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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비참한 인생 더 비참해지게 되었습니다.


요 근래들어 유난히 머리숱이 줄고, 앞머리가 상당히 가늘어진 느낌이 들어 혹시나 싶어 이마를 들어보았는데 벌써 이마는 M자 비슷하게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식겁했습니다. 내가 대체 뭘 잘못해서 이 나이에 벌써 탈모가 생긴건가. 차라리 원형탈모라면 스트레스성이라 판단하고 스트레스라도 덜 받으려 노력할텐데 정확한 원인 규명은 되지 않았지만 유전이 큰 영향을 끼치기로 알려진 M자 탈모가 왔습니다.


다시 한번 더 정리하자면 전문적인 용어로 '남성형 탈모증' 혹은 '안드로겐 탈모증'으로 잘 알려진 M자 탈모가 아직 창창한 20대 중반인 저에게도 왔습니다. 친가 외가 부모 친척 가족력 다 따져봐도 M자탈모가 온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가족력이 아님에도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이 닥쳐온걸까요.


뭐 그렇습니다. 식겁하고 피부과에 당장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모낭염 약과 함께 흔히 탈모약이라 불리는 발모제도 처방받아 왔습니다.



헤어그로정 1밀리그램. 피나스테리드라는 성분이 1mg 함유된 그런 약이랍니다.


파나스테리드라는 성분은 전립성비대증 치료제 성분으로 쓰이다가 머리털이 자라는 효능이 발견되어 본격 발모제로 개발 된 제품입니다. 최초의 제품이 프로페시아구요. 그 제품의 특허기간이 만료되자 나온 카피약 중 하나가 바로 이 헤어그로정입니다.


모낭염 약은 의료보험공단에서 약갑의 일부를 대신 내 줍니다만, 탈모약 아니 발모제는 비급여 처리가 되어 이 약값만 3만원정도 따로 부담하고 왔습니다. 이 작은 곽에 30개의 알약이 들어있으니 개당 천원씩이란 이야기가 되겠죠. 



성인남성(만18 ~ 41세)의 남성형 탈모증(안드로겐 탈모증)의 치료약이라고 딱 박혀있습니다.


30개 해서 3만원. 용법과 용량 부분을 보면 최소 3개월 이상 복용해야 하며 복용을 중단하면 12개월 내에 치료효과가 사라지게 된다는 매우 암담한 문구도 적혀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어느정도 꾸준히 복용한 뒤 텀을 좀 늘릴 순 있어도 평생 먹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다가 이 보험도 안되는 약을 평생 먹어야 할 운명에 처해졌는지 암담하기만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상자 내 동봉된 설명서에 적혀있다고 했으니 설명서도 정독해 봅니다.


극 소수에게 나타난다고는 하지만 익히 잘 알려진 부작용인 성욕감퇴와 같은 부분도 상세히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나 여성의 경우 이 약을 절대로 만지지 말라는 주의문구가 있더군요. 혼자 사는 입장에서 약을 만질 여자가 있는것도 아니고 막장인생에 탈모까지 왔으니 지금보다 이성과 엮일 일도 더더욱이 없겠지요.


암담하지만 현실입니다. 20대에 벌써 폐급이라니.. 그나마 약발이 잘 들어서 다시 풍성했던 앞머리가 자라나기만을 기대하는 방법 말곤 없습니다. 카와이한 처자고 나발이고 다 부질없습니다.



상당히 잘 밀봉된 이 약은 주항색에 8각형 모양을 띄고 있는 상태에 코팅이 되어있습니다.


전면엔 알파벳 'HA' 후면엔 'HAIRGROW'라 적혀있습니다. 일단 이 약을 약 3개월정도 복용하면서 다시 머리숫이 생겨나는 사람들의 후기가 올라오기도 하니 일단 꾸준히 먹어봅시다. 부디 이 약이 저를 구제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는 여러 독한 약을 머리에 뿌려가면서 살고 있음에도 머리털이 빠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 누구는 머리를 볶은적도 탈색을 혹은 염색을 한 적도 없는데 이렇게 머리털이 빠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찌보면 참 억울하고 또 억울합니다. 대체 어디까지 수렁텅이에 빠져야 올라 갈 희망이 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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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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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이야기. 아키하바라 이야기가 계속 이어집니다.


