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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또 차를 들고왔습니다.

이번에는 1톤 트럭 포터2를 가져왔습니다.

 

근래 미국산 대우 전기차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보니 파지를 가져다 버릴만한 적당히 실용적인 차량을 찾고 있었습니다. 1톤 트럭은 얼마나 하나 띠띠빵빵 카페를 구경하다가 우연히 2008년 10월에 등록된 2009년형 포터를 20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육안상으로 봐도 포터라면 다 있는 휠하우스 부식이 조금 있었고 롯데칠성 도색이 되어있을 뿐 주행거리도 연식대비 적은 수준인 19.6만km였고, 누유가 한방울도 없다는 설명과 함께 육안상 보이는 차량 상태도 상당히 괜찮아 보였습니다. 수출업자들도 환장하고 외국인 바이어들도 조건만 맞으면 서로 가져가려 하는 포터인데 아무래도 수동이 아닌 오토에 전용 도색까지 된 차량인 탓에 수출업자들이 매입을 거부하는 듯 보였습니다.

 

바로 채팅으로 연락을 하니 판매자는 서울 가양동의 매매단지에서 근무하는 중고차 딜러였습니다만, 차는 용인에 있다고 하더군요. 같이 바이크를 타는 아는 형님이 농업용으로 이용하던 차를 대신 팔아주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조기폐차를 시키면 되지 않냐 물어보니 최근 새차가 출고되었고 아직 조기폐차 공고가 올라오지 않아 기다리기 뭐해 그냥 빨리 정리하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하더군요.

 

200짜리 포터2

 

휠커버만 봐도 포터는 년식 파악이 쉽습니다.

딱 봐도 08년~11년까지 생산되었던 유로 4 포터 2네요.

 

2004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20년간 판매 중인 포터 2는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이 적용되는 시기에 맞춰 크고 작은 부분변경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총 두번의 큰 부분변경을 거쳐오며 이 차량은 초기형으로 분류됩니다만, 같은 초기형 중에서도 유로3(5등급)와 유로4(4등급)로 배출가스 등급이 나뉩니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판매되었던 유로 3 TCI 94마력(T엔진) 및 CRDI 123마력(A엔진) 차량들은 5등급이라 지난 정권에서 높은 산봉우리같은 나라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애써 외면하며 노후경유차를 미세먼지의 주범이자 적폐로 규정하던 시기에 적폐청산을 당했거나 DPF를 장착하고 살아남았고, 같은 초기형 디자인에 휠커버가 없는듯한 차량들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판매되었던 유로 4 126마력 차량들입니다.

 

아직 2024년 조기폐차 공고가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5등급 차량의 지원은 지난해로 마무리 짓는다고 했던지라 올해는 아마 배출가스 4등급 차량만 지원금을 받고 조기폐차가 가능할겁니다. 거기에 2009년형 차량이라 2009년식 보조금을 받을 수 있으니 2008년 10월에 등록된 차량임에도 2008년형 차량보다 더 많은 지원금이 나옵니다. 고로 6개월 이상 보유하고 적폐청산이라 읽고 조기폐차라 쓰는 행위를 하게 된다면 내내 차값을 온전히 받을 수 있을겁니다. 알아보니 지난해 09년식이 아닌 08년식 기준으로도 조기폐차 지원금과 폐차비를 더해 차값 이상이 나왔더군요. 작년대비 약 20만원이 빠진다고 쳐도 이전비 자동차세 보험료에 많이 타지는 않을테니 기름값같은 유지비까지 다 포함해도 본전 혹은 그 이상입니다. 거기에 소상공인 추가지원을 받게 된다면 +100만원. 사실상 이 차를 올해 6개월만 채우고 정리하던 내년에 정리하던 언제 적폐청산을 시키더라도 무조건 투자비 이상의 돈을 버는 상황입니다.

 

이런 본전을 넘어 차익실현까지 가능하며 실용성까지 겸비한데다 어지간해선 다 수출이 가능해서 중고가 방어까지도 잘 되는 이런 1톤 트럭이 전국 최저가 수준으로 나왔는데 거지나 되팔이들의 천국인 띠띠빵빵 카페에 조회수도 그리 많지 않고 며칠간 매물로 남아있었는지 의문이 들긴 했지만, 토요일 오후에 약속을 잡고 차를 보러 갔었습니다.

