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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차 산게 아니라 '대리구매'입니다.


며칠전부터 차를 무려 세대씩이나 가지고 있는 친구가 갑자기 코란도를 사고싶다며 노래를 부릅니다. 왜 코란도가 필요하냐고 하니 막 탈 차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무려 차가 세대씩이나 있는데다가 그중 하나는 새차인데 대체 막 탈 차가 왜 필요한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 그렇게 코란도가 가지고 싶다고 합니다.


그것도 세금이 비싼 승용 말고 세금이 저렴한 밴으로 사야한다고 노래를 부릅니다. 그러다가 중고나라에 90만원에 올라온 2002년식 코란도밴을 보더니만은 구매를 결심합니다. 옆에서 돈도 빌려줍니다. 그리고 제가 대신 가서 차를 보고 이전을 해주기로 합니다.



이미 2016년에 코란도 구입 관련 포스팅과 함께 2018년에 조기폐차로 말소시킨 일이 있었죠. 그 당시의 코란도는 승용형 모델이였고, 폐차비와 조기폐차지원금을 포함하여 대략 100만원정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읽어보고 오셔도 좋습니다.


오전에 대충 일을 마치고 오후 3~4시쯤 영주에 들어가는것을 목표로 서울고속터미널에서 영주행 버스에 승차합니다. 본래 수원에서 가려 했으나, 코로나 탓에 시간표는 나와있지만 운행하지 않는 버스가 다수였던지라 울며 겨자먹기로 강남까지 올라왔습니다..



여튼 서울고속터미널에서 영주행 버스에 탑승합니다.

다행히 고속터미널에서는 1시간 10분 간격으로 영주행 우등버스가 운행중이였습니다.


코리아와이드경북(경북고속)의 자일대우상용차 FX212 슈퍼스타 우등형 차량입니다. 맨 뒷좌석은 10% 할인해준다고 하네요. 그래서 맨 뒷자리를 선택했습니다. 대략 10여명 가까운 사람을 태우고 영주행 버스는 출발합니다. 그렇게 2시간 10분정도를 달려 영주에 도착했습니다. 



영주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인구 10만명 규모의 영주시는 알루미늄캔 생산업체인 노벨리스코리아나 담배 생산공장인 KT&G 영주공장이 대표적인 대기업이라 합니다. 교과서에도 나오는 풍기인삼도 소백산도 유명하지만, 여러모로 근래들어서는 사람이 더 유명한 동네입니다. 


박근혜정부 시절 민정수석을 지냈던 최연소 사법고시 합격자인 우병우가 봉화 출신이지만 영주에서 학교를 다녔고, 2인조 싱어송라이터 그룹이지만 얼마전 분열된 볼빨간사춘기의 멤버들 역시 영주여고 출신입니다. 



작년 이맘때에도 영주에 왔었죠. 철길 사진을 찍었던게 어끄제같은데 벌써 1년 이상 지난 이야기입니다.


차를 판매하시는 사장님께서 영주터미널로 마중을 나와주셨습니다. 쏘나타를 얻어타고 코란도가 세워진 영주시 문수면의 작은 시골집으로 향합니다. 여러모로 저를 맞이해주셨던분도 차주가 아녔습니다. 차주는 친구인데 서울에 가 있다고 하네요. 시내를 돌아다니고, 가끔 영주댐으로 낚시를 가는 용도로 사용했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차를 대신 팔아주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론은 친구의 차를 대신 파는 사람과, 친구의 차를 대신 사러 온 사람의 거래였습니다.





시내에서 대략 10여분을 들어오니 뉴코란도가 세워진 한적한 동네에 도착합니다.

로디우스와 액티언스포츠에 코란도를 붙이며 개족보가 되었지만, 뉴코란도는 정통 코란도입니다.


2002년 5월 29일 제작. 6월 5일 등록된 뉴코란도 밴입니다. 한참 월드컵이 진행되던 시기에 등록되었던 차량이네요. 현대차라면 월드컵 마크가 붙어있었겠지만, 쌍용차에는 그런거 없습니다. 한참 2002년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뜨거웠던 시기에 태어난 애들이 지금 벌써 고3입니다. 중고생은 물론이고 20대 초반도 2002년 월드컵의 열기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그렇게 보면 세월 빠릅니다.


