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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한 폐차장에서 목격된 차량입니다. 


새차를 보면 그냥 지나가도 똥차를 보고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특성상 정말 아깝다 귀한 차량을 봤습니다. 타우너. 그것도 원부상 1992년 8월에 등록되었고 구형 지역번호판을 달고 있는 최초기형 가솔린 모델입니다.


들어가기 앞서 타우너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우국민차가 스즈키의 경상용차인 '에브리'와 '캐리'의 라이선스를 받아 다마스와 라보를 생산해내고, 이에 질 수 없었던 기아자동차 계열의 상용차 전문 메이커 아시아자동차는 다이하츠 '하이제트'의 기술을 받아와 '타우너'라는 차량을 생산하게 됩니다. 



대우는 다마스에 유치원생을 태우며 라보 적재함에 세탁기를 '읏챠!'하고 들어 올리는 광고를,

아시아는 인기스타 최진실과 다람쥐 캐릭터 타름이를 기용한 광고를 내세웠습니다. 


대우국민차는 대우조선을 거쳐 미국자본에, 아시아자동차는 기아자동차와 합병되어 현대그룹에 인수되며 선의의 경쟁을 펼쳐나가던 두 회사의 경상용차 라인업에 변화가 불어닥치게 됩니다. 2002년 배출가스 총량제 당시 기아차의 노후화된 상용 모델들과 함께 출시 10년차를 맞이했던 타우너는 그렇게 단종이 되고 맙니다.


타우너의 단종 이후 15년. 다마스 라보의 독점체제는 지금껏 유지되어 오고 있습니다. 사실 다마스와 라보를 생산하는 한국GM도 이윤이 남지 않는 경상용차를 정부 눈치나 보면서 억지로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 보는게 옳다고 봐야겠지요. 자칭 프리미엄 아메리칸 브랜드인 쉐보레의 출범 이후 서민용 싸구려 짐차는 그 어떤 엠블럼 부착 없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여튼 노후화된 타우너는 죄다 수출길에 올랐고, 공도 위에서 티코만큼 보기 힘들어 졌습니다.



그런 타우너가. 그것도 귀한 가솔린 모델이. 

흔히 공장엠블럼이라 말하는 옛 로고를 단 차량이 폐차장 한켠에 세워져 있습니다.


휘발유 모델과 LPG 모델을 구분 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는 연료주입구 커버의 유무. 자세히 보면 커버 없이 뚫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나름 칠도 말끔하고, 유리창의 필름이 바라지 않은걸로 보아 비교적 근래에 썬팅 작업까지 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구형 지역번호판의 차종 분류상 5번대는 승합. 고로 밴 모델은 아니고, 5인승 혹은 7인승 승합 모델이라 보입니다만, 비가 꽤나 많이 내리던지라 자세히 확인 할 순 없었습니다. 대체 어떤 이유에서 중고차 매물 그리고 수출이 아닌 폐차장에 들어오게 되었을까요.


아직 원부가 살아있는지 차량 번호로 차종이 조회가 되는 상황입니다. 아마 며칠 뒤 다시 조회를 한다면 아무것도 뜨지 않겠죠. 25년이 넘는 세월동안 누군가와 희노애락을 함께했었을 타우너 코치는 그렇게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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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차가 귀한 올드카 대접을 받기까지....


사람이 사양 좋은 새 제품을 좋아하는건 만국 공통이고 본능이라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도 남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을 중시하다보니 오히려 크고 아름답고 최신의 물건을 선호한다. 스마트폰만 봐도 보급형 기종보다 불티나게 팔리는게 비싼 플래그쉽 모델이고, 경기가 어렵네 돈이 없네 어쩌고 해도 차값만 4000만원 수준의 싼타페와 그랜져는 매월 자동차 판매량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독일 3사 고급브랜드의 수입차 판매량은 나날이 늘어간다.


크고 아름다운 최신의 물건도 좋지만, 가끔은 오래전 옛것에 대한 아련한 추억도 가지기 마련이다. 얼마전 창원에서 열린 전통시장 박람회에서 보았던 풍물시장 부스에서 70년대 80년대 비교적 근대 생활에 활용하였던 별거 아닌 골동품들도 수집가들에 의해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경우를 보았고 현대자동차의 포니와 같은 자동차는 한때 발에 치이게 돌아다녔다고 하지만 지금은 비싼 가격에 거래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물론 오래된 승용차 모델은 올드카 매니아들로 하여금 잘 보존되는 경우가 있으나, 트럭이나 버스는 그렇지 못하다. 버스는 내구년한을 채우기가 무섭게 수출길에 올라 한국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 그렇다고 하지만 트럭은 내구년한이 없음에도 가루가 될 때 까지 굴리고 굴려서 줄곧 폐차장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니 말이다.


얼마전 평택항 차량부두에 갔다가 반가운 차량을 목격했다. 

92년부터 생산되었던 아시아자동차의 AM639 트랙터가 현역으로 굴러다닌다니;; 



어디 방치된 폐차가 아니고, 현역으로 굴러다니는 차량이다.


체급의 차이가 있긴 하다만 좌측의 신형 트럭인 현대 트라고와 비교해도 어디 하나 부족함 없이 잘 달려주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물류자회사인 글로비스 도색을 깔끔히 갖추고, 신형 쏘렌토를 부두로 실어 나르고 있는 저 모습처럼 말이다.


일본 히노社의 슈퍼돌핀 시리즈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아시아자동차 AM시리즈의 사실상 마지막 페이스리프트 모델인데 타원형의 신형 엠블럼의 모습으로 보아 94년 이후 생산된 차량으로 추정된다. 


고로 만 20년을 채운 차량..



4X2 사양의 딱 단거리 신차 운반에 적합한 트랙터


20여년 지난 할아버지 자동차가 갓 태어난 신차를 뒤에 싣고서 늠름히 주행하는 모습을 보고 유년기 시절 생각에 잠시 빠져봅니다. 그시절 같은 모델의 트럭은 작은 언덕길에서도 힘들다며 빌빌대었고 자주 말썽을 부리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지만,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고 봐도 무방한 집안을 일으키는데 큰 일조를 해 주었던 차량이 있었습니다.



선명하지도 않고, 사진상의 장소 또한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지만 어린시절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져버린 차량이지만 도로사정도 좋지 못하던 그 시절 일화를 가끔씩 듣고 그시절 생각에 빠져보곤 하네요. 


지금 수준으로 먹고 살고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는 이 순간을 있게 만들어준 그 차량과 같은 모델을 오래오래 도로에서 찾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가 보기엔 그냥 오래된 트럭일지 몰라도 또 다른 어느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추억의 곁든 무언가일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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