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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년이 지났습니다.


결국 스파크 대신 삼각떼를 타고 다니게 된 주된 원인이였고, 너무 갑작스레 보내버린 상황을 회상한다면 지금도 어이가 없습니다. 그렇게 새차를 타게 되었고, 계약하고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차를 받았으니 새 차를 타면서도 크게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여튼 지나간 1년 전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합니다.



2018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제가 뭐 교회나 성당을 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니고. 일이나 있나 싶어 집을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집에서 나가기 전 복귀를 하며 수원에서 사 온 스파크용 리어와이퍼를 교체하고, 간단히 포스팅을 한 뒤였습니다.


물론 이 와이퍼는 교체된지 대략 두시간만에 사고가 나 제대로 사용조차 하지 못했답니다. 물론 각개를 보내면서 스파크를 타는 분께 교체하고 한번도 돌리지 않았다고 가져가라고 떼어주었지만 말이죠.


대략 어두워질 즈음.. 집 밖으로 나왔습니다.

스파크의 기름탱크는 가득 차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아깝네요.


그리고 어느정도 지나온 이후, 갑자기 서는 확인하고 느지막에 브레이크를 밟아 박고 말았습니다.



생전 처음 에어백이 터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차 안은 화약연기로 난장판이 펼쳐졌습니다. 화약이 터지며 발생한 연기로 인해 더이상 차에 있을 수 없었습니다. 문을 열고 나와 앞차를 확인합니다. 앞차 운전자는 60대 중반정도 되어보이는 노인. 배우자가 보조석에 동승하였습니다. 여튼 본인은 멀쩡하다고 괜찮답니다.


가입된 보험사에 출동요청을 합니다. 상대 차주는 경찰을 부릅니다. 덕산에서 세워져있던 모습을 봤던 렉카들이 달려오더군요. 경찰도 왔습니다. 음주를 하지도 않았고, 별다른 논쟁의 요소가 있는것도 아니니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보냈습니다.



사방으로 널린 잔해들..


대인과 대물 접수에 이견이 있던것도 아니고, 출동기사가 접수를 위해 인적사항을 받으려 하니 상대 차주의 40분 넘는 일장연설이 시작됩니다. 


"나는 앞차가 정차해서 섰는데 뒷차가 박았다. 잘못이 없고 2년 탄 차인데 어쩌고 저쩌고......"


"선생님! 그래서 차 고치고 병원 가시게 접수해드린다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어쩌고 저쩌고...."


이 상황이 40분 넘게 이어집니다. 암만 내 일방과실이라 해도 알았다고 드러눕고 차 렉카로 띄워가면 원만하게 해결 될 사고처리를 가지고 같은 얘기에 특유의 꼰대같은 소리를 하고 앉아있으니 출동 직원이나 그걸 지켜보고 있는 저나 슬슬 한계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이래서 사고도 겪어봐야 처리를 합니다.


곧 엠뷸런스가 도착합니다. 피해 차량의 동승자가 엠뷸란스를 타고 홍성의료원으로 향합니다만, 병원으로 가기 전에도 병원을 가니 마니, 엄한 구조대원을 잡고 출동직원에게 하던 얘기와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얘기를 그대로 하면서 출동기사는 잠시 제쳐두고 이번엔 구조대원의 시간을 잡아먹기 시작합니다. 구조대원 무전기 너머로 들리는 이야기를 듣다보니 출동을 필요로 하는 곳들은 점점 쌓여가는 느낌입니다.


결국은 20여분간 구급차를 붙잡아 놓고 배우자만 태워보내고 출동직원과 한참을 입씨름을 합니다.


그렇게 한시간 넘는 입씨름이 진행되는 와중에 렌터카 직원이 사고대차용 차량을 가지고 도착했습니다. 결국은 사고 대차를 위해 온 렌터카 보조석에 얻어타고 렌터카 직원이 운전하여 홍성의료원에 가셨다 합니다.


보험사 대인 담당자의 말로는 두분 다 CT촬영을 비롯하여 수많은 검사를 진행하였으나, 크게 다치지 않았고 입원 3일만에 생각보다는 적은 합의금에 합의를 했다고 합니다.


상대 차량의 수리 역시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었답니다. 


사실 제 스파크나 크게 망가졌지, 렌트 포함 200만원 즈음에서 대물처리도 끝났습니다.


