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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올드카 목격담은 지난 금요일에 지나가며 사진 한장 겨우 건진 차량들을 다뤄보려 합니다.


한대는 95년 4월 등록된 옛 지역번호판이 그대로 남아있는 갤로퍼고, 또 한대는 매우 우수한 상태의 최후기형 티코입니다. 그동안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루고 싶었지만, 사진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다루지 못했던 차량들도 많은데 앞으로 이렇게 한두대씩 몰아서 포스팅을 해 볼까 싶습니다.



먼저 청색 갤로퍼입니다. 태안 외곽에서 목격한 차량입니다.

터보인터쿨러에 오토모델이네요.


물론 몰딩 칠이 일부 바랬고 사제휠이 끼어져있긴 하지만, 옛 지역번호판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대여용 자동차의 식별기호인 '호'입니다만, 96년 이전 한자리수 지역번호판 차량에는 일반 자가용 차량임에도 '호'가 사용되었습니다. 여튼 옛 지역번호판과 그 시절 용품인 발판이 부착되어 있는 상태네요.


리스토어라 쓰고 빈티지 튜닝카를 만들면서 올드카를 아끼고 사랑하고 복원하는 사람이라고 거들먹거리고 사람들 손에 들어가지 않고 용케 버텨왔습니다. 롱바디 터보인터쿨러 모델로 본넷에 콧구멍. 즉 후드 에어스쿠프 커버가 달린 차량입니다. 거기에 자동변속기까지 옵션으로 추가했으니 25년 전 차량이지만 어지간한 지금의 중형차값은 했을겁니다. 여튼 갈 길이 멀어 신호가 바뀐 뒤 빠르게 지나쳤습니다만, 부디 오랜 세월 지금의 주인과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쉐보레 정비소에서 목격한 빨간색 슈퍼티코입니다.


빨간색 슈퍼티코는 티코 중 흔한 축에 속합니다만, 아무래도 칠을 다시 올렸던 차량으로 추정됩니다만 매우 깔끔한 순정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던지라 촬영했습니다. 휠은 13인치 마르셀로 휠이 장착되어 있었지만 그럭저럭 원복이 가능한 부분이고요. 좌측 후미등 아래로 배선이 없는 가짜 CB안테나가 달려있었는데, 실내 시트의 패턴을 보아하니 최후기형 차량이였습니다.


몰딩 역시 후기형 차량이라 슈퍼 몰딩 역시 금색이고, 시트 패턴 역시 단종 직전에 나오던 패턴이였습니다. 아마 마티즈가 줄기차게 팔리던 99~2000년식 차량으로 보이네요. 뭐 여튼 티코를 찾는 사람들 대다수가 위에 갤로퍼를 찾는 사람들처럼 리스토어 한답시고 이상한 빈티지 튜닝카를 만드는 사람들이기에 둥글둥글한 에어로파츠가 장착된 슈퍼티코의 인기는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슈퍼티코를 사다가도 몰딩을 다 떼어버리고 민자티코를 만드는 사람들이니 말이죠. 슈퍼티코도 슈퍼티코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고, 민자티코도 민자티코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습니다. 남들한테 올드카 타는 사람이라고 자랑하기 위해 말로만 티코를 사랑한다고 하지 말고 티코의 본질을 사랑하고 알아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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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서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목격한 91년식 초기형 콩코드입니다.


신군부의 자동차공업 합리화조치가 해제된 이후 1987년. 기아자동차 역시 다양한 승용차를 출시합니다. 프라이드도 이 시기에 출시되었고요. 오늘의 주인공인 콩코드 역시 같은 시기에 출시되었습니다. 


당시 막 단종되었던 마쯔다(MAZDA) 카펠라의 3세대 모델인 GC형을 그대로 도입하여 라이센스 생산하였는데, 당대 함께 경쟁하던 중형차인 대우자동차의 로얄과 현대의 소나타가 고급스러움과 크고 넓은 공간으로 승부를 보던 시기에 준중형차 수준의 짧은 전장과 휠베이스로 크고 넓은 차를 선호하는 한국 시장의 특성상 열세를 보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콩코드보다 조금 작은 캐피탈의 등장으로 같은 차체로 중형차와 준중형차를 판매하게 됩니다.


