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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생활 15일차. 정형외과 환자들이 주를 이루는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 6병동에서의 생활도 벌써 참 오랜시간이 지나버렸습니다. 그동안 발이 펴졌고, 어느정도 걸을 수 있을정도로 많은 진보가 있었고 하루가 다를정도로 걷지 못하기 전 평범했던 그 순간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사실상 자세가 불편한데다가 매번 스마트폰을 테더링해서 인터넷을 하다보니 인터넷 속도도 매우 느린편입니다. 거기다가 이제는 병원생활에 재미를 붙이다보니 굳이 노트북을 열지 않아도 시간을 떼울 수 있게 되었죠. 그러다보니 병원에 오기 전까지는 매번 붙잡고있던 컴퓨터와도 조금 사이가 멀어졌습니다. 좋아해야하는걸까요? 아닐까요? 모르겠습니다만.. 그러다보니 글도 점점 뜸해지고 이웃분들께 제대로 방문도 드리지 못한다고 봐야겠죠. 아무래도 이 증세는 병원을 나가면 좀 나아질겁니다.


아마 지난번에 추를 달아두고 다리를 폈다는 이야기까지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다리를 쭉 펴게 되었고, 한쪽으로 모을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다리는 이전의 기능을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럭저럭 걸어다닙니다. 처음에는 어르신들 보행기 비슷한 기구를 이용해서 걸었습니다만, 점차점차 허리가 펴시고 자세가 조금씩 안정됨에 따라 그러한 보조기구 없이도 서있고 병문안에 왔다가는 사람들을 배웅해줄 수 있을 정도까지는 가능해졌습니다.

이제야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정도는 된거죠..

하지만, 문제는 여러가지가 남아있습니다. 1개월여를 결석하게 될 경우 학사경고를 받고 휴학을 해야하는 그러니까 "비싼 등록금 다 내놓고도 일주일나가고 버려야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직면하게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이런저런 행사 참여하지 못하고, 동아리 가입기간들을 죄다 놓쳐버려서 동아리하나 건지지 못한 신입생으로써 누려볼 수 있는 그 하나도 누려보지 못했던 이 신세도 참말로 처량한데... 최악의 시나리오만은 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병역문제까지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골수염 경력이 있다면 3급부터 5급 그리고 재검(7급)판정까지 받는걸로 끝나지만 7월달 신체검사 일정을 잡아두었을때의 상황은 어떻게될지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완치까지는 앞으로 6개월여의 시간이 걸릴텐데 그 이후 1년간은 재발의 위험성까지도 안고있습니다. 사실 골수염이라는 진단 역시도(만성) 제 경우에는 뼈의 깊숙한곳에서 농이 일어났다보니 혈액검사시 염증수치가 높지 않았고, x-ray나 뼈스캔상으로는 큰 소견이 없었지만 같은 통증이 수반되다보니 골수염이라는 결론을 내린 경우가 되겠습니다. 참고로 너무 깊숙한곳이라 수술도 힘들다보니 저는 약물치료를 계속 진행중인 것이구요..

여튼 고민할것도 많고, 또한 생각할것도 많습니다.

햄이 볶아질것만같은 대학 새내기생활을 몇주 날려먹었고, 앞으로의 대학생활에서 필요한것과 인맥을 확립해나가는 시기에 이렇게 병원에 누워있는것 또한 어떻게 본다면 참으로 서럽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요. 열심히 경과가 좋아져서 꼭 이번주 안에는 학사경고를 받기 전에 학교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파서 돌보지 못했던 이곳을 이전의 활기찬 티스도리로 돌려두어야죠!!

꼭!! 이루어내고 싶습니다!! 불과 몇주전 활기찬 제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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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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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티스도리닷컴의 메인포스팅은 티스도리가 병원에서 지내왔던 일들에 대해 간단히 서술을 하는 특별기획으로 이어나갈겁니다. 차츰 몸상태와 흐름을 봐서, 그동안 제쳐두었던 이웃방문 및 예정되었던 포스팅도 순차적으로 할 계획이구요. 답답하고 암담하긴 하지만 이곳에서 꽤 오랜 시간을 지내야 할테니까 병원이야기 포스팅으로만으로 안주할 수 없겠죠.


