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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에서 병 하나씩 받고 50원 70원씩 잘 내줬고, 물가도 그리 비싸지 않던 시절에는 '공병 보증금'을 많이들 받아갔는데 지금 빈 병은 그냥 쓰레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중학생때 한번 공병을 동네 마트에 팔아먹은 이후로 모아두기만 했었고 결국은 그냥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버리기만 했던 병들을 팔아보았습니다. 그 사이에 공병을 받는 슈퍼도 마트도 많이 줄었고, 병을 받는 고물상도 꽤 줄었더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열심히 주웠지만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병들을 보증금 50원짜리 소주병과 70원짜리 맥주병 할 것 없이 개당 20원에 쳐주는 고물상에다 겨우 처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고물상 주인이야 뭐 좋은일이지만 참 안타까운 일이지요.



잉여로운 토요일 오후. 혼자사는 사람이 많아 술병이 많이 나오는 원룸촌 주변을 탐색합니다.


일단 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 술병은 녹색 소주병과 황색 맥주병, 그리고 국내에서 생산되는 술병입니다. 가끔 수입산 술병들이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공병보증금이 없어 잡병으로 처리됩니다. 이 병들은 kg당 얼마씩 잡병으로 분류가 되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주변 공단에 다니면서 혼자 살고있는 남자들이 많은 원룸촌의 특성상 술병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편의점에서 사오는것도 술이고 마트에서 사오는것도 술이고 치킨과 함께 하는것도 술이니 말입니다. 혼자사는 남자들이 할 일이 방에서 술마시는것밖에 없지요. 유흥거리도 없는 합덕에서 말입니다.


그렇다고 이사람들이 술병을 공병으로 내다 파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그냥 먹고 원룸 주변에 쓰래기 모아두는곳에 분리수거도 안해놓고 버립니다.



쓰레기더미를 찾아 헤메는 길고양이 무리처럼..


그렇게 쓰레기 더미를 뒤져서 찾아낸 병들입니다. 뒷좌석을 가득 매웁니다. 너무 많아서 떨어지기까지 하더군요. 사진에 있는 양보다 마지막에는 한 20병정도 더 구해서 난장판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그만 모으고 팔러 가야겠다 싶어서 들린 가게들의 변명은 이랬습니다.


"우리 가게에서 사간것만 받아요" - 영수증으로 입증해야하나?

"그거 돈 안되서 안받아요"

"곧 준비되요"

"화요일에만 공병 삽니다."


업주들이야 다시 되팔아서 돈 받아도 충분히 남는거 자기돈 내주는게 기분이 그리 나쁜가봅니다.


고물상 한군데는 또 공병을 안받아서 돌고 돌다 찾아간 고물상에서 겨우 병당 20원에 처리를 하게 되었네요. 무게로는 50원 쳐주고, 개수로는 20원 쳐준다고 합니다. 병 몇개는 달아야 50원 할테니 그냥 20원에 처리를 맏겼네요. 


병줍고 파지줍고 고물줍는게 쪽팔린다고 생각하는 분들 계실텐데 그냥 버려질 수 있는 자원의 재활용에 큰 역활을 해주는 일입니다. 파지줍는 어르신들 절대 무시하지도 말고 고물상 무시하지 맙시다. 고물상 사장님들은 재벌 뺨치도록 돈 잘법니다.


고물더미 속에서 병을 하나둘 세어가면서 내려두고 있습니다.


하나 둘 셋 넷.. 소주병 맥주병 참이슬 처음처럼 린 하이트 카스 다 내려놓습니다. 그렇게 가져온 병은 백 삼십 팔개.. 138x20원 해봐야 나오는 돈은 2760원이 전부입니다. 마트에 팔아서 보증금 그대로만 받았더라면 못해도 두배는 받을 수 있는 돈인데 말이지요. 딱 기름값정도 나오고 끝났습니다.


화요일에 동네 하나로마트의 공병 수거일이라 하던데, 거짓말인지 아니면 진짜 받아주는지 며칠동안 조금씩 더 모아서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본격 취미생활(?) 빈병줍기는 이렇게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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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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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쓸 거리라고 힘들게 모터쇼가서 찍어온 사진도 많은데 귀찮고 그냥 글이 쓰기 싫다.

그렇다.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슬럼프에 빠진것이다.



하드에 저장된 사진은 웬만해서 대부분이 3월 이전이다. 