엔진 역시 마쯔다에서 사용하던 1.8 SOHC, 2.0 SOHC F엔진이 초기형에 적용되었고, 이후 2.0 DOHC와 택시형 모델을 위한 1.8 LPG와 2.0 디젤인진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번에 본 차량은 초기형 1.8 SOHC 모델입니다.



그렇습니다. 뉴 콩코드도 아니고 초기형 콩코드의 모습입니다.

최초등록은 90년 4월. 만 30년이 넘은 진귀한 올드카입니다.


하얀색 전국번호판이 상대적으로 깔끔한 상태인지라 아마 비교적 근래에 복원을 위해 누군가가 이 콩코드를 구입하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두지 않았나 싶습니다. 흰색 전국번호판이 깔끔하다는 얘기는 오래된 지역번호판을 철거했다는 얘기겠지요.



다만, 콩코드 옆으로 엔진오일로 보이는 기름이 누유되고 있었습니다.


떨어지는 수준이 아닌 흘러내리는 수준이네요. 자력으로 운행을 하다간 폐차장에 갈 처지이니 아마 추후 견인차의 힘을 빌려 지하주차장을 빠져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오일이 흘러내리는데 관리사무소에서도 아무런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는게 신기하게도 느껴지네요.



전반적인 상태는 좋지 못합니다.


여기저기 기스와 스월마크 칠이 벗겨진 부분들과 덧칠의 흔적들. 간간히 부식도 보이네요. 최대한 출고칠을 살리면 좋겠다만 이렇게 가망이 없는 경우에는 부식을 잡고 새로 칠을 하여 깔끔한 차량을 만드는것이 최선책입니다. 여러모로 이 콩코드를 가져온 차주분 역시 큰 돈 들여 복원작업을 할 생각을 가지고 차를 구입하셨겠지요.



주유구 주변으로 보이는 무수히 많은 기스. 주유구 역시 단차가 맞지 않습니다.


주유구가 고장이 나 직접 수동으로 열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혼자 푹 들어가 있는 모습이네요.



뒤로 넘어와 봅니다. 콩코드 레터링과 옛 기아자동차 굴뚝로고.

그리고 마치 스모키 필름을 씌운 느낌의 후미등의 모습도 보입니다.


물론 실제로 양카들처럼 스모키필름을 덮어씌우지는 않았습니다만, 본래 신차 시절에도 콩코드의 후미등은 조금 어두운 느낌이였습니다. 거기에 세월이 흐르며 점점 더 검게 그을려 마치 스모키 필름을 씌운 느낌의 후미등으로 변하게 되는것이죠. 혼자만 상대적으로 색상이 보이는 우측 후미등은 아마 중간에 교체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차보다 더 귀한 휴지곽을 만났습니다.


LG정유가 계열분리로 GS그룹으로 넘어간게 2004년. 그 이전에 LG정유 보너스 카드 광고가 대략 제가 일곱살때 TV에서 흘러나왔고, 신중현이 부른 미인이야라는 곡의 가사를 개사한 그 노래를 유치원 버스에서 다같이 흥얼거렸던게 기억납니다. 대략 98년 99년 광고 모음을 보니 그 시기에 LG정유 보너스카드 광고가 방송을 탔던 흔적이 보이네요.



위 영상은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개그맨 김진수가 출연하였고, 한석규 강부자 전원주 버젼이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아마 그 즈음에 주유 후 증정용으로 제작된 휴지곽으로 보이네요. 휘발유 브랜드를 테크론에서 시그마6로 변경한 뒤 광고 역시 시그마6로, 휴지곽 역시 시그마6 로고로 바뀐걸로 기억합니다. 못해도 20년 이상 된 휴지곽이라 보면 되겠죠. 제가 어릴때 봤던 휴지곽이니 말입니다.


