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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이 흘렀습니다.


벌써 그렇게 된 것 같지도 않은데.. 병마와 싸우던 시간이 굉장히 길다보니 시간은 이미 저 멀리까지 가있었네요. 오늘은 이전부터 이어져오던 보령 동부시장 탐방기의 마지막 이야기, 먹거리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본래 취지는 이곳의 먹거리를 비교해보고 가장 맛있던 음식을 찾아보겠다는 내용이였지만, 부득이하게 "이런 음식을 먹었다"정도로 소개하고 넘어가야 하겠네요ㅠㅠ

아래 이전글을 잠시 확인하시고, 본론으로 들어가보죠!



내 눈과 코, 그리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던 그곳!! 


가장 먼저 저를 이끈곳은 작은 노점이였습니다. 이곳에서는 풀빵과 함께, 따끈따끈하게 찐 옥수수를 팔고있었습니다. 이곳에 가장 먼저 발을 들인 이유는 참 간단합니다. 


약 10년전쯤.. 집에 돌아오던길에 있던 작은 풀빵노점이 기억나서였죠. 100원이면 세개. 천원어치만 사먹어도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음식.. 당시 "6시내고향"에도 소개될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던 곳이지만, 주인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소리소문없이 철거되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의 향수를 느껴보고자 비슷한 구조를 가진 이곳에 웬지 이끌리게 되더군요.



저렴한 가격, 그리고 덤까지!


부담없이 천원어치를 사먹게 되었습니다. 한달이나 지난 일이다보니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천원어치에 열개 남짓이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거기다가 하나두개정도 덤으로 더 주시니.. 재래시장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까지도 뜨끈뜨끈한 풀빵과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팥이 들어가거나 설탕이 들어가는등 달달한 맛을 내는 풀빵을 먹고 잠시 옛 생각에 심취해봅니다.

그리 오랜세월이 지나지는 않았지만, 변한것도 사라진것도 많다보니 웬지 슬프게만 느껴지더군요. 당시에는 크게 중요하게도 의미있게 느껴지지 않던것들까지도 지금돌아본다면 당시 저에게 큰 의미를 부여해주었고 무언가 큰 기억을 만들어주었던 공간이라는점에서 소중한데.. 이것들이 다 사라지다니.... 한참 전에 지나간 과거속에서 안주하며 살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렇다 칩니다만, 온전했던 그때의 추억과 기억의 일부가 반쪽이 되어버리는듯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맛볼 수 있었던 옥수수!! 빼먹고 가면 섭합니다!


옥수수가 보이면 무조건 사야합니다. 옥수수는 제가 집착할정도로 좋아하는 음식이기 때문이죠.


미흑찰이고 대학찰이고 사료용이고 품종은 일단 뒤로 밀어놓고, 먹어봐야합니다.


참고로 이러한 습성때문에 3월 한달 꼼짝없이 병원에 입원해있는동안 앞 경동시장이랑 노점등에서 옥수수는 셀수도 없을만큼 사다 먹었답니다. 없던 입맛도 옥수수가 되찾아주었고, 베어물때의 쾌감 역시나 말로는 표현하지 못합니다!



하나에 천원이라는 가격을 가진 옥수수는 그럭저럭 먹을만 했습니다.


한알 두알 떼먹는게 아니라, 한입 두입 베어먹으니 금방내 해치웠구요....



옥수수는 금방 동이나버렸습니다. 


어떤 아저씨가 여섯개를 찾으시는데, 네개짜리 봉지와 세개짜리 봉지밖에 없다보니 할머니는 한번에 일곱개를 사가기를 요구하셨습니다. 하지만, 6000원만을 들고온 아저씨는 절대 그렇게는 곤란하다고 나서고, 할머니는 끝까지 그렇게 아니면 팔지 않는다고 서로 팽팽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러시더니만 할머니께서는 못이기는척 6000원에 여섯개를 가져가라하시고 하나를 그냥 남기시더군요. 참고로 저 하나남은 옥수수도 제가 하나 더 사먹었던건가 금방 누군가가 가져갔는데, 오래된 이야기이다보니 기억이 나지를 않습니다ㅠㅠ



이 이미지는 이전에도 언급이 되었습니다만, 꽤 많이 얻어먹었기에 이것도 먹은거라 봐야죠.


돼지 앞다리살입니다. 번개탄이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이를 피워놓고 지글지글 고기를 굽습니다. 장날이다보니 굳이 이 고기를 사먹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하나씩 맛보고 가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저도  꽤 많은량을 얻어먹고, 만원으로 입맛을 살려보자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혼자 먹을만큼의 량을 사갔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따로있습니다.