여러모로 일방가해였고, 마지막까지 죄송하다 했지만 저한테 안다쳤느냐 병원 가봐라 이런 얘긴 하나 없었고 끝까지 본인 잘났다는 얘기만 했습니다. 내가 쳐박았던지라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참 피곤한 사람이였습니다.


저는 에어백이 터지며 핸들을 잡았던 왼쪽 엄지손가락 인대가 늘어나 아팠던거 말곤 멀쩡했고, 약 3개월이 흐르니 자연치유가 되었습니다.



스파크 기준 만 3년 무사고를 채운 시점. 차량가액은 대략 300만원대 중후반대.

10만원을 가지고 고민하다 무사하겠지 싶어 자차보험을 가입하지 않은것이 실책이였습니다.


에어백 두개가 터졌고, 대략 눈에 보이는 견적만 본다면 300만원대 초중반. 차량을 수리하거나 전손처리를 하여 그 돈을 보태어 새차를 살 수 있었을텐데, 결국 각개와 차량 통 판매로 약 100만원의 자금만 회수하여 삼각떼를 구입하는데에 보탰습니다.


1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크게 실감은 나지 않습니다. 악몽과도 같았던 크리스마스 이브. 그래도 올해는 별 탈 없이 지나가는 느낌인지라 다행입니다.


내년에도. 다가오는 2020년대에도 부디 무탈하게 보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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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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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폐차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결국 아버지께서 차를 바꾸셨습니다.

다음 메인에도 올라갔습니다만, 메인에 올라간 모습을 저는 확인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여튼 조기폐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멀쩡한 기존 차량은 폐차를 해야만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해주는 지원금과는 별도로 차량에 대한 고철값. 즉 폐차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20년 이내 차령의 대형트럭들은 대부분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를 비롯하여 제3세계 국가로 수출길에 올라 제 2의 차생을 살아갑니다. 소형차 위주의 승용차도 마찬가지로 중동이나 아프리카로 수출길에 오릅니다. 2007년식 트라고 트럭은 당연하게도 수출이 나가는 차량이고 수출말소로 보내면 훨씬 더 많은 돈을 받고 차량을 말소 시킬 수 있지만,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수출말소가 아닌 폐차말소증이 필요합니다.


당연하게도 폐차장에서는 직접 해체하여 고철이나 부품을 판매하기보다는 수출이 나가는 차량이라면 수출업자에게 넘겨 마진을 남기는 편이 훨씬 더 이익입니다. 폐차말소증을 필요로 하는 조기폐차제도가 존재하기에 폐차장들은 말소만 시켜주고 차량을 그대로 수출업자에게 가져다 팔며 꽤 많은 마진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나마 폐차장을 거치며 폐차장의 배를 불려주면 다행이지, 가끔 비양심적인 폐차 영업사원들이 차량을 가로채어 어리숙한 고객에게는 폐차장으로 간다고 속이고 폐차비만 던져준 뒤 수출업자에게 넘겨 수출말소를 시키고 본인이 고철값과 수출단가 사이의 차액을 먹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타고 계신 차량을 폐차하실 예정이라면 먼저 내 차가 수출이 나가는 차량인지, 수출여부 먼저 확인하시고 여러곳에 물어본 뒤 폐차를 진행하시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어지간한 국산 소형 및 준중형차라면 외국인 바이어들이 서로 가져가려고 경쟁하는 수출 효자품목입니다.


여튼 다시 본론으로 넘어갑시다.



그렇게 마지막 주행을 기다리는 차량이 대기중입니다.


마치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타이어를 다른 차량에게 내어주고, 무시동히터를 비롯한 꽤나 값이 나가는 물건들도 필요로 하는 다른 차량들에게 이식해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블랙박스와 차선이탈경보장치를 비롯한 집기류를 탈거하지 않아 함께 탈거하기로 합니다. 



나름 정부 보조금을 받고 장착했던 차선이탈경보장치. 그리고 블랙박스.


신차는 신품 블랙박스가 장착되었고, 이 제품은 탈거하여 다른 차량에 부착하도록 합니다. 2020년부터 20톤 이상 대형차량에 의무적으로 장착해야하는 차선이탈경보장치 역시 보조금을 받고 설치한 제품입니다만, 의무화 이전에 철거당하는 신세입니다.