요도바시 카메라 빌딩에서 나온 티스도리. 역을 관통하기보단 주변 철길 아래로 지나가기로 합니다. 토요일 그리고 일요일.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되는 구간인 중앙거리(츄오도리)로 가기 위해서 말입니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세상 모든 덕질을 위한 공간인 '아키하바라'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규정하는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츄오도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아키하바라'의 핵심입니다.



사람도 많고. 차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았고, 뭐 여튼 그렇습니다.


북오프(BOOK-OFF) 간판이 보이기에 일단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홋카이도 여행 당시엔 북오프 약 세군데에서 꽤나 희귀한 아이템들을 구해왔던 기억이 있었던지라 이번에도 혹시나 싶어 들어가 봅니다. 책이나 DVD 전자기기 그리고 여타 중고 굿즈들을 판매하는 공간입니다.



입구부터 복잡합니다. 사실 아키하바라에 입성했을 당시부터 정신이 오락가락 하더군요.


원인은 일본의 엄청난 습도 그리고 무더위. 뭐 여튼 더위를 먹었다 보는게 맞을겁니다. 거기에 어마어마한 인파까지 몰려있으니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진으로 보는 분위기와는 달리 엄청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네요. 뭐 여튼 그렇습니다.



박스 속 담긴 물건들은 어디까지나 중고제품들입니다.


다 같은 물건처럼 보이지만, 포장상태나 용량 혹은 사용감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 스시남 아저씨는 PS VITA 본체를. 가방을 맨 스시녀는 닌텐도 Wii용 주변기기를 열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흔히 업자를 통해 활발히 거래되는 중고물품의 품목이 커다란 가전제품이나 중고차 위주로 구성된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은 이런 자잘한 중고물품을 취급하는 북오프같은 체인점이 전국에 널려있습니다.


뭐 덕질의 성지인 만큼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옵니다. 당연히 희소한 물건이라면. 혹은 일본 외 다른 국가에서 보지 못했던 물건들이라면 보이는 순간 집어가겠죠. 


반쯤 더위를 먹었던 것도 있겠지만 북오프에서 딱히 구미가 당기는 물건을 구할 순 없었습니다.



북오프를 나와서 지나가는 길목. 작은 피규어가게가 있습니다.


아는것들이 너무 많이 보여서 탈입니다. 그냥 구경이나 해 봅니다.



물론 이곳도 중고품들이 종종 보이네요.


점보급 네소베리들입니다. 섬유소재로 된 제품들의 중고품을 딱히 선호하진 않는 사람입니다만, 사실상 포장만 뜯어서 중고가 되었거나 가지고 있었어도 아주 잠깐 가지고 있었을법한 물건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중고품의 특성상 다양한 가격대에 판매중입니다.


보컬로이드 프로그램의 마스코트 캐릭터전자계집인 '하츠네 미쿠'는 지금까지도 다양한 바리에이션과 파생 캐릭터들 그리고 어마어마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알려진 캐릭터를 제외하곤 독보적인 인지도와 절대 식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이 캐릭터를 매개로 인연을 만나 결혼까지 이어진 경우도 봤었고요. 한국에도 캐릭터 탄생 10주년을 기념하여 2호선 삼성역에 축하 광고를 게시했다고 합니다. 



애초에 전자상가로 유명세를 날렸던 아키하바라 답게 전자제품 판매점들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자잘한 전자제품 그리고 우리나라 전자상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전기재료나 기타 기자재들을 파는 소규모 점포들도 구경 할 수 있었습니다.



내리쫴는 햇볕. 엄청난 더위.


엄청난 더위 속에서도 일본인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아키하바라를 찾아 온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 가방 속엔 무언가 많이 채워져 있겠죠. 저는 뭐 자잘한 봉투 몇개 들고 다니는게 전부지만..



보통 업무 개시 전에 트럭들이 가게 앞에 서서 하차작업을 진행하곤 하는데..