 

HYUNDAI PORTER II 126PS

 

포터가 있는 용인에 도착했습니다.

 

저와 연락했던 딜러는 약속까지 맞춰놓았으나 손님이 와서 못나갈것 같다고 하며 이 차를 맏겨놓고 있는 오토바이집 사장님과 대면하고 차량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대비 흙도 묻어있고 적재함에 뭐 이런저런 쓰래기도 버려져 있고 묵은때가 좀 많이 보이긴 했습니다만, 그건 다 치우고 닦으면 되니 상관은 없습니다. 그래도 이 가격대에 1톤트럭을 살 수 있는게 어디겠습니까.

 

HYUNDAI PORTER II 126PS

 

정면에 대문짝만하게 롯데칠성. 측면 문짝에는 칠성사이다 로고가 붙어있습니다.

 

신차 시절에 롯데칠성 음료수를 납품하러 다니던 차량이었다고 합니다. 스티커는 이미 다 갈라지고 떼어낼수 있을지 모르겟는 상태였네요. 원부를 살펴보니 차생의 전부를 평택 오산 화성 용인에서 보냈습니다. 이전 차주분은 2015년에 15만km를 주행했던 상태로 인수했었고, 약 8년간 4만km밖에 타지 않았더군요. 농업용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지난 가을에도 벼백을 싣고 수매하러 다녀왔었다고도 하네요. 그래서 적재함 구석에 남아있는 왕겨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실내

 

실내는 지저분하고 먼지로 가득합니다.

그럼에도 하이패스도 있고, 시트도 멀쩡하고 오디오고 뭐고 다 정상적으로 작동하네요.

 

커피를 쏟은 자국들이 꽤 많이 보이더군요. 흙먼지와 커피자국이 꽤 많이 보였지만 농업용 차량들이 다 그렇듯이 굴러만 잘 가면 되니 그렇습니다. 대충 확인하고 차량의 시동을 걸어줍니다. 

 

엔진룸

 

라바가스가 과도하게 샌 흔적은 있지만 오일 누유는 없습니다.

 

지난 10월 검사 당시 재검이 걸려 아마 오일도 갈고 조금은 정비를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전혀 관리가 되지 않는 차량들은 진짜 보조석 시트를 들어서 엔진을 확인해도 개판 오분전인데 그래도 꾸준히 관리를 하며 탔던 차량이라 느껴지더군요. 상태가 별로라면 그냥 돌아가려 했었지만 엔진소리도 지극히 정상이었습니다.

 

시운전

 

시운전에 나와봤습니다.

 

슈퍼 트림이라 운전석 열선시트와 열선미러를 비롯하여 트위터까지 스피커도 4개고 있을건 다 있습니다. 아이신제 4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되었는데 오토임에도 잘 치고 나가더군요. 변속충격도 하나 없이 정말 부드럽게 움직였습니다. 엔진오일도 괜찮고 자동변속기 오일을 찍어보니 그냥 새 오일이고 진짜 소모품도 하나 교환할거 없이 말 그대로 타기만 하면 되는차였습니다.

 

그런고로 더 볼 것도 없었습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보험에 가입하고  바로 딜러와 통화하여 차값을 이체하고 저는 볼트를 끌고 먼저 내려와서 컴컴해진 밤에 포터를 맞이했습니다. 이전은 월요일에 인감을 등기로 받아 화요일에 해서 등록증을 보내준다고 하네요. 아직 등기우편은 오지 않았지만, 화요일에 이전까지 마쳤습니다.

 

포터야 안녕

 

에어혼이 달려있더군요. 에어탱크가 있는데 보충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그간 검사에서 큰 문제가 없었는지는 몰라도 딱히 제 취향은 아닌지라 검사 전후로 봐서 탈거하여 팔아먹던지 해야겠습니다. 주유를 하고 차를 세워둔 뒤 일요일 아침에 다시 포터의 시동을 걸어줬습니다. 버릴건 버리고 닦아줄건 닦아줘야 했기에 아침 일찍 포터를 타고 나가기로 합니다.

