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1부 그리고 2부와 3부에서 이어집니다.



비행기는 홋카이도에 저를 잘 내려주었고, 레일패스를 끊어 겨우겨우 삿포로에 도착을 했습니다. 한자로 찰황이라 써 있는 삿포로역에서 남쪽 출구로 나와서 이 지긋지긋한 짐을 좀 내려놓을 차례입니다.


공항 건물에서 한발자국도 실외로 나가지 않았으니 실질적으로 바깥공기는 단 한번도 마셔보지 않았습니다. 뭐 마셨다고 한다면 삿포로역 플랫홈에서 잠깐 마셔봤을테구요.


여튼 기대를 안고 삿포로역 남쪽출구로 나와 말 그대로 시내 한복판에 입성합니다.



한국. 제가 사는 당진에 비한다면 정말 춥습니다.


그나마 몸에 넘쳐나는게 열이라서 추위를 잘 타지 않는 성향이라 시원한 수준에서 그쳤지 추위를 잘 타는 분들 같으면 아무래도 춥다고 패딩이라도 가져와서 입으셨겠죠. 동남아쪽에서 여행을 온 관광객들은 죄다 패딩을 입었지만, 저는 이정도 추위에도 비슷한 복장으로 다녔기에 전혀 문제가 없었답니다.


삿포로역에서 바로 연결된 쇼핑센터 건물. 면세가 되는 쇼핑몰도 있고, 유니클로나 남코(NAMCO) ABC MART 같이 유명한 브랜드 로고도 보이더랍니다.


참고로 미리 적어두자면 삿포로역에서 연결된 쇼핑센터 백화점 건물이나 지하도는 상당히 광범위한 수준이랍니다. 남북선이라 쓰고 난복선이라 읽는 南北線, 동풍선이라 쓰고 도호선이라 읽는 東豊線. 두 전철까지 환승이 가능한 어마어마한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사람들을 따라 걸어갑니다.


한켠에는 역전 앞 버스센터가 보이고, 반대편에는 택시승강장이 보입니다. 버스를 탈만한 거리도 택시를 탈만한 거리도 더더욱 아니기에 혼자 가는 여행에 작은 가방이 없다보니 커다란 가방에 무슨 보따리상 처럼 들고 왔습니다만, 그냥 걸어서 호텔로 가기로 합니다.


이지역은 추오버스라 불리는 중앙(中央)버스라는 업체 차량이 거의 대부분이고, JR철도의 자회사 JR버스 소속 차량이 가뭄에 콩나듯 보인답니다. 여튼간에 큐슈지역에서 현대의 유니버스를 보았듯이 국산 버스를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국산 버스를 보는 행운은 누리지 못했답니다.



시내를 한바퀴 돌고 버스센터로 들어온 버스들이 잠시 쉬었다가 플랫홈으로 들어간답니다.


이 외에도 오도리공원 근처에 버스센터가 한군데 더 있고, 확인해본 바 여러곳에 있더군요. 이번 여행은 비싼 돈 주고 끊은 레일패스의 봉을 뽑기 위해서라도 열차 위주로 타고 다니다 보니 버스를 탈 기회가 많지 않았답니다. 딱 한번 다리아파서 탄걸 빼면 말이죠.



그새 남쪽 출구 앞 신호등의 신호가 바뀝니다.


카와이한 처자고 바쁜 아주머니고 할 것 없이 다들 뛰어서 건넙니다. 사방의 보행자 신호가 한번에 들어오는데, 대각선으로 건너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나름 질서를 잘 지키고 메뉴얼식 생활이 일상화 된 일본인이라 할지라도 이 지역에서는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는 모습도 꽤 많이 보았고, 예측출발이나 보행자 신호가 떨어지기 한참 전에 무단황단을 하는 경우도 상당히 여러번 보았네요. 우리 눈에는 시민의식만큼은 완벽해 보이는 일본이지만 사실 사람 사는 곳이니 말이죠.


그렇게 호텔 방향으로 구글맵을 보고 걸어갑니다. 약 두블럭 떨어져 있는 호텔입니다.


호텔 이름은 '네스트호텔 삿포로 에키마에' 우리말로 풀어보자면 '네스트호텔 삿포로역전점' 정도로 해석이 가능한 호텔입니다.



