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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전으로 기억합니다. 제주도로 보내는 탁송의 문의가 들어왔었습니다.


그동안 개꿀탁송을 운영하며 실제 제주도로 차를 보냈던 일도 여러번 존재했고 생각외로 제주행 견적 문의가 가끔씩 들어는 오고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제주도 내부에서의 이동을 제가 진행하고 겸사겸사 제주도 여행을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당일치기 제주도 업무 겸 여행을 하고 오게 되었습니다.


비행기는 왕복 총 비용 32,500원. 김포에서 가장 일찍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갔다가, 제주에서 가장 늦게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김포로 가는 일정으로 잡았습니다.


해당 차량의 경우 여수항 선적까지는 배차를 하고, 제주항에서 차를 찾아 가는 일은 제가 진행하게 되는 것이지요. 제주항에서 성산항까지의 운행은 제가 맏게 되었습니다.



전날 약속이 있어 목동에서 저녁을 먹고, 김포공항 근처 모처에서 잠을 잤습니다.


그리고 새벽 네시쯤 일어나 대강 씻고 김포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우한폐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제주행 비행기 티켓과 기타 부대비용이 서울에서 광주에 가는 버스비보다도 싸졌습니다. 제가 32,500원에 제주행 티켓을 끊었으니 말이죠.


여튼 신종 전염병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상황임에도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는 제주도를 가기 위해 새벽같이 준비하고 나온 한국인들로 넘쳐났습니다.



김포공항 국내선 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공항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1층은 출국장. 2층은 항공사 카운터. 3층은 출국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물론 국제선 청사와 나뉘어져 있습니다만, 인천공항의 스케일에 익숙해지다보니 김포공항은 작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동안 버스를 타러 왔던 김포공항이지만, 비행기를 타는 일은 처음이네요.




티켓을 발권받습니다. 이스타항공 ZE201편 비행기입니다.


다른 저가항공사들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운행중인 이스타항공을 선택했습니다. 이스타항공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따로 없습니다. 뭐 한시간이면 가는 제주도인데 어짜피 똑같은 LCC들인데 저렴하게 가면 장땡이지요.



김포공항의 출국장에는 면세점이 없습니다.


국제선과 함께 탑승구를 공유하는 제주공항에는 면세점이 있습니다만, 김포공항 출국장에는 면세점이 없습니다. 그저 몇몇 식당과 카페가 전부입니다. 라운지는 원체 이른시간이다보니 아직 문을 열지도 않았고요. 곧 승무원들과 기장 지상직 직원들의 모습이 보이고,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탑승구 앞에 대기중인 사람들도 늘어났습니다.



탑승이 시작됩니다.


보잉 737-900 HL8096. 2007년식 비행기로, 인도네시아의 라이언에어에서 사용하던 기체입니다만, 기록을 보니 현재는 이스타항공에서 서울-제주 셔틀로 하루종일 움직이고 가끔 타이페이나 한번 가는듯 보이네요. 대략 200석 넘는 대다수 좌석에 승객이 탑승합니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제주도로 향합니다.


하늘에서 보는 일출이 정말로 아름다웠습니다. 자주 본다면야 이런 풍경쯤은 그저 무덤덤하게 넘어가겠지만, 하늘 위 일출을 보았던 기억은 없습니다. 그렇게 대략 50여분의 비행을 마치고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뭐 일본 후쿠오카하고 시간상의 차이는 크게 나지 않습니다. 



수하물 없이 정말 몸만 왔습니다.


챙겨온 것은 핸드폰 두개와 차량용 충전기. 운전면허증 끝. 그렇습니다. 당일치기인데 뭐가 더 필요합니까. 정말 현금도 하나 들고가지 않았습니다. 죄다 삼성페이로 결제했으니깐요. 옷은 무슨 필요가 있습니까 어짜피 밤에 돌아갈건데 말이죠. 수하물을 기다리는 시간이 빠져버리니 매우 빠르게 공항을 나설 수 있었습니다.