차는 그래도 몇대 남아있겠지만, 저 휴지곽은 아마 유일하게 콩코드 안에 남아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모로 여기저기 바래고 긁히고 덧칠을 하게 된 흔적들이 보입니다.


뒷범퍼의 크롬라인은 이미 락카칠로 더럽혀진 상태. 아마 신품 범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지라 복원을 한다 해도 이 범퍼와 크롬몰딩을 어떻게든 살려내야만 합니다. 당시 콩코드의 고급형 모델에는 알루미늄휠과 전자식 계기판이 적용되었지만, 1.8 SOHC 엔트리 모델인 이 콩코드는 스틸휠과 휠커버가 적용되었습니다.



크롬과 락카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락카 덧칠이 크롬에 드문드문 묻은것을 볼 수 있네요.


락카신나로 닦으면 닦이려나요? 비슷한 굵기의 크롬 몰딩을 사다 붙이는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차량의 본질을 흐리지 않고 복원하기 위해서는 꽤나 고된 작업이 예상됩니다.



넥센타이어 CP661. 지금은 경차 깡통모델에나 적용되는 14인치 휠과 타이어입니다.


생각보다 촘촘하게 구성되어있는 휠커버. 물론 황변현상이 오긴 했지만, 충분히 칠만 잘 해준다면 깔끔했던 상태 그대를 어느정도 재현하는데에 큰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유독 기아차 휠커버가 저렇게 황변이 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릴적 패밀리카였던 세피아의 휠커버 역시 저랬으니 말이죠.



나름 깡통모델로 보여도 당대 최신기술인 자동변속기가 적용된 오토매틱(AUTOMATIC) 차량입니다.


지금은 9단 10단 자동변속기도 선보이고, 높은 연료 효율을 만들기 위해 탄생한 무단변속기와 빠른 변속을 위한 수동변속기 기반의 자동변속기인 DCT도 등장했습니다. 애초에 자율주행 기술도 자동변속기에 기반을 둔 기술이고 막상 수동변속기 차를 사고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입니다만, 대다수의 자동차가 수동변속기를 사용하던 이 시절만 하더라도 일일히 클러치를 밟고 변속을 해 줘야 하는 수동변속기와 달리 악셀만 밟고 있으면 알아서 변속이 되는 오토매틱은 엄청난 자랑거리였습니다.



짧고 뭉툭하고 각진 사이드미러.


물론 원본 모델인 카펠라 GC형은 앞 휀다에 미러가 달려있었습니다. 이미 마쯔다는 신형 차량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한물 간 카펠라를 라이센스 생산하던 기아차가 사이드미러의 자리를 옮긴것이라 봐야 맞겠습니다. 80년대 자동차의 사이드미러는 모두 이런 각진 형태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90년대 초반에 출시되는 차량들부터 더욱 커지고 다양해진 사이드미러가 등장했지요.



실내 상태는 매우 준수했습니다.


특유의 노티나는 직물시트. 도어트림도 큰 훼손 없이 유지중이였고요. 특유의 3스포크 핸들과 뼈다귀만 앙상하게 보이는 자동변속기의 모습도 보입니다. 



다시 앞으로 돌아왔습니다. 전조등과 앞범퍼의 상태는 상대적으로 준수합니다.


앞범퍼 역시 코너에 긁힌 부분이 있지만 덧칠을 했던 흔적도 없고 크롬라인까지 살아있습니다.



공장기아 엠블렘과 세로로 나열된 라인까지 크롬이 살아있습니다.


크롬광택제로만 한번 잘 닦아준다면 별 문제 없어보이는 상태네요.



우측 방향지시등도 깨져있습니다.


아무래도 본격적인 리스토어 작업을 위해 잠시 쉬고 있는 상황으로 보여집니다. 전반적인 상태는 그리 좋은 수준이 아니지만, 말끔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 지나온 30년의 세월만큼 오래오래 살아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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