건물은 80년대풍이 느껴집니다만, 역 근처에서 이만큼 가성비 좋고 괜찮은 호텔이 없습니다.


그래도 타국에 와서 국제미아가 되는 일 없이 잘 찾아왔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오도리역과 삿포로역 중간인데 그래서 그런지 오도리공원도 근처 구 도청사를 비롯한 관광지들도 도보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도보 이동까진 염두해두지 않고 호텔을 잡았는데.. 잡고보니 꽤 좋은 위치에 있더군요.





호텔에 입성합니다. 앞에 카와이하게 가방을 맨 중년의 아주머니도 호텔로 들어가십니다.


세시가 되려면 아직 조금은 남은 시간입니다만, 대부분의 호텔이 두시정도부터 체크인을 해 주니 방 배정을 해주겠지 싶어 들어갔는데.. 체크인은 3시부터라 지금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카운터 직원에게 들은 뒤 일단 점심부터 해결을 하러 가보도록 합니다.


아침에 집에서 나올때 쥬스 한잔 마시고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네스트호텔 삿포로역전점은 상업지대 한복판에서 작은 골목이 있는 블럭에 위치해 있습니다.


바로 맞은편에는 다른 호텔과 우체국 건물이 있구요. 제가 배정을 받았던 방에서 보면 근처로 여러 생명보험사 간판들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말 그대로 상업지대 한복판이란 이야기겠죠. 네스트 호텔 그룹은 나름 일본 전역을 무대로 비즈니스 호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업체입니다. 


오도리역 남서쪽에도 네스트 호텔 삿포로 오도리지점이 있긴 하지만, 그 외에도 나름 일본의 최남단 오키나와의 지점이 있다던가 최근 대지진으로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에도 지점이 있다고 합니다.


nest HOTEL GROUP http://www.nesthotel.co.jp/


P.S 우리나라 인천 영종도에도 네스트호텔이 있다고 하는데.. 이 그룹과는 관계가 없는 듯.



일단 하염없이 길거리로 나왔습니다. 그냥 지나가다 보면 식당이 나오겠지요 싶으니 말이죠.

다만 업무용 빌딩만 잔득한 거리에 퍽이나 식당이 많이 보이겠습니다.


그러던 와중 우리에게 익숙한 로고 하나를 찾아냈습니다. 스포츠 클리닉. 나름 재활의학과 같은 병원인데 로고가 상당히 눈에 익습니다.



러쉬앤캐시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름 일본계 대부업체로 2000년대 중후반 폭풍성장을 거친 뒤 저축은행에 배구단까지 인수한 익숙한 대부업체 로고가 떠오릅니다. 옛 하나은행 로고도 뭐 비슷하긴 하지만, 보자마자 혹시 러쉬앤캐시 지점인가 싶어 유심히 봤네요. 러쉬앤캐시 로고와는 컬러 배치가 틀립니다.


여튼 구글맵의 점심 추천 지도를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저렴하게 혼자 먹기 좋은집이라는 후기가 달려있길래 길찾기 기능을 활용하기로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관련 법규로 인해 막혀있는 구글맵의 순정 내비게이션 기능과 길찾기 기능을 아주 유용하게 활용하고 다녔습니다. 일본의 규동 체인점 마쓰야(마츠야)의 삿포로에키메도리점입니다. 



松屋(まつや). 한자로는 송옥. 소나무집은 아니고 철근콘크리트조로 된 건물입니다.


저렴하고 혼자 들어오는 손님을 위한 1인석이 대부분인 프렌차이즈 업소입니다. 어릴적부터 공동체 생활 위주인 우리나라에선 혼자 밥을 먹는 일(혼밥)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본은 비싼 레스토랑을 가도 혼밥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입구 앞에서 무인발권기로 주문을 하면 됩니다. 카드는 교통카드만 받습니다.


한국어 안내가 있기에 한국어로 설정을 돌리고 메뉴를 고르도록 합니다.



나름 메뉴도 다양합니다.