 

에어탱크 충전

 

차량 좌측에 달려있는 에어탱크를 충전해줍니다.

 

큰차에서 선을 연결하여 에어탱크를 충전합니다. 금방 채워지더군요. 경적을 눌러보니 저 옆에 대형 화물차보다 더 큽니다. 아 이거 쓰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래도 에어탱크가 있으니 그냥 에어선을 연결하여 에어건을 사용해도 되고 생각보다 활용할 부분이 많습니다. PTO만큼은 아니지만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겠더군요.

 

에어탱크를 채우고 바로 세차장으로 이동해서 세차부터 진행합니다.

 

칠성사이다 포터 세차

 

이 차의 이름은 칠성사이다 포터입니다.

 

운전석 뒤에 그래도 오만 잡동사니를 넣어둘 공간이 있는 슈퍼캡과 달리 일반캡인 이 차량은 운전석 뒤 공간이 없습니다. 대신 적재함의 길이는 슈퍼캡보다 훨씬 더 깁니다. 즉 적재에 특화된 차량이라는 이야기겠죠. 이 포터에서 잘 일도 딱히 문제가 될 부분도 없습니다. 묵은때가 엄청 나오네요. 바깥에 세워두며 때가 묵어있습니다. 열심히 닦고 또 닦아줬습니다.

 

단점이라면 적재함에 평바닥이 안깔려있다 정도?

 

단점이라면 적재함에 흔히 차바닥이라 부르는 평바닥이 깔려있지 않다는 정도네요.

 

적재함 바닥골에 끼어있는 쓰레기나 흙먼지가 많아 아예 적재함 문을 열고 문을 뿌려줍니다. 뭐 그래도 상관 없습니다. 물건 적재에는 큰 장이 없으니 말이죠. 신차 당시 음료수를 납품하던 차량인지라 딱히 바닥을 깔지 않아도 문제는 없었을 겁니다.

 

실내 상태1
실내 상태2

 

최악의 실내상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만, 일단 매트부터 걷어내고 에어건과 청소기로 열심히 빨아들였습니다. 200만원짜리 차에 무려 0.8%인 1만 6천원을 세차비로 사용했습니다.

 

불스원 크리스탈 슬릭코트

 

무려 불스원 크리스탈 슬릭코트도 도포해 줍니다.

 

크리스탈코트 플러스보다 더 좋은 왁스입니다. 슬릭감에 특화된 물왁스인데, 이 포터처럼 흰색 위에 녹색 야매도색을 올려 클리어 상태도 썩 좋지 못한 차에 도포해주니 완벽한 비딩은 아니더라도 차체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긴 하더군요. 그렇게 적재함 문짝까지 다 크리스탈 슬릭코트를 도포해줬고, 실내외 세차에 4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깔끔해진 실내

 

아주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람을 태워도 욕은 먹지 않을 수준까지 열심히 닦았습니다.

 

이제 좀 자가용 포터답습니다. 룸미러는 브라켓이 깨져서 떨어져 있었는데, 다이소에서 믹스 앤 픽스를 구매하여 잘 붙여줬습니다. 문제 없이 붙어있네요. 세차를 마치고 바로 오후에 비가 내리긴 했지만 그래도 묵은때가 지워져서 비를 맞고 돌아다녀도 종전보다 훨씬 더 깔끔한 외관 상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차후

 

세차 후 이 포터를 타고 볼일을 보러 다닙니다.

 

누가 보면 진짜 롯데칠성음료 납품하러 다니는 줄 알겠어요.. 진짜 안전하기만 하면 포터는 최고의 차량입니다. 포터 전기차를 계약할까 고민하던 시점에 포터가 제 25톤 화물차 뒤를 박고 운전자가 나오지 못해 소방차가 출동하여 사람을 꺼냈던 일이 벌어져 포터를 살까 싶었던 생각을 접었는데, 결국 포터를 들여오네요. 조심해서 타고 다녀야 합니다.

 

마침 또 포터를 사니 차고에 묵혀뒀던 휠과 미국산 대우 전기차에 스노우타이어를 끼우며 탈착해뒀던 16인치 타이어를 처분하게 되었네요. 역시 포터를 사니 포터를 탈 일이 생기더랍니다.

