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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의 일입니다. 


현장사무실 근처에 검은 고양이가 지나다니는 모습을 종종 보긴 했었는데, 그 고양이가 점심으로 배달된 음식을 먹고 남긴 쓰레기를 뒤적이고 있더군요. 인기척이 느껴져도 개의치 않고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평소에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았어도 음식물을 먹는 모습은 처음보네요.


저는 점심을 다른곳에 가서 먹었기에 정확히 어떤 메뉴가 나왔는지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먹은 음식물을 정리하면 파리가 꼬이는것을 막기 위해 신문지를 덮어놓곤 합니다만 제가 먹고 정리를 하지 않아 신문지가 덮여있지는 않았습니다. 


꼬리가 뭉툭한 검은고양이입니다. 근처 공업사에 버려진 차 트렁크에서 새끼를 낳고 기르던 그 고양이가 아닐까 싶네요. 음식이 배달되어 오는 노란 장바구니에 앞발을 대고 요염한 자세로 취식합니다.



살금살금 가까이 다가갑니다.

먹지 말라고 쫒아 낼 것도 아니고 그냥 뭘 먹나 궁굼하니 가까이 다가갑니다. 


먹으면서 가끔씩 뒤를 돌아보며 눈치를 보지만 계속 먹습니다. 그리 개의치 않은 분위기입니다.



가까이 가서 확인하니 동태탕의 동태를 먹고있네요.


평소 다른 음식들은 고양이가 먹거나 먹어서 줄어있는 모습을 목격하지 못했습니다만, 비록 익힌 생선이지만 동태 역시 생선이라고 먹나보네요. 예전에 본 바 정말 먹을게 없었던 고양이들이 삼겹살을 굽고 나온 기름까지 핥아먹는 모습을 보고 별걸 다 먹는구나 했습니다만, 그래도 이 고양이는 음식은 잘 먹는지 동태만 골라먹었습니다.




잘 먹다가 화물차들이 여럿 들어오니 잠시 몸을 숨깁니다.


물이라도 같이 마시라고 옆에 물을 받아놓았는데, 물은 마시지 않고 그저 동태탕의 동태만 먹었습니다.



승용차 아래에서 여러모로 눈치를 보다가 제가 잠시 들어갔다 나오니 식사를 계속합니다.



불편한 자세로 먹기가 그랬는지 이후부터는 바닥에 물어다 놓고 살을 발라먹습니다.


어느정도 배를 채우고 바닥에 남은것은 생선가시 뿐. 간간히 돌아다니는 모습만 보았지 무얼 먹고 사는지 모르겠던 고양이가 밥을 먹는 모습을 봤으니 이 고양이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궁굼증은 해결되었습니다.


생선이 나오는 날은 그리 자주 있지 않지만, 남은 생선이 있다면 앞으로 따로 빼놓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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