NO 불법 렌터카 호객행위

'이용하지 않습니다'

'호갱되지 않습니다'


조국사태와 작금의 우한 사태를 겪으며 노재팬(NO JAPAN) 인민재판은 사실상 끝났다 봐도 무방한 수준까지 왔습니다만, 하나의 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런식으로 응용하기도 하고, 일본 대신 중국을 쓰기도 하고 본인들이 싫어하는 인물이나 물건 행위등을 집어넣기도 합니다.





버스를 타고 항구로 이동합니다. 


바로 가는 버스는 한참 기다려야 하기에 근처에 내리는 버스에 탑승합니다. 쾌적한 좌석버스였습니다. 뭐 육지의 다른 지역 버스처럼 정보용 모니터가 달려있습니다.  제주버스라는 브랜드로 버스의 편리함을 알리는 광고도 계속 내보내더군요. 마치 경기도 버스를 타는 느낌입니다.



평범한 제주 시내.


그냥 웬지 한국인데, 일본에 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건물도 한국식 건물이고 간판도 한글이 담긴 간판이고 지나가는 차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국산차인데 일본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골목길에 여기저기 주차를 해 둔 모습도 역시 육지와 같습니다.


그저 평범한 다가구주택들. 그럼에도 뭔가 다른 나라에 온 느낌입니다. 느낌만요...



낡은 쌀집. 외벽을 작은 타일로 마감하였네요. 대략 50년정도 된 건물로 추정됩니다.



가로수로 보이는 야자나무와 돌하르방.


이국적인 분위기를 깨는 렉스턴과 무쏘. 영하 10도 가까이 떨어졌던 육지보다는 영상의 온도로 온화합니다만, 거센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거센 바람과 그냥 지나만 가던 먹구름. 화창한 날씨를 기대했습니다만,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그렇게 항구에 도착하여 간밤에 배를 타고 온 차량을 만납니다.


봉고3 초기형 인터쿨러 모델입니다. 인터쿨러 차량 특유의 엔진음을 내뿜으며 달려갑니다. 공사 자재가 가득 적재된 차량으로 뭐 썩 그리 잘 치고나가진 못했습니다. 여튼 차량을 확인한 뒤 살살 타고 항구를 벗어납니다.



성산항으로 가는 길. 작은 주택들 너머로 바다가 보입니다.


저 바다 끝에서 마치 물 흐르듯 흘러오는 구름들까지. 제주도에 있다는 사실이 느껴집니다. 요즘 제주도 도로 환경이 많이 좋아졌더군요. 약 10년 전. 그리고 15년 전에 방문했던 기억으로는 2차선 도로가 대부분으로 기억됩니다만, 주요 일주도로는 4차선으로 확장이 완료되었고, 시내를 우회하는 형태로 뚫려 있었습니다.



그렇게 대략 한시간 가까이 달려 성산항과 성산일출봉 방향으로 들어갑니다.


본래 계획은 성산일출봉에 올라갔다가 점심을 먹고 버스로 이동을 하려 했습니다만, 비행기를 탑승하기 전 급하게 렌터카를 예매하여 렌터카를 타기 위해 다시 제주공항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성산일출봉에 올라갔으면 좋으련만 사지만 찍고 성산항으로 향했습니다.



성산항에서는 우도로 들어가는 카페리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이 차량은 최종적으로 우도로 들어가야 하기에 일단은 성산항에 차를 놓고 나옵니다. 우도에 계신 차주분이 이 차량을 가지고 우도에 들어 갈 예정입니다. 그렇게 갑작스레 당일치기로 제주도에 가는 계기가 된 업무는 쉽게 끝이 났습니다.


바로 버스정류소에 가서 제주공항행 급행 버스를 탑승합니다. 말이 급행이지 대략 한시간정도 걸리더군요. 제주도에서의 탁송 업무는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이후 이야기는 여행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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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첫 업무일지. 오랜만에 업무일지로 찾아뵙습니다.


'업무일지' 카테고리에 기록이 될만한 일이 벌어졌으니 업무일지로 찾아뵙겠지요. 뭐 물론 좋은 일이나 귀한 차를 타는 일로 업무일지를 올리면 좋겠지만 그동안은 그런 일보다 그렇지 못한 일로 업무일지를 기록했었네요. 참으로 피곤한 하루였습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제 목숨을 부지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제가 독박으로 다 뒤집어 쓸 수도 있었겠죠.


