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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94년 12월에 등록된 2세대 그랜저. 뉴 그랜저입니다.

일본 미쓰비시와의 공동개발로, 미쓰비시에서는 3세대 데보네어로 판매되었습니다.

 

이전에도 준수한 상태의 뉴그랜저를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루곤 했었죠. 다만 이 차량은 상태가 그리 준수하지는 않습니다만, 한자리 지역번호판에 수동변속기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그랜저 역시 3세대 모델인 XG까지 제한적으로나마 수동변속기의 선택이 가능했지만 실제로 목격하기는 정말 오랜만이네요.

 

 

[목격]1996 현대자동차 뉴그랜저 2.0 (HYUNDAI NEW GRANDEUR)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서울 뚝섬 근처에서 목격했던 96년 7월에 등록된 97년형 뉴그랜저 2.0입니다. 한국에서는 2세대 그랜저, 일본에서는 3세대 데보니아로 파생모델인 다이너스티는 2005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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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 현대자동차 뉴그랜저 3.0 (1993 HYUNDAI NEW GRANDEUR 3.0)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보령(대천)의 신도심인 명천동 일대에서 목격한 뉴그랜저 3.0입니다. 경기37. 경기도 부천시에서 발급된 지역번호판을 부착하고 있었는데, 목격 된 곳은 충청남도 보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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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 현대 뉴그랜저, 1994 쌍용자동차 코란도 롱바디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짧막하게 보고 지나가 사진이 몇장 없는 차량 두대를 모아봤습니다. 당진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목격했던 97년식 뉴그랜저 2.0과 홍성 광천읍에서 목격했던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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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그간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뤘던 차량들은 죄다 오토였습니다.

 

1994 HYUNDAI NEW GRANDEUR 2.0 M/T

킥보드를 고치러 천안에 갔다가 코너에 세워진 이 그랜저를 보고 잠시 차를 세웠습니다.

 

후드탑 엠블럼도 떨어져 나갔고 여기저기 찌그러진 흔적으로 보다시피 관리상태는 그닥이었지만 '서울 4' 지역번호판을 보고 구경이나 하고 가야지 싶어 차를 세웠는데, 가만 보니 2.0 수동이더군요. 지금이야 그랜저의 문턱이 많이 낮아져서 중산층들도 부담없이 타는 세단이지만 당시 그랜저는 현대의 플래그쉽 세단으로 부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그런 차량이었습니다. 물론 최하위 트림에 2.0 DOHC 엔진이 적용된 모델이라 하더라도 차량의 기본 가격만 1850만원이었고 당시 소형차인 엑센트보다 2.5배 이상 비쌌습니다. 티코로 비교하자면 4.5배 이상 차이나네요.

 

뒤 역시 관리상태가 그리 좋진 못하다.

뒤로 가도 관리상태가 그리 뛰어나진 않습니다.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이 함께 붙어있는 전기형 테일램프도 잘 살아있네요.

 

다들 V6 3500 레터링을 붙이고 다니던데 따로 뭐 붙은건 없습니다. 천장 위에 샤크안테나를 달아두었지만 차량 안에 DMB 시청이 가능한 내비게이션이 없고 배선을 확인할수 없는것으로 보아 그냥 멋으로 부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범퍼의 칠은 다 바랬고, 트렁크에도 푹 찍힌 자국이 있으며 테일램프도 살짝 금이 가 있습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30년 가까운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태양을 연상시키는 14인치 알루미늄 휠

태양을 연상시키는 14인치 알루미늄 휠입니다.

 

예전에 97년형 차량을 다룰때 15인치라고 잘못 언급했었지만 2.0용 휠은 14인치가 맞습니다. 타이어는 195/70R14. 14인치 휠이 최고급 승용차에 적용되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깡통 경차에나 적용되는 신세입니다.

 

노 에어백 수동

핸들리모콘은 당연하고 운전석 에어백도 없습니다.

당연히 대시보드에 절개선이 없으니 조수석 에어백도 없네요. 거기에 수동입니다.

 

94년 뉴그랜저 가격표를 찾아봅니다. 수동은 2.0에서만 선택이 가능했고, 그냥 '2.0'과 '디럭스팩' '이규제큐티브'까지 총 세가지 트림이 존재했습니다.

 

이그제큐티브부터는 가죽시트와 운전석 에어백이 기본사양으로 적용되었으니 아니고.. 우드그레인은 디럭스팩으로 ABS,무선리모콘과 함께 묶인 옵션이었는데 도난방지 스티커나 뒷유리의 ABS 스티커가 없는것으로 보아 본넷을 열어 ABS 모듈이 있음을 확인하지 않는 이상 디럭스도 아닌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센터페시아와 도어트림에 우드그레인이 적용되었네요. 따로 나와서 장착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깡통이더라도 고급 이퀄라이저 오디오와 풀오토 에어컨이 적용되었다.

