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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작년 연말에 당진에서 목격했었던 각-그레이스를 우연히 다시 목격하였고, 차주분께 전화를 드려 짧은 시간 만나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86년 당시 미쓰비시의 최신형 차량이던 3세대 델리카(L300)를 라이선스 생산한 차량으로, 91년 4월에 생산된 이 차량은 각 그레이스로만 따지면 후기형에 속하게 됩니다.

 

 

1991 현대자동차 그레이스 (1991 HYUNDAI GRACE)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당진의 한 주유소에서 목격한 구형 그레이스. 각-그레이스입니다. 당시 미쓰비시와의 기술제휴로 도입된 차량들이 죄다 각이 살아있어 구형 차량을 부를 때 '각'이라는

www.tisdory.com

 

이 차량을 다시 목격하게 된 경위는 그닥 특별하지 않습니다. 주말 내내 합덕에 있다가 티코나 좀 가동하고 운동이나 할 겸 삽교천 외곽에 가게 되었습니다. 야구장 옆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내리는데, 그 옆 뚝방길로 각 그레이스가 지나가더군요.

 

뚝방으로 각그레이스가 지나가는 모습을 목격.

각그레이스가 달리는 모습을 보고 사진을 촬영하고 바로 티코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따라가 보기로 합니다. 이전에 올드카 목격담에서 이 차량을 다루고 차주분이 보시고 다른 지역에 살고 계시지만 동향사람이라며 연락을 주고받았던 일이 있었는데, 열심히 문자 내역을 뒤져 전화번호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차량 뒤에 붙어 전화를 드리고 근처에서 잠시 뵙고 가기로 했습니다.

 

1991 HYUNDAI GRACE

그렇게 다시 보게 된 91년식 각그레이스입니다.

 

2003년까지 대대적인 변화는 있었지만 풀체인지 없이 판매되었던 그레이스의 역사만 놓고 본다면 초기형이지만, 각그레이스만 놓고 본다면 후기형에 속하는 차량입니다. 사이드 마커 램프가 새로 생겼고, 프론트 가니쉬가 장착되었으니 말이죠.

 

대한민국에 현존하는 각그레이스 중 가장 상태가 좋고, 주행거리가 적은 차량일 겁니다.

 

바코드

바코드가 살아있습니다.

 

점점 색이 바래는 것을 막기 위해 차대번호 자리에 PPF 스티커를 붙여놓으셨다고 하네요. 딱 도어캐치 자리에 들어가는 PPF 스티커입니다. 바코드로 알 수 있는 생산일은 91년 4월 1일. 32년 넘는 세월을 버티고 또 버텨왔습니다.

 

1991 HYUNDAI GRACE

일단 얼마 타지 않은 차량인지라 차량 자체가 상당히 깔끔합니다.

 

도색이 들어갔던 흔적도 있고 하체 부식도 존재하지만, 현재 생존한 개체 중 갖아 상태가 좋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이후 뉴그레이스 시절 적용되었던 T-엔진 스티커는 그냥 붙여두셨다고 하네요.

 

범퍼와 리어 가니쉬

범퍼의 경우 약간 찍혀있는 부분이 보이긴 하네요.

 

범퍼도 옛날차답게 철제입니다. 한 10여 년 전에 각그레이스 범퍼를 구하지 못해 절곡집에서 제작하려 한다는 글을 보기도 했었습니다만, 뒤 범퍼는 구해놓으셨다고 하시네요. 다행입니다.

 

그레이스

그레이스 스티커도 세차하다 '그' 부분이 훼손되어 PPF 스티커로 붙여놓으셨다 합니다.

 

정품 스티커가 어느 오래된 부품점에서 악성재고로 잠자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런 부분은 쉽게 스티커집에 가서 제작이 가능하니 복원이 어렵진 않을 겁니다.

 

GRACE

그레이스 레터링도 깔끔하게 잘 붙어있습니다.

 

그 시절 그랜저고 쏘나타고 같은 폰트와 비슷한 형태의 레터링이 사용되었습니다.

 

1991 HYUNDAI GRACE

4등식 헤드램프에 백색 턴시그널 램프.

 

시간을 30여 년 전으로 돌려놓은 이 차량을 보며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운전석

실내 역시 특유의 와인색 내장 컬러가 고급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차량을 운용하다 보면 가장 먼저 닳게 되는 핸들까지도 무늬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사실상 신차급 컨디션이라 봐도 무방한 상태입니다.

 

주행거리

주행거리는 현재 1.9만 km를 넘어섰습니다.

최소 90년대 초반에나 봤을법한 주행거리를 2020년대 초반에 보고 있습니다.

