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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한 자릿수 지역번호판을 그대로 유지 중인 93년 11월 등록 초기형 세피아입니다. 이전부터 올드카 목격담에서 기아의 첫 독자개발 고유모델인 세피아에 대해 종종 다뤘었습니다만, 직접적으로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모습을 다루는 건 처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목격] 1993 기아자동차 세피아 오토매틱

지난주 오후 6시 넘어서 들어간 고양시의 한 폐차장에서 폐차 대기중이던 구형 세피아를 목격했습니다. 순백색 바디의 93년 10월 등록 세피아. 헤드라이트는 이미 다 바래버렸고, 그릴은 어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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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용현동에서 본 기아자동차 세피아.

인천 용현동의 조금은 오래된 아파트단지에서 본 차량. 죄다 수출 혹은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져서 흔히 보이던 뉴-세피아도 보기 힘들어진 마당에 구형 세피아를 보는 일은 사실상 포니급 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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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 기아자동차 세피아 (1992 KIA SEPHIA 1.5 SOHC)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서산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목격한 92년형 초기형 세피아입니다. 올드카 목격담에서 간간히 다뤘던 차량이고, 스포티지와 함께 90년대 초반 기아의 역사에 한 획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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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부분변경 모델인 뉴 세피아를 거쳐 세피아2, 슈마, 스펙트라로 계보가 이어집니다만 어릴 적 집에 있던 차가 자주색 초기형 세피아였던지라 개인적으로 이후 모델들보다 훨씬 익숙하게 느껴집니다.

 

송악 IC로 가는 길목에서 화물차 사이를 유유히 달리던 세피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1993 KIA SEPHIA 1.5 SOHC GLXi M/T

 

30년 넘는 세월을 버틴 지역번호판의 세피아의 모습을 보곤 감탄사를 금치 못했습니다.

 

비록 레터링은 모두 사라졌지만 머플러와 트렁크에 붙어있는 스포일러의 모습으로 보아 SOHC에 GLXi 트림으로 출고된 차량으로 보이더군요. 특유의 자동안테나까지 펼쳐져 있었고, 방향지시등 자리에는 반사스티커를 붙여놓았습니다. 단종 30년이 넘은 세피아를 2025년의 도로 위에서 다시 만나다니 그저 감격스러울 뿐이었습니다.

 

우아한 자태

 

드문드문 부식이나 클리어가 바랜 부분은 보여도 상당히 준수한 상태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93년 형부터 적용되었던 특유의 알루미늄 휠과 눈에 띄는 부식이나 큰 파손이 없는 준수한 상태까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거기에 사진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신호가 걸려 앞 차량들이 정차하자 직접 변속을 하시는 모습도 보였기에 수동변속기 모델이기까지 하더군요.

 

대부분 수출길에 오르거나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져 어린 친구들에게는 생소한 차량처럼 보이겠지요. 그 당시 미국차들처럼 날렵한 유선형 디자인이 채택되어 미국차가 아닌가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일제 엔진을 가져다 썼어도 35년 전 1000억의 개발비를 들여 개발해 낸 기아의 첫 고유 모델인지라 토종 국산차입니다.

 

93,94년형

 

그릴에 크롬 파츠가 적용되어 있네요.

 

당시 애프터마켓용 드레스업 용품으로 팔던 튜닝용 크롬 그릴 커버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93년형 이후 차량에 적용되던 기아 로고가 커졌던 그릴이 적용되었는데, 중간에 기아자동차의 로고가 바뀌며 흔히 말하는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 모양의 공장기아 로고에서 'K I A' 로고로 변경되기도 했었죠. 이 차량은 아직 로고가 변경되기 전 93년 11월에 출고된 차량이기에 공장기아 로고가 적용되어 있었습니다. 

 

14인치 알루미늄 휠

 

광폭타이어인 185/65R14 사이즈의 타이어와 알루미늄 휠이 적용되었습니다.

 

전륜에는 중국산 세이프리치 타이어가 끼워져 있었네요. 휠 역시 신차 시절에는 반짝반짝 광이 나던 휠이었겠습니다만, 현재는 30년 넘는 세월 동안 도로 위에서 모진 풍파를 다 겪으며 광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광은 사라졌지만 특유의 공장기아 로고와 역동적인 휠 디자인은 그대로이지요.

 

14인치 알루미늄 휠

 

후륜 역시 휠의 광은 다 날아갔습니다만, 형태는 온전히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후륜 타이어는 금호 솔루스 TA31. 휠하우스 주변으로 부식으로 인해 부풀어 오른 부분과 드문드문 덧칠의 흔적이 보이지만 그래도 30년 넘는 세월을 달린 차량치곤 준수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렇게 세피아와 함께 고속도로를 함께 달릴 줄 알았으나 고속도로 진입 직전에 다른 길로 빠지며 헤어졌습니다.

 

30년 넘는 세월을 그렇게 달려왔듯 앞으로도 주인분과 함께 오랜 세월 도로 위를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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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90년대 중반 현대에서 소나타 2를 기반으로 출시한 고급 중형세단 마르샤입니다.

