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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여년 전, 합덕읍 한구석에 작은 컴퓨터학원이 생겨났습니다. 


당시에 나름 당진에서 투톱을 달리던 시가지 합덕에 존재했던 컴퓨터학원이 폐업하는 바람에 당진까지 컴퓨터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을 다니던 학생들을 보고 의아해 했던 한 분이 합덕에 컴퓨터학원을 차렸는데.. 이미 인구유출 및 발전보다는 쇠퇴를 거듭하던 합덕에 학원을 차려보시곤 잘못된 투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셨다고 합니다.


제가 그분을 처음 뵙게 된게 5년 전. 그 학원과 인연을 맺게 된 게 2010년 1월 첫 화요일이였습니다.


당시 보충수업도 빠지고 집에서 의욕적으로 블로그만 붙잡고 있던 제게 컴퓨터 학원이나 다녀서 자격증이나 한번 따 보라고 집에서 제안을 해 왔고, 그렇게 제가 직접 학원에 전화를 걸어 '그 학원에 다니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문의를 했던게 시작입니다.



사실상 블로그 초창기에 한창 글을 공장처럼 찍어내던 시절이었고, 그날 학원에 상담받으러 가면서 DSLR을 들고 사진을 찍었던게 그대로 블로그에 남아있네요. 이날의 기억이 새록새록 한데 5년이 흘렀습니다.



약 1년 반이라는 세월동안 사실상 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과목은 다 배우고, 자격증도 한번에 다 취득했습니다. 마지막엔 학원비를 반 환불받아 왔고, 그 이후로도 종종 원장선생님과 왕래를 하고 지냈었네요.


그러던 최근, 모종의 사유로 인해 학원을 정리하기로 하셨답니다. 그래서 학원 정리를 도와드릴겸 방문했다가 마지막으로 사진을 남겨보았습니다. 



사양은 뭐 특출난 수준은 아니지만 업무용 프로그램은 잘 돌아갔던 컴퓨터들입니다.


본래 큰 공간에서 실기 실습을 하곤 했는데, 작은 공간으로 옮겨온지도 꽤 지난듯 합니다. 큰 실습실을 사용하던 시절엔 인터넷이 되던 PC가 몇개 있었는데 저곳으로 옮겨온 뒤론 따로 인터넷용 PC가 없던걸로 기억하네요.


인터넷이 되질 않으니 한컴타자연습의 긴글연습 문서를 만드는걸로 재미를 봤었습니다. 대강 내용은 당진군 합덕읍에 위치한 한빛컴퓨터학원은.. 어쩌고 하던 학원에 대한 장점을 서술했던 수기인데, 이게 한참 지나서도 타자연습을 하는 학생들에게 사랑받았다고 합니다.  



화이트보드 칠판엔 무언가를 설명했던 흔적이 보입니다.


아마 제가 그전에 잠깐 가서 무언가를 논의했을 때 적으셨던 내용이 그대로 남은게 아닌가 싶네요. 이 미천한 티스도리를 알바 강사로도 써주셨고, 살아가면서 많이 도움을 받았던 장소가 사라진다니 아쉽습니다.  



실습실 옆에 일반 강의실은 이미 그전의 흔적은 거의 사라진 상태입니다.


학교에서 볼법한 책걸상은 잘 정돈되어 있다만 그냥 창고 느낌이 강하게 나더군요. 이곳에서 필기 수업을 들었고 직접 제가 수업을 하기도 했었는데.. 이 공간 역시 다른 무언가로 바뀌겠지요.  



이래저래 낫이 익은 단어들이 많이 써 있네요.


가장 기본적인 컴퓨터에 대한 내용들입니다. 열심히 해서 목표를 이루는 경우도 있는 반면에 그냥 학교 보충수업 야자 받기 싫어서 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요. 그런 경우엔 몇 달 다니지 못하고 자격증을 하나 딴것도 아닌 상태로 관두더군요. 그런 학생들까지도 사랑으로 감싸고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시던분이 운영하셔서 그래도 10년이란 세월동안 많은 학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곳은 더이상 컴퓨터학원으로 제 역활을 하진 않겠지만 추억은 영원할겁니다.


학원이 없어진다고 해서 인간관계 역시 단절되는것도 아니고, 종전의 과외경력과 학원 운영경력을 살려 원당동으로 가셔서 영수학원을 오픈하셨습니다. 어제 작은 화분을 하나 들고 잠깐 방문했었는데 많이 바쁘시더군요. 한빛컴퓨터학원 그 이상으로 성공한 학원으로 성장해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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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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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합덕 사진들좀 풀어보려 합니다. 뭐 합덕이라는 동네 자체가 그닥 활기 있고 번화한 동네가 아니라 조금씩 침체되어가는 그런 동네이다보니 참 조용하고 또 조용합니다. 


시끄럽다면 합덕역 주변으로 온갖 기획부동산에 투기꾼들이 나서서 별 말도 안되는 개소리로 역세권에 투자하라며 광고하는것 말고는 딱히 시끄러울 일도 없는 참 조용한 동네입니다. 물론 역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그 주변이 시내로까지 발전하기는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희박한 가능성과 함께 배후 주거단지를 비롯하여 시내의 중심이 옮겨올 확률 또한 매우 적으며, 그런 사탕발림에 혹하는 분들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작년 이맘때로 기억하는데 합덕역 관련해서 뜬구름 잡는 사람들한테 좀 쓴소리좀 해주니 뭐라뭐라 인격모독까지 하던데, 장문의 댓글로 헛구름좀 조금 치워주곤 했네요.



