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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에서 제주를 왕복하는 한일 실버클라우드호. 

 

제주도 여행기도 쓰다 말았지만, 이건 꼭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한 해가 가기 전 포스팅으로 남겨봅니다. 이전에 여수 제주 간 노선을 운항하다 현재는 같은 회사에서 함께 완도~제주를 오고 가는 골드스텔라호보단 조금 작고 방의 종류도 그리 많지 않지만 실버클라우드호도 20,263톤급의 나름 큰 배입니다.

 

완도에서 제주 간 항로의 거리는 104km. 시간은 2시간 40여분밖에 소요되지 않아 승선시간도 짧지만, 완도에서 제주로 가는 길에 3등 객실에 한 번 타보니 이건 사람 탈 게 아니더군요. 갈 때는 낮이고 올 때는 밤이라 올 때만 1등실을 예약했었는데, 막상 겪어보니 오며 가며 편하게 1등실로 들어갈걸 후회했습니다.

 

이때의 교훈으로 부산 자차여행을 위해 부산발 시모노세키행 페리를 예약할 때 룸차지를 더 내고 혼자 1등실을 이용했었습니다.

 

실버클라우드호

 

오며 가며 실버클라우드호를 타고 왕복했었습니다.

 

2018년에 진수된 순수 국내기술로 만들어진 선박입니다. 이전에는 대부분 일본에서 약 15~20년 정도 굴린 배를 사다 투입했었던지라 새로 취항한 선박이라 한들 곳곳에 숨어있던 일본어나 노후의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는데, 세월호 참사 이후 연안선박 현대화펀드가 조성되어 이 펀드의 지원을 받아 신조된 선박이라고 합니다.

 

특등실이나 1등실이라고 먼저 탑승하거나 그런 건 없었습니다만, 로비에서 객실 열쇠를 받아가야 합니다.

 

6119호

 

특등실과 1등실은 모두 6층에 소재해 있었습니다.

 

특등실은 총 6개. 1등실은 총 20개 실이 존재했는데, 1등실 중 2인실은 3개. 나머지는 4인실이었습니다.

 

2층 침대 2개 테이블 쇼파

 

2층 침대 2개와 테이블 그리고 인원에 맞춘 작은 소파가 존재했습니다.

 

창가가 보이는 객실도 있었는데, 창가가 없는 선박 중앙에 있던 객실이었습니다. 방음은 뭐 그럭저럭 옆방에서 애들이 떠들고 놀며 툭툭 쳐대는 소리도 좀 났었고요. 조금 지나니 밤이라 애들도 피곤한지 조용해지긴 했지만 주변 승선객을 잘 만나는 것도 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명을 마음대로 켜고 끌 수 있으며, 침대에 커튼과 모포도 존재하여 숙면도 가능했습니다.

 

TV

 

작은 벽걸이 TV도 존재했지만 좀 멀리 나가니 신호가 썩 좋진 않았습니다.

 

승선시간이 길지 않은지라 따로 객실에 개별 화장실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특실에는 샤워실과 화장실이 있긴 하다네요. 여기서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면 모르겠는데, 있어봐야 세 시간 수준이니 크게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잠이 오지 않아 바깥 구경을 하러 나갔다 들어와서 누워있었는데, 여러모로 복잡하고 시끌벅적한 시장통 느낌의 2등실이나 3등실보단 훨씬 쾌적하고 조용했습니다.

 

그렇게 완도에 가서 하선하니 10시

 

낮에는 그럭저럭 도크 위에 올라온 사람들도 많더니 밤에는 추워서 그런지 그리 많지 않더군요.

 

차와 함께 완도항에 하선하니 밤 10시. 시끌벅적하고 정신없는 2등 객실 3등 객실보다 그래도 조용하고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도 넓은 1등객실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던 여행이었습니다. 평일이라면 모를까 연휴나 주말의 경우 가격차이도 그리 크지 않으니 2인 이상이라면 꼭 1등실을 예약하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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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2000년 9월에 등록된 1세대 카니발입니다.

 

당시 기아의 중형차였던 크레도스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어 어려운 회사 사정 속에서도 98년에 출시된 기아의 미니밴 카니발은 프레임 바디의 흔히 말하던 '찝차'가 주류였던 RV 시장에서 미니밴의 태동기를 열었던 차량이기도 합니다.

