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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목격담은 옛 아시아자동차의 중형버스 코스모스입니다.


코스모스(Cosmos)라고 하면 보통 가을에 피는 꽃을 연상합니다만, 그 코스모스가 아니라 우주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κόσμος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아 물론 지금 현대자동차에서 판매하는 대형버스의 이름 역시 우주를 의미하는 명사인 유니버스(UNIVERSE)입니다.


여튼 아시아자동차의 코스모스는 히노(HINO)의 레인보우 P-RJ170BA 모델을 기반으로 생산했던 차량입니다만, 당시 일본에서 출시된 후속모델인 P-RJ171CA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생산 판매하였습니다. 물론 1989년 아시아자동차에서 AM818이라는 코드네임으로 출시되어 99년 외관에 큰 변화를 거친 뒤 기아자동차로 흡수합병된 2002년까지 판매되었습니다. 


물론 자세히 설명하자면 95년형부터 대쉬보드가 그랜버드와 동일하게 변경되며 '뉴 코스모스'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기 시작했고, 98년에 같은 히노제 엔진을 사용하던 라이노와 함께 엔진 배기량이 늘어났습니다. 그렇게 2000년대까지도 눈에 보이는 자잘한 변화를 거치며 판매되었습니다.


이번에 목격한 차량은 초기형과 동일한 외관을 가지고 있는 98년 7월 등록 뉴 코스모스였습니다.



내포신도시의 한 공원을 지나던 중 전기형 외관으로 보이는 코스모스가 있어 바로 차를 돌렸습니다.


차를 세우고 가까이 다가가 전기형 외관을 그대로 가진 코스모스를 확인합니다. 일단 94년까지 생산된 구형은 아닌 느낌이고 루프탑 에어컨과 기아자동차 엠블렘이 붙어있는걸로 보아 99년 이전까지 생산되었던 차량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후 확인해보니 98년 7월에 최초로 등록된 차량이더군요. 



여러모로 일본 시내버스 같은 느낌입니다.


애초에 일본 버스 기반이고, 당대 최신의 일본 버스 디자인을 참고했으니 그렇게 느껴질만 하겠죠. 이 시절만 하더라도 아시아자동차는 존재했지만, 기아자동차와 로고를 통일하여 아시아 대신 타원형 기아 엠블렘이 붙어있었습니다. 엠블렘만 보고 기아시절 생산한 차량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시기상 자회사인 아시아자동차에서 생산한 차량입니다.


법무부 호송차나 일부 경찰 수송버스에서 볼 수 있는 경광등도 달려있네요.



수사차량이라 적힌 패찰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즉 경찰에서 지휘차량으로 사용하던 버스입니다.


보통 불용으로 민간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흔적을 모두 지우거나 제거하고 불하받아 가는데 이런게 남아있다니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경찰에서는 대략 10년 혹은 10년보다 조금 더 차량을 사용한 뒤 매각하는데 98년식이니 아마 2000년대 후반이나 2010년대 초반 민간에 매각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대시보드와 핸들은 대형버스인 그랜버드와 거의 동일합니다.


95년 부분변경 당시 막 출시되었던 그랜버드와 비슷한 디자인의 대시보드와 계기판이 적용되었고 핸들 역시 변경되었습니다. 핸들에도 기아 로고가 박혀있네요. 차량 내부는 현재 캠핑카로 사용중이였습니다. 뭐 경찰 지휘차량 역시 회의를 해야 하니 일반적인 승객수송용 버스와는 다른 구조였던지라 개조가 좀 더 용이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유리창에는 옛 아시아자동차 로고가 그대로 남아있네요.


물론 97년까지 사용되었고 이후 기아자동차와 같은 로고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만, 찍어내는 부품들은 그대로기에 이렇게 옛 아시아자동차 로고까지 혼재되어 있습니다.



시트지가 붙어있지 않은 유리창 안을 보니 시트와 여러 생활용품의 모습이 보이는군요.


여러모로 이동식 사무실 혹은 캠핑카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99년 중기형 이전 모델인지라 89년부터 쭉 이어져 내려 오던 직사각형 형태의 후미등의 모습이 보입니다.


마치 초콜렛을 보는 느낌입니다. 최상단에는 방향지시등이, 가운데에는 제동등이, 그리고 밑으로는 반사판과 함께 후진등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상당히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모두 통으로 붙어있는게 아닌 방향지시등은 방향지시등대로 제동등은 제동등대로 분리되어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더랍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느낌입니다.


부분변경을 거친지도 20년이 넘었습니다. 당연히 교체주기가 빠른 버스의 특성상 2010년대 초반부터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지요. 물론 대다수는 수출길에 올라 타국에서 제2의 차생을 살고 있을겁니다만, 국내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직사각형 형태의 코스모스 후미등을 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색이 거의 다 날라가 사진의 명도를 낮췄습니다만, 매연저감장치 부착을 알리는 스티커입니다.


