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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닷컴 새 콘텐츠 초딩일기는... 


초등학교 재학 당시 작성했었던 일기장을 펼쳐 당시 있었던 일을 회상하고 여러분께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공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좋은일도, 그렇지 않았던 일도 있었겠지만 한 시대를 살아가던 평범한 어린이의 일기장을 본다는 마음으로 재미나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기장은 무작위로 공개됩니다.


오늘의 초딩일기는 2000년 8월 20일 일요일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지난 토요일에 피아노를 매각했던 포스팅을 보셨던 분들은 아시겠죠. 


그 피아노를 사오던 어느 여름날에 작성했던 그림일기입니다. 분명 20년 전 피아노를 사러 갔던 날에 일기를 작성했던 기억이 있어 잘 찾아보니 나오긴 나오네요. 이 일기를 보기 전까지 제 기억은 왜곡이 되어있었는지 당진에서 피아노를 사왔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당진이 아닌 천안에 있는 매장에 가서 피아노를 사왔습니다.



지난 포스팅을 보고 오지 않으셨다면 구경하고 오심을 추천드립니다. 정확한 위치는 모르지만, 대략 낮에 가서 구매한 뒤 그날 밤에 피아노가 배송되어 왔습니다. 어릴적 그림일기가 있었기에 피아노의 처음과 끝을 모두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네요.


그림일기인지라 이미지가 두장입니다. 일단 보고 얘기를 하도록 하죠.



제목 : 피아노


피아노를 사러 갔다. 근데 천안인데 너무 멀었다.

기름도 넣고 갔다. 너무 (가게를) 찾았다.

피아노를 골랐다. 근데 박자기까지 줬다. 카바는 3개를 받았다.

피아노를 사서 밤에 많이 쳐 봤다. 기분이 좋았다.

 

※ 정수에게


기분 좋으니? 정수가 기분이 좋다고 하니 엄마 아빠도 매우 기쁘구나.

조금씩 발전해 가는 정수 모습을 보며 엄마 아빠는 정수가 하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 모두 다

해주고 싶단다. 정수야 사랑한다,,

방학이 며칠 남지 않았구나. 방학 마무리 잘하고.....


그렇습니다. 지금같으면 내비게이션 혹은 스마트폰이 있어 주소만 알려주면 쉽게 찾아 갈 수 있었지만, 그 시절만 하더라도 내비게이션이 존재하긴 존재했지만 대중화되지 않아 대부분은 지도책을 보고 다녔습니다. 


지금은 보기 어려워진 지도책에 상호검색 기능이 있는것도 아니고 대략 어디서 어느 방향으로 어디쯤 가다가 어디 옆에 있다는 설명을 듣고 찾아가야만 했죠. 물론 지금도 이런식으로 위치를 찾곤 합니다만, 이 시절에는 지금처럼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는 수단이 없으니 훨씬 힘들었지요. 피아노를 사기 위해 천안까지 가는 길이 멀게 느껴졌고, 여러 피아노를 쳐본 끝에 그림이 그려진 아르떼 피아노를 선택하였습니다.


당시 돈으로 100만원. 며칠 전 피아노를 처분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엄마는 원목 재질의 피아노가 마음에 들었는데 그 피아노는 150만원이라 부담이 가 100만원짜리 아르떼 피아노를 선택했다고 하시더군요. 현장에서 일부 계약금을 주고 메트로놈과 피아노 커버를 받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어두컴컴해진 밤에 피아노가 천안에서 트럭을 타고 집에 도착했습니다. 느지막에 피아노의 설치까지 마치고 원없이 피아노를 쳐본 뒤 잠에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일기는 아마 개학이 임박한 시점에 일기를 몰아서 쓰지 않았나 싶습니다.


당시 제게 남긴 편지를 보면 어느 부모 마음이나 자녀에게 모두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은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 큰 어른이 된 지금도 하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이 매우 많지만 현실에 타협해 가며 살고 있지요. 비록 20년을 함께한 피아노는 떠나갔지만 피아노를 사러 천안에 갔던 일과 일기장. 그리고 엄마의 편지는 영원히 추억속에 남아있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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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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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목격담과 거리가 멀긴 하지만, 귀한 사진을 발견하여 올드카 목격담 카테고리에 작성합니다.


1979년 출고된 현대자동차 최초의 독자생산모델인 포니의 임시번호판이 달린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돌아가신지 30년도 넘은 할아버지의 사진첩에서 이런저런 사진을 보다가 현재도 거의 그 모습 그대로 살아있는 차고에서 촬영된 사진을 발견했네요.


사진은 1979년 4월에 촬영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선명하고 진한 녹색 바디. 

그리고 출고 전표와 현재도 전주공장 출고 차량에 붙어나오는 OK 스티커

거기에 울산경찰서장이라 적힌 임시번호판까지.


그 시절 따끈따끈한 출고 당시의 귀한 자료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차량과 함께 태어난 아이는 중년의 학부모가 되었을테고, 차량 역시 고철이 되어 용광로에 여러번은 들어갔다 나왔을만큼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럼에도 동그란 원형 라이트의 진녹색 포니 신차가 주는 위엄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수준이네요.


물론 이 차를 타셨던 할아버지는 제가 태어나기 한참 전 돌아가셨습니다. 할머니 역시 계시지만, 지난 여름부터 다른곳에 거주하고 계십니다. 운전면허를 이 사진이 촬영된 1979년에 취득하셔서 실질적으로 처음으로 운전했던 차량이였던 아버지 역시 내년 한국나이로 환갑을 맞이하고 계시고요. 세월은 그렇게 흘렀습니다.


여러모로 현대자동차에서 포니와 관련된 추억을 응모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면 나름 야심차게 낼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하나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9년 현재의 차고.

차고가 아닌 창고로 이용중인 모습입니다. 


언제 싹 치워야지 라는 얘기만 수년째 계속 하고있네요. 나름대로 도크도 있어서 차량 DIY에도 매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싹 치우고 외벽으로는 벽화를 그리겠다는 생각입니다만, 과연 언제 그 계획을 실행할지는 미지수입니다. 40년 전 사진을 보고 나니 올해가 가기 전 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그런 말만 벌써 5년 가까이 했으니 뭐... 딱히 할 말은 없지요.


40년 전 포니의 사진처럼 언젠가 다시 차고로 이용될 그날을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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