토요일에 어마어마한 인파가 확 휩쓸고 간건지 애니메이션 혹은 아이돌용 굿즈를 판매하는 상점 앞에 2.5톤급 트럭이 정차해 있습니다. 트럭에서 내린 아저씨는 열심히 물건을 확인하고 계시더랍니다.



마도카. 그리고 큐베가 그려진 건물은 빠칭코(파칭코)장입니다.


일본의 빠칭코 그리고 슬롯머신의 경우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존재합니다. 지금은 의지의 차이로 인해 해외시장을 전전하다 해체 수순을 밟은 걸그룹 '티아라' 역시 의지사건 이후 빠칭코 기기의 모델이 되어 국내에서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었죠.


저 건물이 뭔가 했더니 쉴새없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빠칭코 기기들이 가득했습니다. 당장 주식으로도 돈을 날려먹는데 빠칭코 해서 뭐 돈이나 벌겠습니까. 일단 거르고 지나갑니다.



요도바시 카메라에 이어 국뽕에 한번 더 취해봅니다. 현대자동차의 유니버스입니다.


일본에서 판매중인 유일한 현대차. 큐슈지역의 니시테츠 교통그룹에서는 유니버스를 노선버스로 사용하고, 직접 가라쓰에서 하카타까지 시승했던 이야기를 포스팅으로 옮겼던 일도 있었습니다. 다만, 큐슈지역을 제외하고 홋카이도나 혼슈섬의 도쿄에선 구경도 하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아키하바라 한복판에서 유니버스를 봅니다.


선명한 현대 엠블럼. 그리고 내수 뉴 프리미엄 유니버스와 같은 스포일러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다만 번호판은 품천같은 도쿄도에서 발급된 번호판이 아닌 한참 멀리 떨어진 나고야 번호판이네요. 나고야 어딘가에서 도쿄로 여행을 온 관광객들이 타고 온 버스로 보입니다.



츄오도리는 차 없는 거리. 말 그대로 보행자들을 위한 거리가 되었습니다.



대신에 차를 능가할만큼의 사람들이 걸어다닙니다. 

사진에 작게라도 보이는 사람들만 해도 족히 백명 가까이 될 겁니다.


본격적인 구경에 앞서 여러 매체에서 보던 그 아키하바라의 모습을 직접 카메라에 담아봐야죠.



위는 DSLR. 아래는 G5의 광각렌즈로 촬영했습니다.


화려한 간판들. 여러 상가에서 새어나오는 음악소리.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까지. 더위를 먹은데다 머릿속은 복잡해지기까지 합니다만 그래도 여러 매체에서 보기만 해 왔던 아키바를 직접 와서 츄오도리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그냥 복잡합니다. 대체 어디부터 들어가야 맞는건지 확신도 서지 않습니다.


밥부터 먹을지, 아님 무슨 일을 먼저 할지 고민부터 때려봅니다.



카와이한 처자들이 코스프레 후 손님을 맞아주는 메이드카페.


뭐 메이드카페 체인점 중 가장 유명한 메이드림이 바로 코 앞에 보입니다. 카와이한 처자가 메이드복을 입고 거리에 나와서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뭐 여튼 외국인 손님들도 이런 독특한 문화를 체험해보기 위해 많이들 들어가는지라 한국어 중국어 영어 메뉴판이 있다는 소개도 함께 하네요.



주변 골목길도 차량 통행이 불가합니다.



어딘지 잘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이 곳 역시 여러 서적을 판매중이더군요.



아까 봤던 빠칭코가게 입구. 바닥 카펫 역시 아키바스럽습니다.



일단 밥부터 먹고 봅니다.


무인기에서 티켓을 가지고 가 주방에 내면 음식이 나온 뒤 불러주는 형태입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대임에도 사람들이 넘쳐나더군요. 일단 시원한 소바에 텐부라동(텐동)이 같이 나오는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맛은 뭐 그냥저냥 있었습니다. 


다만 좁은 점포 내에 많은 사람들이 자리가 나길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먹고 나와야만 했죠. 그런고로 약 6분만에 흡입을 마치고 나왔습니다. 곧 17부에서 나머지 아키하바라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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