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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폐차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결국 아버지께서 차를 바꾸셨습니다.

다음 메인에도 올라갔습니다만, 메인에 올라간 모습을 저는 확인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여튼 조기폐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멀쩡한 기존 차량은 폐차를 해야만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해주는 지원금과는 별도로 차량에 대한 고철값. 즉 폐차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20년 이내 차령의 대형트럭들은 대부분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를 비롯하여 제3세계 국가로 수출길에 올라 제 2의 차생을 살아갑니다. 소형차 위주의 승용차도 마찬가지로 중동이나 아프리카로 수출길에 오릅니다. 2007년식 트라고 트럭은 당연하게도 수출이 나가는 차량이고 수출말소로 보내면 훨씬 더 많은 돈을 받고 차량을 말소 시킬 수 있지만,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수출말소가 아닌 폐차말소증이 필요합니다.


당연하게도 폐차장에서는 직접 해체하여 고철이나 부품을 판매하기보다는 수출이 나가는 차량이라면 수출업자에게 넘겨 마진을 남기는 편이 훨씬 더 이익입니다. 폐차말소증을 필요로 하는 조기폐차제도가 존재하기에 폐차장들은 말소만 시켜주고 차량을 그대로 수출업자에게 가져다 팔며 꽤 많은 마진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나마 폐차장을 거치며 폐차장의 배를 불려주면 다행이지, 가끔 비양심적인 폐차 영업사원들이 차량을 가로채어 어리숙한 고객에게는 폐차장으로 간다고 속이고 폐차비만 던져준 뒤 수출업자에게 넘겨 수출말소를 시키고 본인이 고철값과 수출단가 사이의 차액을 먹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타고 계신 차량을 폐차하실 예정이라면 먼저 내 차가 수출이 나가는 차량인지, 수출여부 먼저 확인하시고 여러곳에 물어본 뒤 폐차를 진행하시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어지간한 국산 소형 및 준중형차라면 외국인 바이어들이 서로 가져가려고 경쟁하는 수출 효자품목입니다.


여튼 다시 본론으로 넘어갑시다.



그렇게 마지막 주행을 기다리는 차량이 대기중입니다.


마치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타이어를 다른 차량에게 내어주고, 무시동히터를 비롯한 꽤나 값이 나가는 물건들도 필요로 하는 다른 차량들에게 이식해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블랙박스와 차선이탈경보장치를 비롯한 집기류를 탈거하지 않아 함께 탈거하기로 합니다. 



나름 정부 보조금을 받고 장착했던 차선이탈경보장치. 그리고 블랙박스.


신차는 신품 블랙박스가 장착되었고, 이 제품은 탈거하여 다른 차량에 부착하도록 합니다. 2020년부터 20톤 이상 대형차량에 의무적으로 장착해야하는 차선이탈경보장치 역시 보조금을 받고 설치한 제품입니다만, 의무화 이전에 철거당하는 신세입니다.


네오다스라는 회사의 제품인데 정확한 배선도는 인터넷에 굴러다니지 않지만 스펙상으로는 12V부터 24V까지 모두 지원하는 프리볼트 제품인지라 승용차에 가져다 장착하고 보험료 할인을 받아도 됩니다.



생각보다 배선이 많아 애를 먹었습니다.


운전석 대신 조수석쪽으로 지나가는 메인전장에서 죄다 선을 따서 썼네요. 필요한 선만 잘라낸 뒤 본격적으로 출발합니다. 많이 늦었습니다. 같이 가기로 했던 카고트럭은 먼저 근처에 도착했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삶의 터전을 떠나는 오래된 트럭의 모습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유로3 끝물 모델. 2005년 이전 배출가스기준으로 제작되었기에 2007년식 차량의 조기폐차가 가능했습니다. 07년각자 08년 등록의 경우 조기폐차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도 나오던데 지역마다 다른건지 잘 모르겠네요.



고속도로에 올라 마지막으로 원없이 달려봅니다.


폐차장에서 인천항으로 이동을 해야하니 한국에서의 마지막 주행은 당연하게도 아니겠지만, 신차시절부터 함께했던 주인과의 이별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천시 부발읍의 한 폐차장을 향해 갑니다.


달리는 모습은 트위터 실시간 방송으로 녹화하였고, 가끔 생각 날 때 영상을 돌려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발로 굴러서 폐차장을 향해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이천시 부발읍. 농경지대에 소재한 폐차장입니다. 부품용으로 꽤나 가치가 있는 수입차들이나 이미 해체된 승용차들도 보였지만 대형차 위주로 취급하는 폐차장으로 보이더군요. 곳곳에 해체된 쌍용트럭이나 옛 삼성트럭의 탑도 보였습니다. 