 

기록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기아 미니밴의 시초는 원박스형 승합차인 봉고의 9인승 모델과 베스타가 현 시대의 미니밴이 가진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지만, 90년대 초반 기아는 미국과 일본의 메이커들이 만들던 형태의 미니밴 개발에 착수합니다. 북미시장을 염두하고 만들었던 차량이지만 IMF로 회사 역시 존폐의 기로에 서있었고 전반적으로 어려웠던 시기였음에도 레저 열풍과 함께 국내 시장에서도 대박을 치며 기아자동차를 먹여 살렸었습니다. 그렇게 원박스형 승합차를 최종적으로 미니밴이 대체한 2000년대 중반 이후로도 상용차의 이미지가 강했던 스타렉스와 달리 가정용 미니밴의 대표주자로서 4세대로 이어지는 현재까지도 기아의 대표 차종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1세대 부분변경 모델을 카니발 2라 부르는지라 전기형 모델은 흔히 카니발 1이라 부르곤 합니다. 그간 올드카 목격담에서 카니발 2는 드문드문 다뤘었는데, 카니발 1은 도무지 언제 봤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2010년대 중후반에는 대폐차가 불가하여 멱살 잡고 굴리던 6인승 콜밴들이 대부분 카니발 2였지만 카니발 1 역시 조금 있긴 했었는데 그마저도 한시적으로 대폐차를 허용해 주며 자취를 감춰버렸으니 말입니다.

 

 

그간 목격했던 지역번호판 차량들

오늘은 요 근래 목격했던 지역번호판을 부착하고 있던 차량들의 사진을 한자리에 모아보았습니다. 2004년 1월부터 녹색 전국번호판이 발급되기 시작되었으니 전국번호판의 발급이 시작된 지도

www.tisdory.com

 

 

2000 KIA CARNIVAL PARK 2.9D

 

2000년 9월에 최초등록된 카니발입니다.

 

갈대색 투톤 도색으로 보아 최고 트림인 파크(PARK)로 보이고, 부분변경 모델인 카니발 2 초기형에도 잠시 적용되었던 해바라기 모양의 알루미늄 휠이 적용되어 있었습니다. 휘발유 모델이나 중간에 등장했던 LPG 모델도 존재했지만, 판매량의 대다수는 디젤엔진이었고 이 차량 역시 J3 디젤엔진이 적용된 차량이었습니다.

 

J3 엔진 특유의 매연 문제 때문에 도로 위에서 빠르게 자취를 감췄던 것이 이 시절 카니발인데, 검사는 어떻게 잘 통과하고 계신지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커먼레일 엔진이 적용된 카니발 2는 저감장치가 개발되기도 했고 그러한 저감장치를 부착하고 도로를 달리는 모습이 간간이 보여도 전기형 카니발이 도로 위에서 빠르게 자취를 감춘 이유가 그 시절 차량들이라면 필연적이던 부식 문제도 있었지만 J3 엔진 특유의 매연 문제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을 텐데 말이죠.

 

레터링은 위로 올라가있다.

 

중간에 도색을 거쳤던 차량이라 레터링이 위로 올라가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육안상 큰 부식 없이 나름 준수한 상태로 잘 달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보니 가죽시트까지 들어간 차량이네요. 대부분의 카니발에서 보이던 보조제동등도 최고트림인 파크에만 기본적용되던 물건이었습니다. 거기에 가죽시트가 최고사양에서만 백만 원 이상 줘야 선택이 가능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이 카니발이 흔히 돌아다녔던 2000년대만 하더라도 카니발 1이라면 직물시트를 연상했을 정도로 쉽게 보지 못했던 가죽시트까지 적용된 차량이네요.

 

자동변속기에 가죽시트까지 포함된 차값이 대략 2000만 원 수준. 당시 기아에서 판매하던 준중형 포텐샤의 고급형 모델과 비슷한 가격입니다. 지금 기준으로 봐도 카니발 최고사양이 준대형차인 K8의 중고급트림의 가격대와 비슷하니 그 시절에도 카니발은 저렴한 차는 아녔겠지요.

 

LPG 모델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LPG 모델도 아녔고 살아 돌아다니는 차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싶었던 디젤 모델이라 더욱 반갑게 느껴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25년의 세월을 버텨왔듯이 부디 앞으로도 오랜 세월 살아남아 도로 위에서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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