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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커 일기 두번째 에피소드. 새차가 빠져버렸습니다.

 

월요일(11월 8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무슨 장마철도 아니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내리 비가 와서 짜증이 만땅인데 가장 비가 무섭게 내리던 월요일 오전에 차까지 빠져버렸네요. 제 부주의(?)라면 부주의일지 모르겠지만 여튼 지하수 관로를 설치한다며 파놓고 제대로 다지지 않은 도로에 빠져버렸습니다.

 

하 씨발.....

이 공사로 인해 도로의 폭이 좁아졌습니다.

교행을 한다며 차를 비켜주고 다시 도로 중앙으로 돌아오려는 찰나에 그냥 빠져버리네요.

 

 

영상입니다. 맞은편에 지나가는 방통차와 뒤 아반떼XD를 비켜주고 들어가려던 찰나에 컨트롤이 되지 않고 그냥 쭉 빠져버렸습니다. 차가 확 기울어버리기에 무슨일인가 하고 바로 시동을 끄고 내렸더니 저지랄로 푹 빠져있네요.

 

아스팔트를 절개하고 파이프를 넣은 뒤 평탄화 작업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제대로 하지 않아 벌어진 대참사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애초에 꼬깔을 촘촘히 세워두던지요. 드문드문 대충 올려놓고 꽤 넓었던 자리를 밟으며 반대편 차량을 비켜줬던 저는 그냥 당했습니다.

 

처음 밟았던 자리는 괜찮았는데 중간은 제대로 다지지 않아 사람이 밟아도 푹 빠지는 그런 상황입니다. 물론 저 자리에 꼬깔을 세워뒀더라면 모르겠는데 꼬깔도 드문드문 대충 세워둔 상태에서 승용차도 아니고 큰차를 타는 사람이 저걸 밟지 않고 반대편 차를 보낼 생각을 하는 경우는 얼마나 될지 모르겠네요.

 

새차 빠진거 전시중

비가 엄청 쏟아지던 화요일 오전. 하필이면 저기 빠져버린 새차를 대략 한시간동안 전시했습니다.

 

다른 차로 잡아당기며 겨우 빼냈습니다. 자력으로는 암만 노찌를 쓰고 무슨 지랄을 한다고 해도 반대편 바퀴가 떠있는 상태라 나오지 못합니다. 이제 출고한지 일주일 겨우 지난 새차가 빠졌는데 거기다 비까지 내리니 아주 좆같습니다.

 

되메우기 및 다짐은 개뿔 개 야매 날림공사

 

일단 빼내고 공사안내 표지판의 담당자 연락처로 전화를 겁니다.

 

시 산하기관에서 시행하는 공사입니다. 시 산하기관에서 운영하는 시설로 인입되는 지하수관로를 매설하는 공사인데, 시청에 백날 문의를 넣어도 상수도 하수도 모두 서로 아니라고 지랄하고 있고 관할 면사무소에서는 이런 공사가 진행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공사기간은 이미 한참전에 지났지만, 아직 공사는 끝나지도 않았습니다. 여튼 현장소장이 와서 발뺌하다가 결국 약 20여분 실랑이 끝에 배상해주겠다는 내용을 녹취했습니다. 그제야 잘못을 인정하고 0굴삭기를 가져다가 다시 다지고 콘을 더 가져다 놓는다고 그러네요.

 

차를 꺼내고 일단 세차를 하여 차량 상태를 확인합니다.

 

파손부위와 견적서

파손부위와 견적서입니다.

다른 몰딩이나 범퍼는 얼마 안한다 쳐도 멀쩡한 휠에 기스와 찍힘만 잔뜩 생겼네요.

 

견적을 내러 바로 앞 타타대우 서비스에 갔으나 예약도 없고 오전에 선착순으로 마감되어 못봐준다 그러고 있어 멀리 떨어진 곳에 방문하여 견적을 받았습니다. 대충 차량 견적만 215만원선. 구난비와 하루에 끝날 작업이 아니기에 소정의 휴차료를 넣어 현장소장에게 문자를 보내니 지랄을 떱니다.