아무리 깡통이라 하더라도 풀 오토 에어컨과 고급 이퀄라이저 오디오는 적용되었습니다.

 

명색이 고급차이니 직물시트에 에어백도 없는 차량이라 한들 고급 오디오와 당시 기준으로 최첨단 사양인 풀오토 에어컨은 기본으로 적용되었습니다. CDP와 핸들리모콘은 이그제큐티브에서 옵션으로 선택이 가능했던지라 이 차량엔 선택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우레탄 핸들은 30년 가까운 세월을 회전하며 많이 닳았고 기어부츠 역시 세월의 풍파를 그대로 맞았지만 2023년 6월에도 문제 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래 살아남길

비록 외관 상태는 좋지 못하지만 오래 살아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시 기준으론 가장 저렴했던 그랜저지만 수동변속기의 선택조차 어려운 지금 시대에는 깔끔한 그랜저 이상의 높은 가치를 지닌 차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충분한 보존가치를 지닌 차량이라 하더라도 관종들이나 되팔이들에게 농락당하며 차값만 올라가는 꼴은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고급 세단으로 도로를 평정하던 시절은 비록 옛날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험한 모습으로 차생을 마감할지라도 지금의 주인과 생명을 다하는 그날까지 무탈히 돌아다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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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마티즈 엔진오일 교체 포스팅에서 먼저 언급했던 각그랜저입니다.


1세대 그랜저. 각진 외관으로 인해 흔히 각(角)그랜저라 부르던 이 자동차는 고도성장기 부유함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차량입니다. 1986년 출시 이후 92년까지 판매되었고, 그 계보는 지금껏 6세대 그랜저로 이어지고 있는데 지금의 그랜저는 어느정도 여유가 있는 중산층을 타겟으로 잡아 판매하고 있지만 자가용을 가지고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중산층 취급을 받던 시절에는 그저 부자들만이 탈 수 있는 차량이였습니다.


여튼 그랜저는 현대자동차와 미쓰비시의 공동개발로 탄생했습니다. 다른 차량의 경우 현대가 협력관계에 있었던 미쓰비시에서 차량을 받아와 라이센스 생산했던 형태였는데, 그랜저는 조금 달랐습니다. 미쓰비시 역시 1세대 데보네어(デボネア)를 22년째 우려먹고 있었고, 현대는 그라다나가 대우 로얄 시리즈에 밀려 고전하고 있었습니다.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두 회사가 비용부담을 줄이며 플래그쉽 대형차를 개발하기 위해 합작하였고, 그렇게 미쓰비시의 데보네어 V, 현대의 그랜저가 탄생했습니다.


공동개발이라고 하지만, 기술을 전수받던 현대의 입김보다는 미쓰비시의 입김이 강하게 들어갔습니다. 이후에도 두 회사는 대형차의 공동개발을 진행했지만 두번이나 시장에서 쓴 맛을 봤던 미쓰비시와 달리 성공을 거뒀던 현대의 입김이 강해져 세번째 공동개발 대형차인 현대 에쿠스 / 미쓰비시 프라우디아의 경우 현대차의 주도하에 개발되었습니다.



서산의 한 정비소 사장님께서 타고 다니시는 88년형 갈대색 각그랜저입니다.

차량은 2.0이지만 2.4 그릴이라고 하네요.


마티즈를 리프트에 올리고 각그랜저에 관심을 가지니 2.0 수동모델이라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차주 아저씨는 87년형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찾아보니 88년 말에 등록된 차량이네요. 검정색 아니면 흰색이 주로 판매되었던 각그랜저라 흔히 볼 수 없는 색상입니다만, 대략 2년 전까지 당진에서 잘 아는 동네 후배의 아버지께서 같은 색상의 87년형 3.0 수동모델을 복원하여 타고 다니셨던지라 익숙하고 친숙한 느낌입니다.



사실상 90년대에도 구하기 어려워 귀해진 '일자데루등'이라고 부르는 초기형 후미등입니다.

그리고 서산시에서 발급된 충남35로 시작하는 두자리수 지역번호판이 부착되어 있네요.


