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이번주까지 집에 오면 뻗고 새벽에 깨서 나갈 정도로 개처럼 일을 하며 살고 있는데, 로드킬 전문 미국산 대우 전기차가 또 야생동물 로드킬을 했습니다. 새벽에 고갯길을 내려오던 중 앞에 뭔가 작은 물체가 있었고, 그 물체를 밟고 지나갔었는데 차는 멀쩡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야생동물은 운명을 달리했지요.
처음엔 고양이가 아닌가 싶었습니다만, 고양이는 움직임이 민첩해서 그렇게 무방비로 로드킬을 당할 동물도 아니고 어떤 동물과 충돌했는지 궁금하여 블랙박스 영상을 다시 돌려봤습니다.
미상의 동물
영상으로 봐선 도무지 이게 어떤 동물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제가 봤을 땐 그냥 멈춰있던 작은 동물로 보였거든요. 처음엔 동네 발바리같은 개처럼 보였는데 족제비는 아닌 것 같았고, 너구리나 오소리 같은 야생동물로 추정했습니다. 그렇게 영 좋지 않은 기분으로 출근했고 다음날 출근길 그 자리에 동물의 사체가 그대로 있더군요.
너구리
너구리였습니다.
차는 멀쩡했지만, 불쌍한 너구리는 운명을 달리했네요. 날이 추워지며 월동준비를 하는 야생동물의 활동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너구리 사체를 다시 마주했던 이날 역시 갑툭튀한 고라니와 또 충돌할 뻔 했습니다. 최근에도 고라니와 충돌하여 범퍼에 약간 금이 갔습니다만,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 당분간 조심해서 다녀야겠습니다.
정품도 있고 카포스 마크가 찍혀나오는 물건도 있는데 이건 어디 제품인지 몰라도 상표는 없더군요. 어차피 한 번 교체하면 언제일지 모르는 다음 오일 교환시까지 청소 없이 사용하게 될 겁니다. 탈거된 엘리먼트는 현장도 많이 들어가는지라 어느정도 오염된 상태였습니다.
기존 엔진오일 배출
기존 엔진오일도 배출합니다.
마침 제가 갔을 때 손님도 없었던지라 세사람이 붙어서 작업을 진행합니다. 5축 타이어 역시 펑크를 때울까 하다가 결국 타이어를 교체하게 되네요. 5축보다 덜 남은 4축은 좀 더 버티고, 4축이 다 닳으면 기존에 5축에 있던 타이어를 끼워서 연명하기로 했습니다.
타이어 탈착
커다란 에어작기를 넣고 5축 휠타이어를 탈착합니다.
육안상 보기엔 많이 닳아 보이지만 마모한계선까지는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겨울은 버틸 수 있을 수준으로요. 오히려 4축이 5축보다 더 많이 닳아있었는데 일단 4축 먼저 다 닳게 만들고 이 타이어를 나중에 4축에 넣어주기로 합니다.
엔진오일 선택
그래도 여긴 엔진오일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순정오일과 비슷한 SK ZIC X8000이 가장 저렴했고, 그 다음이 여러 회사에 OEM으로 납품하는 씨엔루브의 벨로체 그 다음이 모빌원.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깡통오일임에도 승용차에 넣는 소포장 고급 오일 수준까지 가격이 올라가더군요. 어차피 기유는 다 거기서 거기고 어디까지나 경제성을 중시해야하는 상용차인지라 가장 저렴한 SK 루브리컨츠의 지크 X8000 15W40으로 결정했습니다.
신유주입
딸깍 딸깍 소리와 함께 신유를 주입합니다.
직전에 넣었던 에쓰오일토탈윤활유의 루비아 옵티마 1100보다 이게 더 비싸네요. 가게에서 받는 가격도 그렇고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가격도 차이가 좀 있습니다. 생각보단 좋은 오일이었군요.
엔진오일 주입작업과 동시에 한쪽에서는 새 타이어 장착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금호 KRA88 12R22.5
금호타이어의 스테디셀러 KRA88 12R22.5입니다.
물론 중국 OEM으로 금오타이어 브랜드를 달고 들어오는 타이어지만, 한국 금호같은 국산 브랜드 타이어 중 가장 저렴한 가격대를 자랑합니다. 중국산은 그래도 꺼려지고 국산 타이어는 비싸다 여겨지는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타이어지요. 그래서 그런지 비슷한 한국타이어 AH40보다 이 타이어를 끼운 차들이 더 많이 보이곤 합니다.
1,2축에 끼울 것이라면 딱 봐도 승차감이 영 좋지 않아보이는 이 타이어를 끼울 이유가 딱히 없겠지만 5축에 끼울 타이어인지라 네 줄 짜리 타이어보다 세 줄 짜리 타이어가 훨씬 낫기에 이 타이어를 선택했습니다.
KRA88
대형카고 전,후륜용 타이어 KRA88
아직까진 그래도 30만원 초반대의 착한 가격대에 끼울 수 있는 국산 브랜드 타이어입니다. 한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KRA60과 비슷한 패턴을 가졌음에도 훨씬 더 저렴하니 주차된 화물차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같은 회사의 비슷한 패턴을 가진 KRA60보다 이 타이어가 더 많이 보이더군요.
항상 기피했던 이 타이어를 끼워보긴 처음인데, 5축에 넣어서 그런지 그럭저럭 만족스럽더군요.
오일필터는 정품
오일필터는 FPT 정품을 사용합니다.
다른 필터는 다 비품을 사용해도 어딜 가나 오일필터는 정품을 사용하더군요. 비품이 나오지 않는지 혹은 비품 가격이나 정품 가격이 별반 차이가 없어서 다들 정품을 가져다 놓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에어컨필터
에어컨필터 역시 처음 보는 회사 제품인데, 하우징은 그대로 놔두고 필터만 갈아끼우더군요.
아마 하우징까지 같이 나오는 제품 대비 많이 저렴하리라 생각됩니다.
탈착된 에어컨필터
탈착된 기존 에어컨필터의 상태입니다.
당연히 4만km 가까운 거리를 교체하지 않고 주행했으니 더럽지 않은 것이 이상하겠죠.
타이어 교체 완료
5축 타이어의 교체도 마쳤고, 오일 교환까지 마쳤습니다.
마지막으로 구리스를 주입하고 혹시 모를 하자를 확인한 뒤 출고합니다.
교체 당시 주행거리
교체 당시의 주행거리는 332,486km
아마 내년 여름쯤. 대통령 취임 1주년 어쩌고 얘기 나올 때 교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총액
총액 1,765,000원을 결제했습니다.
롯데카드에서 보상이라고 내놓은 전 가맹점 무이자 10개월 할부 드디어 써먹어 보네요.
시간이 없어 작업하지 못했던 1,2축 타이어 위치교환 공임까지 미리 결제해뒀습니다. 이후로 지난주 내내 계속 장거리를 다니느냐 타이어 위치교환은 아직 하지 못했지만, 조만간 시간여유가 생기면 다녀오던지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