차령 20년 이내의 대형차가 폐차장으로 들어와 해체되는 일은 사실상 거의 없습니다. 사고나 중대한 고장으로 폐차장에 입고되어 사용 가능한 부품을 제외하고 분해되는 경우가 아닌 이상 굴러만 간다면 대부분 수출길에 오릅니다.





폐차장 입구 앞 공터에 차량을 세웁니다. 


이미 여러 차량들이 세워진 상태입니다. 레미콘 믹서의 경우 프레임과 탑만 남은 상태로 세워져 있다던지, 그 자체로도 수출 효자품목인 올뉴마티즈와 같이 눌릴 운명 대신 타국에서의 새로운 차생을 살 가능성이 있는 차량들이 세워지는 자리로 보입니다.


먼저 도착하여 상태를 보는 동남아에서 온 딜러. 한국어를 꽤 유창하게 구사했습니다.



그리고 근처에 계시던 동년식 카고트럭도 도착했네요.


카고트럭이 약 8개월 먼저 출고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조기폐차로 기존 차량을 폐차하고 같이 엑시언트 프로를 출고하였습니다. 탑 상태가 좋지 않아 처음 폐차장에서 제시했던 금액보다 조금 감가가 되었습니다만, 그래도 잘 쳐주는 폐차장을 찾아 이천까지 왔습니다. 부산이던 목포던 폐차비만 잘 쳐주면 그만 아닙니까. 


2007년 10월 26일. 비가 내리던 날 임시번호판을 달고 있었던 하늘색 트라고를 생생히 기억합니다.

오히려 따끈따끈한 신차가 폐차장으로 향하는 모습까지 함께 지켜봤던지라 더 아쉽게 느껴집니다.


한국에서 12년간 120만km 넘는 거리를 주행하고, 타국에서 그 수준의 거리를 또 달린 뒤 차생을 마감하겠죠. 이 차로 은퇴하시겠다던 아버지보다 중국발 미세먼지 탓에 엄한 적폐로 몰린 차가 먼저 은퇴했습니다. 


그동안 보유했던 사업용 차량 중 가장 오랜 시간, 가장 많은 거리를 달려왔던 차량입니다. 트라고 이전 차량도 5년 조금 더 타고 수출을 보냈고 그 전에 있었던 차량은 약 3년을 탔으니 말이죠. 하늘색 트라고와는 작별했지만 우리 가족의 기억속에는 영원히 남아있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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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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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아시다시피 이 블로그 운영자에게는 16인승 이상의 승합차량과 12톤 이상의 화물차 운행이 가능한 대형면허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연결차량이나 견인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운행이 가능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지요.


작년초에 잘 다니던 편의점 야간알바 관두고 종전에 다니던 그곳에 계약직으로나마 다시 취직을 하긴 했습니다만, 그 사이 잠시동안의 공백기에 취득해둔 면허인지라 실질적인 대형차량 실전경험은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트럭을 타 볼 기회가 이리 생기는군요.



최근 부친께서 기사를 두며 차량을 운용할 목적으로 3000만원에 카고트럭을 사오셨습니다. 


승용차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삼천만원이라는 현금으로 새 중형차를 살 수 있거나 약 2년정도 지난 고급 대형승용차를 살 수 있는 가격이긴 합니다만 정작 삼천만원이라는 현금으로 구해온 차량은 번호판 프리미엄까지 포함해서 무려 15년이 지난 2001년식 구닥다리 트럭입니다.


현대 그리고 기아자동차의 대형상용차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파워텍 디젤엔진이 처음으로 적용된 차량이며(380,410,440), 슈퍼트럭→파워트럭→뉴 파워트럭→트라고까지 정말 오랜 세월동안 질리도록 봐 온 디자인인지라 친숙하기까지 한 차량이지요.   



뭐 15년 굴린 차량 외관상태는.. 딱히 말하지 않아도 이렇습니다.


계단모양 데칼은 이미 다 바래서 갈라진 상태구요. 5톤 메가트럭부터 대형트럭까지 공통적으로 녹이 올라오는 부분엔 이미 한참 부식이 진행중입니다. 게다가 색도 맞지 않는 락카를 흘러내리는 수준으로 덧칠을 해둔지라 이건 그냥 말 그대로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외관상태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 차량이지요.


뭐 그래도 갈색빛 적재함은 전 차주분께서 지난해 여름에 엑시언트 카고용 적재함으로 교체를 해 둔 상태입니다. 장착 및 구변까지 무려 500만원을 투자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캡 상태는 불량해도 적재함 상태는 아주 좋습니다.



여튼 이번 주말 함평에서 당진 집까지, 수원 신갈에서 집까지 공차상태로 직접 운행을 했습니다.