거동이 불편해지니 왕성한 활동은 둘째치고 그냥 카메라 하나 메고 휴일마다 이리저리 다니던 이전의 내가 아니다. 그냥 휴일이면 뭐 하나 배달음식 시켜놓고 그걸로 아침점심저녁 떼우고 오직 집밖을 나갈땐 학교갈때랑 병원갈때밖에 없는 사람이 되어있다.


나는 이리저리 책을 내시는 분들처럼 누가봐도 인정해줄만한 양질의 글을 쓴것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고등학생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대학생의(입학 일주일 후 병원신세덗에 이 역활은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일상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게 바로 이곳이다. 이곳의 그러한 재미에 고정적으로 찾아와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나름 나도 그러한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최대한 '티스도리 스러운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루라도 쓰지 못하면 손가락에 가시가 돋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소소한 일상과 왕성한 활동력은 2011년 말에 티스토리 생활부분 우수블로그 선정이라는 타이틀이라는 결실로 찾아오게 되었고, 그러한 결실은 나에게 조금 과분한 타이틀이라는 자괴감에 잠시 빠져있었을때도 있었지만 지금껏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던 뱃지였다.


그렇지만 내 모든 생활패턴을 3월 어느날 찾아온 병이 바꿔놓았다. 활발한 블로거는 조금씩 소극적으로 변해갔고,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 감정기복만 더 심해져갔다. 지금은 그래도 다리상태가 많이 호전되었지만 아직도 난 이전의 패턴을 되찾으려면 최소 1년은 걸릴거라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안서동으로 짐을 옮기던 날.. 

그리고 이곳에서 벌어질 즐거운 일들을 작년 재작년처럼 별일 없이 기록하고 또 즐길것이라고 생각해왔지만 그렇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병원을 거치기 전 다시 그런 생각을 하던때로 돌아가보고 싶기도 하다.


그냥 현실속에서 절망하고 있다. 그러다가도 희망을 갖는다. 변덕스러운 감정기복으로 인해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혼자 갈팡질팡 하고 있다. 이웃분들께는 조금 죄송한 발언이지만 요즘 이웃분들 블로그에 들어가기도 굉장히 귀찮아졌다. 당장 내 블로그 하나도 좌지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웃분들까지 챙기기가 참 힘들어진게 병원을 거친 지금의 나다. 사실 육체적인 불편함이 딱히 이와는 관련없는 머리와 손으로 하는 간단한 블로깅까지도 영향력을 끼치는것 자체가 아이러니하지만 그냥 의욕이 없다.


기네스북에도 오를정도로 학교가 가장 많은 동네로 기록된 안서동의 흥미진진한 일상과 새내기의 즐거운 일상을 누리지도 블로그에 기록하겠다는 계획까지도 모두 다 없던일이 되어버렸다. 어느날 갑작스럽게 찾아온 병은 약간의 정신적인 성숙은 보여줬다 할지라도 한 학기를 날리고 천문학적인 병원비를 날리고, 그동안 굳어온 생활패턴에 금이 가게 만들어주었다.


휴일에는 그냥 하는일없이 집에 누워서 잠만 자다보니 당연히 평일에 잠이 없게 되고, 그냥 밤을 새는날도 꽤 늘었다. 그렇게 생활패턴은 뒤죽박죽 엉망천지로의 가속화를 이루게 되었고 지금은 많이 되찾았다고 하지만 아직도 휴일만 하루 끼면 그 기질을 보이고 있으니 참말로 큰일이다.


가장 중요한것은 다리가 나아서 빨리 이전처럼 출사도 다니고 근심걱정없이 사는 블로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마저도 장기화가 예상되니 더 혼란스럽다. 그러한 혼란스러움 속에 안그래도 단순한 일에도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몸 상태가 회복되는데에는 척도가 있는것인데 정작 현실성없게 무작정 기대치만 높게 잡는것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데다가 복합적인 이런저런 요소가 매 외래진료때마다 겹치니 아무리 마음을 다잡고 샆고싶어도 안될 뿐이다.


새벽에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어졌다. 

금요일부터 9월까지 방학이다. 제발 이전의 블로거 철/서로 돌아가고 싶다. 제발......


P.S 애석하게도 내 병으로는 병역 면제는 거의 꿈도꾸지 말라고 한다. 동기들도 날 참 안타깝게 여긴다. 일단 뭐 신체검사에 가봐야 알겠지만, 뛰지도 무릎을 꿃지도 발을 돌리지도 못하고 조금 오래 걸으면 무릎이 깨질듯이 아프고 왼쪽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는다. 도대체 이런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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