집에서 프라이팬으로 구워먹으면 저맛이 절대 나지 않는다는거...!



순대!! 역시나 옥수수만큼 사랑하는 음식중 하나입니다. 


싫어하는 분들도 꽤 있는 곱창과 순대 특유의 냄새도 참 좋아하고 기타 내장들 역시나 각자 개성별로 특색있는 맛을 내다보니 골라먹는 재미까지도 겸비하고있는 최고의 식품입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사먹어보게 되었죠.


물가잡는다는 그분의 마이너스손이 작용해서 물가가 반대로 더 뛰어올랐다지만, 이렇게 심하게 뛰어오른걸까요. 5000원어치가 저정도밖에 되지를 않습니다. 특별히 느껴지는 맛도 없고, 그냥 전형적인 순대의 맛입니다. 동네에서 사먹어도 저정도는 3000원어치에 가능할것 같긴 합니다만, 뭐 물가가 올랐다고 생각해야죠.. 별수 있겠습니까????


** 참고로 이 순대는 집에 가져와서 앞다리살과 함께 구워먹었답니다.. **



시장을 떠나며......


한달전에 다녀온 시장 이야기를 무려 한달이 지난 이후에 끝마칠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로 인하여 건강에 관해서 다시한번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건만, 제때 리뷰 캠페인을 마치지 못했다는점은 참 아쉽게 느껴집니다. 몇번의 번복끝에도 차마 기간을 맞추지 못했고, 느지막에야 마무리를 하게되는 저도 안타깝습니다만 당분간은 이전만큼 출사를 다니는 일이 그리 빈번하지는 않을것이라는점에서 억장이 무너지고 또 속이 타들어갑니다.


비뚤어진 골반도 많이 바로잡혔고, 목발을 짚고 걷고있기는 하지만 서서히 목발의 의존도를 줄이고있습니다. 6개월은 치료해야 병이 완치되고, 휘어진 골반과 척추를 바로잡는것 역시나 꽤 오랜시간이 소요되는 일이라고 합니다. 지금이야 아무래도 진통제를 달라고해서 겨우겨우 연명하고 동부시장에 다녀왔을적에 비해서 몸상태가 조금은 더 낫다고 자부할수는 있지만, 내세우기는 이른 몸입니다.


진통제 한알에 아픔을 잊으려 노력해가며 정과 추억을 느끼고 올 수 있었던 보령의 동부시장...


꼭 잊지 않을겁니다. 비록 길고 길지만 

아무리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로도 잊을 수 없는 일화를 만들어준 시장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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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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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동부시장을 방문했던 시기가 아무래도 골수염이 발병하기 전, 병의 증상중 하나였던 "식욕부진"이라는 증세가 두드러지던 시기였습니다. 집에 있다보면 혼자 속이 어지럽고, 매스꺼울 뿐더러 밥을 먹고싶지 않다는 생각만이 들었으니 말이죠. 어쩔 수 없이 약을 먹기위해 꾸역꾸역 입에 집어넣었지만, 전반적으로 이 병을 앓고 많은 체중감량이 있었습니다.

당시 식욕도 기운도 없던 제가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특명! 입맛을 살려라!!!"

특명! 입맛을 살려라! 

기획취지 : 당시 골수염과 수반되던 증상으로 인해 식욕부진이 나타나고 속이 매스꺼운 상황이 지속되었는데, 그러다보니 밥을 비롯해서 군것질도 덜하게 되고.. 당연히 기운이 없어진 필자에게 다시 기운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어보자!

준비물 : 세종대왕이 그려진 녹색 배춧입 한장

조건 : 100원이라도 남긴다면 미션 실패!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으나, 내가 다 잘 먹어야함.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겠나.. 사람이 고기냄새가 나면 당연히 멈춰야지...."

미션 수행을 위해 입맛을 살려줄 그 무언가를 열심히 찾아다니다가 제 발길이 멈추는곳이 있었습니다! 시장 내에 있는 정육점인데, 매 장날마다 이렇게 가게 앞에서 고기를 굽고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한번씩 먹어보라고 권합니다. 저도 당연히 열심히 먹고 사진을 찍었죠. 나름 담백하고 꽤 많이 집어먹을정도로 맛들렸기에 결국 이걸 첫번째 상품으로 구매하기로 결정합니다.

"돼지 앞다리살이 이렇게 맛있을줄은 몰랐답니다!!"

그렇습니다. 돼지 앞다리살이 이렇게 맛있을줄은 몰랐죠. 보통 구워먹는 고기와는 조금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앞다리살이지만, 이렇게 맛이 있다는걸 깨닫고 혼자사는 제가 먹을만큼인 반근정도를 구매합니다. 의외로 가격은 저렴한편이더군요. 2900원어치로 혼자서도 꽤 풍족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고기를 샀으니, 고기 하나만 먹을수는 없잖아요! 고기에는 빠질 수 없는 그것!!!