 

이 차량이 매물로 나왔던 시기 7000km대의 사기급 주행거리를 가지고 있었으나, 현재 차주분이 약 1년간 차량이 좋아 꽤 많이 타고 다니셨다고 합니다. 1년간 30여 년간 누적되었던 수준의 거리를 주행했더라도 냉동차급 주행거리와 냉동차급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실내

시트 상태도 도어트림도 필러트림도 모두 때 묻지 않은 신품급 상태를 자랑합니다.

 

보면 볼수록 경이롭습니다.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운전석 시트

운전석 시트 끝단의 색이 약간 바래기는 했지만 직물 상태는 매우 우수합니다.

 

대시보드 비닐이 살짝 뜬다

다만 30년 넘는 세월을 버텨오며 대시보드 상단 푹신푹신한 질감의 비닐이 살짝 떠있네요.

 

그래도 찢어지지 않고 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커버나 장식품을 깔아주면 충분히 보이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니깐요. 

 

80년대 일본차 그 자체

80년대 일본차 그 자체인 각 그레이스의 실내 공간입니다.

 

9인승 차량이라 4열 시트나 접의식 시트는 없고 2열 3열 시트만 존재합니다. 90년대 후반 이후 본격적으로 카니발과 스타렉스 같은 미니밴이 등장하며 원박스형 승합차는 인력수송을 위한 업무용 차량의 성격이 강해지긴 했습니다만, 이 시기만 하더라도 12인승이나 15인승이 아닌 9인승 승합차는 지금의 레저용 미니밴과 비슷한 포지션에 있었습니다.

 

슬라이딩 도어 오픈

슬라이딩 도어를 열고 2열과 3열을 살펴봅니다.

 

차주분께서 캠핑을 가던 길이셨던지라 이런저런 짐이 꽤 많이 있습니다만, 2열 3열 시트와 차량 내부의 트림들까지 모두 신차급 상태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차 느낌 가득한 천장 트림

문을 열고 주행했던지라 파리가 좀 앉아있지만, 파리똥도 변색도 하나 없는 천장트림입니다.

 

데보니어에도 사용되었던 실내등

각그랜저에도 사용되었던 실내등이 그레이스에도 사용되었습니다.

 

이 역시 미쓰비시의 원본 차량들에도 적용되었던 부분이라고 하네요.

 

시트?

 

시트?

엔진터널과 슬라이딩 도어 사이 공간에 시트 비슷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어릴 적에 유치원 통학버스로 92년형 각그레이스를 탔던 기억이 남아있어 그 당시에도 이 비슷한 것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은 되는데 막상 뭘 하는 물건인지는 모르겠네요.

 

매트 상태도 우수

30년 넘는 세월을 버텼고 많은 사람이 탑승하는 승합차임에도 매트 상태 역시 우수했습니다.

 

그 시절 승합차들이 대부분 바닥 장판 느낌의 청소가 용이한 모노륨 매트를 깔고 다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차량은 그런 작업이 되어있지 않음에도 상당히 깔끔한 매트 상태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당연하겠죠 주행거리가 얼마 되지 않는데 사람이 많이 탔겠습니까.

 

스텝

슬라이드 도어를 열면 보이는 발판. 스텝마저도 제 색상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도 많이 타지 않았다는 증거겠지요. 다만 하체에서 올라오는 부식의 모습이 보이긴 하네요. 원판을 훼손하지 않고 수리하는 곳에서 수리한다면 차량의 가치를 유지하면서 오랜 세월 유지 할 수 있을 겁니다.

 

대향시트 사용방법

그레이스의 시트는 돌아갑니다. 풀 플랫과 마주 보는 형태의 대향시트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차박이 유행하는 현시점에서 풀 플랫 시트는 차량의 특색 있는 장점으로 소개되곤 합니다만, 80년대에 출시된 차량에 풀 플랫이 가능하고 회전이 가능한 이런 시트가 적용되었다는 사실은 참 신기하고 대단하게 여겨집니다. 어떤 레버를 조작하여 어떻게 해야 돌아가고 눕혀지는지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2열에서 바라본 운전석

2열에 탑승한 승객의 시점에서 바라봅니다.

 

요즘 나온 승합차  수준의 관리상태. 일본에 가더라도 이 수준의 주행거리를 가진 델리카는 볼 수 없을 겁니다. 우연히 목격한 그레이스를 따라와 좋은 경험을 하고 왔네요.

 

손잡이

플라스틱 손잡이도 한 번 잡아보고 차량에서 하차했습니다.

 

몰딩

이 시절 현대차에는 쇠가 들어간 이런 뭉툭한 몰딩이 다 붙어있었죠.