원부를 보니 울산에서 처음 등록되어 경주와 문경을 거쳐 2010년부터 영주에서 매매상을 거치고 주인이 여러번 바뀌어가며 돌아다니던 차량이더군요. 영주에 있으면서 잠시 영업용 번호판을 장착하기도 했습니다. 중간에 영주에 있던 차주의 주소가 잠시 서울 강서구로 바뀌며 경상도 밖으로 잠시 나가기도 했었습니다만, 다시 영주에 있는 딜러에게 매각하여 차생의 전부를 경상도에서 보낸 코란도밴이였습니다.



뭐 코란도가 다 그렇죠. 검은 프라스틱은 다 바랬고, 당연하게도 오일이 비칩니다.


코란도 전문가는 아니지만 안그런 코란도가 없었습니다. 요즘차들도 다시 저런 싸구려틱한 검은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습니다만, 차량이 노후화된다면 코란도처럼 다 바래서 흉물처럼 보일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간단히 외관부터 살피고 하체를 살펴보기로 합니다.  



외판에 녹이 슬어 부풀어 오르는 부분도 있었고..



본넷은 판넬의 와꾸가 맞지 않는것인지 열다보면 자꾸 카울에 닿아 깜짝 놀라게 되더군요.


뭐 90만원짜리 차에 많은걸 바라는건 사치 아니겠습니까. 그냥 잘 굴러가고 잘 서면 됩니다. 타고 다니는데에 별다른 문제만 없으면 됩니다. 폐차비는 영주지역 기준으로 50만원정도 준다고 했다는데, 다만 폐차비보다 더 받아주려고 차를 팔아주게되었다고 하네요.



엔진룸을 열어봅니다. 

2874cc 95ps 19.6kg*m의 지금으로 따지면 매우 형편없는 성능의 엔진입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OM602 엔진을 라이센스 생산했던 662엔진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아 물론 터보따윈 없는 602EL모델입니다. 이스타나는 출시 초기부터 단종시까지 이 엔진이 적용되었고, 무쏘와 코란도에도 적용되었습니다. 편도 1차선 도로에서 정체를 유발하고, 타 차량에게 짜증을 유발하는 엔진입니다. 


그나마 4기통 OM601(661)엔진에 터보차저를 장착한 2.3리터급 230SL, 이 엔진에 터보차저를 장착한 2.9리터급 290SL은 터보차저의 힘으로 조금 답답하기는 해도 그럭저럭 나가긴 합니다만 논터보 엔진은 거의 재앙수준입니다.



부란자(plunger)에서도 오일필터 하우징 아래에서도 오일이 비치네요.


여러모로 엔진오일은 심각하게 뚝뚝 떨어지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오일 안비치는 코란도가 없듯이 역시 예상대로 여기저기서 오일이 비칩니다. 코란도 오너들도 오일 조금 비치는 수준은 그냥 닦아가면서 타라고 할 정도로 다들 체념하고 다니는듯 합니다.


특유의 엔진소리 역시 괜찮습니다. 다만 냉간시 벨트쪽에서 끼릭거리는 소음이 조금 올라오네요.



트랜스퍼에서 새는건지 수동밋션에서 새는건지 기어오일이 뚝뚝 떨어집니다.


아 그래도 괜찮습니다. 기어 넣는데도 그럭저럭 문제는 없고 4륜도 넣어보니 잘 들어가던데요 뭐..



부식이 심각했던 은색 230SL 승용보다 부식상태는 준수하네요.


표면에 녹이 슬어있지만, 그래도 구멍이 나거나 매우 심각하다고 여겨지는 수준은 아녔습니다.


격벽은 분리된 상태이긴 하지만 있긴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전의 어떤 차주가 여러모로 차를 꾸미고 다녔었는지 천장 엠보싱과 인조가죽시트커버가 작업되어 있었네요. 그 외에도 계기판 필름을 바꿨고 공조기와 여러 스위치에 LED를 이식하였습니다. 전반저긍로 실내 상태는 아주 깔끔하지는 않았지만, 낚시를 다녔던 차량임에도 바다낚시를 다니던 차량에서 나는 악취는 없었네요.



바닥은 방진패드로 방음까지 되어있습니다.