독일 ZF사의 수동변속기입니다. 육안상으론 8단 변속기입니다만, 반단 개념을 가진 하이(H) 로우(L) 스위치를 활용해서 각 단에 하이 로우로 두번 변속을 할 수 있습니다. 고로 후진포함 18단. 전진만 놓고 봐서는 16단이라는 상당히 촘촘한 기어비를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들 ZF 16단 변속기라 부릅니다.


이렇게 기어를 넣을 곳이 많은데 어떻게 변속을 하느냐가 큰 고민거리라면 고민거리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만, 친절하게 후진기어부터 4단까지의 저속 5단부터 8단까지의 고속으로 분리가 되어 있습니다. 고로 4단에서 5단으로 변속을 하려면 기어봉의 싸대기를 쳐서 고속 변속모드로 전환을 해 주는 방식입니다. 최근 나오는 수동변속기 트럭들은 이 역시 스위치가 대신해준다 하는군요.



계기판입니다. 변속도 그렇고 브레이크도 그렇고 거의 모든것을 공압으로 해결합니다.


기름게이지나 전압 수온 유온도 모두 중요하지만 에어가 부족할 경우 말 그대로 브레이크도 듣지를 않습니다. 부저음이 울리고 경고등이 뜨기도 하지요. 시동이 걸려있으면 자연적으로 에어탱크에 적정량의 공기를 채웁니다만, 풋브레이크를 여러번 사용하다 보면 어느순간 경고음과 함께 푹 들어가기만 하는 브레이크 페달을 볼 수 있을겁니다. 고로 가급적이면 성능좋은 제이크 브레이크를 활용합시다.


일단 넓은 폭과 11m급 길이를 자랑하는 대형 카고트럭이지만, 고배기량의 고출력 엔진이 맞물리다보니 변속은 상당히 수월합니다. 그냥 넣고 클러치 떼고 밟으면 밟는대로 나갑니다.


막상 생각없이 그냥 밟다보니 120km/h까지도 무난히 올라갑니다. 



함평에서부터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왔으니 광천ic에서 진출을 합니다.


고속도로야 뭐 어려운거 없지요. 90km/h의 속도로 2차선을 유유히 달렸습니다. 차 폭이 큰데도 어째 다니다 보면 알아서 차선을 준수해가며 잘 달립니다. 기어를 바꿀 필요도 없어요. 지난 금요일, 서해안고속도로 광천IC의 하이패스 징수기 고장으로 차량들이 죄다 요금소로 몰렸네요. 헬입니다. 가다서다를 반복합니다. 



화물차 하이패스 역시 진출은 승용차와 동일한 곳으로 합니다만, 그냥저냥 요금소로 향합니다.


수동 승용차를 타는 입장에서 조금 복잡한 변속기라 헤메기는 했어도 무난하게 타지더군요. 집으로 오는 길에 험난하고 위험한 S자형 급커브 언덕이 두군데나 있습니다만, 그곳 역시 무난하게 빠져나왔고 좁은길도 딱히 지나다녀보니 다니는데엔 큰 문제없더군요.



신형 차량의 사이드브레이크는 래버를 내리고 올리는 방식입니다만, 구형은 운전석 밑 노란 버튼을 누르고 잡아당겨야 합니다.


수동 차량의 난해함은 핸들조작과 기어변속을 함께 해야하는 구간에서 나타납니다. 뭐 오토라면 크게 상관은 없는 부분이지요. 그래도 생각보다 사이드미러의 커버리지가 큰지라 후면을 제외하고는 사각지대는 딱히 없는듯 했습니다.



토요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보통 정체가 있을법 합니다만, 통행량만 많을 뿐 정체는 없었습니다.


조금은 폭 여유가 부족한 갓길의 5차선도 타보고 추월을 위해 그보다 상위차선인 4차선도 타보고 했습니다만, 뭐 차선 폭 가지고 크게 불편하거나 했던 점은 없네요. 파워텍 특유의 탈탈거리는 엔진음 역시 귀에 익던지라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없었고, 에어시트가 적용되지 않아 판스프링 특유의 통통 튀는 승차감 역시 그대로 느껴 볼 수 있었습니다.



평택분기점에서 평택충주고속도로로 갈아타니 정체가 이어지고 있더군요.


사실 가장 걱정되던게 큰 체구로 바짝 들이미는 승용차들 사이를 어떻게 비집고 들어가는지였습니다. 뭐 그래도 알아서 한대씩 들어가고, 제 차례가 와 대가리를 들이밀으니 뭐 딱히 어렵다거나 걱정될법한 그 무엇도 없었습니다. 서평택 분기점을 통해 서해안고속도로로 갈아 타 서해대교를 건너 집으로 무사히 귀환을 할 수 있었답니다.


결론 : 트럭이라고 뭐 특별한건 없다. 공차상태에선 스파크따위보다 순발력도 좋고 가속도 잘 된다. 앞으로 주말에 종종 다니게 생겼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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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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