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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저녁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돈까스를 먹자고 하는데 예산으로 가니 어디로 가니 하다가 결국 제가 추억의 경양식집인 베티블루를 생각해내서 이 가게에 다녀왔습니다.


베티블루. 동명의 프랑스 고전영화와 같은 이름을 가진 레스토랑입니다. 뭐 레스토랑이기보다는 경양식집에 가깝습니다. 어릴적에는 지금의 합덕터미널 맞은편. 식당이 있는 건물 2층에 있었습니다만, 초등학교 3~4학년 즈음에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였습니다.


터미널에서 조금 멀어지긴 했습다만, 그래도 걸어서 5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리에 있습니다.




베티블루(BettyBlue)

전형적인 조립식 주택처럼 보입니다만, 경양식집 베티블루입니다. 


매번 지나가더라도 늦은 시간에 지나가서 그런가 세워진 차량들이 별로 없어 영업을 하는 줄 몰랐는데, 현재까지 성업중에 있었습니다. 최소 10년 전에 방문했으리라 추정만 하지 정확히 언제 마지막으로 방문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만, 돈까스가 6천원. 함박스테이크가 8천원 하던 시절에 방문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냥 생각나서 왔던 공간인데, 다행히 성황리에 영업중이였습니다. 



입구 옆으로는 바(BAR)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실제 메뉴판에는 주류를 판매한다는 내용은 없었습니다만, 어떤 아저씨가 소주를 주문하는 모습을 보니 주류를 판매하고 있는듯 합니다. 뭐 직접 칵테일을 제조하거나 상주하는 바텐더는 존재하지 않겠습니다만, 여튼 입구 옆으로 바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2층도 있습니다.


물론 2층도 있지만, 2층에 올라가 본 기억은 없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도 괜찮냐 하니 안된다고 하네요. 여튼 1층에도 꽤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거기에 포장을 해가는 손님들도 자주 드나들더군요. 동시대에 경쟁하던 경양식집인 블랙산장이 폐업한지도 꽤 오래되었고, 여러모로 합덕에 돈까스를 파는 가게가 없다보니 그럭저럭 포장 수요도 있는듯 보였습니다.



대략적인 실내 인테리어는 지금 봐도 오래된 티가 나지 않습니다.


10년 전 방문 당시에도 이런 느낌이였지만, 지금 봐도 오래되었거나 노티가 나지 않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경양식집이 근래 생긴 돈까스 전문 프렌차이즈를 제외한다면 8-90년대부터 영업을 했던지라 그 시절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베티블루는 15년 전에 왔어도 10년 전에 왔어도 그리 오래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더군요.



베티블루의 메뉴판입니다.


여타 경양식집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메뉴판입니다. 스파게티와 밥류를 시키는 경우보다는 역시 와서 돈까스를 먹었던 기억이 지배적입니다. 10년 전 기억하던 가격에 비해 대략 2천원정도 올랐습니다.


카케무사정식 두개와 베티블루 정식 하나를 주문하였습니다.



역시 경양식집답게 크림수프가 에피타이저로 나옵니다.


후추를 조금 뿌려 맛을 음미합니다. 틀딱이 다 된 것인지 이렇게 어린시절 먹었던 음식들을 자꾸 추억하고 찾아다닙니다. 에피터이저 수프로만 배를 채워도 괜찮다 여길만큼 어릴적에는 돈까스보다 수프를 참 좋아했습니다.



깍두기와 단무지 역시 커다란 그릇에 담겨 나옵니다.


돈까스 프렌차이즈에서는 그냥 돈까스를 담는 그릇에 조금씩 덜어져 나옵니다만, 경양식집들은 이렇게 큰 그릇에 담겨 나옵니다. 물론 인원에 따라 양은 달라지지만 양식과 한식이 조화된 대한민국에서만 볼 수 있는 경양식의 특징이 바로 이런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카케무사(かげむしゃ) 정식이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일본어 'かげむしゃ' 영무자(影武者)가 어원일듯 합니다. 군주를 보호하기 위해 내세운 가짜 군주를 의미하는 단어인데, 돈까스와 김치볶음의 조화에 왜 이런 이름을 붙였을지 궁굼하여 알아보니 동명의 80년대 일본영화의 이름을 붙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베티블루 역시 영화 이름이라는것을 생각하면 말이죠.