네오다스라는 회사의 제품인데 정확한 배선도는 인터넷에 굴러다니지 않지만 스펙상으로는 12V부터 24V까지 모두 지원하는 프리볼트 제품인지라 승용차에 가져다 장착하고 보험료 할인을 받아도 됩니다.



생각보다 배선이 많아 애를 먹었습니다.


운전석 대신 조수석쪽으로 지나가는 메인전장에서 죄다 선을 따서 썼네요. 필요한 선만 잘라낸 뒤 본격적으로 출발합니다. 많이 늦었습니다. 같이 가기로 했던 카고트럭은 먼저 근처에 도착했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삶의 터전을 떠나는 오래된 트럭의 모습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유로3 끝물 모델. 2005년 이전 배출가스기준으로 제작되었기에 2007년식 차량의 조기폐차가 가능했습니다. 07년각자 08년 등록의 경우 조기폐차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도 나오던데 지역마다 다른건지 잘 모르겠네요.



고속도로에 올라 마지막으로 원없이 달려봅니다.


폐차장에서 인천항으로 이동을 해야하니 한국에서의 마지막 주행은 당연하게도 아니겠지만, 신차시절부터 함께했던 주인과의 이별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천시 부발읍의 한 폐차장을 향해 갑니다.


달리는 모습은 트위터 실시간 방송으로 녹화하였고, 가끔 생각 날 때 영상을 돌려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발로 굴러서 폐차장을 향해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이천시 부발읍. 농경지대에 소재한 폐차장입니다. 부품용으로 꽤나 가치가 있는 수입차들이나 이미 해체된 승용차들도 보였지만 대형차 위주로 취급하는 폐차장으로 보이더군요. 곳곳에 해체된 쌍용트럭이나 옛 삼성트럭의 탑도 보였습니다. 


차령 20년 이내의 대형차가 폐차장으로 들어와 해체되는 일은 사실상 거의 없습니다. 사고나 중대한 고장으로 폐차장에 입고되어 사용 가능한 부품을 제외하고 분해되는 경우가 아닌 이상 굴러만 간다면 대부분 수출길에 오릅니다.





폐차장 입구 앞 공터에 차량을 세웁니다. 


이미 여러 차량들이 세워진 상태입니다. 레미콘 믹서의 경우 프레임과 탑만 남은 상태로 세워져 있다던지, 그 자체로도 수출 효자품목인 올뉴마티즈와 같이 눌릴 운명 대신 타국에서의 새로운 차생을 살 가능성이 있는 차량들이 세워지는 자리로 보입니다.


먼저 도착하여 상태를 보는 동남아에서 온 딜러. 한국어를 꽤 유창하게 구사했습니다.



그리고 근처에 계시던 동년식 카고트럭도 도착했네요.


카고트럭이 약 8개월 먼저 출고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조기폐차로 기존 차량을 폐차하고 같이 엑시언트 프로를 출고하였습니다. 탑 상태가 좋지 않아 처음 폐차장에서 제시했던 금액보다 조금 감가가 되었습니다만, 그래도 잘 쳐주는 폐차장을 찾아 이천까지 왔습니다. 부산이던 목포던 폐차비만 잘 쳐주면 그만 아닙니까. 


2007년 10월 26일. 비가 내리던 날 임시번호판을 달고 있었던 하늘색 트라고를 생생히 기억합니다.

오히려 따끈따끈한 신차가 폐차장으로 향하는 모습까지 함께 지켜봤던지라 더 아쉽게 느껴집니다.


한국에서 12년간 120만km 넘는 거리를 주행하고, 타국에서 그 수준의 거리를 또 달린 뒤 차생을 마감하겠죠. 이 차로 은퇴하시겠다던 아버지보다 중국발 미세먼지 탓에 엄한 적폐로 몰린 차가 먼저 은퇴했습니다. 


그동안 보유했던 사업용 차량 중 가장 오랜 시간, 가장 많은 거리를 달려왔던 차량입니다. 트라고 이전 차량도 5년 조금 더 타고 수출을 보냈고 그 전에 있었던 차량은 약 3년을 탔으니 말이죠. 하늘색 트라고와는 작별했지만 우리 가족의 기억속에는 영원히 남아있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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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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