아마 LED로 모든 전구를 교체하고 천장 엠보싱과 시트커버 작업을 진행한 차주가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요. 뭐 100만원 이하 차량에 별 기대는 안했지만 나름 누군가가 신경쓰고 탔던 흔적이 보이는건 좋은 일이죠.



한적한 산골마을. 대략적인 차량 상태는 확인했으니 시운전을 나가보기로 합니다.


여러모로 코란도라는 차가 브레이크도 잘 밀리고 무게중심이 높아 잘 넘어지는 차량이라 걱정되기도 했습니다만, 살살 끌고 나가보기로 합니다. 이렇게 이렇게 돌아서 다녀오라고 대략적인 시운전 코스도 알려주시더군요.


차량에 탑승합니다. 문을 보니 사제 코엑셜 스피커와 트위터가 달려있네요.


아대작업까지 되어있고, 엠프는 없었지만 그래도 순정 코란도 스피커보다는 훨씬 더 나은 성능을 보여주리라 생각됩니다. 이 역시 차를 끌고 오면서 노래를 들어보니 그래도 다른 순정 코란도보다는 훨씬 낫더군요.



다녀왔습니다.

클러치도 가볍고 코란도 치곤 브레이크도 잘 듣습니다만 일단 차가 잘 안나갑니다.


그래도 수년 사이 갑작스레 조기폐차의 이슬로 상당수가 사라져 근래들어 코란도나 무쏘가 정체를 유발하는 일은 많이 줄었습니다만, 구형 쌍용차 차주들이 그렇게 교통흐름을 방해하고 정체를 유발해가며 욕을 먹으면서도 도로 위에서 기어서 갈 수 밖에 없는지를 느꼈습니다.


뒤에서 잡아당기는 느낌인 코란도로 문수면 소재지까지 나갔다가 돌아서 왔습니다. 230SL은 그래도 터보빨로 RPM이 높아지면 치고 나가긴 했습니다만, 논터보 6기통 코란도에 그런 주행감을 바라는것은 사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차량 거래를 하는 사장님 역시 친구분이 차를 팔아달라고 부탁하고 며칠 타고 다녔다고 합니다만, 너무 안나간다고 하시네요.



시승을 다녀오면서 205,000km를 넘겼습니다.


2016년에 이전을 받은 뒤 4년간 2만km밖에 타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난해 7월 검사 당시 주행거리 대비 거의 늘어나지 않았는데 11월에 엔진오일을 교체했음을 생각하면 사실상 한참 더 타고 오일을 갈아도 될 수준이지요.


그렇게 시승까지 마치고 차량대금을 입급한 뒤 차량 이전을 위해 영주시청으로 향했습니다. 뭐 앞유리 와셔액 분사 모터가 나가 작동하지 않고 있었고, 교통비정도만 빼달라 하니 이래도 될 수준인가 싶을 정도로 차값을 빼주셨습니다..;;



영주시청을 향해 나갑니다. 

그래도 잠깐 타봤다고 금새 코란도에 적응하여 능수능란하게 타고 나갑니다.


작년 가을 떡볶이 갑질 사건으로 유명한 그 시청입니다. 설마 공무원에게 갑질을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했습니다만, 그리 친절하지는 않았어도 공무원에게 갑질을 당하지는 않았습니다.



차량 거래를 하러 나오신 사장님께서 이전서류를 출력하여 오셨더군요.

서로의 친구 차를 사고 파는 특이한 거래는 막바지를 향해 달려갑니다.


여러모로 거래와 관련된 서류를 모두 챙겨주셔서 제가 작성할 서류는 위임장 말곤 없었습니다. 그렇게 이전서류를 접수하고, 취득세 전표를 받으러 갑니다. 5시에 가까워진 시간이였지만, 영주시청 민원실에는 차량 이전을 위해 찾아온 민원인들로 북적이고 있더군요.


봉화에서는 이런 번호가 나오고 영주에서는 이런 번호가 나온다는 얘기를 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암요.. 뭐 저도 새차 번호판 달때 최대한 좋은 번호 받는다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두번째 간 지자체에서 달았으니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이야기입니다.



영주시청 건물은 밖에서 바라보면 꽤 커보입니다만, 민원실은 협소했습니다.