특징으로는 김치볶음밥이 아닌 김치볶음과 꽤 많은 양의 흑미밥이 나온다는 사실인데, 김치볶음과 흑미밥을 비벼먹으니 꽤 맛있었습니다. 돈까스도 돈까스였지만 김치볶음과 흑미밥의 조화가 사실상 카케무사 정식의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베티블루(Betty Blue) 정식입니다.


함박스테이크와 돈까스 그리고 생선까스가 함께 나오는 세트메뉴입니다. 카케무사 정식에 비해 밥의 양은 적고요. 대신 카츠의 양이 많습니다. 여러모로 저는 생선까스를 먹지 않아 카케무사 정식을 먹었습니다만 친구가 주문한 베티블루 정식의 사진만 촬영한 모습입니다.



맛있게 먹고, 후식으로 오렌지주스와 사이다가 나오더군요.


오렌지주스를 후식으로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경양식집의 묘미는 따로 카페에 가지 않고도 후식으로 나오는 음료를 마시며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처럼만의 베티블루에서의 식사도 맛있었고, 모처럼만에 본 친구들과의 추억팔이 역시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생각이 난다면 종종 찾아와 맛을 보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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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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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뉴스를 보다보니 익숙한 장소에서 음주운전자가 운행하던 티볼리 렌터카가 신호등을 들이받고 두동강이 나 세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기사를 보아하니 홍성읍의 한 대학에 재학중인 동기들인데, 자취방에서 술을 마시고 카쉐어링으로 티볼리를 빌려 내포에 갔다가 마땅히 한잔 더 할 곳이 없어 돌아오던 중 발생한 사고라고 하네요.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344112




홍성 소향삼거리는 우회전 차로가 사실상 직진방향이고, 직진차로는 크게 좌측으로 커브를 돌아 나아갑니다. 


좌회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도로라 항상 위험하게 느끼던 곳인데 결국 속도를 줄이지 못한 차가 연석을 밟고 신호등을 들이받는 사고가 났습니다. 사고가 발생한지 약 12시간 후. 지나갈 일이 있어 사고가 났었던 삼거리를 지나가면서 삼거리의 모습을 담아보았습니다.




소향삼거리를 알리는 이정표.


직진은 1개 차로, 좌회전은 두개 차로입니다. 현재의 진행방향으로 신호등이 총 두개가 있는데 하나는 지금 보이는 신호등이고, 또 하나는 삼거리 건너편에 존재합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금 보이는 신호등이 올라가 있는 교통섬 끝쪽 연석을 밟고 다음 신호등 기둥과 충돌했다고 합니다.


지나가면서 본 사고장소.


스키드마크도 하나 없었습니다. 차는 두동강이 나 교통섬 위로 올라갔다고 하네요.



반대편으로 나와봅니다. 반대편 연석에도 긁힌 자국이 있지만, 사고의 흔적은 찾기 힘들정도로 정리가 된 상황입니다.


신호등 기둥에 깨진채로 달려있던 계량기와 미처 치워지지 못한 유리조각, 찢어진 패딩에서 나온 오리털 몇개만이 사고가 있었던 장소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조금 뒤에 오니 도로교통공단 사고조사차량과 경찰 승합차가 사고 장소에 와 있었습니다.



카매라맨과 기자도 사고 현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사고 현장 근처로 남은 오리털과 파손된 계량기를 촬영하는 모습입니다. 음주에 정원초과라 여러모로 해결이 쉽지는 않을 듯 보입니다. 차라리 차를 빌릴 돈으로 택시를 탔더라면, 그냥 한잔만 마시고 자신들의 자취방에서 잤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인데 안타깝기만 합니다. 음주운전을 두둔하고픈 생각은 일절 없습니다. 나의 생명과 재산은 둘째치고 나의 객기로 인해 남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일은 없어야만 합니다. 


음주운전자를 방조한 동승자도 음주운전 방조죄로 처벌을 받습니다. 음주운전자 옆에 같이 탄 사람도 공범이 된단 이야기지요. 주변에서 음주 후 차를 타려는 사람이 있다면, 차는 나중에 찾으라고 택시나 대중교통을 태워 보내거나 대리운전을 불러줍시다. 그것만이 불행을 막아 줄 유일한 방법입니다. 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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