오후 15시경. 서산에서 대구로 가는 오더를 수행하기 위해 서산시청을 찾았습니다.


조금 늦은 시간이였지만, 충분히 버스 막차를 타고 돌아 올 수 있으리라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대구에 있는 중고차 딜러가 서산에 있는 차량을 매입해서 그러한 차량을 가지러 가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애초에 대구 도착지가 매매단지가 있는 동네였고, 그 근처 공업사였으니 말이죠. 그렇지만 얘기를 들어보니 업자는 아녔습니다. 개인간의 거래인데 거리가 멀다보니 직접 가는 대신 탁송기사에게 차를 좀 보고 가져와달라는 이야기겠죠.


뭐 탁송기사 입장에서 고객이 차를 실물로 보지 않고 매입하는 경우 차량 상태를 좀 봐달라는 부탁을 종종 듣습니다. 이게 참 난감한 부분인데 잘못된 부분을 캐치하지 못하거나, 모르고 지나치는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의 화살은 탁송기사에게 돌아가고 그 리스크는 기사가 떠안기에 애초에 차량 점검비 명목으로 단가를 높게 책정해놓지 않는 이상 대다수의 기사들이 소극적으로 반응합니다. 


저 역시 전문가는 아니고 조금 보는 시늉만 하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는 주요 체결 부위와 데미지를 사진을 여러장 찍어 보내는 식으로 판단은 차주에게 맏깁니다. 물론 제 사견도 어느정도 들어는 갑니다만, 판단은 차주가 하는 일이니 만약 문제가 있다 한들 판단은 차주가 내렸고 기사의 책임은 없으니 말이죠.



먼저 서산시청에 와서 기다립니다. 


의뢰인은 매수자. 매도자에게 제 번호를 보냈다고 매도자가 3시 30분쯤 시청에 도착한다며 전화를 한다 하셨는데 제게 왔던 연락은 없더군요. 결국 매수자에게 전화를 걸었고, 10분 뒤 도착한다고 매도자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대체 무슨 차량이기에 전손이력이 있고 차량을 잘 좀 봐달라 했나 봤더니 메르세데스-벤츠의 준대형 SUV ML입니다. 2세대 모델이네요. 물론 3세대도 단종되었고 개인적으로 노티가 나서 썩 좋아하는 모델은 아닙니다만, ML클래스를 계승한 쿠페형 디자인의 GLE는 참 좋아합니다.



여튼 이런식으로 체결부위의 사진을 촬영합니다.


차량을 판매하는 매도자분께서는 인감증명서를 발급하러 들어갔고, 저는 이런류의 사진을 여러곳 촬영하여 보냈습니다. 힌지와 본넷을 체결하는 볼트를 풀었던 흔적이 보이네요. 대략 이런식입니다.



충격으로 인해 먹어버려서 다시 펴냈던 흔적이 남은 부분들도 보입니다.


애초에 부품값이 비싼지라 교체를 하지 않고 그냥 펴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렴하게 나온 매물이라는데 외관은 B급정도 수준이라 보더라도 엔진룸 상태는 음... 하는 수준이였습니다.



오일도 흥건하게 비치네요.


여튼 이런류의 사진을 여러장 보냈습니다. 인감을 떼러 온다는 매도자는 오지를 않고요. 그렇게 대략 40분을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던 도중 매수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만, 가격 협상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래보여도 2008년식. 8천만원대에 나름 한정판으로 국내에 100대정도만 풀렸던 희귀 트림(에디션10)입니다.


그렇게 대략 한시간 가까운 시간이 지체된 뒤 출발하였습니다. 출발 전 매도자분이 차량의 주요 기능을 알려주고, 핸들의 소리가 나긴 하는데 파워오일이 호스가 찢어져서 미세하게 누유가 된다며 핸들이 무거워진다면 카센터에 들려 파워오일을 보충하고 가라고 합니다. 핸들을 돌리면 소리가 나긴 하는데 가는데 문제는 없다기에 별 의심없이 출발했습니다.