상추!!!!!!!!!!!!!!!!!!!!!!!!!!!!!!!!!!!!!!!!!

그렇습니다. 상추입니다! 고기에는 역시 상추!! 난 그냥 생으로도 상추를 먹지만, 그냥 좋아요!! 요즘 상추시세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는 몰라도 지난번에 잔반처리를 한다고 집 앞에 마트에서 상추를 샀을때 천오백원어치라고 봉지에 들어있던 양보다는 훨씬더 많이 담아주십니다. 아니 천원어치라고 상상하기 힘들만큼 담아주십니다. 역시 시장의 정이란!! 지폐의 색깔을 뛰어넘는 그 무언가를 보여줍니다!

현재까지 사용한 돈은 3900원!

p.s 굉장히 많이 상추를 담아주신덗에 고기를 다 먹고도 상추가 꽤 남았다. 이 남은 상추를 닦아서 나중에 먹겠다고 방에 놔두고 다리의 통증이 심해져 잠시 요양차 집에 내려왔던게(금방 집으로 돌아올 줄 알았다.) 20여일이 지나도록 내집에 가지 못가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사실 집에 들어가지 못한지 며칠이 지나고 주인아저씨한테 썩을걸로 예상된 물건들을 치워달라고 했지만 아깝다ㅠㅠ


그렇게 상추를 사서 시장을 돌고있는 사이에 또 무언가 하나가 눈에 띕니다.

직접 요리해본적은 없지만 파릇파릇하고 점점 따뜻해지고있는 나날들과 함께 한다면 좋을 봄채소들이 저를 유혹합니다. 그렇게 그들의 유혹을 뿌리치지못하고. 저는 거금 3000원을 들여 봄동을 사오게 됩니다. 봄동 무쳐먹으면 얼마나 맛있던가요... 전 그맛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봄동!!!!!!! 난 파릇파릇한 채소가 좋더라!!!!!!

이후 레시피를 알게되었고, 여튼간에 3000원을 주고 봄동을 사옵니다. 이 봄동 역시나 제가 요리솜씨를 뽐내볼 수 있는 재료로써의 충실한 역활을 할 수 있을거라 기대되고 그러한 유망주로써 좋게 생각하고 있었으나, 건강상의 문제로 집에 들어가지 못한 이후로 상추와 같은 운명에 처해졌을거라 예상됩니다.

아프지 말았어야 입맛살린다고 사왔던 봄동을 맛볼 수 있었는데ㅠㅠ 아아ㅠㅠ

그렇게 현재까지 사용한 금액은 6900원입니다.

돌고 또 돌다가 반찬들보다 후식인 과일을 먹어보자는 생각에서 과일들 앞을 서성입니다.

서성이다가 비교적 비싼 과일값에 좌절을 하고, 제 남은 돈 한도 내에서 살 수 있는 과일로 오렌지를 추천해주십니다. 마침 오렌지의 달달하고 상큼한 맛을 느끼고 싶었던 저는, 흔쾌히 오렌지를 고르게 되었고 혼자 장보러 온 젊은사람에게 정을 베푸신 주인할머니께서 사과 하나를 더 넣어주셨습니다!

그렇게 넉넉한 인심(사과)이 담긴 과일까지도 구매 완료!

P.S 하지만, 이 역시도 필자는 제대로 맛볼 수 없었다. 집에 못갔으니까.ㅠㅠ 여튼 병실에 누워서도 입맛이 없을때 옆에 계시던 아저씨가 건넨 사과 한조각으로 입맛을 조금 살리고 집에 두고온 이 과일들이 생각난데다가 상큼한 맛이 느끼고싶어 오렌지 사과 딸기 키위등등 과일은 참 많이 먹은 것 같다.

고기값이 애매하게 떨어지는바람에 남게되어버린 100원은 결국 해결을 위해 동전을 탁탁 털어 어묵 하나를 사먹는데 이용하고 돌아옵니다. 처음 취지대로의 미션은 실패... 그렇지만 집으로 들고오는 봉지만은 두둑하네요 ㅎㅎ

늦은시간에 집에 도착해서 아픈 다리를 추스리고 만원의 만찬을 즐긴 시간은 조금 늦은 밤이 되어버렸지요. 그 늦은밤의 만찬을 오늘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시 만찬을 즐기던 그 일상으로 돌아갈 그날을 생각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만원의 만찬.. 아쉽게도 사두고 맛보지 못한 신선식품도 있었지만, 어느정도 병이 호전되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걸로 만족하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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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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