 

자기들이 언제 꺼내랬느냐는 소리부터 개 지랄 염병을 떨어대고 구난비와 휴차료가 뭐냐고 지랄해서 설명하니 병신이냐는 소리를 짖걸이고 법대로 하라고 합니다. 개 날림 야매공사로 세금은 세금대로 빨아쳐먹으며 막상 견적서 들이밀으니 자기들 예상보다 금액이 크니 아주 씨발새끼들이 따로 없었습니다. 시 산하기관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이 미친새끼들이 보상을 안해주려고 한다고 강하게 항의를 하니 이후 시공사 사장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시공사 사장이 하는 소리는 더 가관입니다. 100만원 받고 끝내던지, 아니면 자기네 지정 공업사에 넣으랍니다. 거기가 어디냐 물어도 상호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당연히 상호도 모르는 공업사에 이제 갓 일주일 지난 새차를 넣고싶은 생각도 없고 다음날 다시 연락준다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그간 있었던 일을 정리하여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넣었습니다.

시 산하기관이 발주한 공사로 인해 피해를 입었으나 피민원인에게 병신이라는 소리를 하고 보상에 매우 소극적이니 니들이 보상하던지 중간에서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라는 취지였습니다.

 

결국은 이 선에서 합의

다음날 시공사 사장에게 연락이 오더군요.

 

공업사가 어디냐 물으니 얘기합니다. 입고하랍니다 고쳐줄테니. 근데 막상 일이 엄청 밀려있고 정신이 없어 결국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 금액에 합의를 했습니다. 하체는 다행히 문제 없었고, 외판이야 뭐 시간 여유가 있을때 차를 입고시켜 고치면 될겁니다. 돈이 들어온 내용을 확인하고 민원 역시 취하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하죠. 딱 그런 상황입니다.

 

진작 제대로 다져놓고 라바콘이니 차단봉이니 촘촘히 박아놓았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참사입니다. 저 콘이고 뭐고 다 해야 백만원도 넘어가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공공입찰로 들어간 공사라면 시민의 세금일텐데 시민의 세금이 이런 날림공사로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이 개탄스럽습니다.

 

참 좆같습니다만, 그래도 일단 합의는 했으니 나중에 시간여유가 생기면 고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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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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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커 일기는 초보 트럭커로 전직한 제 이야기를 다루는 신규 콘텐츠입니다.
일상적인 이야기와 업무적인 이야기가 적절히 섞여있는 트럭일기 역시 앞으로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그간 정신도 없고 해서 좀 뜸했습니다만, 이제 본격적으로 그간의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업무일지의 카테고리로 넣어야 좋을지, 일상다반사의 연장으로 봐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은 업무일지 하위 카테고리를 새로 생성했습니다. 물론 폐교탐방도 독립적인 카테고리로 분리를 계획하고 있으니 트럭커 일기 역시 추후 독립적인 카테고리로 떨어져 나갈지 모르겠습니다.

 

덜컥 대출을 받아 카푸어 트럭커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예상에도 없던 타타대우 프리마 25톤 카고트럭의 차주가 되었는데, 새차와 함께 새로운 출발을 하는 상황이네요. 그간 다른 차로 일을 배우거나 이런저런 작업을 하며 본격적으로 제 차로 일을 시작했던 그날의 이야기를 다뤄보려 합니다.

 

본격적으로 11월 3일 오전. 업무에 투입됩니다. 일이 많다고 사무실에서 언제부터 투입되느냐고 묻더니만 사실상 최소한의 준비가 끝난 11월 3일부터 업무에 투입되었습니다.

 

운송사 사무실에서 받는 인수증

출력된 인수증을 확인하고 특이사항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다시 확인합니다.

낼아침착이라 적혀있지만, 당일날 하차가 가능하다고 하니 사무실 코앞의 공장으로 출발합니다.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업무 흐름은 이렇습니다.

 

1. 운송사 사무실에 배정된 오더를 순번에 따라 배차받습니다. 하차지에 연락하여 한번 더 확인합니다.

2. 배차된 오더의 인수증을 출력해주는데 이 인수증을 참고하여 공장에 진입합니다.

3. 출입 후 출하실에 방문하여 출하지를 배정받습니다. (공장 1,2,3,4,5문 등등)

4. 상차 준비를 마친 뒤 물건이 출하되는 문에서 대기합니다.

5. 천장크레인이 내려주는 화물을 상차합니다.

6. 공장에서 나와 화물의 결박작업과 상황에 따라 방수포(갑바)를 칩니다.

7. 서류 출력용 무인 컴퓨터에서 하차지에 가져갈 부속서류를 출력합니다.

8. 계량 후 출문합니다.

9. 하차지로 이동하여 하차합니다.

10. 다시 회차합니다.

