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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대전 외곽의 한 골목에서 본 15인승 승합차 토픽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토픽이라 하면 한국어능력시험 TOPIK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겠습니다만, 승합차 이야기입니다.


근래에도 베스타를 보았고 그동안 베스타는 1년에 한 번 수준으로 목격했지만, 가장 최근에 토픽을 보았던게 대략 5년 전 일로 기억됩니다. 그만큼 베스타보다 토픽이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죠. 2000년대 초중반 이후 급속도로 사라졌습니다.


가장 최근 목격했던 기억이 대략 10년 전 즈음인 초기형 토픽이 아닌 91년 이후 등장한 부분변경 모델인 AM715 하이토픽이지만, 그래도 원체 귀한 차량이다보니 지나가던 길 사진으로나마 남기게 되었습니다.



골목길에 진입하자마자 반겨주는 우리의 하얀 바디의 토픽.


흔히 공장로고라 하는 구형 아시아자동차 엠블렘. 그리고 '충남5 포' 구형 지역번호판. 보이는 외관상의 상태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만, 올드카의 가치를 더해주지만 보기 힘든 조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당연하게도 하이베스타처럼 어느정도 각이 완화된 신형 모델입니다만 그래도 정말 오랜만에 목격합니다.


아시아자동차의 토픽은 1986년 출시된 베스타의 롱바디 모델로 1987년 출시되었습니다. 내내 같은 모델인 베스타와의 차이점이라면 베스타보다 작은 창문이 하나 더 있고, 베스타에는 없는 15인승 모델이 존재함과 함께 전후면 디자인이 조금 다른 수준. 그리고 베스타는 소하리에서, 토픽은 광주에서 생산하던게 전부였습니다.


물론 베스타는 로나엔진이라던지, 기아에서 개발한 JS엔진이 적용된다던지 꾸준히 파워트레인의 변화가 있었습니다만 토픽은 출시 초기부터 마쯔다의 XB 2.7 디젤엔진이 적용되다가 90년대 중반 J2엔진의 개발 이후 'J2 토픽'으로 넘어갔습니다.


12인승 이하 모델인 기아자동차 베스타의 경우 프레지오의 등장 이후 염가형 차량으로 생산하다가 1997년 단동되었습니다만, 토픽은 프레지오의 15인승 모델인 '프레지오 그랜드'가 등장한 1999년까지 무려 만 12년동안 생산되었습니다. 



토픽입니다 토픽. 이게 얼마만에 보는 토픽인지요.


AM715 하이토픽입니다. 한 올갱이 전문 식당에서 사용하는 차량입니다. 최초등록은 1993년 4월. 과도기가 아닌 구형 엠블렘을 사용하던 시기에 나온 차량입니다. 아시아자동차의 구형 엠블렘이 선명한 휠캡은 일부 남아있고요. 그럭저럭 덧칠이 된 상태이지만 크게 하자가 될 수준은 아닌듯 보입니다. 물론 세기말까지 생산이 되었던지라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기아자동차 엠블렘을 부착하고 상태가 우수했던 J2엔진이 적용된 최후기형 토픽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만, 죄다 수출길에 오른 탓에 갑작스레 도로에서 자취를 감춰버린 차량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눈에 쉽게 띄지 않는 공간에 간간히 살아남은 토픽이 존재하긴 합니다만, 아마 올드카 애호가들에게 관리받으면서 전국에 살아남은 포니2 픽업보다 훨씬 더 적은 개체수만이 남아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베스타는 그래도 매년 지나가며 한두대정도 보긴 합니다만, 토픽의 경우 후기에 가서는 쌍용 이스타나라는 강한 경쟁상대에 밀리며 판매량이 저조했던 부분과 거의 모든 개체가 수출길에 올랐다 보니 귀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튼 강력한 중고차 수출의 카오스에서도 살아남은 토픽들의 미래 역시 밝지만은 않습니다. 중국몽 정권에 의해 적폐로 규정된 노후 디젤차이다보니 남은 개체들도 머지않은 시일 내에 사라지리라 생각됩니다.



측면 유리를 보고 토픽과 베스타의 구분이 가능합니다.


베스타는 3열 유리까지 존재합니다만, 토픽은 그 뒤로 작은 유리가 하나 더 붙어있습니다. 어릴적 유치원 통학차량이 하이토픽이였는데, 그 당시 기억을 되살려보면 아마 맨 뒷유리는 열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맨 뒷열에 탑승하면 답답하게 느끼곤 했었습니다.


올갱이요리 전문점에서 사용하기 이전에는 LG전자 대리점에서 사용했던 차량으로 보입니다. 하얀색 페인트로 덧칠을 하기 전 붙어있던 스티커를 제거하지 않아 스티커가 갈라진 모습이 보입니다. '완전평면 LG 프립톤' 그리고 올갱이라 적힌 부분에는 LG전자 대리점의 이름과 전화번호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레터링도 흙받이도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덧칠이 된 상태가 아쉽기만 합니다. 물론 그래도 몇 없는 아시아자동차에서 생산된 소형차이자 살아있어서 감사한 토픽입니다만, 레터링도 아시아 로고가 박힌 흙받이와 트렁크 래버도 그대로 살아있데 덧칠이 되어 안타깝습니다.