'맑은서울' '매연저감장치 장착차량'등의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대략 이 스티커는 2006년부터 부착되기 시작했고, 2007년 이후 저감장치 제조사의 상호가 적힌 스티커가 부착되며 어느순간 사라졌습니다. 여러모로 적폐로 몰린 5등급 노후경유차지만, 오래 전 저감장치를 부착하여 마음껏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NEW COSMOS


95년 이후 뉴 코스모스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기 시작하며 레터링 대신 이런 스티커가 부착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보다 전 모델의 경우 레터링과 코드명인 AM818이 붙었지만 말이죠. 여튼 스티커는 갈라지거나 소실된 부분 없이 차체에 잘 붙어있었습니다.



격동의 22년을 보내왔을 코스모스. 저감장치가 장착되어 생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경찰 지휘용 버스로 태어나 임무를 다 하고 누군가의 캠핑카로 제 2의 차생을 살고 있지만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닐지는 모르겠습니다. 부디 소임을 다하는 그날까지 무탈히 도로를 누비고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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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토요일) 업무차 호남고속도로의 여산휴게소에 들어갔는데, 귀한 버스가 한 대 있었습니다.



보기 힘든 레어템입니다. 선롱버스보다 먼저 국내에 상륙했었던 비운의 중국제 고급버스.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 잠깐 국내에 수입되었던 중국제 버스입니다.


독일 MAN의 자회사 네오플란(NEOPLAN)과 중국 저장성 진화시(金华市)에 소재한 청년기차(青年汽车)그룹이 합작으로 세운 중국 현지 법인에서 생산하여 영맨오토모빌코리아라는 업체를 통해 국내에 수입되었던 버스입니다. 당시 국내 수입 가격은 약 3억. 국산 고급 하이데커급 버스의 두 배 수준이던 가격이였습니다.


물론 오리지날 진퉁 독일제 네오플란의 시티라이너와 약간은 다른 중국형으로 개량된 모델인지라 중국제임을 알면서도 독일제 네오플란(네오플랜) 버스라 얘기를 하곤 합니다. 독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생산한 차량이지만, 엔진은 한국형 모델 한정으로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생산한 430마력의 DV11과 ZF사의 6단 수동변속기가 적용되었습니다. 국산 엔진으로 유지비 부담을 덜었다고 홍보하던 내용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2000년대 후반 국내시장 출시 당시만 하더라도 3.7m라는 최고의 전고와 12.4m라는 최장의 전장으로 주목을 받았던 차량이지만 일부 기록은 국산 버스에 의해 깨지게 되었고 그동안 스포일러를 비롯한 악세사리로 몸집을 키워 온 국산 버스 대비 종전만큼 위압감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식 모델명은 JNP6126KE 스타라이너 유로. 진화청년자동차의 엠블렘과 영맨 레터링이 붙어있습니다.

지금은 사실상 기본사양에 해당하는 ASR과 ABS가 장착된 차량이라고 자랑스레 붙어있네요.


이 차량의 제원표상 전폭은 2,500mm로 2,490mm의 대우 하이데커와 기아 그랜버드. 2,495mm의 현대 유니버스보다 체감하기 힘들 수준으로 경미하게 넓습니다만, 디자인 탓인지 상대적으로 좁게 보여집니다. 높이 역시 출시 당시만 하더라도 대우의 하이데커를 제외하곤 어지간한 버스들보다 훨씬 크고 웅장해 보였지만, 2020년대를 바라보는 2019년 4월에 분주히 돌아다니는 버스들과 비교하니 스포일러로 전고를 뻥튀기 한 국산 버스들과 큰 차이는 없더군요.



약 10여년 가까운 세월을 버텨온 후미등은 이미 바랠대로 바랜 상태입니다.


본래 하단의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을 제외하고 미등과 제동등 자리는 빨갛게 코팅이 되어 있었습니다만, 이미 색은 다 바래버린 상태입니다. 중국제의 한계일까요. 내구년한을 약 2년정도 남겨둔 이 버스에서도 일부 외판의 부식과 단차가 맞지 않는 부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버스만의 특장점. 더블액슬타입의 후축입니다.


알코아 알루미늄휠이 적용된 두개의 후축은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합니다. 종전에는 외국이나 나가야 볼 수 있었지만, 근래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광역급행버스에 더블데커 차량이 다수 도입되어 흔히 볼 수 있게 되었지요. 2축은 복륜, 3축은 단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타이어 역시 중국제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었고요.



그렇게 독일의 기술을 받아 중국에서 한국제 엔진을 사용하여 생산한 이 버스는 먼저 갈 길을 떠났습니다.


2010년 4월 이맘때 즈음 최초등록된 차량으로 차주가 바뀌지 않고 소속된 회사에 약 9년째 운행중인 차량이더군요. 등록원부를 보아하니 아직까지 검사를 받거나 차령연장을 했다는 내용이 적혀있지 않은걸로 보아 느지막에 차령연장을 받거나 그리 머지 않은 시일 내에 사라질 운명으로 보입니다. 


그리 많이 팔리지도 않았고 최근 5년간의 목격담이 인터넷에 올라온 일은 거의 없는지라 사실상 전멸이라 봐도 되겠습니다만, 전국 어딘가에는 영업용 번호판을 달고 남아있는 차량이 있겠지요. 부디 얼마 남지 않은 기간만이라도 잘 달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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