 

중고거래도 편하다

 

중고거래도 정말 편합니다.

 

어지간한 물건들 사러 가거나 팔러 갈 때 전혀 부담이 없네요. 그러고 포터가 생겼으니 사무실에서 배차를 기다리는 시간에 본격적으로 고철을 주우러 다니고 있습니다. 이제 고철이고 폐지고 뭐고 부담없이 줍고 다닐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운명은?

 

이거 생각 이상으로 상태가 좋아서 바로 조기폐차를 보내기엔 정말 아깝습니다.

올해 보낼지 내년에 보낼지 내후년에 보낼지는 모르겠지만.. 오래 타고싶습니다.

 

이렇게 좋은 포터를 전국 최저가 아니 조기폐차 보내면 오히려 돈을 더 받는 가격에 가져오다니 정말 좋습니다. 언제까지 이 칠성사이다 포터와 함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조기폐차로 처분하는 그날까지 무탈히 달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온갖 DIY 혹은 다양한 이야기에 등장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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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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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부 적고 한참동안 잊고 지냈던 폐교탐방 한중대학교 이야기는 2부로 이어집니다. 그 사이에 동부산대학이 문을 닫아 폐교된 대학이 하나 더 늘어났네요. 여튼 동부산대학은 나중에 탐방하기로 하고 한중대학교 이야기를 마저 해보도록 합시다. 프롤로그에서 대략적인 학교에 대한 정보를, 1부에서는 학교에 가는 길과 도착해서 보게 된 정문 그리고 경비실에 관련된 이야기를 담았더라면,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학교 탐방과 관련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여튼 지인 한분이 자신이 한중대학교 출신이라며 제가 이 학교에 다녀왔다는 SNS 게시물을 보고 오랜만에 학교 이름을 들어본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물론 이 학교 출신인 줄 몰랐고, 역시 현재 생업과는 관련이 없는 학과를 나와 어디 가서 이 학교 얘기는 꺼내지 않는다 하더군요.


여튼 그렇습니다. 한중대학교의 시계는 2018년에 멈춰있습니다.

 


정문을 지나치니 빨간 버스 두대와, 신형 스카니아 트레일러가 보입니다.


그리고 창고 비슷한 건물이 하나 보이네요. 아마 스쿨버스 정류장으로 활용되던 공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모로 주택가와 가까운 폐교 입구 근처에는 화물차의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경우를 이미 경산에 대구미래대학에서 보고 왔으니 화물차가 세워진 모습만 보고 주차장으로 활용하는가 봤더니만 그건 또 아니더군요.


여튼 방치된지 오래되어보이는 빨간 버스 앞으로 다가갑니다.



좌측 차량은 2000년 8월 등록, 우측 차량은 2002년 12월 등록된 차량이네요.

둘 다 강원70으로 시작하는 지역번호판이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둘 다 현대자동차의 에어로 스페이스 LS입니다. 2000년식 차량은 혹시 신형개조를 하지 않았나 알아보니 2000년 6월에 저 모습으로 부분변경이 되었고 이후 나온 차량입니다. 이미 폐교된지 2년이 지난 학교인데 왜 학교 버스가 아직 이곳에 방치되어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보통 매각이 용이한 자산으로 분류되는 자동차는 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청산이 용이한 동산입니다만, 오래 놔둬봐야 좋을 거 없을텐데 주변으로 수풀이 자랄정도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물론 법인은 살아있으니 이 버스를 법인에서 운영중인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도 사용 할 수 있겠지만, 그러지도 않고요. 2년 넘게 별다른 움직임 없이 빨간 페인트가 바라도록 그 자리에 세워져 있습니다. 



도색은 다 바래고, 휠하우스와 휠커버를 둘러싸고 거미들이 집을 지었습니다.



썩어서 녹물이 줄줄 흐르는 버려진 한중대학교 버스.


2000년식 차량이면 뭐 만으로 20년이 넘었으니 부식이 뭐 대수냐 싶습니다만, 폐교 이후 관리가 되지 않는 학교의 모습을 상징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제가 생겨 버스가 주차된 뒷편에 눕혀진 가로등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창고는 식자재를 보관하는 창고로 보입니다. 학교가 한참 운영되던 시절에는 이런 시설이 없었습니다만, 폐교 이후에 생겨난 시설이 아닐까 싶네요. 학생들이 수시로 왕래하는 정문 앞에 이런 시설이 놓일거라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겠죠. 여튼 그렇습니다.