데보네어는 2세대 단종 직전까지 이러한 형태의 후미등이 적용되었고, 후진등 사이 검은 공간에 차량명인 'DEBONAIR V'가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그랜저의 경우 그냥 허전한 공간으로 남아있지요. 일자데루등이라 말하는 이러한 형태의 후미등도 정확히 따지자면 두 종류로 나뉩니다. 방향지시등과 이어지는 라인의 반사판이 주황색으로 이루어진 초기형 일자데루등은 87년형까지 적용되었고, 이 차량과 같은 88년형과 89년형 후미등의 경우 위 아래 모두 다 빨간 반사판입니다.


90년형부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후기형 후미등이 적용되었지만,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이 부품의 공급이 중단되어 후방추돌을 당한 경우 강제로 신형개조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물론 일본에서 데보네어용 후미등을 직접 수입해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네요.


초기형 후미등의 모습이 궁굼하다면 아래 링크의 네이버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iwon6495/221002887751



후드탑 엠블렘은 다이너스티용 금장 엠블렘이 달려있었습니다.


초기형에는 이와 비슷하게 생긴 십자모양의 후드탑 엠블렘이 적용되었고, 타원형 현대자동차 로고의 등장 이후 후드탑 엠블렘도 현대 로고로 변경되었습니다. 데보네어 역시 초기형은 V자 모양의 엠블렘이, 후기형은 미쓰비시 엠블렘이 적용되었던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럽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헤드램프 워셔의 모습도 보입니다.


어릴적엔 이걸 보고 왜 이런 고무쪼가리를 범퍼에 붙여놓았나 딱히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만, 이 부품의 용도를 알게 된 이후 수긍하였던 일이 있었는데 헤드램프 워셔가 아마 최초로 적용된 국산 승용차가 아닐까 싶습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7년 법이 개정되어 헤드램프의 광량이 2000루멘 이상인 경우 헤드램프 워셔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합니다.



당시 초 호화 옵션이던 핸들리모콘. 그리고 초기형의 상징이자 쉽게 구할 수 없는 빨간 시트와 내장재.


주행거리는 대략 21만km. 수동변속기 레버는 닳고 달아 그동안의 세월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2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꽤나 준수하게 관리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부품수급이 원활한 현대차인지라 근래에도 앞 뒤 쇼바를 주문하여 교체하였다고 하시네요. 물론 세월이 흘러 쉽게 구할 수 없는 부품들도 당연히 존재하지만, 현대자동차의 부품 공급 능력은 타 메이커 대비 넘사벽 수준입니다.



옛 동양화재의 긴급출동 서비스 스티커입니다.

지금은 1588류의 대표번호를 사용합니다만, 당시만 하더라도 서울국번의 전화번호를 사용했었네요.


동양화재는 한진그룹 창업주의 막내아들인 조정호 회장이 상속받은 메리츠금융지주에 인수되어 2005년 메리츠화재로 상호를 변경하였고, 지난 2013년 동양사태를 일으키며 공중분해된 대기업집단이자 동양생명이라는 생명보험사를 계열로 두고 있던 동양그룹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여튼 동양화재라는 상호와 브랜드인 알라딘이 사라진지도 15년. 손해보험사의 긴급출동 서비스가 대략 90년대 중반 탄생했고, 2000년 작성된 긴급출동서비스 연락처 목록을 보더라도 1588류의 대표번호로 기재되어 있기에 아마 90년대 중후반 부착한 스티커가 아닐까 싶습니다.



틴팅이 되어있지만, 무연 스티커는 그대로 살아있네요.


뭐 국내 올드카 오너들도 이러한 무연 스티커를 비슷하게 만들어 배포하고 붙이곤 합니다만, 제치입니다. 일본에서도 같은 형태의 무연 휘발유 안내 스티커가 붙었다고 하네요. 유연 휘발유를 시장에서 퇴출하는 과도기에 생산되었던 무연 휘발유 사양으로 만들어진 차량에 이러한 스티커가 부착되었습니다.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는 느낌입니다. C필러 쪽유리 고무몰딩이 들고 일어났네요.


이런 부품까지 원활한 수급이 이루어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충분히 마음만 먹으면 구하고, 대체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겠죠. 노상 그늘막 아래에 세워져 있어 도장 상태는 양호했습니다만, 간간히 긁히거나 부품의 노후화로 발생된 문제들이 보여 아쉬웠습니다.



차주분의 애착이 강한만큼 앞으로 오랜 세월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작고 오래된 정비소의 마스코트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와서 이 차를 500만원에 팔으라고 했지만 팔지 않았다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외관상 별 문제가 없어보이는 차량들도 그정도 가격에 거래가 됩니다만 함께 했던 세월과 애착이 있었기에 판매하지 않으셨겠죠.


차생을 다 하는 그날까지 정비소 사장님의 소중한 발이 되어주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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