사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기다란 나무. 그리고 깔끔하게 보도블럭이 깔린 길을 유유히 거닐어 가면 빨간 벽돌의 서양식 고건축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같은 외국인 관광객도 꽤 많았지만, 의외로 일본 타지역에서 홋카이도 구경을 온 케이스들도 꽤 있더랍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강원도같은 청정지대이자 외곽지역의 이미지가 느껴지는 지역이니 말이죠.



역광인게 참 아쉽습니다. 실제로 본다면 마치 1800년대로 돌아간 기분입니다.


우리나라에도 구 서울역사처럼 잘 찾아보면 일제가 적벽돌로 지어둔 서양식 건물들이 종종 보이긴 합니다만, 이렇게 큰 건물은 아니죠. 직접 가서 보면 크고 아름다운 고건축물입니다.



드디어!! 한국어 안내가 있습니다!!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아카렌가(빨간 벽돌)]의 발자취


홋카이도청은 지난번 농과대학 이야기에서 말했듯 개척사(開拓使)에서 시작했습니다. 


혼슈섬 북쪽의 개척되지 않은 미지의 섬 홋카이도를 개발하기 위해 세운 행정기관으로 잠시동안 3개의 현으로 분리된 뒤 현재의 홋카이도로 합병된 도청의 전신입니다. 현 시점에서 공무원들이 업무를 보는 신 도청사는 바로 이 건물 뒷편에 존재합니다.



개척사(開拓使)의 탄생


1869년 신정부는 개척사(開拓使)를 세우고, 에조치(蝦夷地)로 불리던 북쪽의 섬을 '홋카이도'로 명명하여 개척에 착수하였습니다. 이후, 정부는 지붕에 팔각탑(八角塔)을 올린 서양식의 개척사 삿포로 본청사를 설치하였습니다.


홋카이도 개척을 위한 개척사를 서양식으로 건축했고, 그것이 현재의 빨간 벽돌로 마감된 건물의 전신이 됩니다. 그시절 개척사 건물의 사진을 본다면, 지금과는 많이 다르다는게 바로 보일겁니다.



이후 설명을 쭉 적어보자면..

(제일 첫번째 사진이 초기 개척사. 아래는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사진에 대한 해설입니다.)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의 완성


정부는 개척사(開拓使)를 폐지, 홋카이도를 잠시 세 개의 현으로 나누어 통치하다가 홋카이도청을 설치하였습니다. 1888년에 완성된 청사 건물은 네오바로크식 건축양식으로, 당시에는 팔각탑이 설치되어 있었으나 그 후, 철거되었습니다.


팔각탑이 없는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는 화재로 내부와 지붕이 전소되어, 1911년에 남겨진 외벽을 토대로 재건되었습니다. 복구된 건물은 방한과 방화를 중시하였으며 팔각탑은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미래로 이어지는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


1968년에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는 홋카이도 100주년을 기념하여 창건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되어 역사를 미래로 계승해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청사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아카렌가(붉은 벽돌)의 애칭으로 친숙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1969년 일본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


그렇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바와 같이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는 아카렌가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빨간 벽돌의 팔각정이 존재하던 그 당시의 건물이 아니라, 1911년 재건된 건물을 다시 그시절 분위기로 복원한 건물입니다. 화마가 휩쓸지만 않았더라면 복원된 모습이 아닌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있었겠지요.




겨울에는 무빙 라이트로 화려한 야경을 보여준다 합니다.


근데 인간적으로 4월이면 겨울은 아니지 않습니까. 고로 비슷한 구경도 해보지 못하고 왔습니다. 그렇죠. 삿포로는 겨울에 와야 합니다. 눈이 폭탄처럼 쏟아지더라도 관광객이 미어터지더라도 성수기라 방값이 비싸더라도 겨울에 와야 제맛이겠죠.


8부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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