여러모로 서류가 밀려 세금 고지서를 받는다고 조금 기다렸네요. 

2002년 6월 5일에 최초등록된 뉴코란도밴의 가액은 982,000원.

고로 취득세는 49,100원이고, 1만원짜리 채권과 3천원짜리 수입인지를 사오라고 합니다.



시청 본관 건너편의 농협중앙회 영주시청 출장소로 향합니다.


4시가 지나 통장 이월과 출금업무는 불가하니 직접 ATM에서 돈을 찾아 내라고 하네요. ATM에서 돈을 찾아 취등록세를 내고 공채를 매입했다 팔았고 수입인지를 구입했습니다. 이제 등록창구에 가서 자동차등록증을 받아오기만 하면 모든 이전절차가 마무리됩니다.



영주시장의 직인이 찍힌 자동차등록증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이 각각 친구에게 보낼 목적으로 등록증의 사진을 촬영합니다. 한쪽에서는 이전된 등록증이 있어야 보험 해지가 가능하기에 사진을 촬영했고, 한쪽은 이전을 모두 마쳤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목적에서 촬영했습니다.


2004년 4월에 화물칸의 판넬을 유리로 바꾸고 보호봉을 설치하는 구조변경이 있었고, 화물차이다보니 정기검사는 매년마다 받아야 합니다. 경상북도 영주시장 직인이 찍힌 자동차 등록증의 주소가 충청남도 당진시로 시작하는 경우가 지금껏 얼마나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흔치 않은 조합을 보게 되는군요. 


서류만 들고 제주도로 넘어가서 제주도에서 차량 이전절차를 밟는다면 주소는 충청남도이지만 제주시장이나 서귀포시장 직인이 찍힌 등록증을 받을 수 있겠죠. 배를 타고 울릉도로 넘어가서 울릉군청에서 자동차 이전절차를 밟는다면 훨씬 더 귀한 울릉군수 직인이 찍힌 자동차 등록증을 받을 수 있겠고요. 등록증 발급지역까지 따지는 사람은 없었지만 여튼 그렇습니다.



이제 차량 거래를 한 사장님과는 작별인사를 나누고 당진을 향해 달려갑니다.


가죽핸들에 꽤 길게 튀어나와 멍청하게 생긴 기어와 가죽기어봉. 사이드미러 열선도 존재하고요. 에어백과 ABS는 존재하지 않지만 기본 트림 자체가 기본형은 아닌듯 보였습니다. 오디오도 나름 괜찮았고, 공조기와 버튼에 LED를 이식하여 코란도에서 나는 노티를 최소화 시켰습니다.



쉬지 않고 달렸습니다.


핸들이 조금 틀어져있긴 하지만 고속주행에도 떨거나 차체가 요동치지는 않았습니다. 에어컨은 춥게 느껴지는 수준으로 나왔고, 잘 밟아야 100km/h 내리막에서 120km/h 수준의 속도를 내더군요. 조금 답답한거 빼곤 제가 가져다가 타고싶은 수준이였으니 말이죠.



그렇게 두시간 넘게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주인은 막탈차를 원하며 험지를 달리고, 하다하다 다른차에서 굴렸던 엔진오일을 재활용하여 넣는다는 얘기를 합니다만 막상 타고 오니 그러기에는 아까운 차라는 생각이 듭니다. 답답한거 빼면 그럭저럭 짐칸도 있고 탈만한 차량이니 말이죠.



나름 ECM룸미러와 사제 후방감지기가 달려있고, 실내등 역시 LED로 교체되어 있었습니다.


그래봐야 5등급 똥차지만, 아직 중소도시에서는 저감장치 부착 없이도 타고 다니는데에 큰 지장은 없으니 2년 채우고 조기폐차를 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대략 5년정도 더 굴려도 문제는 없을겁니다.



여튼 긴 하루가 끝났습니다.


코란도는 지하주차장에서 주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주인은 누구보다도 험하게 타다가 폐차하겠다고 자부합니다만, 그래도 잘 버텨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막상 질려서 판다고 할때 제가 저렴하게 업어다가 짐차로 쓸 수 있었으면 좋겠거든요.


무탈히 잘 달려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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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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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도. 친숙한 브랜드죠.