지난줄거리



참 많은 일이 있었던. 어떻게 본다면 한숨 덜을 수 있었던 3월 14일이 지났습니다. PET-CT검사를위해 의정부까지 원정을 다녀왔었고. 그날 아침에서야 정작 장본인인 저에게는 숨기던 암이 의심된다던 최악의 상황은 면했습니다. 악성종양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타난걸로 말이죠. 명확히는 아녀도 조금은 홀가분해진 기분을 가지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치료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3월 15일 목요일


다행스러운 검사결과와 함께 잠을 청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늦어지는 글과 함께 조금 늦게 잠을 청하게 되었고. 그렇게 느지막에 청한 잠은 제대로 올리가 없었죠. 그렇게 밤을 지새우다가 새벽 4시가 되어서야 결국은 안되겠다 싶어서 진통제를 맞았고 5시정도에는 통증때문에 엄두도 못내던 다리를 옮기는것도 타인의 도움을 받지않고 제 스스로 침대로 올려서 다 펴지지는 않지만 다리를 최대한 펴고 잠을 자려 해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양쪽 다리를 쫙 펴고 잠을 청한다는것은 무리입니다. 왼쪽다리의 통증을 아무리 신경쓰지않고 누워있으려 해도 신경이 쓰이니 당연히 잠이 안오죠. 정말 자취방에서 혼자 아픔을 호소할때 어떻게 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아침이 밝았습니다. 비공식적인 루트로 다행히 악성종양이 아니라는 이야기만 들었지만 아직도 정확한 병명은 모릅니다. 이제 정확한 병명이 무엇인지 알아봐야죠.. 그렇게 교수님과 그를 따르는 전공의 레지던트등 흰 가운을 입은 의사선생님들이 간호사를 대동하여 들어오셨고 명확한 제 병명에 대해 알려주십니다.

"처음에는 전이암으로 추정되었는데..."로 시작하는 선생님의 말씀. 그렇습니다. 저만 빼고 숨겨진 사실을 모두 알고있었습니다. 만약 저도 이때 의심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제대로된 정신을 가지고 있기 힘들었겠죠. 그렇게 다른 교수님들과 소견을 조율한 결과 PET-CT의 검사결과는 고관절을 빼고는 전혀 이상이 없었고. 염증이 생기기 쉽지만은 않았던 고관절에 염증이 생겼다는게 조금 의아하다는 평과 함께 골수염이라는 진단을 내려주셨습니다. 처음에 확진예정일이였던 토요일보다 훨씬 더 빨리 병명을 알게되었고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수술이 없이 항생제만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기본 6주정도는 정맥주사를 통해 항생제를 맞아야 한답니다. 최소 2주정도는 되야 걸을 수 있다고 하구요.. 거기다가 그 이후에도 통원치료는 계속된다네요...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그렇게 병명은 알았습니다만, 의료진의 추가적인 검사를 위해 CT촬영을 진행했습니다. PET-CT를 촬영할때 CT기에 들어가기 전 발을 묶었던 이전의 지혜를 활용하여 촬영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밤이 또 찾아왔네요. 걷기까지는 최소 2주.. 3월 한달은 이렇게 소비해야 하는군요. 혹시나 걷게되면 통원치료가 가능할지 궁굼하고 또 모르겠습니다. 학교가 그리운 밤이네요..ㅠ 벌써 여기 온지도 일주일ㅠ

아무리 빨리 나와봐야 3월 말에나 나올 수 있을테니 자취방에다가 닦아두고 나온 상추는 다 시들어있을테고, 봄동은 다 썩어있을걸로 추정되어 방주인 아저씨께 치워주시면서 켜두고 나온 보일러도 꺼달라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정상적인 몸으로 돌아가기위한 잠시동안의 칩거생활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병문안들좀 많이 찾아와보세요!!! 저 혼자 심심해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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