소고기덮밥(규동)부터 고기구이덮밥 카레 추천메뉴 정식 단품메뉴 반찬 생맥주 정식 등등


그냥 규동이라 해줘도 알아먹을텐데 우리말로 정확히 어떤 식재료가 사용되는지 풀어서 안내까지 해줍니다. 샐러리맨 스시남 아저씨들이 파김치가 된 몸을 이끌고 집에 가기 전 스트레스를 풀고 갈법한 식당입니다. 점심시간으로 보기엔 조금 늦은 시간대입니다만, 그래도 손님은 많더군요. 식권을 발권받아 식당 안으로 들어갑니다. 



식당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전 직원이 활기찬 목소리로 인사를 합니다.


곧 이어 시원한 물 한잔을 대령해 오고, 저 식권의 작은 부분을 뜯어가더군요.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음식이 나온답니다. 급하게 먹는지라 규동 사진은 없네요. 그래도 다들 묵묵히 먹고 자리를 뜹니다.


4부에서 계속됩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30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


2부에서 이어집니다.



사실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 레일패스 발권과 관련된 부분인데, 공항에서 기차역 방면으로 내려오기만 하면 매표소가 보입니다.



매표소 옆에는 JR 외국어 안내데스크라고 써있는 외국인 전용 발권창구가 있습니다.


저기 태국인 관광객 일행분들이 캐리어를 들고 서있는 안쪽의 공간입니다. 여튼 저분들은 다른 누군가를 기다리는지 싶었고, 번호표를 뽑으니 카와이한 직원분이 안내를 해주십니다.



레일패스를 끊고싶다고 이야기를 하며 여권을 건넸습니다. 신청서 하나를 보여주더군요.


사진촬영까진 못했지만, 여튼간에 레일패스 발급 신청서를 작성해 주시면 됩니다. 한국어 그리고 영어로도 세세하게 설명히 적혀있어 작성에는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3일권 4일권 7일권 등 권종별 구분도 쉽게 할 수 있도록 되어있구요.


영어 일본어 섞어서 쓰니 우리의 카와이한 직원분이 계산기로 16500이라는 숫자를 찍어주십니다.


홋카이도 레일패스 3일권은 16,500엔입니다. 환전해온 돈의 절반을 레일패스 발권에 투자합니다.


비용 지불 이후,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를 묻습니다. 지금 바로 삿포로역으로 갈 예정이라 하니 지정석 표를 발권해 주는군요. 그 이후 일정을 묻는데 오늘 일정을 묻는 줄 알고 기차를 타진 않을거라 하니 신치토세공항에서 삿포로로 가는 지정석 표만 받아왔네요.


P.S 지정석 탑승권 발권도 아예 한번에 끝내버리시려면 일정별로 어디부터 어디행 열차를 타고싶다 적어가서 보여주시거나 정확히 말씀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날 표를 하나밖에 발권받지 못해 추가적으로 매표창구에서 발권을 받고, 삿포로역 여행자센터에서 발권을 받고 했습니다.



홋카이도 레일패스 º 재팬 레일패스 (Hokkaido Rail Pass º Japan Rail Pass)


●좌석 예약 방법

º 지정석 예약은 추가요금이 부과되지 않으니 승차전에 미리 지정석권의 교부를 받으십시오.

º 예약은 주요 JR역 매표소 (미도리노 마도구치), 여행센터, 외국어 안내데스크에서 가능합니다.

º 예약시 레일패스를 제시하여 승차일,이용구간,시간등을 말씀해 주십시오.

º 지정석권의 변경은 열차의 출발시간전에 한하여 JR역 매표소에서 가능합니다.

º 자유석은 예약이 필요없으니 레일패스를 제시해서 자유석차량내에서 빈자리에 앉으십시오.


레일패스 사용 방법

º 레일패스와 지정석권은 자동개찰기를 이용할 수 없으니 개찰구에서 역무원에게 제시하여 주십시오.

º 지정석 이용시 열차내에서 검표가 있으므로 레일패스와 지정석권을 차장에게 제시하여 주십시오.


! ! 주의 ! !


º 발행후 레일패스의 종류 또는 유효기간등 변경이 불가합니다.

º 분실 및 도난시 재발행이 불가하므로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º 열차가 운휴 또는 지연되었을 경우에도 유효기간의 연장 및 변경이 불가하며

º 이미 사용개시한 레일패스는 환불할 수 없으니 양해 바랍니다.