흔히 행정리상 신촌이라 부르는 곳에 위치한 삼거리입니다.


정확한 법정동으론 합덕읍 대전리이기는 하지만, 신촌초등학교 근교의 신촌이라 부르는 그곳입니다. 

뜬금없는 서울이 왜 써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서울까지 100km는 가야 나오는데 말이죠..


그렇게 합덕방죽 부근으로 나와봅니다. 이쪽은 최근들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합덕방죽 복원공사라고 시작했던 시기가 2008년. 2008년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15년...


기존 방죽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그저 그런 저수지를 만들어 두고, 그 주변으로 주차공간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어디선가 본 것 같습니다. 뭐 볼게 있어야 사람들이 구경을 오고 그럴텐데 주차장만 넓적하니 만들어 두면 화물차 주차장이나 주변 학생들 탈선의 장소 말고는 뭐가 되련지요..


평범한 논바닥과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농로가 인상적이였던 이곳도 가정집 두채가 사라지고, 논을 매꾸어 탄탄한 대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서야의 새 체육관..


P.S 저 체육관 이름이 무엇이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졸업 한 다음에 준공된 건물이니깐요. 다만 저 체육관 개관과 관련하여 권력을 가지셨던 분들의 분투가 있었다고...



뭐 방죽에 연잎도 다 떨어졌고.. 지나는 사람 없이 휑합니다. 이런곳에 얼마나 많이들 찾아올까요.


이번엔 오랫만에 소들공원에 가 봅니다. 합덕이라는 동네에 공원이 생긴지도 어언 20년 가까이 흘렀네요.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을 적엔 소들공원에서 미술학원 그림 전시회도 했었고, 컬쳐쇼크급 놀이기구도 많이 있어서 자주 놀러갔었는데 말이죠.. 그렇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 고등학교를 넘어 성인이 되어있습니다.



소들공원 팔각정입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합덕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지요.


어릴적엔 계단 올라가기도 힘들었는데, 크고 나니 그닥 높지도 않아보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때로 기억하는데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인진 몰라도 소들공원 팔각정 위에 올라와서 단체로 쉬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그때가 생각나네요. 벌써 15년은 지난 이야기입니다.



초등학생때는 집으로 가는 루트에 이곳이 포함되어 있었기에 자주 지나다녔습니다.


이사를 가고, 이쪽으로 거의 올 일이 없어져서 거의 온 적이 없었지요. 그래도 예전보다는 시설도 많이 나아졌고 운동기구도 많아졌습니다. 합덕 시내에 별 변화가 없어보이지만, 미세먼지는 둘째치고 나뭇가지가 많이 자라 시야를 방해할 정도로 나무도 많이 자랐습니다.



한때 차가 올라오지 못하게 막아두기도 했었는데.. 


차가 올라가지 못하게 막아두었던 돌을 어느 누군가가 차량으로 박아서 부순 뒤로는 차들도 자유로이 올라갔었습니다만, 아예 공사를 새로하면서 차량도 올라갈 수 있게 열어두었습니다.


저 언덕에서 썰매를 탔던 기억도 납니다.



앞으로는 나름 시내가 펼쳐져 있는데, 뒤로는 그냥 평범한 시골마을입니다.


사방팔방 다 볼 수 있는 명당자리임에는 분명합니다. 운동기구들도 보이고 살짝 게이트볼장 지붕도 보이네요. 소들공원이 위치한 산 이름은 '갈매기산'입니다. 


역시나 초등학교 1학년 때, 코넷으로 인터넷에 접속하여 라이코스에 합덕초등학교를 검색해보고 '합덕초등학교 뒷산은 갈매기산이다'라는 제목의 웹문서를 접하곤 처음 알았습니다. 이후 나중에 가서 배우게 된 학교 교가에도 '갈매기 산 허리에 새싹이 튼다'라는 구절이 있더군요.


산이 3자를 엎어놓은 갈매기 모양으로 생겼고, 오래전 이 산과 합덕읍 운산리 일원에 소나무로 가득했었는데 그시절 갈매기를 비롯한 온갖 새들이 둥지를 틀고 살았었다고 합니다. (링크)



가까이 보이는 소들공원 화장실과 저 멀리의 합덕초등학교.


오래전 일제는 이 갈매기산에 신사를 세웠다고 합니다. 아직 당진의 남산에는 '당진신명신사' 명의로 남아서 정리가 되지 않은 토지가 있지만, 서류상의 토지 정리도 다 되어 있고 그시절 흔적은 찾을 수 없는 공원이 세워져 있습니다. 


1920~30년대에 합덕읍 운산리 일대의 토지를 대거 소유했던 일본인 타카하시 쇼이치로(고교정일)도 과연 이런 합덕을 상상했을까요. 한 때 전성기를 지나 지금은 조용하지만, 제 2의 부흥을 꿈 꾸는 합덕에는 투기꾼들을 제외한다면 각자 자신의 맡은 바 성실히 임하며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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