보험 가입을 위해 전면 후면 사진을 찍어달라 하기에 신호대기중 차량에서 내려 사진을 촬영합니다.


W221 S클래스와 비슷한 디자인적 요소를 가진 2세대 M클래스입니다. 정식 명칭은 ML280CDI 4MATIC. 모델명은 280인데 3,000cc 디젤엔진이 적용되었습니다. 1세대부터 내려오는 모델 탄생 10주년을 기념하여 2008년에 출시된 '에디션10' 사양의 차량으로 국내에 100대가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차량 대비 그릴의 생김새가 조금 다르고 호두나무 장식과 올블랙 컬러의 인테리어를 채택한 것이 차이점이라고 하네요. 변속기는 이 차량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었던 쌍용 체어맨W에도 적용되던 7단 자동변속기. 뭐 지금은 G4렉스턴에 적용되는 그 변속기입니다.




노티가 나긴 하지만, 그래도 벤츠는 벤츠입니다.


08년 여름즈음 나온 차량이니 대략 11년동안 28만km를 주행했고, 신차 가격의 10분의 1보다도 적은 수준의 가격에 거래를 한다 하지만 여기저기 손을 볼 부분은 많아보입니다. 그래도 어라운드뷰와 노래방기계가 설치되어 있었고, 올인원 네비 역시 최신 제품으로 교체가 된 상태였습니다. 시트나 실내 상태도 주행거리에 대비하여 매우 준수한 수준이였습니다.


그렇게 대구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다만,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우회전을 하며 이상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해미에서 우회전을 하고 대략 20km 넘는 거리를 달려와 처음 돌렸던 우회전인데...


그 전까지는 그럭저럭 돌아가던 핸들이 돌덩이가 된 사실을 느꼈습니다. 일단 직감적으로 고속도로에 올려서는 일이 좀 더 커질 분위기인지라 차량을 정차합니다. 그리고 일단은 차량을 그동안 계속 탔던 사람에게 먼저 전화를 하고 해결책을 묻는것이 가장 나은 선택이니 매도자 먼저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립니다.


매도자는 어디 카센터에 가서 파워오일을 보충하고 가라고 하네요. 뭐 제가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 대구에 있는 매수자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합니다. 일단 비상등을 켜고 정차한 상태로 대기합니다. 매도자에게 전화를 건다고 합니다.




후열을 마치고 시동을 끄고 기다립니다.


총 주행거리는 289,500km. 연료게이지 역시 고장이 나 트립을 찍어놓고 남은 연료의 양을 대략 추정해서 넣는다고 하네요. 가는 길에 3만원을 넣고 가라고 했습니다만, 아직은 충분한듯 보여 가는 길에 기름을 넣으려 했던게 천만 다행입니다.



일단 고속도로로 들어가는 입구인지라 차들이 많네요. 본넷과 트렁크를 열어놓습니다.

의도치는 않았지만 사진은 생각 이상으로 잘 나왔네요..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뒤 대구의 매수자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뭐 아까 시청에서부터 매도자와 매수자의 신경전이 있었습니다만, 신경전이 아닌 본격적인 전쟁으로 이어지는 양상이였습니다.


매도자는 환불 역시 해 줄 생각이 없으며 차량 대금도 이미 다 들어왔고 이제 내 차가 아니니 매수자가 알아서 고치던지 하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뭐 제가 누구 편을 들어주거나 할 입장이나 상황은 아닙니다만, 매수자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하고 울화통 터지는 일이지요.


일단은 저한테 혹시 끌고 올수 있느냐고 조심스레 물어봅니다만, 이런 돌덩이가 된 핸들을. 뭐 무파워 핸들의 다마스 라보처럼 휠타이어나 작아서 핸들을 돌리기 쉬운것도 아닌 20인치 AMG 휠을 끼어놓은 이 커다란 차량을 목숨을 담보하고 멀리까지 갈 생각은 없었습니다.


천만원을 준다면 목숨걸고 갈지 모르겠다만, 이 상태로는 갈 수 없다고 하니 근처 정비소에 가서 파워스티어링 오일이라도 보충을 해달라 합니다. 살살 차를 몰고 한참 지나 나타나는 정비소를 향해 달렸습니다.



