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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 km는 일본에서 넘겼었고, 9만 km는 지난 10월 22일 인천에서 넘겼었습니다.

여태 깜빡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올리게 되는군요.

 

주행거리

 

딱 도착할 즈음에 9만km 찍겠구나... 하고 예의주시 하고 있었는데, 알아차린 건 90005km입니다.

 

그냥 일-집-일-집이 일상인데도 얼추 10개월에 3만km를 타게 되는군요. 6만 1천km 조금 넘긴 차를 가져와서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그간 주행거리의 절반 이상을 타고 있습니다. 이렇게 20만 30만 잘 버텨줬으면 좋겠네요. 요소수를 먹지 않는 디젤승용차를 찾기도 사기도 어려운 세상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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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2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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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를 출고하여 딱 5년 탔던 대우차를 아주 갑작스럽게 팔았는데...

팔게 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당장 내일 어떻게 풀릴지 모르는 예측도 약속도 어려운 일상.

하루 종일 막히는 수도권 도로와 상상을 초월하는 현장들.

이유 없이 지연되며 매일이 복불복 가챠추첨에 막던지는 행위예술급 상차.

새벽에 가서 등수를 타지 않으면 하루를 말아먹으니 그게 싫어 등수를 타야 하는 일상.

딱히 환경 개선에는 관심이 없이 삥만 뜯어가고 입만 막으려는 화물연대 지회.

매출이라도 나오면 모르겠는데 매출도 그다지?


 

성격상 거리가 짧아도 차가 막히는 수도권으로 올라가는 코스보다 차가 덜 막히는 장거리가 더 맞는 느낌인데, 그런 저한테는 오히려 장거리가 스트레스도 덜 받고 이 공장에서 상차 스트레스를 받을 횟수를 줄여줘서 오히려 좋은지라 코스를 가리지 않고 장거리 전문 처리반으로 활동하곤 했습니다.

 

용차가 잡히지 않거나 느지막에 배차가 나와 처리하기 어려운 장거리를 다 해결하며 운송사 상부 그리고 원청에도 신임을 받게 된 배차소장과 오히려 장거리를 다녀와서 스트레스도 덜 받고, 다른 짐도 하나 차고 올라와서 익일착 하나 받고 깔끔하게 끝나서 좋은 저 역시 서로가 서로의 니즈에 맞아 상부상조하던 상황이었죠. 그러니 소장의 총애를 받아 시내바리 역시 괜찮은 코스로 돌아 이전 사무실보단 하차지 스트레스는 덜했지만, 정이란 정은 이미 다 떨어졌던 상황이었습니다. 명절 직전 회식때 있던 일도 결정적이었고요.

 

그렇게 5년간 늘어난 건 욕과 정신병 말곤 없다 느끼는 데 그나마 상반기에 돈을 좀 벌었다 싶더라도 병신 같은 대우차가 귀신같이 돈을 빨아 쳐 먹어 스트레스를 받으니 '그만 두고 싶다'를 연발하던 상황에 꽤 괜찮은 제안이 하나 들어왔습니다.

 

제가 신차를 사서 입문했던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추레라 기사를 타러 오셨던 분이 계셨고 이후로도 가깝게 지내며 아직도 근처에 살면서 가끔 이거 저거 도와드리곤 했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서 지금 기사를 타고 있는 고정차 자리 중 한대의 기사가 그만두게 되었으니 그 자리에서 기사를 태우던 차를 인수해서 들어오라고 하더군요. 철근도 해 본 사람 입장에서. 더군다나 기사임에도 저 같은 차주 못지 않게 등수를 타러 다니며 비슷한 성향으로 일을 하는 사람이 이게 훨신 편하고 매출도 좋다고 오라고 하는데 혹하지 않을 수 없지요.

 

그래서 바로 일요일에 선탑을 하러 다녀왔습니다.

스트레스 받을 일도 종전만큼 풀악셀 치며 쫒기며 다녀야 할 일도 아니더군요.

 

결정까지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좋은 기회가 왔는데, 여기서 더 머물다간 탈출이 어렵다 느꼈습니다.

 

딱히 준비라도 하고 있었으면 모르겠지만 철근 하차지가 마침 차를 세워뒀다는 위치 근처인지라 얼떨결에 배차소장에게 마지막을 고하고 차를 보러 갔습니다.

 

볼보

 

2020 볼보 FH540 글로브트로터(Globetrotter) 6x2 트랙터.