여튼간에 설명서 내용 그대로입니다. 같은 전차임에도 지정석 칸이 따로 있고, 좌석형 자유석과 우리내 전철 객차처럼 입석위주의 자유석이 따로 있습니다. 즉, 레일패스가 있으면 자유석은 마음껏 탈 수 있으나 지정석의 경우 미리 예매를 해두어야 한다는 것이죠. 현장예매만 가능합니다.



열차에 탑승했습니다. 처음에 열심히 헤매다가 역무원 아저씨에게 물어서 지정석에 탑승했네요.


JR快速 エアポート JR쾌속 에어포트입니다. 말 그대로 공항 급행과 같은 열차겠지요. 721계 전동차가 우리의 객차를 견인해 갑니다. 의외로 분위기는 새마을호 삘이고, 나름 누리로같은 타 전동차형 객차보다 정숙합니다.



열차는 출발하고, 발권된 표를 확인합니다. 북해도 레일패스라는 도장을 찍어주는군요.


나름 외국인용 티켓이라고 좌석번호도 다 영어로 적어줬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한자로 적어주는게 보기 더 좋았을텐데 말이지요. 약 30여분간 정숙한 열차 속에서 나름 북해도의 풍경을 감상해 봅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오래전부터 검표작업이 많이 간소화되긴 했습니다만, 일본은 그렇지 않습니다.


좌석 앞 브라켓에 표를 꼽아두면 차장아저씨가 오셔서 확인을 하고 가십니다. 옆에 앉으신 50대 샐러리맨 아저씨의 티켓입니다. 1,590엔을 주고 표를 발권받았습니다. 옆에서 태블릿으로 라인도 보시고 야후재팬도 보시고 하던데 이런걸 볼 때 마다 우리나라 대중교통 요금은 정말 저렴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기차는 달리고 달립니다. 공항 근처는 그저 그런 시골이네요.


우리나라처럼 역 부근에는 공영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슬슬 한해 농사를 시작하기 위해 논 위에 거름을 올려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삿포로시 근처에 오기 전까지는 철도 주변에 사람 지나가는 모습도 구경하기 힘들었네요.



치토세시의 에니와역입니다.


1926년 8월에 개업한 역입니다. 그래도 여러번의 리모델링을 거쳤겠지만 세련된 역의 느낌보다는 시골역 분위기가 풍겨옵니다. 쭉 지나가면서도 간이역 정취를 풍기는 역들이 참 많더군요.



공항 방향으로 향하는 쾌속 에어포트와 교행중



지나가다가 철도 옆으로 운전학원이 보이더군요.


삿포로 근처에서만 운전학원을 두군데 보았습니다. 운전면허시험 간소화로 그냥 개나소나 면허취득이 가능한 우리나라와 난이도는 천지차이겠지만 우리내 운전전문학원 장내 코스와 크게 다를건 없어보이네요. 경사로도 보이고 S자 코스도 보입니다.



삿포로시에 가까워지니 이제 좀 주택가가 보이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그냥 의미없이 하천 위에 지나가는 고가다리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무의미하게 열차를 타고 지나가며 창밖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위해 일일히 이름을 적어두었습니다.



찰황역(札幌驛)에 가까워 집니다. 광고판들도 보이고 고층건물들도 눈에 띕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인구 200만 규모의 대도시 찰황시에 도착한 겁니다. 홋카이도 인구의 대부분이 거주하고 있는 대도시입니다. 당연히 중심지인 역 근처로도 고층빌딩들이 들어서 있겠지요.



동쪽 개찰구와 서쪽 개찰구가 있습니다만, 아무곳이나 그냥 편한곳으로 나가면 됩니다.

어느쪽으로 개찰구를 통과해도 남문과 북문 그 어느곳으로도 나갈 수 있습니다.


자동개찰기를 빠져나갈 수 없으니, 좌측면의 역무원이 나와있는 개찰구에 가서 레일패스와 지정석 티켓을 보여주면 직접 문을 열어줍니다. 원칙적으로 여권 제시도 함께 요구하니 여권과 레일패스는 필히 소지하고 다니셔야만 합니다. 그렇게만 하면 레일패스가 유효한 기간동안은 마음껏 열차를 탈 수 있습니다.


4부에서 계속됩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30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