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도리닷컴 새 콘텐츠 초딩일기는...


초등학교 재학 당시 작성했었던 일기장을 펼쳐 당시 있었던 일을 회상하고 여러분께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공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좋은일도, 그렇지 않았던 일도 있었겠지만 한 시대를 살아가던 평범한 어린이의 일기장을 본다는 마음으로 재미나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기장은 무작위로 공개됩니다.


오늘의 초딩일기는 초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하던 날인 8월 25일에 작성된 그림일기입니다. 당시 방학숙제로 그림일기를 작성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방학이 끝나고도 가끔씩 그림일기를 그려오라는 숙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뭐 여튼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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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학교


오늘부터 학교에 갔다.

그런데 너무너무 싫었다.

근데 그림일기를 쓰라고 해서 기분이 나뻤(빴)다.

그렇다고 수업이나 공부도 조금 하(해)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공부도 수업도 늦게 끝났다...


그렇습니다. 첫 여름방학의 끝. 그리고 개학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이 시기에 태어난 신생아가 민자 티를 벗고 술과 담배를 살 수 있는 나이가 될 만큼 세월이 흘렀습니다. 학교에 가는것도 그림일기를 써오라고 하는것도 싫었고, 수업도 늦게 끝난것까지 싫었다는게 내용이네요. 지금 한창 방학이 진행중인 학생들도 모두 비슷한 생각일거라 믿습니다.


미술학원을 4년씩이나 다녀도 그림실력에 큰 진전이 없었던 저주받은 손을 가졌었지만, 그래도 대충 추상적으로 책상에 앉은 사람과 칠판의 모습은 보이는군요. 제가 하면 그냥 폐급 낙서지만, 유명 화가의 이름이 붙었다면 저것도 나름의 예술작품 취급을 받겠죠. 마치 이중섭 화가가 어려웠던 시절 은박지에 그린 그림들처럼 말입니다.


그 시절에는 그냥 열심히 놀다가 학교에 가기 싫다는 생각 뿐 별다른 생각이 없었지만, 방학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을 만나니 좋았는지와 학창시절의 친구가 보고싶다는 엄마의 후기가 나이를 먹어가니 점점 공감이 가고 이해가 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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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철한자구/서해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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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일기 웅변대회 시리즈. 그 마지막 이야기.



나름 짧다면 짧은 기간 연습 끝에 결전의 날이 다가왔습니다. 학교 강당에 3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모아놓고 교내 웅변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이 대회에서 학교를 대표하여 당진군 대회에 나갈 학생을 선발합니다. 정확히 누가 뽑혔는지까지는 기억하지 못합니다만, 여튼 일기부터 보고 마저 이야기를 이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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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교내 웅변대회


오늘은 통일 웅변 대표 1명을 뽑는 날이다.

내가 2번인데 대사가 획(헷)갈리자 바로바로 꾀를 써서 아주 우숩게 하였더니 입을 가리고 웃거나, 땅을 치며 웃었던 사람, 넘어지며 웃는 사람들도 있고 거이(의) 다 웃었다.

내 차례가 지나고 3학년이 하는것은 다 끝났다. 그러자 소란스러워져서 조용히 하라고 말을 하고 싶었다.

다 끝나고 대회에 나가는 사람이 먼저 갔는데 너무 엽기적, 개그콘서트처럼 웃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다음부터 대사가 획(헷)갈리면 "죄송합니다" 하고 다시 할 것이다.


그렇습니다. 열심히 준비했던 대회를 그렇게 허무하게 끝내야만 했습니다.


뭐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어린 나이였고, 긴장했었던 탓에 꼬여버렸던 것인데 나름 초등학교 3학년생이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웃겨야만 한다고 생각했던게 큰 실수가 아녔나 싶습니다. 저때 뭘 했냐고요? 원고 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분단 전 우리 민족의 역사를 언급하던 중 '탕..탕..탕.. 이토 히로부미의 가슴에 총을 쏜 안중근 의사' 이 비슷한 구절의 문장이 있었고, 총을 쏘는 소리 이후 '억!' 소리를 내고 목을 뒤로 젖혔습니다.


결론은 웃음이 어느정도 수습된 뒤 웅변을 이어나갔고, 어찌되었건간에 완주는 했습니다. 그래도 노력의 댓가인지, 함께 박장대소하던 선생님들이 밀어주신건지 장려상이라도 받아왔네요.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의도치 않게 혼자 올라가서 쇼를 한게 되어버렸으니 뭐..


여튼 거기서 끝난게 아녔습니다. 초등학생들을 강당에 모아놓고 통일이 어쩌고 떠들어댔지만, 뭐 초등학생들이 기억이나 하겠습니까? 결국 그 자리에서 기억에 남은건 제 '쇼' 말곤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 학년이 끝날때까지 전교생에게 '웅변했던 애' 라는 소리를 지겹도록 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수를 만회하고자 4학년때 다시 웅변대회에 참가했지만, 전교생 앞에서 웅변을 하는 대신 한 교실에서 선생님들이 평가하는 방식으로 대표자를 뽑아서 입선하지도 못했습니다.


앞으로 살면서 웅변을 혹은 연설을 할 일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2002년 월드컵이 열리기 전 웅변대회는 결국 쇼로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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