 

고정적인 상차지가 없는 콜바리 화물차의 경우 콜을 찍고 돌아다닌다지만, 고정적인 자리입니다. 흔히 시내바리라 부르는 근거리 오더를 주로 진행하기에 장거리를 가는 일은 장거리 용차가 잡히지 않는 경우나 매월 매출이 부족하다 싶은 시기에 다녀들 온다고 그러네요.

 

여튼 타타대우 군산공장에서 출고하여 적재함집만 두어번 왔다갔다 하며 300km 남짓 탔던 프리마를 타고 처음으로 공장에 진입했습니다.

 

상차대기

출하실에서 상차를 해야 하는 문을 배정받고 대기합니다.

 

다 저보다 앞에 대기하고 있는 차량들입니다. 보통 배정된 순번대로 입차합니다. 이 배정된 순번은 따로 밖에서 확인이 어렵고 입차하는 문 앞으로 가야 공장 안에 있는 전광판에 보입니다. 차량번호와 상차하게 될 품목의 명칭 그리고 갯수가 표시됩니다.

 

상차대기

상차를 대기합니다.

 

철근입니다. 철근 가공공장이나 공사현장 혹은 동네에 하나 둘 보이는 작은 판매점으로 배송됩니다. 천장크레인에 달려있는 저 마그네틱으로 철근을 붙여 들어올린 뒤 차량의 적재함 위에 올려줍니다. 보통 철근의 굵기나 길이같은 규격에 따라 3~4층까지 쌓이는 경우도 있고, 2층까지 쌓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차는 사실상 금방 합니다. 한줄씩 천장크레인이 가져다 올려놓으면 나무를 대고 2층 3층을 쌓아줍니다. 과적을 할 일은 없습니다. 고속도로 축중차로를 빨리 지나가도 부저가 울지 않습니다. 축중량 기준으로 잘 나와봐야 8.6~9톤 이내인 수준입니다.

 

결박작업

상차 이후 철근이 떨어지거나 밀리지 않게 하기 위해 고정하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굵기가 16mm 길이가 10m인 철근다발입니다. 철근이 상차하는 과정에서 서로 겹쳐져있어 그리 쉽게 밀려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그러한 특성 탓에 이전에는 판스프링을 꼽고 다니는 차들이 많았는데 그 자체가 문제시되어 지금은 판스프링을 고정하여 달고 다니는 차들은 거의 없고 저처럼 슬링바나 레바블록으로 결박합니다.

 

그렇게 출발했습니다. 목적지는 충북 음성군의 철근 가공공장입니다.

 

첫 주유

차량 출고 후 처음으로 주유를 진행합니다.

 

연료탱크의 약 4분의 3을 채웠는데 기름값만 50만원이 넘어가더군요. 지금은 유가보조카드를 받아서 사용하고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유가보조카드가 발급되지 않아 일반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주유했습니다. 이 당시 받았던 영수증은 지입사를 통해 시청에 제출하면 유류세를 환급해준다고 합니다.

 

첫 하차지 도착

그렇게 약 한시간 반을 달려 첫 하차지에 도착했습니다.

 

후진으로 차를 공장 안으로 밀어넣고 하차과정을 돕습니다. 보통 규모가 있는 공장들은 직원들이 알아서 합니다만, 소규모 사업장이나 여건이 그렇지 못한 곳에서는 와이어를 걸어주는 일 정도는 도와줍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는 나무를 치우고 정리하는거 말곤 딱히 없습니다.

 

호이스트 고장

마침 또 호이스트가 고장났네요.

 

호이스트를 고친다며 약 30분이 지났습니다. 이후 무사히 하차작업을 마쳤습니다. 하차를 마친 뒤 인수증과 기타 부속서류를 사무실에 제출하고 인수증은 싸인을 받아 가져옵니다. 그렇게 빈차로 다시 돌아오면 일과 하나가 끝났다고 보면 됩니다.

 

이후 순번에 따라 오더 배차가 진행되는데, 오더가 많은 날이면 하차를 하고 사무실에 돌아오지 않았음에도 미리 배차를 끊어놓는다고 연락이 옵니다. 사무실에 가서 인수증을 받아 공장으로 들어가 상차를 하는 그런 과정을 계속 반복합니다.

 

첫날 끝.

다음날 아침에 하차하는 철근을 또 상차한 뒤 차량을 세워두고 들어갑니다.

 

이런 일상의 반복입니다. 매일같이 트럭커 일기의 소재가 되는 일들은 벌어지지 않겠지만, 이런 일상 속 이야기도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재미있고 신선한 이야기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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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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