자. 낡은 버스와 식자재 창고를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학교 탐방에 나서보기로 합시다.


한중대학교 캠퍼스를 둘러보다 보니 차도와 인도가 분리된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있습니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인도로 통행하라는 안내문도 함께 존재하는데, 캠퍼스 내 도로의 다수가 절개지인지라 낙석 혹은 산사태의 위험이 있는 곳입니다.



얼마 들어가지 않아 여러 파렛트의 기왓장이 캠퍼스 출입구 한켠에 야적되어 있습니다.


뭐 일부는 비가 와서 포장이 뜯겨나가고 기왓장이 넘어져 깨져버렸지만, 그래도 대다수의 기왓장은 별 문제 없이 야적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이 학교 내에 기왓장으로 지붕이 마감된 건물은 없다보니 공사를 목적으로 가져다 놓은 기왓장은 아닌 느낌입니다. 누군가가 마땅히 기왓장을 놓을 자리가 없어 캠퍼스 출입구에 쌓아놓은게 아닐까 싶습니다.



기왓장이 놓인 자리 옆으로는 뭐 당연하게도 수풀이 우거져 있습니다.


절개지의 녹화를 넘어서 안전펜스 자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풀이 우거져 있습니다. 안전펜스를 집어삼키고 도로의 절반까지 침범했습니다. 뭐 차가 다니긴 합니다만, 통행량이 많은것도 아니고 교행을 해야 할 일도 거의 없을겁니다. 그렇다보니 도로까지 넝쿨들이 집어삼키고 있겠죠.



이제 좀 건물이 보입니다. 


그냥 폐허같은 느낌입니다. 뮤직비디오나 컨셉촬영을 해도 나쁘진 않아보이네요. 자전거 주차장은 이미 자전거 대신 수풀이 차지한지 오래고. 조경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제멋대로 자란 나무들의 모습은 우락부락합니다.



제 눈 앞에 띄는 건물. 본관입니다.


보통 다른 학교의 경우 유리창은 대부분 닫혀있습니다만, 이 학교 건물은 유리창이 열린곳이 꽤 많았습니다. 환기를 위해 열어놓은건지 방치되다가 제멋대로 열려버린건지 모르겠지만, 여튼 유리창이 열려있는 모습을 꽤 많이 볼 수 있었네요.



자. 그럼 본관 입구를 향해 올라가기로 합시다.


제멋대로 자란 잡초들과 우락부락하게 커버린 조경수들 사이로 언덕을 올라갑니다.



본관 출입구입니다. 하다하다 출입구 문까지 열려있습니다.


무단침입을 할 생각도 없고, 혼자 와서 무서우니 들어갈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계단 사이 틈에서 싹을 틔운 잡초들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고요. 건물 꼭대기의 한중대학교 로고는 빨간 페인트가 벗겨져 매우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뭐 누구 한사람이라도 데리고 왔더라면 문 앞에까지는 가 볼 생각이였습니다. 다만 이런 취미를 가진 사람도 없고 하니 혼자 무서우면 멀리서 바라보고 지나가는게 전부입니다.



강원도 지역번호판이 달려있었던 하얀 포터는 이미 다 부셔진채로 본관 입구 앞에 방치중입니다.


왜 여기까지 와서 이런 몰골로 버려져 있을까요. 유리는 다 깨져있고 타이어의 바람 역시 다 빠져있습니다. 을씨년스러운 본관 건물에 걸맞는 소품처럼 보이지만, 학교나 이 트럭이나 종전의 용도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포터를 지나 본관을 돌아 나가는 길을 타고 쭉 나가봅니다.


본관 건물이 꽤 큽니다. 입구를 올라오며 보았던 필로티 구조로 된 건물도 본관이고 언덕 위의 비교적 낮게 보이는 이 건물도 본관입니다. 결론적으로 본관 건물은 에벌레 모양처럼 꽤나 길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관 건물이 차지하고 있는 면적만으로도 서남대학교 아산캠퍼스의 실제 활용되던 건물 두 동의 면적보다 넓을겁니다.