그나마 대전에 등록된 차량이라면 인구 50만 이상의 시 혹은 광역시에 적용되는 까다로운 정기검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차되었겠죠. 그나마 충남에 등록되어 충남 번호판을 달고 있는 것이 2020년대를 며칠 남기지 않은 오늘날까지 우리의 하이토픽이 살아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에 이 근처에서 밥을 먹게 된다면, 올갱이집에 방문하여 다시 한번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버텨온 토픽이 앞으로도 부디 오랜 세월 올갱이집의 마스코트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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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의 한 골목길.


예사롭지 않은 차량이 있어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자세히 보니 기아의 승합차 베스타가 있네요.


올드카 목격담에서 비교적 꾸준히 다뤄지는 차량입니다만 이 차량은 전반적인 관리상태는 좋지 못했지만 나름 당대 최고트림인 리미티드(Limited)에 93년 대전엑스포 공식차량 스티커가 온전히 살아있었습니다.



방치되었던 초기형 베스타. 그리고 직접 약 200km 거리를 운행하였던 91년식 뉴베스타. 얼마 전 목격했던 4륜구동 모델까지.. 베스타 참 많이 봤습니다만, 계속 봐도 좋습니다. 그냥 좋습니다.



관리상태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남색과 은색으로 이루어진 투톤 바디와, 고급사양에 적용되던 태양모양의 알루미늄휠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92년식까지는 풍차모양의 알루미늄휠이 적용되었지만, 하이베스타의 페이스리프트 이전까지는 이 차량에 적용된 태양모양의 휠이 적용되었습니다.


물론 잠시 나왔던 휠이지만, 개인적으로 베스타의 알루미늄 휠 중 가장 선호하는 디자인입니다.



특유의 철제 보조범퍼와 우측에 부착된 번호판.

그릴만 도중에 한번 타원형 기아엠블렘이 박힌 물건으로 변경된듯 합니다. 


특유의 철제 보조범퍼는 93년 엑스포팩의 탄생과 더불어 등장했습니다. 엑스포팩에는 지금의 카니발처럼 레저용으로 사용하는 오너들을 위해 보조범퍼와 더불어 천장에 루프렉이 장착되어 나왔습니다. 물론 루프렉이 장착된 엑스포팩 적용 베스타는 훨씬 더 보기가 어렵습니다. 이 차량 역시 엑스포팩은 적용되지 않은듯 하더군요.


보조범퍼가 없는 차량들도 우측에 부착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냉각을 위해 불가피하게 번호판을 우측에 부착하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최초등록은 93년 11월. 번호판은 녹색 전국번호판입니다.



크게 깨진 부분은 없었습니다만, 완벽한 관리상태는 아녔습니다.


여기저기 부식이 올라오고 범퍼는 단차가 맞지 않네요. 크게 깨지거나 먹은 부분은 없었지만 지난 10월에 목격했던 베스타는 완벽에 가까운 상태를 자랑했기에 조금 아쉬웠습니다. 순정 데칼은 이미 색이 다 빠진지 오래. 앞 휠의 휠캡은 어디론가 빠져서 도망갔습니다. 물론 부품을 구할 수 있을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기저기 찍히긴 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준수하다 생각됩니다.


공장기아 엠블렘과 특유의 파워스티어링 스티커. 최고사양임을 알리는 리미티드 레터링과 그 옆에는 에폭시 재질의 꿈돌이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그리고 통상적으로 한글로 '하이베스타'라고 적힌 스티커가 붙습니다만 특이사항으로 엑스포 공식자동차라는 처음 보는 스티커가 유리창에 붙어있었습니다.



93년 대전엑스포의 공식 마스코트인 꿈돌이.

그리고 엑스포 공식 후원사였던 기아자동차에서 생산하는 엑스포 공식 승합차 베스타입니다.


물론 당시 기아차가 엑스포팩이라는 옵션팩을 제공하기도 했었습니다만, 세피아 같은 차량에 에폭시 재질의 꿈돌이 스티커가 붙는 모습만 보았지 베스타 유리창에 이런류의 엑스포 공식차량임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은 모습은 아무래도 생전 처음 보지 않나 싶습니다.



고급스러운 흘림체가 인상적인 리미티드 레터링과 알아보기 힘들게 변해버린 꿈돌이 스티커.


물론 이후 10여년 뒤 기아에서 '리미티드(Limited)'를 일부 차량의 최상위 트림 명칭으로 사용했었죠. 대표적으로 기억나는 차량이 1세대 쏘렌토와 2세대 카니발로 기억합니다. 여튼 그 차량들도 단종된지 10년이 훨씬 넘었고, 그 이후로 기아에서 리미티드를 최상위 트림 명칭으로 사용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5등급 노후경유차. 중국발 미세먼지에는 침묵하며 애꿎은 국산 노후경유차만 잡는 정권에 의해 적폐로 규정되어 경유를 연료로 하는 올드카의 씨가 말라가고 있습니다. 지방도시 역시 조기폐차 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했으니 말이죠. 


부디 베스타가 오랜 세월 그 자리에서 주인과 함께 버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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