이제 6년 탄 20년식 차량인데 장거리를 다니는지라 적산거리는 벌써 94만km입니다.

 

이 차를 타던 기사님을 만났습니다. 나이는 좀 있으셨는데 신차시절부터 자기가 쭉 타왔다고 하시네요. 차를 세워둔지 약 열흘 되었다는데 다음날 회사 사무실에 차를 반납하고 정산하러 다녀온다고 하더군요. 트레일러는 흔히 BCT라 얘기하는 주로 시멘트를 싣고 다니는 벌크 트레일러인데, 24년식 이제 겨우 2년 굴린 새차입니다. 일반적으로 시멘트나 탄재 돌가루를 싣고 다니는 BCT 벌크가 32m² 수준인데 그보다 더 큰 42m² 탱크입니다. 시멘트보다 질량이 가벼운 슬러지를 싣는 차라 탱크가 더 큽니다.

 

흔히 BCT라 하면 단가(운임)는 별로인데 탕수로 조지는 일이라 사람과 장비를 모두 갈아넣는 일이다.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차에서 일하는 기계처럼 다닌다. 그럼에도 매출 대비 소모가 많다 합니다만, 하루 한 탕만 하고 공차로 복귀하는 일이라 그런 걱정은 없다고 합니다. 운임도 철근에 비하면 같은 조건에서 거의 두 배 수준이고요.

 

다만 차 상태가 개판입니다. 근래에 가드레일을 혼자 박아서 옆이 쫙 긁혀있더군요.

 

실내는 더 개판

 

거기에 실내는 더 개판이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잘 치우고 다니는 스타일은 아닌데 진짜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진짜 신차 출고 이후로 세차는 단 한번도 하지 않은 모습으로 보이더군요. 같이 돌던분들 얘기를 들어보니 여름이고 겨울이고 집 전기세 아낀다고 차에서 생활도 하셨다는데 다만 신호대기중이나 잠깐 시간 될 때 운전석 주위라도 물티슈로 닦았더라면 이 수준은 아녔을 것 같습니다. 거기에 온갖 잡동사니를 순간접착제를 붙이거나 피스를 박아두었더군요.

 

그냥 말 그대로 차를 '타고 다니기만' 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수리는 자기 돈이 아닌지라 주로 볼보 서비스센터를 다녔던 것 같더군요. 사소한 전구 교체비도 센터에서 8만원씩 쓰고 다녔으니 말입니다. 최근 교체된 부품 중 비싼 물건으로 신품 콤프레샤, 1축 허브가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답이 나오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차를 봤고, 파손이 심한 좌측 외관을 고쳐주는 조건으로 인천 사무실에서 계약서를 쓰고 왔습니다.

 

일단 깔끔해짐
근데 탱크는 여전히 더러움

 

트랙터는 매우 깔끔해졌습니다만, 탱크는 여전히 더럽습니다.

 

대출의 힘을 빌려야 하기에 캐피탈사 대비 금리가 저렴한 새마을금고의 담보대출을 받고, 나머지 금액은 기존 차량의 개별번호가 정리되어 묶인 돈을 수령하면 정산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차를 끌고 인천 사무실에서 당진으로 내려옵니다. 당진에서 고정적으로 내려가는 노선인지라 당진에 분사무소가 있어 차량은 당진 차적의 충남번호판입니다.

 

개인적으로 인천번호판을 매우 싫어하는지라 인천이면 어쩌려나 싶었지만, 다행히 인천번호판은 아니네요.

 

인천탈출중

 

천천히 인천을 탈출합니다.

 

퇴근시간 정체가 생기기 전 인천을 탈출합니다. 이래저래 만져야 할 부분도 많고 차량 내부니 외부니 한숨만 나오는 상태이긴 하지만 뭐 하나하나 고쳐야죠. 새차를 내리자니 폐기물차량이라 허가가 나오는데 한 달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일단 위수탁으로 인수하고 나중에 봐서 새차를 내리던지 계속 타던지 해야죠.

 

배선도 개판 카메라도 안나옴

 

배선도 복잡하게 여기저기 섞여있고, 후방카메라는 블랙박스도 일반 카메라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맨날 판스프링 차만 타다가 에어서스 달린 차를 타니 승차감도 좋고 볼보 특유의 가벼운 핸들은 마음에 드네요. 아직 일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들인 돈이 꽤 많습니다만 그 이야기는 살살 풀어보도록 하죠.

 

더럽긴 하지만 고오급 볼보를 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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