 

세월을 보내며 오그라든 부분도 보이지만 문제없이 붙어있습니다.

 

트렁크 도어 부식

트렁크 도어에서도 약간의 부식이 올라오네요.

 

하체부식처럼 수리가 어려운 부분도 아니고 경미한 수준이니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작별

그렇게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헤어졌습니다.

 

캠핑을 가시던 길이라 길게 뵙지는 못했습니다. 나중에는 카페 같은 한적한 곳에서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한번 더 우연히 목격했지만 지금의 주인과 오랜 세월 사랑받으며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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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당진의 한 주택가 공영주차장에서 본 구형 포터입니다.


1986년부터 1993년 부분변경 모델의 출시 직전까지 대략 7년간 판매되었던 흔히 말하는 '각'포터는 전두환 정권 시절 시행되었던 자동차공업합리화조치의 해제 이후 다시 트럭을 만들 수 있게 된 현대자동차가 미쓰비시의 2세대 델리카 트럭 모델을 그대로 라이선스 생산하였던 차량입니다. 


포터는 구형 모델인 2세대 델리카 트럭을 기반으로 라이선스 생산을 하였는데 이후 3세대 델리카를 기반으로 하는 승합차 그레이스와 비슷한 형태의 부분변경 이전까지 미쓰비시 델리카 트럭과 비슷한 모습으로 판매되었습니다.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의 주인공 역시 흔히 말하는 각포터. 후기형 차량입니다.



공사 자재가 가득 적재되어 있습니다.


비계(아시바) 발판 및 파이프들로 보이네요. 당시 미쓰비시 소형트럭이 하늘색과 흰색 조합의 도색을 사용하였기에 그 차량을 그대로 들여온 현대의 포터 역시 같은 디자인의 문짝 도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월이 세월인지라 여기저기 부식의 흔적이 보이곤 하는데,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 여겨집니다.


1993년 3월에 최초로 등록되었으니, 최후기형 차량으로 대략 만 27년의 세월을 버텨왔습니다.



여기저기 찍히고 녹이 슬었습니다만, 그래도 원형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사이드미러만 부분변경 이후 모델용으로 교체되어 있었고, 그 외에는 각포터용 부품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번호판은 신형 지역번호판으로 천안에서 발급되었던 번호판이네요. 충남80 '마'인것으로 보아 아마 2000년대 들어 번호판을 교체하지 않았나 추정됩니다.



포터 레터링과 함께 슈퍼캡(SUPER CAP) 엠블렘까지 살아있습니다.


각그랜져 뉴쏘나타 각그레이스 스텔라 등 그시절 현대차의 레터링들은 모두 같은 폰트를 사용합니다. 포터 역시 마찬가지고요. 포터 레터링만 붙은 차량은 흔히 보았지만, 그 옆 슈퍼캡 엠블렘까지 붙은 차량은 그리 쉽게 보지 못했습니다. 우연찮게 제치 그대로 붙어있는 모습을 목격하네요.



각포터 특유의 일자 핸들. 80년대 일본차 특유의 각지고 투박한 진청색 인테리어.

핸들 뒤에 붙은 칼럼 시프트형 기어가 아닌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기어봉 형태의 수동기어입니다.


초기 및 중기형 모델까지만 하더라도 핸들 뒤 기어봉이 붙어있는 칼럼 시프트형 기어가 적용되었습니다만, 이후 개선을 거쳐 현재까지 사용되는 일반적인 방식의 기어로 변경되었지요. 이 차량 역시 후기형인지라 핸들 대신 운전석 옆으로 기어봉이 솟아있습니다.



다른 휠에는 커버가 붙어있지 않았습니다만, 운전석 앞바퀴에만 뉴쏘나타용 휠커버가 붙어있네요.


뉴쏘나타(Y2)와 일부 뉴그레이스에 적용되었던 휠커버입니다. 당연히 포터에는 붙어 나오지 않았으니 어디서 구해다가 직접 부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왜 다른 휠에는 남아있지 않고 하나만 남아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포 터    HYUNDAI

차량총중량 2630kg


적재함 문짝도 제치입니다. 스티커도 그대로 붙어있습니다. 90년부터 93년까지 이와 같은 배열의 스티커를 사용하였고, 부분변경 이후 모델도 적재함 문짝의 형태는 좀 더 완만하게 바뀌었지만, 같은 배열로 스티커를 부착하였습니다. 


만 30년을 바라보는 노장입니다만, 아직도 현장용 차량으로 큰 문제 없이 이용중인 모습입니다. 90년대 초반에 태어나서 2020년대 초반을 보내고 있는 우리의 각포터가 부디 오랜 세월 현장을 누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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