 

95년 3월 출시되어 IMF의 직격타를 맞은 98년 10월까지 3년 조금의 짧은 시간 동안 판매되었고, 지금도 그렇지만 좋은 차는 큰 차라는 인식이 강한 대한민국 시장에서 실패한 차량 중 하나로 손에 꼽히기도 하지요. 지난주 서해안고속도로 일직분기점 부근에서 97년 1월에 등록된 마르샤를 오랜만에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1997 HYUNDAI MARCIA 2.0

 

영등포구에서 발급된 '서울48'로 시작하는 지역번호판을 부착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라쿤처럼 생긴 후면부 디자인에 주로 어두운 색상의 차량들을 자주 봐왔던지라 흰색 마르샤는 뭔가 좀 더 새롭게 느껴지더군요. 요즘 차량들과 비교해서는 당연히 왜소하고 내내 차령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앞에 지나가는 뉴 EF 쏘나타와 비교해도 왜소한 외관이 눈에 띕니다.

 

대우에서 중형차인 프린스를 고급화한 살롱 브로엄이나 이후 현대가 인수한 기아에서의 옵티마와 리갈의 관계처럼 마르샤 역시 중형차인 쏘나타2를 기반으로 고급화했던 차량입니다. 쏘나타와 동일한 2.0 시리우스 엔진과 함께 그 시절 G70과 비슷했던 포지션으로 V6 2.5 레터링이 붙은 2.5 시그마 엔진이 적용되기도 했었죠. 지금 보면 저게 그런가 싶지만 쏘나타 대비 스포티한 외관과 함께 전장은 70mm 정도 길고, 전고는 45mm 낮았었습니다. 어디까지나 큰 차를 좋아하고 무조건 큰 차가 좋은 차라는 인식이 강한 대한민국 시장에서의 흥행엔 실패했지만요. 

 

 

부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부식도 보이지 않고 상당히 깔끔한 모습으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썬루프는 흰색으로 칠하신 것인지, 아니면 중간에 한 번 올도색을 거쳤는지 몰라도 육안상 부식도 잘 보이지 않을 수준으로 깔끔했습니다. 지하주차장에서만 모셔져 살았던 차량인지 누군가가 복원을 목적으로 하나하나 만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어도 깔끔한 상태로 28년의 세월을 버텨왔습니다.

 

휠의 경우 97년형 아반떼도 비슷한 디자인의 5 스포크 알루미늄휠이 적용되었죠. 아반떼 휠과는 약간 다릅니다만, 사실상 마르샤보다 아반떼가 더 많이 팔렸던지라 이 디자인은 아반떼에서 본 기억이 더 많습니다.

 

특유의 촘촘한 그릴

 

특유의 날렵한 눈매와 촘촘한 그릴이 인상적입니다.

 

최후기형인 98년형부터 그릴의 형상이 덜 촘촘한 가로줄로 바뀌긴 했는데 아직까지 마르샤라 하면 이 그릴이 가장 먼저 떠오르곤 합니다. 쏘나타에 비슷한 튜닝 그릴을 끼운 차들도 종종 보이기도 했죠. 소나타 2의 부분변경 모델인 쏘나타 3으로 넘어오면서 헤드램프 디자인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 중간에 미약한 판매량 상승이 있었다고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미약한 수준이었고 단종은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또한 쏘나타3의 수출형 모델은 마르샤와 동일한 대시보드 및 센터패시아가 적용되었고 쏘나타와 호환되는 부품이 많아 쏘나타 차주들이 종종 마르샤의 내장부품을 끼우곤 했었다고 합니다.

 

여담이라면 마르샤의 풀오토 에어컨 공조기는 무려 2008년 유로4 이전까지 대형트럭에 사용되었습니다. 현대의 슈퍼트럭과 뉴 파워트럭을 거쳐 유로 3 트라고까지 같은 디자인의 공조기가 적용되었으니 마르샤의 단종 이후 무려 10년간 공조기는 더 생산되었던 것입니다.

 

잘 가 마르샤

 

뒤 휠하우스 자리에 살짝 부식이 보입니다만 경미한 수준이네요.

 

그렇게 자신보다 20년 이상은 늦게 세상에 나온 차들과 비등한 속도로 달리다 분기점을 빠져나가더군요.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많이 팔리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보이던 마르샤가 이젠 언제 봤었나 기억조차 나지 않아 이렇게 보게 되면 반가워서 사진을 찍는 차가 되어있습니다.

 

95년 출시 초기에 출고하여 한 자리 지역번호판이 부착된 차량이 예전에도 극소수 보였었는데, 전국번호판 시행 역시 20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두 자리 지역번호판도 이렇게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과연 남아있는 개체가 있으련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분기점까지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제 갈길로 향했습니다. 앞으로도 오랜 세월 차주분과 함께 지역번호판을 유지하며 잘 달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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