예산수덕사ic에서 홍성으로 가는 길목. 금마의 작은 정비소의 문이 열려있네요.


하나 있는 리프트에는 카니발이 올라가 있습니다. 수입차라 점검을 할 수 없으니 다른곳으로 가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카니발을 점검하고 계신 사장님께 말을 겁니다.


"사장님! 이 차가 파워오일이 새는데, 파워오일좀 보충하여 주십시오."


일단 차량의 형식을 먼저 살피고 본넷을 열어봅니다. 이렇고 저런 상황을 설명합니다.

과연 수입차가 얼마나 있을까 싶은 느낌의 시골입니다만, 들어와 보니 간판에는 수입차 로고들도 붙어있었고 사모님 차도 수입차에다가 수입차 전문 진단장비들도 구비하고 있었습니다.


"이거 똥차를 사왔네... 핸들 좀 돌려보시고, 일단 차좀 뒤로 살짝 빼봐요."



대략 3~4분간 세워두었던 자리에 파워오일이 흥건하게 떨어져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좀 더 갔으면 큰일이 날 뻔 했다고 합니다. 매수자와 직접 통화를 할 수 있게 전화를 걸어줍니다. 파워오일을 보충하고 가는것으로 해결이 될 문제가 아니라고 하네요.


매수자와 한참 통화를 한 뒤 일단 이곳에서 간단히 찾을 수 있는 원인이라면 원인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물론 오일 누유는 지금 엔진오일도 흥건하게 비치는 상황인지라 모두 다 닦아내고 봐야 한다고 합니다. 탈거 후 청소에만 두시간이 걸리는 까다로운 차량이라고 하네요. 



차량 아래로 여러번 들어가시고 본넷을 살펴보기를 반복하던 중 스캐너를 물려봅니다.


수입차 전용 스캐너를 물리네요. 블루투스로 정보를 받아오는지라 사무실에서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PC로 구성된 진단기를 이리저리 터치하며 이런저런 정보를 확인합니다. 매도자와 매수자의 책임시비는 일단 진단이 나온 뒤 가려지는 양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였습니다.


결국 진단 결과는 파워펌프의 사망이였습니다.


파워오일은 남아 있었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파워펌프에서 유압이 형성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동안 파워오일을 보충하며 탔다지만 에어를 빼지 않았고 핸들을 돌릴때 소리가 나던 문제 역시 파워펌프가 원인이였다고 합니다. 애초에 전조증상이 있었지만, 오일을 보충하면 소리가 나지 않고 멀쩡히 핸들이 돌아간다며 얘기하던 매도자의 잘못이 명백하진 상황이지요.



여튼 카센터 사장님은 매도자도 차량의 상태에 대해 알고 있었으리라 얘기합니다.


먼저 대구의 매수자에게 진단 결과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정품의 경우 여섯시가 넘어 가격을 알 수 없지만, 파워펌프 비품이 부품만 대략 60만원대라고 하네요. 뭐 공임이라던지 다른 부분의 문제가 확인된다면 견적은 100만원은 우숩게 넘어가겠죠. 차주가 차량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수리를 진행하려 하니 그것도 문제죠.


총체적인 난국입니다. 매수자를 통해 상황을 알게 된 매도자에게도 연락이 옵니다.


몰랐다고 말하는 매도자와 카센터 사장님간의 통화가 언성이 높아집니다. 결국 차량은 대구에 있는 차주가 셀프로더를 불러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카센터 사장님은 진단비만 받게 되었고, 저는 대기료와 홍성까지 오게 된 비용을 청구하였네요.


여튼 그렇습니다. 참으로 피곤한 하루입니다.


매도자가 수리비의 일부를 보전해주거나 환불을 받아주는것이 현재 상황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해결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여러모로 원만하게 해결되었으면 합니다. 피곤했던 하루입니다만 차는 아무리 멀리 있더라도 직접 보러 가는것이 정답이라는 교훈과 함께 오래된 수입차는 역시나 유지가 힘들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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