본관 바로 밑으로는 광활한 인조잔디구장이 존재합니다.

멀리 동해고속도로의 모습이 보이고 푸른하늘이 참 아름답습니다.


물론 옛 로드뷰를 살펴보다 보니 천연잔디가 깔린 운동장이였지만, 어느순간 보수를 거쳐 트랙이 설치되고 인조잔디가 깔린 축구장이 생겨났네요. 여러모로 인조잔디구장은 별다른 유지보수 없이도 고무재질의 가루를 깔아놓아 잡초가 자라지 않습니다. 그런고로 학교의 다른 부분은 이미 자연에 지배당했지만, 이 인조잔디가 깔린 운동장만큼은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동해시 리틀야구단의 선수를 모집한다는 현수막도 걸려있네요.


캠퍼스를 돌아보며 야구장은 못봤습니다. 최소한 야구를 위해서는 공이 멀리 넘어가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높은 펜스나 그물망이 쳐져있는 공간이 보여야 하는데 한중대학교 캠퍼스 내에서는 그런 공간 자체를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 다른곳에서 연습을 하겠지만, 현수막만 사열대 위에 걸어둔게 아닐까 싶습니다.


2020년 5월 창단 예정이라는 문구로 보아 올해 봄에 걸어둔 현수막으로 추정됩니다.



본관 건물 뒷편으로 나와봅니다.


작은 차고 안에는 자동차 시트가 버려져있고, 으슥한 본관 뒷편 골목길 역시 넝쿨들이 잡아삼킨지 오래입니다. 아스팔트 위 모래가 쌓인 곳에 뿌리를 내린 잡초들도 그럭저럭 잘 자라고 있고요. 그냥 캠퍼스 전체가 이런 모습이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본관 뒤 작은 출입구가 있어 나와봤습니다.


작은 임도와 연결되네요. 이 임도는 경비실 옆 급식지원센터로 향하던 작은 임도였습니다. 작은 임도를 타고 운동장 방향으로 내려가 봅니다.


매우 더웠던걸로 기억합니다.


커다란 본관 건물. 그리고 우거진 산림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다른 캠퍼스 내 건물들. 멀리 지나가는 송전탑까지. 그냥 봐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뷰입니다.



운동장 사용시 준수사항을 적어둔 표지판의 시트지는 이미 다 녹아내리고 오그라들었습니다.


인조잔디가 깔려있는 공간인지라 화기나 화학약품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아 물론 사용했으면 정리도 잘 하고 가야죠. 그럭저럭 폐교 이후 한참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용객들이 그럭저럭 매너있게 이용하고 있다 보니 운동장 위에서 쓰레기를 찾아 볼 순 없었습니다.



농구코트도 물이 고이는 자리의 색은 일부 바랬지만 우레탄이 뜯어지거나 날라가진 않았네요.


축구장도 괜찮고 농구장도 괜찮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운동삼아 오기 위해서는 자가용 혹은 자전거를 타고 와야겠지만 그래도 제약 없이 운동을 하기엔 아직까지도 괜찮은 시설입니다.



트랙 입구 앞에 종량제 봉투가 묶여있네요.


쓰레기가 발생하면 종량제 봉투에 넣고 가라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8월 중순까지 내내 비만 내렸던지라 운동장을 이용했던 이용객들은 거의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종량제 봉투에는 쓰레기 대신 물이 고여있었습니다.



운동장 앞으로 작은 농막과 라보가 보이네요.


딱히 농경지가 주변에 많은것도 아닌데 농막이 있습니다. 이곳에 사시는 분을 뵙지는 못했지만, 밤새도록 운동장에서 폐를 끼치며 공을 차는 사람들이 있으면 시끄러워서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네요.



그렇게 임도를 타고 운동장을 거쳐 내려오니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오손도손이라는 이름의 분식집이 있었던 조립식 건물의 셔터는 과연 언제쯤 다시 열릴까요. 원점으로 돌아와서 다시 캠퍼스를 향해 들어갑니다. 이후 이야기는 3부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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