'Korean can do' 나름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되는 이름이면서도 지프차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립니다만, 요즘 쌍용차가 코란도 브랜드를 여기저기 남발하는 탓에 개족보가 되었고 예전만치 강인했던 이미지는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현재 시판중인 코란도 브랜드 차량들을 제외하고 그냥 '코란도'라 하면 신진지프 그리고 거화자동차 시절부터 생산되었던 '구형 코란도(구코)'와 둥글둥글한 2세대 '뉴코란도(뉴코)'를 연상하실겁니다.


고로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도로 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세대 '뉴-코란도' 입니다.


저는 코란도를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무쏘도 그렇고 말이죠. 왜 싫어하지 않는지 그런 이야기는 그냥 넘어가기로 하구요. 막 탈 짐차 겸 멀리 당진까지 와서 기사를 타는 사촌형들의 마실용 차량을 찾다가 최고 결정권자인 아버지의 코란도 사랑에 못이겨 결국 당진의 중고차 매매단지로 향했습니다.



당진시 채운동에 소재한 신당진매매단지입니다.


네곳의 매매상사가 사이좋게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 상사에 사장님 한 분씩 말고 다른 딜러는 없지만, 각 상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차량은 족히 100대 가까이 되어보입니다. 생활정보지에 나온 170짜리 5인승 승용차량과 140짜리 밴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상사 사장님을 만납니다.


사실 200만원 이하의 가격대에서 짐차이자 마실용으로도 적합한 더블캡 트럭을 구매하는걸 원했습니다만, 다 썩어서 가루가 된 차량들 아니면 DPF 혹은 LPG 개조로 고자가 된 차량들 말고는 마땅히 구미가 당기는 매물이 없었네요.



코란도가 주차된 구석으로 향합니다. 양 옆으로 싼타페 테라칸이 사이좋게 주차되어 있습니다.

본넷이 열린 은색 코란도가 2000년식 230SL 승용. 우측의 검은 코란도가 2001년식 602EL 밴입니다. 


독일 형님들의 기술력이 묻어나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직렬 4기통 OM661, 5기통 OM662 엔진을 기반으로 터보인터쿨러를 적용한 230/290 트림과 자연흡기엔진 그대로를 올린 601/602 트림이 존재했습니다. 짧은기간 적용되었던 D29STP 역시 OM662의 개량형이고, 물론 가솔린 차량은 극 소수니 논외로 두고요. 



좌측 00년식 230 승용은 12만km 주행, 우측 01년식 602 밴은 27만km 주행.


뭐 당연스럽게도 좌측 차량이 상태는 더 좋았습니다. 자연흡기나 터보인터쿨러나 2톤에 육박하는 무식하하게 등치만 큰 쌍용의 구형 SUV에겐 답답한 엔진인건 마찬가지인데 그나마 터보엔진이 초반가속은 굼떠도 원활한 가속이 가능하기에 도로 위의 민폐차량이라는 오명은 피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좌측 은색 230 승용의 엔진룸입니다.


비교적 깔끔하고 ABS까지 적용되어 있네요. 잠바커버는 바코드가 붙은 신품이고 전 차주가 접지까지 해 둔 상태입니다. 물론 구형 쌍용차 종특상 오일은 비칩니다만, 심각한 수준도 아니고 이정도면 년식대비 준수하다는 수준입니다. 



우측 검정색 602 밴입니다.


단순 비교로도 두배 이상은 더 타고다닌 차량인데 깔끔한건 말이 안되죠. 두 차량 역시 쌍용차 오너들이 그렇게 싫어하는 대우시절(대우강점기)을 거친 차량인지라 냉각수 보조통 뚜껑이 대우그룹의 학모양입니다.



배터리 단자를 연결하고 시동을 걸어주니 문이 잠겨버립니다. 결국 렉카를 불러 문을 따네요.

무사고에 엔진소리도 나쁘지 않고, 결국 짐차를 보러 왔다가 사실상 승용쪽으로 기울어 갑니다.


승용도 뒷좌석을 접으면 적재공간은 괜찮게 나오더군요. 격벽이 없는 밴이나 시트를 접어둔 승용이나 사실상 번호판이랑 차종 분류만 다를뿐이지 그게 그거니 말입니다. 



제일 구석에 쳐박혀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던 우리의 코란도는 결국 빛을 보게 됩니다.


타 보았습니다. 초반가속은 거의 안나가는 수준입니다. 밟아주면 그래도 잘 나갑니다. 왜 그동안 코란도가 저속으로 주행하며 정체를 유발한다고 생각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옵션으로 달려있던 CD체인져가 체결되는 소리는 들리는데, 리딩에는 문제가 있는 듯 보였구요. 세월이 세월인 만큼 약간의 부식은 감내하기로 했습니다.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촌스러운 계기판 디자인. 최후기형은 그나마 볼 만 한데 말이죠.


200km/h 가까이까지 무섭게 나가던 코란도는 이미 저기 창녕까지 내려가서 한번 보고 왔던지라 문제제기는 않겠는데.. 정말 무식하게 못생긴 계기판입니다.  



차량 특성상 악셀도 클러치도 푹 들어가 밟히는군요.


그냥저냥 타 보니 코란도라는 차량도 썩 나쁜 차는 아니라는걸 느낍니다. 고장이 나서 사실상 스위치만 존재하는 차량들도 많은 전자식 4륜 역시 잘 들어가고 에어컨은 춥다고 느낄정도로 아주 잘 나옵니다.



5월에 매입해서 약 두달간 방치되어 있다가 금요일에 정기검사를 받았다고 하는군요.


결국 새로운 주인을 만나 매매단지 생활을 청산하게 됩니다. 



차량 사용설명서와 오디오 설명서 역시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물론 대우강점기(?)를 거친 코란도의 이미지가 설명서에 떡하니 박혀있네요. 오디오 데크는 설명서에 보이는 구형 데크가 아닌 대우차와 공용으로 사용하던 대우전자표 오디오 데크가 적용되어 있더군요.



엄밀히 따지자면 수동공조기인데 자동으로 풍량을 설정해주는 오토 기능이 존재하는 공조기입니다.


이 수동 공조기가 적용된 차량에 풀오토 공조기를 개조해서 장착하는 경우가 몇 있다고 합니다만, 그런 모험은 사양하도록 합니다. 16년의 세월동안 사실상 얼마 타지 않은 차량인지라 공조기 래버 위에 비닐도 그대로 붙어있더군요.


어정쩡한 중학생보다도 나이가 많은 비닐입니다..



매그너스, 레조를 비롯한 그당시 대우차들과 무쏘스포츠, 무쏘에 적용되던 1din 카오디오입니다.


제치가 아니라 그런건지 센터페시아 내 유격이 상당합니다. 언제 시간이 난다면 제대로 고정만 해주면 문제는 없겠습니다. 라디오는 일단 잘 나옵니다.


P.S 마침 교통방송으로 주파수를 돌리니, 갓자친구가 DJ 배기성과 전화 인터뷰를 하더라..



경남 고성군인지 강원 고성군인지 찾아보니 강원도 고성군이네요.


강원도 고성군 드림스타트 물티슈가 나옵니다. 강원도에서 타던 차량인지 싶은데 이건 좀 더 추적을 해야 알 수 있어 보입니다. 카히스토리 정보상으론 인천에서 돌고 돌던 차량으로 보이는데 말이죠.



최초 등록 번호판은 인천31머****, 변경된 전국번호판 역시 인천에서 부여된 번호대역입니다.


이전 후 등록원부를 살펴봐야 명쾌한 해답을 얻는게 가능하리라 판단됩니다. 그나저나 당진시 혼합형 전국번호판 번호대가 바꾸지 않는것만도 못한 31소 4천번대라 그냥 타던지 주변 지역에서 등록을 하는 방법으로 가야합니다.


짐차를 구매하려 했는데, 승용차를 한대 더 가져오는 꼴이 되었네요.


피보험자의 조카까지는 형제자매나 가족에 포함되지 않아 누구나 보험으로 가야 합니다. 한명이라면 모를까 두명이라 지정 1인 추가도 안됩니다. 단기간 책임보험만 가입된 상태로 가져온 차량이라 빠른 시일 내에 보험을 제대로 들어야 하는데 저 때문에 계속해서 인수거부가 뜨는군요.


뭐 여튼 뉴코란도가 새로 생겼습니다. 제가 탈 일은 거의 없겠지만.. 집에 차가 또 늘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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